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도저히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북한을 탈출한 2002년 6월이었다.아직 완전히 추위가 가셔지지 않은 북방의 6월이었지만 그래도 초여름이라고 길 옆의 굶어 죽은 시체들에서는 냄새가 진동하였다. 나는 중국에 돈벌이라도 하려고 몇몇 사람들과 함께 북중 국경을 넘게 되었다. 30대 초반의 함경북도 연사에서 온 여성 , 17세의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아가씨 한명, 해산 날자가 되어오는 듯 한 아주머니, 그리고 나 이렇게 여성 4명과 길을 안내해주는 브로커 남성 3명이 우리의 일행이었다. 처음 계획에는 6시에 출발하여 8시 경에 두만강
내가 태어난 곳은 우리 대한민국에서 제일 추운 곳, 백두산 기슭의 개마고원 대홍단이다. 봄이면 철쭉꽃 피어나고 8월이면 하얀 감자꽃 만발한 대홍단은 추운 고원지대의 특성상 감자 농사밖에 지을 수 없는 척박한 곳이다. 김정일 시대에서 북한 주민들을 배불리 먹이기 위하여 '감자 농사로 혁명을 일으킨다'는 구호는 말로만 끝난 시나리오였고 거짓말 선전이었다. 지금도 잊히지 않는 98년 11월 말, 그 해 감자 농사 혁명의 ‘방침’을 실현한다며 김정일은 10년 넘게 군사복무를 마친 제대군인 천명을 대홍단에 집단 배치하였다.영하 30도의 추운
사람들은 모두다 밥을 먹으면서 살아간다. 특히 우리 한국 사람들은 예로부터 한 끼의 식사에 모든 사랑을 담아 왔다. “ 밥 한 번 먹자.” 혹은 “밥은 잘 먹고 다니나?” 등등….필자는 그런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 밥 한 끼 속의 감동과 눈물과 수치스러움에 대하여 직접 경험하였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1. 차리지 못한 생일상1992년 9월 중순 무렵이었다. 일찍 눈이 오는 개마고원의 특성 때문에 9월 5일부터 시작된 추수는 벌써 절반을 넘어가고 있었다. 감자 가을을 위한 농촌지원에 동원되었던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감자 몇 알을
힘들 때나 외로울 때나!찾아가는 고향처럼그리운 임진각떠나는 인연 못 보내는내가 너무 미워찾아가는 나만의 쉼터찢기고 너덜너덜해울지도 못하는 내 마음다 안다는 듯 살랑살랑나를 감싸는 바람결미움도 슬픔도 엄마에게털어놓듯 망배단 향 터에묻고 떠나가라 지저귀는임진각의 저녁 까치엄마의 따뜻함처럼아버지의 든든함처럼나를 바래주는 임진각은영원한 내 마음의 쉼터편집 : 김혜성 객원편집위원
저분이 저희의스승님이십니다.저 멋지고 핸섬하신백발의 교수님이저희의 은사님이십니다.감사합니다.그 한마디 말로는다 표현하지 못하여천 번이고 만 번이고드리고 싶은 고마움의 인사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사랑으로 키워주신 제자들이교수님께 드리는 약속은진정성으로 살아가겠다는마음의 약속입니다.북한이 고향인 저희보다더 북한을 사랑하고통일을 염원하시는 교수님께저희 제자들의 아낌없는존경의 인사 드립니다.이 시는 아주대 경영대학원 원장이시며 저희 탈북대학원생들의 아버지이신 박호환 교수님의제2의 인생의 출발을 응원하여 드립니다.편집 : 김혜성 객원편집위원
그리운 임 싣고 떠난야속한 열차 이제그만 보내려 합니다.슬픔을 걷고 일어나나를 찾아 길을떠나려 합니다.지나간 시간 후회한들돌아오지 않는다면나는 그만하려 합니다.나는 다만내가 되려고 합니다.편집 : 김혜성 객원편집위원
또 한 계절 지나감을알려주듯 낮과 밤의서늘한 바람이 나를 감싸네.극성스레 울어대던 여름밤의풀벌레 소리는 겨울 준비바쁜가 봐 들리지 않네.북쪽의 하늘 아래내 고향에는 물 서리내리고 보라색 국화 꽃으로가을을 물들이고 있으리.얼굴에 숯 검댕이 칠해가며후후 불어먹던 내 고향의감자 향기 가을의 언저리에서너무나도 그립구나. 편집 : 객원편집위원 김혜성 (cherljuk13@nate.com)
백 살 구 꽃 아름다운회령이 고향이라입버릇처럼 자랑하는 회령 언니수천 년을 변함없는회령 천의 흐름처럼언제나 한결같이따뜻합니다.눈물도 슬픔도흐르는 물속에 고이고이 감추고포근함만 선물하는회령 언니백살 구 꽃 보다도맑고 맑은 회령 천보다도더 아름답고 빛나는회령 언니가 나에게는제일입니다. 이 시를 한국정착 10년 기간 동안 제일 의지한 멘토인 아름다운 울타리의 회령언니에게드립니다. 편집 : 객원편집위원 김혜성(cherljuk13@nate.com)
내 고향은한반도의 북쪽 끝백두산기슭의하늘 아래 첫 동네곧게 뻗은 잎갈나무바다를 이루고하얀 감자꽃이물결이 되어 흐르는아름다운 대홍단사발만 한 왕 감자와검은 흙처럼 구수하고투박한 그곳이내가 사랑하는내 고향이다. 편집 : 김혜성 객원편집위원,김미경 편집장
나는 네가 좋다. 나는 네가 좋다. 고향의 엄마처럼 부드러운 바람으로안아주는 네가 좋다. 나는 여기가 좋다. 고향을 볼 수 있어서평화를 그려볼 수 있어서여기가 좋다. 나는 네가 임진각이라서평화의 언덕이라서그래서 네가 좋다. 편집 : 김혜성 객원편집위원
친구야 내 친구야소꼽시절 그때부터언제나 함께였던잊지 못할 내 친구야내 부모님 마지막 길함께 바래 주고이 세상 살기 싫다포기했던 그때도반드시 살아야 한다며어깨를 감싸주던내 생명의 은인지금은 비록 헤어져만날 수 없지만고향 떠난 그 날부터내 마음속에 머물러고향을 기억하게 하는너는 내 영혼의 단짝그때도 지금도앞으로도 영원할 친구내 생의 고운 단짝만약에 다음 생이 있다면그 생에도 나와 함께하는내 친구 되어다오 편집, 사진 : 양성숙 편집위원
사람들은 나에게말한다.너의 고향은 나쁘고 가난해서상처만 주는 곳이라서기억하지도그리워하지도 말라고….그러나 나는내게 아픈 상처를 남겨 준그곳이라도춥고 가난한 고향이라도그곳이 못 견디게 그립다.부모의 묘소가 있고내 형제가 있는 곳이라서어릴 적 추억이 있는고향이라서그립고 가고 싶다. 편집, 사진 : 양성숙 편집위원
찌륵 찌륵달빛 고요한 방 안에 홀로 누워 듣고 있는풀벌레 울음소리는 왜 이다지도 슬플까? 무슨 고민에 잠 못 들고깊은 밤 지새우냐?나에게 묻고 있는 듯….고요한 방 안에는지독한 외로움만 흐르네. 외로움이 무엇인지고독함이 무엇인지아무것도 몰랐던 그 시절이 그리워잠 못 드는 내 마음 숨 막히는 정적 속에흘러드는 달빛 보며문득 드는 생각외로움이 친구일까?친구가 외로움일까? 편집, 사진 : 양성숙 편집위원
가을이 바람과 함께 온다. 떨어지는 은행나무 잎에향수를 날리고밟히는 은행나무 열매에얼굴을 찡그려도 가을은 또 찾아온다. 향수와 아련함과 그리고 떠나가는계절에 대한 아쉬움이 한데 어우러져도 가을은 시원한 바람과 함께 어김없이 찾아온다. 파랗게 맑은 하늘로가을의 시작을 알려주고빨강 주황 단풍잎으로가을의 흐름을 열어주는 듯 풍요로운 가을이 시원한 바람과 함께 찾아온다. 편집, 사진 : 양성숙 편집위원
음력 8월의 달님이완전한 둥근 원을 만들 때그날을추석이라 부른다. 한 해의 첫 곡식을조상님께 드리려삼상오오 고향 찾는귀향길을추석이라 부른다.귀향길 교통체증투덜대는 남정네에게제사음식 만들기 힘들다고짜증내는 여인네에게도나는 부럽기만 하다. 그 부러움때문인가질투때문인가둥근달이 제 아무리밝고 빛나도사람들이 들끓음에도나는 추석이 싫다.아니....명절이 두렵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비가 온다.주르륵, 주르륵 비가 온다.돌아가신 아버지를 땅에 묻고돌아서던 20년 전 그 가을날처럼비가 온다. 곱게 먹을 갈아 써넣었던아버지 이름도 우리 묘주들의이름도 하루 온 종일 내리던빗줄기로 깡그리 지워진 나무묘비 얼룩얼룩 검은 먹물자리만남아있던 내 아버지의 묘비는수십 년 지난 오늘도 내 마음에가시로 남아 나를 아프게 하는구나. 편집, 사진 : 양성숙 편집위원
예쁜 사랑도둑 나의 딸이 떠나간다. 엄마 손잡고 칭얼거리며항상 철부지 어린애로 남을 것 같기만 하던 어린 딸이까맣게 영글은 민들레 꽃씨처럼자기의 대지를 찾아 떠나간다. 봄날의 눈석이와 뜨거운 햇볕마저도 가려주는 꽃 둥지 속에서 민들레꽃씨앗이 날아가듯 그렇게 날아간다. 때로는 풍랑을 만나휘청이고 바람에 젖고 눈에 묻힐 지라도밤하늘에 반짝이는 무수한 별들속의자신만의 별을 찾아 웃으면서 떠나간다. 18세 낭랑소녀 나의 딸이 별을 찾아 대지를 찾아 날아간다. 편집, 사진 : 양성숙 편집위원
내 고향은 산골마을,이깔나무 봇나무 무성하고유달리 추위가 빨리와새들도 내려앉기 저어하는개마고원 두메산골 어린 시절 산골마을 고향이너무너무 부끄럽고산골소녀라는 그 말이 싫어나를 왜 산골에서 낳았냐고철없는 투정도 해본 나는야산골 소녀 아침이면 때 이른 물서리가내려앉아 반짝이던 풀잎과나뭇잎의 이슬방울 속에파란 하늘이 비껴들어한 폭의 그림을 그려주는내 고향 산골마을 흐르는 세월 속에귀밑머리에는 흰 서리 내리고네온등 반짝이는 서울의 거리를거닐지만 마음만은 산골마을고향 길을 달음박질 하는누가 뭐래도 나는야 산골소녀 편집 : 객원편집위원 김혜성
“난 이젠 고향을 못갈 것 같아.난 고향을 볼 날이 없을 것 같아.“ 실향민 오라버님의 한 맺힌 말씀....언젠가는 꼭 통일이 된다고그래서 고향에 갈 수 있으리라믿고 또 믿으며기다렸을 그 마음 항상 든든하던 고향오라버니인자한 웃음만이 깃들어그래서 인제는 고향을잊으셨으리라 생각했던고향오라버니의 떨리는 목소리 눈물 맺힌 오라버니의 눈동자 속에먼 훗날 내 모습이 비껴있고오늘날 오라버니의 눈물이곧 내 눈물로 될 것 같은두려움과 막연함 나에게는 고향을 볼 날이 있을가웃으면서 고향 길을 걸을그 날이 있을가사진출처 : 조선향토대백과 편집 : 객
북한이탈주민들에게 있어서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은 고향과도 같다기쁠 때도, 외로울 때도 설날이나 추석이나 할 것없이 고향처럼 찾아가는 곳이다.추석날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성묘를 위하여 고향을 찾을 때 북한이탈주민들은 임진각에 있는 망배단에 술을 부어 올리며 고향과 부모, 형제들과 인사한다. 특히 6.25 전쟁 70주년을 맞는 올해 고향을 그리워하고 통일을 염원하는 간절한 마음들이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의 환경미화로 뭉쳤다.고향의 앞뜰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마음으로 뭉친 그들은 사단법인 숭의동지회와 경기도여성비
어버이날은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있어서 부모님들의 은혜에 조금이나 보답하기 위하여 고향으로 찾아가는 날이다.부모님들에게 용돈도 드리고 손자, 손녀들의 재롱잔치와 식사도 함께 하며 가족의 소중함과 부모님들의 고마움도 새긴다.그러나 모두에게 행복하기만 할 것 같은 어버이날 북에 있는 자식들과 부모들을 그리며 쓸쓸히 하루를 보내는 북한이탈주민 독거노인 어르신들도 있다.이러한 어르신들을 위해 낮에는 회사에서 일을 하고 밤에는 마스크를 만드는 허옥경씨 모자가 있다. 그들은 북에 계시는 자신들의 부모님, 조부모님들께 드린다는 마음
선생님 사랑합니다.......학생들의 함성 그리고내 앞가슴에 꽂힌 카네이션은어린시절 나의 선생님을생각하게 해줍니다. 해마다 스승의 날이면 듣는아이들의 고마움의 함성소리그리고 그들의 마음과 함께나의 은사님에게 드리는내 마음의 인사선생님 감사합니다. 아직 철모르는 문학소녀에게명문장 과제를 주시며한 단어 한 문장 문학의 꿈을키워주시고 문학을 핑계로다른 과목 소홀히 할 때엔호되게 회초리 치시며마음 아파하시던 나의문학스승. 나의 은사님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으로맞은 설날 제자들의 술잔에손수 한잔 한잔 술을 부어주시며너희들의 인생길을 당당히걸어
21세기 하나의 지구촌을 지향하는 글로벌시대에 우리 대한민국은 통일의 아침을 맞이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과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몇일 전 충청남도 천안에 위치하고 있는 (주)엔터렌탈 사무실에는 주말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비영리민간단체 우리-ONE과 (주)엔터렌탈의 협약식을 진행하였다. 협약의 내용은 북한이탈주민들의 안정적인 정착과 학업증진을 도와주기 위하여 주식회사 엔터렌탈에서 개인용PC를 우리-ONE에 기부한다는 것이다.(주)엔터렌탈을 대표하여 협약식에 참여한 윤효섭부대표는 사회적기업의 꿈을 가지고 여러 가지 좋은
코로나19는 전체 대한민국, 아니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동시에 서로 돕고 고난을 헤쳐 나아가는 우리 대한민국의 단결력을 세계에 또다시 보여주었다.일제 강점시기 민족이 뭉쳤던 국채보상운동, IMF의 금 모집 운동과 같은 또 한 번의 감동과 믿음의 역사를 대한민국 국민이 만들어내고 있다.의료진들은 자신들의 생업보다 먼저 국민들과 대한민국을 위해 코로나19의 전초선인 대구로 달려갔고 쓰러져가는 경제와 소상공인들을 위해 부동산 임대료면제 운동을 벌리고 있으며 남녀노소 십시일반의 후원을 모아 마스크를 지원하고 있다.아름다운 기적의
꿈에서 찾는 고향 나는 매일 밤고향으로 돌아간다. 내 집앞을 감돌아흐르는 소홍단수 냇가에발 담그고 앉아 노래도불러보고 뒤동산 기슭의차디찬 옹달샘의 샘물도한바가지 떠서 마셔본다. 나는 매일 밤 고향에 간다.아름답고 정겨운내 교실의 책상에도 앉아보고모교의 운동장 숲속에서새들의 울음소리 들으며 가만히눈을 감아보기도 한다. 나는 오늘 밤도 내일 밤도매일매일 꿈속에서고향을 간다.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오 빠 나에게는 오빠가 있다언제나 다정하고열언니 부럽지 않은엄마처럼 따뜻했던오빠가 있다.일 하러 공장에서 늦게돌아오시는 부모님들을 대신해우리 삼형제 보살펴주고 지켜주던믿음직한 엄마같던 오빠많지도 않았던 돈 마저도 홀로 있을동생이 안쓰럽다고 내손에 쥐어주고당신은 맹물 한그릇으로 허기를 달래며머나먼 대학으로 갔던 고맙고 미안한 오빠열심히 살아 부모님들의 꿈을꼭 이루겠다고 자신은 추운겨울 꿰진신발신고 고학을 하면서도동생들 대학까지 뒤받쳐준 산같이크나큰 오빠가 나에게 있다.그 위대한 오빠가 있어부모없는 자식들이 어엿이의사가 되고 수의사가
그리운 백두산 어린 시절 아버지의 손잡고백두산에 오를 때마다붉게 타오르는 백두산해돋이를 바라보면서나는 종종 생각했다. 남조선의 한라산도이렇게 높을까?한라산의 해돋이도이렇게 붉고 웅장할까? 파란 백두산 천지 물을 바라보며만병초 아름답게 피어있는천지의 기슭을 걸으면서도한라산의 백록담을상상해보곤 하였다. 허나 나는 지금내 고향을 백두산 기슭을꿈속에서 찾아가며그때 내 또래의 딸에게아름답고 웅장한 백두산에 대하여옛말로만 이야기 한다. 그리고 가끔씩 그려본다.아버지의 손을 잡고 올랐던 그때처럼내 딸의 손잡고 백두산에 다시 올라하나 된 내 조국
안녕히 맑은 가을하늘 단풍나무사이로 바라보이는 가을의 국화가을바람에 떨어진 가랑잎이발길에 밟히는 소리...... 가만히 눈 감고 가을의국화꽃 향기에 몸을 맡기니내 마음 지금 하얀 들국화피어있는 고향의 산기슭에달려가네. 빼곡히 줄지어 심은 이깔나무 방풍림도바람결에 나뭇잎이 떨어져 흔들리고풍요한 감자풍년을 선물했던밭고랑은 부드럽고 검은 피부만을내보이며 겨울준비 하는구나. 다시 한 번 바람소리에 귀 기울이니김장 준비하는 마을 아낙들의 분주함과추운 겨울의 땔감을 준비하는남정네들의 부지런함이 들려온다. 그리고 바람소리에 실려나의 부모, 형제
첫 눈이 내린다.흰 눈발이 날린다.내 눈 앞에도 땅과 산,그 어디에도 눈이 날린다.흩날리며 내리던 눈발은땅 위에 닿기도 전에물기로 사라진다. 모양도 없이 방향도 없이진눈까비가 되어내 발 밑, 땅 속으로스며든다. 진눈까비 되어 사라지는그러한 엷은 눈발에도사람들은 첫 눈의 반가움에 들떠있고흩날리는 눈발을 대견스레 바라본다. 땅 속으로 스며들어가는 눈물이또다시 다가올 봄의 향연을도와주리라 믿으면서,,,,,,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호-- 호--창문가에 이마 대고입김 불어가며나도 모르게 써버린두 글자 '고향' 그 땅을 떠난 지도 십 수년인제는 기억해주는 이도 없고알 만한 사람도 별로 없을고향이건만 나는 왜 그리워하며이 밤을 지샐가? 또다시 입김 불어 창문가에한자 또 한자 써간다.'어머니, 아버지'라고고향이라는 두 글자를 쓸 때면항상 버릇처럼 생각하는 나의 부모인제는 그 땅에 나의 부모들이살아계시지도 않는데 부모님 묘소 위의 파란 잔디도계절의 흐름 속에 다 말라비틀어졌겠지만 그래도 나는여전히 아름답게 그려본다.나의 부모님과 나의 고향을 나의 생명의 시작이고내 부
후둑 후두둑,창문을 때리며 내리는 빗물그리고 음악 소리마냥 박자 맞춰들리는 빗소리 진한 커피 한잔 향기 속에조용히 눈감고 빗물의 박자에빠져들 때면 나의 추억은오늘도 어김없이 찾아간다.못 이룬 나의 첫사랑의 아픔 속에 나의 꿈, 나의 마지막 소원내 생에 그날이 온다면고향에 돌아갈 그날이 온다면젤 먼저 찾아가 만나고 싶은 사람나의 첫 사랑에게로 그리고 전하고 싶은 내 마음평생 가슴속이 묻고 살았던 그 말속 시원하게 쏟아놓고 싶은 말정말 많이 원망했고 증오했다고그리고 너무너무 그리웠다고. 창 밖에 내리는 저 비가 그치면나의 향수도 그리움
이영숙님...누군가를 부르는 이름 소리에짜릿하게 내몸을 감싸는 전률저 이름은나에게도 소중하고 따뜻한 이름아프지만 잊지 말아야 할 이름 저 이름은이 몸을 수 개월 고이 품어 낳아주고20여 년 사랑으로 키워준 여인나의 어머니의 이름이다.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줄 때마다그리도 즐거워하시던 어머니의 얼굴이지금도 어머니의 이름과 함께아련하게 나에게 다가온다. 그래, 그렇지.나의 어머니의 이름이었지나의 어머니의 이름이 이영숙이었지. 고향의 자그마한 산 기슭에 한줌흙으로 되신 그날로부터 십 수년 간인제는 그 누구도 불러주지 않는 그래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