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고아가 되었다면 그처럼 비극적이고 서글픈 인생은 없을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에 보았던 '저 하늘에 슬픔이'라는 영화는 하염없이 눈물이 날 정도로 슬픈 영화이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여의고 험난한 삶을 살아가는 어린 고아 남매의 삶은 차마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다.어린 시절 고아를 면한다 해도 성인이 되면 누구나 고아의 길을 가기 마련이다. 몇 살에 고아가 되느냐의 문제가 남을 뿐이다. 나의 할머니는 팔순 잔치에 자손들이 모여 축하를 해드렸지만 한편으로는 속으로 눈물을 훔치곤 했다."나는 고아다. 나는 고아야."당시 대학에 다
거의 다다를 뻔했다.범민주진영 200석.헌정 사상 유례없는 의석으로 윤석열 정권의 각종 실정과 비리를 특검으로 파헤칠 기회. 수십 년간 대한민국을 지탱해온 현행 헌법을 시대정신에 맞게 바꿀 절호의 기회.그 기회가 오는 줄만 알았다.올 것 같은 예감도 들었다.방송3사의 출구조사 발표를 보며 그 기대감은 절정에 달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말았다. 대어가 눈앞에 어른거리다가 사라졌다. 그 이유와 원인을 분석할 필요는 없다.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대어가 사라지긴 했지만 그것으로 끝은 아니다. 얻은 것이 많다.첫째, 조
바야흐로 총선이 한창이다. 검찰독재권력이라는 용어는 이제 온 국민에게 회자되는 용어가 되었다. 이 단어는 과거에 익숙했던 어떤 단어를 소환하게 한다. 바로 '군부 독재'라는 단어이다. 군부 독재와 맞서 싸우던 시민과 학생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이루었건만 검사 출신의 권력자로 인해 하루아침에 30여 년 전의 군부독재 시절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역사적 퇴행이란 것은 참으로 인정하기 싫은 단어지만 오늘날 무도하고 무지한 권력자에 의해 무참히 자행되고 있다. 권력자의 꿈이란 본디 부질없는 것이다. 유신독재로 영구집권을 꿈꾸었던 박
로마 역사는 어떻게 그리스 신화와 연결되었을까. 누군가의 창의적인 역발상이 아니고서는 그런 방대한 작업이 쉽게 이루어질 수 없다. 로마제국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당대의 시인 베르길리우스에게 로마의 역사를 그리스 신화와 연결하라는 작업을 지시했다. 로마의 국가 서사시 《아이네이스》의 저자인 베르길리우스는 로마의 시성이라 불릴 만큼 뛰어난 시인으로 이후 전 유럽의 시성으로 추앙되며 단테가 그의 저서 에서 저승의 안내자로 선정할 만큼 위대한 시인이었다. 베르길리우스는 그리스 신들의 후예를 로마의 시작으로 잡으면서 로마의 위상
어렸을 때 내 엉덩이에 점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던 당시의 기억이 생생하다. 이는 세상에서 소외된 채 살아가던 나를 세상과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그 점이 몽고반점이며 그 점은 한민족뿐만 아니라 아시아 민족들에게 공통적으로 있다는 사실은 나중에 초등학교에 들어가서야 알게 되었다. 삼신할미가 뱃속의 태아를 세상에 내보내기 위해 꾸물거리지 말고 얼른 나가라고 엉덩이를 때리는 바람에 점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한국의 설화에서는 아이를 낳을 때 삼신할미가 어머니 몸속에 있는 아이의 궁등이를 때려서 출산시키기 때문에 푸른 반점이 생긴
집에 머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집은 편안하고 안락하며, 그 누구도 의식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자신만의 생각에 잠길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 속에서 그는 아련한 과거에 대한 회상에 잠길 수도 있고, 무한한 미래를 향한 꿈을 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문득 그는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 자신이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세상을 구경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 미지의 세상을 엿보며 미처 몰랐던 생의 기쁨을 맛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아내의 환갑 기
[열린편집위원의 눈] 심창식 | 한겨레온 편집장 매년 3월 개최되는 한겨레 주주총회의 단골 메뉴가 있다. 서민의 억울한 사연을 취재해달라는 요청에 대한 한겨레의 미온적인 대응, 경영 평가, 자회사 설립과 운영 등이다. 2024년 갑진년에도 한겨레는 여전히 가치를 지키면서 생존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신문사들이 대기업 광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한겨레가 받는 대기업 광고비가 조중동에 훨씬 못 미치는 상황에서 인적·물적 자원의 한계는 분명해 보인다. 한겨레가 주주 독자들의 요청에 일일이 응하지 못하는
[열린편집위원의 눈] 심창식 | 편집위원가 잠시 자만했던 걸까. 편집국 간부와 김만배씨의 돈거래 사건은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를 자아냈다. 보수층과 보수 언론은 쾌재를 불렀고 한겨레는 큰 위기에 몰렸다. 한겨레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투명하게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수립한 것은 ‘과연 한겨레답구나’라는 평가를 끌어냈다. 이를 계기로 전 직원이 한마음이 되어 창간 정신을 되새기며 한겨레가 재도약할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검찰 출신들이
시간과 세월은 미래의 먼 지점을 향해 직선으로 흘러갈까, 아니면 곡선으로 굽이굽이 흘러갈까. 매일의 나날은 점으로 이어질까, 아니면 면적이나 입체처럼 계속 확장하며 넓어질까. 매주 매월은 책장의 페이지처럼 한 장 한 장 차례로 넘겨질까, 아니면 험한 산을 오를 때처럼 바위틈 사이로 이리저리 껑충껑충 뛰다시피 하며 불규칙적으로 이어질까.이런 질문들은 과거에 어떤 삶을 살아왔는가에 따라 다를 수 있고, 각자의 가치관이나 관점에 따라 다를 수도 있으며, 인간의 마음 상태가 어떤가에 따라 대답이 각양각색일 것이다. 인간의 마음 상태는 그날
코로나 이후 해외여행의 풍속도가 많이 달라졌다. 전자 여권이 일반화되어 휴대폰에 저장된 비행티켓 인증 사진만 제시하면 긴 줄을 서지 않고도 수하물을 자유롭게 부칠 수 있고, 제반 출국 수속 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아내는 나보다 디지털 시대에 대한 적응이 빠르다. 새로움에 대한 적응력과 순발력에서는 내가 도저히 아내를 따라잡을 수 없다. 아니, 나는 따라잡을 생각이 없다. 그저 아내가 하자는 대로 따라 하는 게 속이 편하다. 그런 점에서 나는 과거지향적 인간형이고 아내는 미래지향적 인간형일지도 모른다.그런 아내
인생을 살면서 고민에 잠기거나 고통을 겪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보다는 어떤 긍정적인 기대나 희망을 품고 살기를 바라며 되도록이면 행복감을 느끼고 살아가기를 원할 것이다. 여행을 한다는 건 그런 행복감을 갖게 하기에 딱 어울리는 행위 중의 하나이다. 더구나 그것이 해외여행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해외로 가는 여행 일정을 미리 잡을수록 여행에 대한 기대는 커지기 마련이다. 가고자 하는 나라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보기도 하고, 막연히 알고 있던 그 나라가 실제로 어떤 모습일지 사뭇 기대를 하며 지내게 된다. 여행
어떤 모임이든 마음에 드는 단 한 사람만이라도 있으면 그 모임은 즐겁고 유쾌하다. 만약 그 모임에서 자신과 맞지 않는 누군가 있어 불편하다해도 마음에 드는 그 한 사람으로 인해 참을 수 있다. 억지로 참을 필요도 없다. 참기는커녕 마음에 드는 그 한 사람에게 더 잘보이기 위해 불편한 사람과도 조화롭게 지내는 자신의 지혜로운 모습을 보이고 싶어할지도 모른다. 그 모임에서 만나는 모두가 마음에 드는 사람들이라면 어떨까. 그 모임은 더할 나위없이 복되고 은혜로운 만남이 될 것이다. 거기에 더해 그 모임에서 가을의 단풍을 만끽하며 해가 지
오늘의 세상을 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당연히 한겨레 신문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신문에는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등 여러 방면의 기사들로 가득차 있다. 왠만한 궁금증은 해소될 수 있다. 조중동처럼 억지스런 왜곡 기사도 보이지 않는다. 역사를 진보적으로 접근하려는 자세는 여전히 고수하는 한겨레의 지향점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하지만 한겨레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렌즈가 너무 근시안적이거나 한겨레 창간 정신에 비추어 볼 때 불투명하고 애매모호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이 코너를 시작한 배경이다. 세상이 전쟁
오늘의 세상을 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당연히 한겨레 신문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신문에는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등 여러 방면의 기사들로 가득차 있다. 왠만한 궁금증은 해소될 수 있다. 조중동처럼 억지스런 왜곡 기사도 보이지 않는다. 역사를 진보적으로 접근하려는 자세는 여전히 고수하는 한겨레의 지향점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하지만 한겨레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렌즈가 너무 근시안적이거나 한겨레 창간 정신에 비추어 볼 때 불투명하고 애매모호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이 코너를 시작한 배경이다.오늘 한겨레
그래, 네 열망이 너를 영광의 도가니로 몰아갈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건 일순간의 착각이라는 걸 곧 알게 될테지. 거기에 더해 절망과 치욕의 쓴 맛을 보지 말라는 보장도 없지 않겠어? 그러니 더 이상의 열망일랑은 집어치우는 게 어때? 그래. 그 말도 맞아. 그래도 살아있는 동안 삶의 열망이 없다면 살아갈 이유가 없지 않은가. 열망이 없는 삶은 죽은 것과 다름이 없어. 설사 그 열망으로 인해 실망과 좌절을 맛보더라도 말이야. 그러니 앞으로 말을 삼가하도록 해. 열망 자체를 무시하는 언행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그래서 뭐 사과라도 하라
오늘의 세상을 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당연히 한겨레 신문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신문에는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등 여러 방면의 기사들로 가득차 있다. 왠만한 궁금증은 해소될 수 있다. 조중동처럼 억지스런 왜곡 기사도 보이지 않는다. 역사를 진보적으로 접근하려는 자세는 여전히 고수하는 한겨레의 지향점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하지만 한겨레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렌즈가 너무 근시안적이거나 한겨레 창간 정신에 비추어 볼 때 불투명하고 애매모호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이 코너를 시작한 배경이다.신문 1면을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 다만 그때와 장소를 모를 뿐이다. 죽음이 무섭거나 두렵게 느껴진 적은 없다. 어려서부터 늘 죽음을 가슴에 안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런 중에 에 올라온 김미경 필진의 글이 눈에 띄었다. '필진들도 미리 부고를 써보면 어떨까?' 라는 글이었다. 그래서 나는 나의 부고문을 써보기로 했다. 생각나는 대로 느끼는 대로 나의 부고문을 써본다. 너무 늦었다. 진작 죽었어야 했다. 나는 사실 어렸을 때 죽음을 맞이하기를 원했다. 나의 어릴 적 유일한 소원이 있다면
5월 26일 한겨레에는 러시아 관련 기사 3개가 떴다. 이 기사만으로 러시아의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다. 다만 러시아의 앞날이 그리 밝지 않다는 건 알아차릴 수 있다. 좀더 꼬집어 말한다면 앞날이 위태롭다고 할 수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과 러시아, 일본의 운명은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이들 국가의 행보 하나하나를 주시하고 또 주시해야 한다. 전체적인 흐름도 살펴봐야 하고, 디테일한 흐름도 놓쳐서는 안된다. 이들 세 나라의 상호 관계도 주시해야 한다. 러시아 용병집단 와그너그룹의 창설자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러
올해 들어 5월에 낮 최고 기온이 30도에 이르는 등 이상 고온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낮 온도가 40.7도까지 이르렀다. 5월의 이상 기온은 전례 없던 일이다. 7,8월 무더위가 시작되면 에어콘 없이는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과연 인류는 갈수록 뜨거워지는 기후위기를 견뎌낼 수 있을까.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의 수장인 리처드 스핀래드 청장에 따르면 "슈퍼 엘리뇨라고 단정하기에는 이르지만 엘니뇨로 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한다. 엘니뇨란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에 비해 0.5도 높은 상태로 지속되는 현상이다. 엘리뇨가
케이 팝 등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으로 이주하는 외국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이주 사회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국내 체류 외국인은 250만명을 넘겼다. 전체 인구의 5% 수준이다. 2021년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국민 다문화 수용성 조사’를 보면 성인의 다문화 수용성은 52.27점(100점 만점)에 그쳤다. 스포츠는 이주민과 선주민을 연결하는 유용한 통로다. 가장 큰 장벽이 되는 언어 문제가 없다. 신체활동 속에서 연대감을 형성하기도 쉽다. 한국보다 먼저 이주 사회에 진입한 유럽 등은 스포츠를 이주민 포용에 적극적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우리 삶의 양태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인텔의 공동창업자 고든 무어는 앞으로 디지털 연산 능력이 1년마다 2배로 증가하리라고 예측했다가 그 이후 2년마다 2배로 증가한다고 수정했다. 그런데 최근 구글 CEO인 순다르 피차이는 무어의 법칙에서 주기가 6개월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디지털 연산능력의 주기가 줄어든 것이 분배의 양극화와 도대체 무슨 연관이 있는 걸까.정치철학자 김만권 교수에 따르면 디지털 기술이 발전할수록 분배는 소수에게 몰린다. 기술이 발전한다는 것은 그 발전의 속도를 따라잡는 사람들
모든 과학은 인간에게 유익한가. 모든 기술 개발은 인류에게 유용한가. 여지껏 이 질문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당연히 과학과 기술개발은 유익하고 유용할 거라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아니다. 그 질문은 매우 소중한 질문이 되었다. 인류의 미래가 자칫 위험한 지경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딥러닝의 창시자이며 인공지능(AI) 분야의 세계적 석학 제프리 힌턴박사는 와의 인터뷰에서 "나의 일생을 후회한다"고 술회하며 10년 넘게 몸담아온 구글을 사직했다. 힌턴은 최근 구글과 오픈에이아이(Open AI)가
최근 대구시립예술단의 베토벤 9번교향곡 공연이 종교화합 자문위원회에 의해 금지된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었다. (한겨레 보도)관련기사 : 베토벤 교향곡이 종교편향이 되기까지 (한승훈교수의 세상읽기)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90135.html자문 위원 가운데 불교계 인사가 베토벤 교향곡의 합창 부분인 '환희의 송가'에 특정 종교의 신을 찬양하는 가사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여러 가지 의문이 든다. 종교화합 자문위원회라는 기구는 대구에만 있는 것으로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류가 언젠가는 반드시 직면하게 될 상황이고 그 상황이 점점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 생존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는 상황은 아니다. 인류는 가시적으로 위기의 순간이 닥쳐야 비로서 아뿔싸! 하고 제 정신을 차릴 것이다. 하지만 그 때는 이미 한참 늦은 때이다. 한국의 기후과학자 안순일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에 따르면, 온난화 수준이 높아질수록 급격하거나 비가역적 변화의 가능성이 증가한다고 한다. (한겨레신문 4월 27일자 기사* 참조) 비가역적 변화는 '이력현상'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오늘 기사에 따르면 앞으로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전시회를 열려면 전시회가 열리기 두달 전에 작품 사진을 미리 제출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기존에는 행사명과 행사목적, 주최와 주관 등의 간단한 정보만 기재하면 자유롭게 국회 로비를 사용할 수 있었다. 국회사무처가 내규를 고치면서까지 전시회 허가 절차를 대폭 강화한 배경은 무엇일까. 바로 윤대통령 부부를 풍자한 전시회 작품들을 둘러싼 논란 때문이다. 국회사무처는 '특정 개인 또는 단체를 비방하는 등 타인의 권리,공중도덕, 사회 윤리를 침해할 수 있는 회의 또는 행사로 판단되는
한때 시인 지망생이었다가 예언자로 생을 마감한 카마르가 화장되어 사라져간 갠지스 강가의 화장터를 보며 회상에 잠겨 있는 일단의 무리가 있었다. 그들은 갠지스 강 인근 바라나시에서 '생명과 평화 연대' 가 주최한 세미나를 마치고 갠지스 강을 산책하고 있었다. 그 중에는 투란도트의 엘리스와 바즈라야나 사상 연구회의 인도본부장 모니카도 있었다.투란도트는 NGO 단체인 '생명과 평화 연대'의 전위조직으로 기후 위기에 처한 인류의 평화와 생명 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신장위구르의 독립을 비밀리에 지원하고 있다. 갠지스강의 신묘
내각정보조사실의 주요 현안을 마무리하고 모처럼 편안한 오전을 보내고 있는 모리 국장이 보고차 들어온 조사 3과장을 맞이했다."유럽 여행을 마친 카즈미가 며칠 전에 미국으로 출국했습니다. 알아본 결과, 카즈미는 만방제세백교의 미주지역장을 만난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그 외 다른 특이사항은 없는가?""카즈미는 미국 가기 직전에 서울에 있었습니다. 서울에서의 특이 동향은 없었습니다.""카즈미가 마치 만방제세백교의 홍보 대사라도 되는 양 바쁘게 움직이고 있군.""카즈미의 미국 동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까요?"모리가 신중한 어조로 말했
만방제세백교가 초순진의 소재를 파악하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백상훈은 초순진의 보디가드였으며 한 때 연인 사이로 발전하기도 했지만, 어떤 사건으로 인해 관계가 소원해졌다. 그렇게 관계가 소원해진 상태에서 초순진이 갑자기 종적을 감췄다. 2년 전의 어느 가을날이었다. 사라진 정도가 아니라 아무도 찾지 못할 곳으로 잠적해버린 것이다. 그때 초순진이 백상훈에게 메시지 하나를 남겼다.- 이제 나를 잊어 주길 바래요. 그리고 더 이상 나를 찾지 말아요. -그야말로 황당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초순진을 알고 있던 주위의 모든 사람이 당황해
마쓰다 공작을 통해 동북아재단 보고서를 조작하여 이시하라 의원과의 면담을 성공리에 마무리한 내각정보조사실 3국의 모리 국장은 대외공작팀 인도 지부장이 보내온 보고서를 읽고 있었다. 전 세계의 해외 지부로부터 매월 받아보는 월례 보고서였다.1.지시하신 대로 카마르는 깔끔하게 처리되었습니다. 2.인도에 있는 티베트 독립운동본부와 신장위구르 독립운동 단체에 별다른 특이 동향이 없습니다. 다만 최근 달라이라마의 건강악화로 인한 승계 문제로 중국 국가안전부 요원들이 다람살라의 티베트 망명정부를 밀착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힌두교도 사이에서는 갠지스 강물에 목욕재계하면 모든 죄를 면할 수 있으며, 죽은 뒤에 갠지스 강물에 뼛가루를 흘려보내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갠지스 강 유역에는 연간 100만 이상의 순례자가 찾아드는 유명한 바라나시를 비롯하여 하르드와르·알라하바드 등 수많은 힌두교 성지가 있다.힌두교 최대의 성지 바라나시는 갠지스 강이 흐르는 지역으로 예언가와 신비주의자들이 여기저기에 산재해 있다. 그 중에 카마르라는 무명 시인이 있었다. 그는 교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시를 쓰고 있다. 카마르는 고민에 빠졌다. 타고르처럼 인류에게 영감
거기에 죽음의 골목이 있었다. 2022년 10월 29일 밤 10시 15분경 이태원 해밀톤호텔 옆 골목은 삽시간에 죽음의 공간으로 변했다.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갑자기 사라진 배들처럼 그 시각 그 골목에 들어선 젊은이들이 허망하게 짧은 생을 마감했다. 애달프고도 애달픈 일이 아닐 수 없다.어디선가 미사일이 날라와 폭발한 것도 아니고, 누군가의 테러로 일어난 사고도 아니었다. 비행기에 탔다가 불시착한 사고도 아니고, 지진이 일어나 땅이 무너진 것도 아니었다. 압사였다. 경사진 좁은 골목에 사람들이 밀집하여 일어난 사고였다.대부분 10대와
모리 국장이 이시하라 의원을 예방한 것은 바로 인도 예언가 카마르의 기사가 난 다음날이었다. 모리 국장으로부터 동북아재단 보고서와 순스케의 영계 통신 결과를 보고받은 이시하라는 눈살을 찌푸리긴 했지만 모리에게 짜증을 내지는 않았다. 동북아 보고서에는 마쓰다가 보고한 내용과 더불어 어제 신문에 실린 카마르의 예언과 그에 대한 분석이 별첨으로 첨부되어 있었다. "그럼 이 두 종류의 예언 중 하나는 맞고 다른 하나는 틀렸다는 말인데 모리 국장은 어느 예언이 더 신빙성이 있어 보이는가?"속이 들여다보이는 뻔한 질문이지만 이시하라로서는 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