대만에 10여 년 살면서 공포를 느낀 지진이 서너 번 있습니다. 지난 4월 3일 아침 8시경 리히터 7.2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진앙은 북동쪽 해안이라 제가 사는 타이난은 아주 심각하지는 않았지요. 그날 새벽 3시경에 핸드폰이 울리며 지진 경보가 떴습니다. 통상 1~2초 후면 흔들리는데 여러 번 경험한 정도인지라 일어나지도 않고 다시 잠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아침에 식탁에 앉아있는데 지진 경보와 함께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진동이 일어났습니다. 옆에 있는 정수기 물이 출렁이는 폭이 대단했고, 빨리 끝나지도 않았습니다.동영상을 찍어야지
대만 사람들에게 경쟁 관계라고 생각하거나 경쟁 상대를 지목하라고 하면 아마도 가장 위에 자리 잡을 나라는 대한민국일 것입니다. 한국 사람들에게 대만은 안중에도 없겠지만.이미 언급했지만, 야구나 농구 국가대항전에서 한국과 대만이 붙으면 한:일전만큼 뜨겁습니다.예전에 타이베이 시장이 아무리 공을 들이고 광고를 해도 쓰레기 분리수거가 도저히 안 되더랍니다. 그래서 내건 구호가 “한국에선 되는데 왜 우리는 안 되느냐“이었고, 그게 먹히면서 분리수거가 어느 정도 성과를 얻었다고 하더군요.지난 20여 년(2005~2021) 일 인당 국민소득에
대만에서는 하루 최저 온도가 15도를 내려가면 겨울 분위기입니다. 올겨울 다행히 비가 자주 오지 않아 덜 춥게 느꼈고, 오리털 파카를 꺼내지 않고 지납니다. 최근 북쪽에서 찬바람이 내려오며 30도 넘기는 날이 많지 않습니다.대만에서도 날씨가 갑자기 추워질 때면 따뜻한 온천이 그리워집니다. 약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유명한 꽌즈링(關子嶺)온천이 있습니다. 일본 통치기(대만 사람들은 강점기라 부르지 않음)에 개발된 온천으로 전쟁 중에 군 장교들이 상처를 치료하며 요양하던 곳으로 알려졌습니다.꽌즈링(關子嶺)온천은 세계에서 3곳만 있는 진흙
우리 사회 곳곳에 총과 칼만 부딪히지 않을 뿐 적개심의 강도는 이미 같은 하늘아래 함께 살 수 없는 적이 되어 부딪히고 있습니다.‘임금이 백성들 입에 오르내리지 않고, 80, 90 노인들이 땅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던 요순시대’ 그 태평성대에 부르던 격양가(擊壤歌)입니다.日出而作(일출이작 : 해 뜨면 나가 일하고),日入而息(일입이식 : 해지면 돌아와 쉰다),鑿井而飲(착정이음 : 우물을 파면 마실 물 나오고),耕田而食(경전이식 : 밭을 일구면 배고플 일 없으니),帝力於我何有哉(제력어아하유재 : 나 어찌 제왕의 권력이 부러울까)!이 격
玉不琢 不成器, 人不學 不知道!'옥불탁이면 불성기요 인불학이면 부지도'라는 이야기는 사극의 단골 멘트입니다. 5경의 하나인 예기에 나오는 문장이라 한자 좀 배웠다면 반드시 아는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옥이라고 해도 쪼아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될 수 없고, 사람도 배우지 않으면 도리를 모른다. 현대 중국어에서 知道는 '안다', 不知道는 '모른다'는 뜻입니다. 사람이 나이가 들어도 배우지 않으면 무식, 무지한 인간이 되는 것은 당연하지요. 스스로 노력하여 배우지 않으면 멈춤이 아니라 오히려 퇴행입니다. 쇠는 녹슬면 고철의 효용이라도 있지
인생은 희로애락과 함께하는 긴 여정입니다. 같은 길을 걸어도 생각과 느낌은 모두가 다르겠지요. 그리고 어제 다르고 오늘 또한 다를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인류의 많은 스승이 여행을 권합니다.현명한 이는 여행을 통해 지혜를 얻겠지만, 어리석은 이는 탐욕과 주색으로 미로를 방황할 것입니다.우린 이미 지천명을 넘어 욕심을 내려놓고 자연에 순응할 줄 아는 나이! 이번 일정 중에 부담 없이 소화할 수 있는 계곡을 낀 트레킹 코스와 陽明山 국립공원 안에 있는 칠성산에 오르기 위해 이른 아침 호텔을 나섰습니다.한국의 산수는 강인하고 거친 느낌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 국내 대부분의 언론은 친미 후보인 민진당 라이칭더(賴清德)가 친중 후보를 누르고 총통이 되었다고 소개합니다. 그렇게만 보면 그림자만 보고 실체는 모호해집니다.총통 선거와 동시에 치른 국회의원(입법위원) 선거에서 친중이라고 보는 국민당 후보가 기존 37석에서 15석이 늘어난 52명(지역:39, 비례:13)을 당선시켜 제1당이 되었고, 여당인 민진당은 61석에서 10석이 줄어 51석(지역:38, 비례:13)으로 제2당이 되면서 국회의장 자리를 내주게 되었습니다.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지방 단체장 선거에서 국
대만에서 가장 높은 산은 위산(玉山, 옥산)으로 한국에서도 많이 알고 있습니다. 대학원에 다닐 때부터 최고봉인 옥산에 오르고자 시도했지만, 사전에 입산 허가증을 받아야 하고, 인솔자가 있어야 하는 등 조건을 맞추지 못해 지금까지 오르지 못했습니다. 다니던 東海大學校 등산반에도 옥산에 가자고 요청하고 계획도 물었지만 모두 허사였지요.반면에 合歡山은 그런 제약이 없으면서 해발 3,000미터가 넘기에 등산 서적을 구입해서 1985년경 혼자 정상에 올랐던 산입니다. 한국에서 산을 많이 다닌 편이고, 1,000미터 넘는 산은 다 오르겠다고
日月潭(일월담)은 대만 내륙에 있는 가장 넓은 담수호입니다. 수면의 높이는 해발 736m이고, 만수일 경우 면적이 서울 여의도와 똑같은 8.4 ㎢에 이릅니다.호수의 형태가 해와 달을 닮았다고 르웨탄(일월담)이라고 하지요. 호수 위에 400m 정도의 자전거 도로를 만들었는데 미국 CNN에서 세계 10대 아름다운 자전거 도로라고 불렀다고 자랑합니다. 주변에 자전거 대여점이 있는데, 저는 산책로를 택한 일행이 많아 걸었습니다.제가 90년대 대만에 가면 친구가 추석에 르웨탄 수영대회가 열린다며 함께 참가하자고 권유했습니다. 여권으로 미리
“대만은 뭐가 좋으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그럴 때마다 사람이 좋다고 대답합니다. 대만 생활을 경험한 외국인들이 '밤에도 돌아다닐 정도로 안전하고, 먹거리도 풍부하며, 교통망과 의료 서비스 등이 잘 갖춰진 나라'라고 대답하면서도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친절하다’는 반응이더군요.우리 속담에 ’마누라가 예쁘면 처가집 말뚝 보고도 절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겉보리 서 말만 있어도 처가살이 안 한다‘거나 ’뒷간과 처가는 멀수록 좋다‘고 하여도 마누라가 좋으면 처가집 나들이가 즐거울 수밖에 없고, 힘들고 멀다 해도 한달음에
2015년 대만에서 큰 반향을 불러 모았던 라문황 작가의 한지민속화전이 이번에는 대만 중부도시 장화(彰化)의 人文藝術館에서 요청하여 2023년 10월 24일부터 11월 26일까지 한달여 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됩니다.(출처 : 한겨레:온)개막식이 열렸던 10월 28일 토요일 식장의 분위기와 작가가 식후에 보내온 감사의 글을 옮깁니다.여러분, 안녕하십니까?지난 28일 열린 개막식이 대단히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개막식 당일 현장에서 25점이 팔렸고, 오늘까지 그림은 단 한 점만 남아있습니다
2015년 대만에서 큰 반향을 불러 모았던 라문황 작가의 한지민속화전이 이번에는 대만 중부도시 장화(彰化)의 人文藝術館에서 요청하여 2023년 10월 24일부터 11월 26일까지 한달여 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됩니다.작가는 국제결혼이 흔하지 않던 30여 년전 대만 유학생이던 한국남자를 만나 정든 고향과 부모 형제자매 곁을 떠나 이국에서 시집살이를 시작합니다.지금은 한국의 자연과 사계를 누구보다 더 사랑하고 한국인 친구들을 좋아하지만, 이국의 문화와 풍속은 끊임없는 인내와 눈물을 요구했습니다.
대만으로 옮긴 지 10여 년이 가까워지면서 그동안 지진과 태풍을 자주 언급했습니다. 코로나 이후 드물게 2~3년 가뭄으로 고생하더니 올해는 정상으로 돌아왔고, 그동안 여러 차례 태풍이 지나갔습니다.통상의 태풍은 대만 동쪽에서 발생하여 대만 부근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튼 뒤 올라가면서 일본, 한국, 산둥반도 쪽으로 진행합니다. 6, 7, 8월경 자주 발생하는 패턴이지요. 가을에 접어드는 9월부터는 빈도가 줄어들고 10월에는 아주 드물게 발생합니다.혹시 들어보셨나요? 가을 태풍이 무섭고 피해도 크다는 것! 제 기억에도 나무가 뿌리째 뽑혀
대만은 4년마다 대선과 총선을 치르는데, 선거가 4개월 앞으로 다가온 현재 분위기가 심각합니다. 대만 자체로도 복잡한데, 양대 강국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요한 변수가 되었기 때문입니다.국민당 장개석은 중국에서 공산당에 밀려 1949년 대만으로 옮깁니다. 오기 전에 미리 계엄령을 선포하여 대만에서 모든 정치활동을 금하지요. 장장 38년 계엄 통치를 하였으니 다른 당이 생길 수가 없었습니다.연합국 일원이자 UN 상임이사국인 자유중국은 1955년 미국과 미・중(자유중국, 대만)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고, 미군사령부가 타이베이에 주둔합니다
대만에서는 음력 7월을 '귀신의 달'이라는 이름으로 '鬼月'이라고 부릅니다. 1년 중 귀신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금기도 많다고 하는데, 빨래를 밖에 걸지 않는다는 내용만 생각납니다.대만은 날씨가 따뜻하고 비옥하지만, 천재지변이 자주 일어나는 곳입니다. 태풍과 지진은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지요. 그래서 하늘을 두려워하고 죄를 짓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대만은 오랫동안 외국인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곳 수위에 단골로 오르는 곳입니다. 밤길이 안전하고, 의료 및 기타 생활 수준도 높지만 가장 매력적
몇 년 만에 봅니다. 길게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는 여행객 틈에 끼어 있으니 설렘도 커집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겠지만, 기어이 제자리로 돌아가고야 말겠지요.기내에는 빈자리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만원 비행기를 얼마 만에 타보는지? 비행 내내 이코노미석 자리가 정말 좁다고 생각하였습니다.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일시 귀국했다가 외국인 입국이 막혔습니다. 지난해 2022년 3월 학생비자를 신청하여 대만에 입국하였지요. 6월 초까지 수업을 들었으니 무려 일 년 넘게 중국어 공부를 했습니다.만 65세까지 어학원에 등록할 수 있으니 아마도 제가 최고령 수강생이었겠지요. 20대 때 어학원에서 8개월 공부하고 대학원에 들어갔었는데, 그보다 배 가까운 시간을 60 중반에 20대 젊은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배웠습니다.외국인들이 중국어를 배우면서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성조입니다. 몇만 자가 된다는 모든 한자는 네 가지 성조 중
지난 회에 쓴 진시황과 어머니 조희(趙姬)에 이어 천하를 통일한 진나라가 13년 만에 막을 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환관 조고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진시황의 어머니 조희(趙姬)가 조나라 출신의 여자였듯이 환관 趙高는 조나라 출신의 고씨 성을 가진 왕족 출신으로 봅니다. 법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권력에 대한 이해나 운용이 탁월한 면을 보아 후대의 학자들도 성장환경이 왕족이었다고 여깁니다.조고가 진시황 가까이에 있을 수 있었던 원인이 환관이면서 법에 능통한 법률가였기 때문입니다. 진시황이 태어나기 100여 년 전에 변방의
매년 물어보고 언제나 잊어버려 또다시 물어봐야만 하는 阿勃勒(아부어러, Cassia)!대만은 지금이 가장 아름다운 한 철입니다.노란 카시아 뒤편에 보이는 꽃은 얼마 전에 그리도 아름다워 뭇사람의 사랑을 받던 大紫薇(따쯔웨이). 일주일도 안 되어 찾는 이의 시야에서 벗어났습니다. 역시 花無十日紅입니다.지금은 이토록 아름다운 카시아도 일주일 후면 덧없이 사라지겠지요. 우리도 오늘 하루가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이 되길 빌며 몇 장 더 올립니다.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사마천의 사기열전에서 19금 내용이 조희(趙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화려한 꽃치고 시들지 않은 꽃 없고, 권력을 탐한 자 말년이 아름다운 꼴 못 봤습니다.‘[대만이야기 121] 주지육림’ 편에서 중국 최초의 왕조 하나라를 멸망으로 이끌었던 요부 말희를 언급했었는데, 중국 역사에서 또 다른 희자를 쓰는 여자가 있습니다. 바로 조희(趙姬)입니다.조희는 정사와 야사, 여러 문학작품 심지어 만화나 중국 영화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스펙터클한 색녀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천하를 통일하고 최초의 황제가 된 진시황의 어머니이기도 하지요. 그렇
최근 대만 수교국에 관한 기사가 한국 언론에도 소개되었습니다. 지난 4월 25일 한국 언론에, 대만방문 과테말라 대통령 "'대만공화국' 굳건히 지지할 것" ...(연합뉴스), 과테말라 대통령 “대만은 형제 국가, 절대적 지지”…中 반발할 듯(동아일보) 등의 제목이 보입니다.현재 대한민국 여권 소지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환영받고 있지요. 종종 대만 친구들과 여행 중에 공항에 도착하여 입국심사를 받을 때, 저는 비자 없이 통과하지만 대만 사람들은 비자 심사를 받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대한민국 위상이 과거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높아
누군가의 죽음을 언급하기가 조심스럽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한국 사람들 자살률이 높다는 이야기를 들은 지도 오래되었는데 최근에는 더욱 심각해지는 경향입니다. 다른 민족에 비해 자살 욕구가 심한가? 아니면 모든 일을 빨리빨리 하려는 조급함 때문일까? 또는 초등학교부터 심한 경쟁에 노출이 많이 되어서 그런가?이유가 마땅하지 않아 보입니다. 경쟁이 심한 운동선수들이 일방적으로 높은 것도 아니고, 성격이 급한 사람이 더 많이 자살한다는 근거도 없어 보이고요.최근에 전세사기를 당한 젊은 청춘이 연이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또한 피해자들 상당수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만에 오는 외국인 관광객 1위가 한국인이라고 합니다. 제가 사는 남쪽에는 아직 항공편이 원활하지 않아서 체감을 못 하는데, 타이베이에 갔다가 또래 친구들 몇 명이 맛집을 찾는 한국 사람들이 보이더군요. 단체 여행객 말고 친구들과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곳이 대만이라서 많이 찾는 듯합니다.타이베이의 랜드마크는 101빌딩입니다. 매년 새해 101빌딩에서 벌어지는 불꽃놀이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퍼져 유명합니다. 항상 새해를 기다리며 대만 사람들도 그해 어떤 불꽃놀이가 펼쳐질지 기대하며 함께 카운트 다운을 하지
어찌 보면 대만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불행한 환경에 놓여있습니다. 비록 입법 사법 행정부가 있고, 치안과 국방 외교권을 가지고 있지만 중국이 견지하는 ‘하나의 중국’으로 인해 대부분의 국가가 대만을 나라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자연환경도 좋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크고 작은 지진이 1년에 200여 차례가 있고, 태풍 또한 거르는 해가 없습니다. 평균 20여 차례 태풍의 영향을 받지요. 다행스럽게도 대부분 가정에선 난방을 하지 않고 지냅니다. 반대로 에어컨 없이는 못 사는 곳이 대만이기도 해서 여름 전력 소모량은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지난 한 해는 대한민국이나 대만에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한국에선 개혁 진보세력인 민주당 정권이 물러나고 보수당 국민의힘 윤석열 정권이 들어섰고, 대만에선 중간평가 성격의 단체장 선거에서 진보세력인 민진당 차이잉원 정권이 참패당합니다.그러나 국민의 삶과 직결이 되는 경제지표는 대한민국과 대만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이웃 국가들이 서로 대등하게 잘 사는 것이 국가 안보나 국민의 삶에 더 좋다고 여기는 사람입니다.탈 아시아론(脫亞論)을 주창하던 일본은 탈아입구(脫亞入歐)라고 하여 일찌감치 아시아를 벗어나 유럽에 속
십수년 만에 타이베이에 왔습니다. 대만을 상징하는 호텔이 시대와 함께 변하는군요.한때 영빈관을 대신하던 위엔 산(圓山) 호텔에 이어 힐튼 호텔, 메리어트 호텔 등이 자리를 다투었습니다. 지금은 만다린 오리엔탈(文華東方)호텔을 최고로 칩니다. 운이 안 좋은지 최고의 고객인 중국 관광객들이 대만독립 지향적인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당선과 더불어 발길을 끊었고, 뒤이어 COVID-19의 유행으로 직격탄을 맞았지요.이제 조금씩 관광업계도 기지개를 켜는지 사람이 보입니다. 호텔 내 유명 음식점 THAI & THAI에 들렀습니다.병원이나 대중
계묘년 토끼해가 밝았습니다. 토끼는 꾀가 많고 영리한 동물로 묘사됩니다. 토끼의 달은 음력 2월로 농부가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봄이고, 토끼의 時인 묘시는 아침 5시에서 7시이니 농부가 일을 시작하는 시간입니다. 따라서 올 한 해는 준비하고 씨를 뿌리는 해입니다.토끼가 들어간 대표적인 사자성어로는 교토삼굴(狡兎三窟)이 있지요. 영리한 토끼는 세 개의 굴을 파놓고서야 베개를 높이고 편안하게 잠을 잔다는 이야기입니다.누구나 승승장구할 때는 영원할 것 같고, 고통이 길어지면 절망에서 다시는 헤어 나오지 못할 것만 같습니다. 권력이나 사
동지가 지나고 명절인 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대만에선 담장 밖 토끼가 집안을 기웃거리며 호랑이에게 나가라고 하는 시기라고 표현하네요.80년대 대만에서 처음 맞이하던 설(春節, 過年) 분위기는 지금보다 더 떠들썩했습니다. 밤에 터뜨리던 폭죽이 지금은 불법이 되었지만, 당시는 가가호호 모두 자정에 폭죽을 터뜨렸습니다. 자다가 벌떡 일어났을 정도로 처음엔 놀랐습니다. 전쟁이 일어난 줄 알았으니까요.더 큰 문제는 매일 찾던 아침 식당이 문을 닫았습니다. 여기고 저기고 굳게 닫힌 식당 문을 바라보다 터덜터덜 돌아왔었지요. 편의점 빵으로 보
채 피지도 못하고 스러져간 158분의 영령, 생과 사의 경계에서 살아 돌아왔지만 온전한 삶을 살 수 없는 부상자, 그리고 그리움과 눈물로 하루하루가 고통인 가족에게 위로와 위안이 있기를 기도합니다.우리나라 선인들에게 가장 심한 욕설과 저주는 아마도 ‘나가 죽으라.’는 말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노상객사야말로 가장 두려워하고 피하려 했습니다. 밖에서 변사하면 그 영혼이 찾아오지 못하고 영원히 객지에서 귀신으로 떠돈다고 믿었습니다.한때 사후세계에 대한 관심으로 이것저것 자료를 찾아본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 사망과 동시에 영혼이 육체에서
지난 11월 26일 토요일 지방 선거가 있었습니다. 2년 전에는 총통(總統, 대통령)과 입법위원(立法委員, 국회의원) 선거, 이번은 지자체장과 지방의원을 뽑는 선거입니다. 마치 4년마다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이 열리듯 대만은 2년마다 4년 임기의 큰 선거를 합니다. 따라서 이번 지방 선거는 현 민진당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띱니다.다들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아시겠지만, 진보성향의 차이잉원 민진당이 참패했습니다. 중요한 지자체장 선거에서 국민당 15석, 민진당 5석, 민중당과 무당 각 1석을 얻었습니다. 현지에서 본 대만인들의 성향과
작년 12월 '대만이야기 주지육림'을 쓰면서 술 취한 윤석열 후보가 손바닥에 왕자를 쓴 만평을 사용했습니다. 주지육림에 빠진 걸왕과 주왕이 경국지색 말희와 달기에 빠져 각기 하나라와 상(은)나라를 멸망하게 하지요. 당시 대한민국이 망할 때가 안 되겠기에 주색에 빠진 폭군이 대통령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대통령이 바뀐 후 6개월이 지난 지금, 그래도 일국의 대통령인데 국내외를 막론하고 그에 대한 평가가 박하기 짝이 없네요. 박근혜 이후로 더 최악의 대통령은 나오지 않을 거라고 믿었지만, 지지율만은 이미 역대 최하위에
함께 중국어를 배우고 있는 같은 반 학우 중에 최연소자는 아직 만 16세가 안 되는 리리(莉莉, Lilly)입니다. 폴란드계 아버지와 대만인 어머니 사이에 독일에서 태어난 막내딸입니다.위로 두 살 터울의 쌍둥이 언니가 있다고 합니다. 아버지, 언니들과는 영어로 대화하고, 어머니와는 중국어로 대화를 한다고 해요.리리 말로는 어머니도 독일어와 영어에 아주 능통하다고 합니다. 대만 은행 쪽 업무와 용어에 능숙하기에 결혼 전 은행에서 일했냐고 물었더니 컴퓨터 관련된 회사에 근무했었다는 정도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리리 아버지는 스키를 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