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도저히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북한을 탈출한 2002년 6월이었다.아직 완전히 추위가 가셔지지 않은 북방의 6월이었지만 그래도 초여름이라고 길 옆의 굶어 죽은 시체들에서는 냄새가 진동하였다. 나는 중국에 돈벌이라도 하려고 몇몇 사람들과 함께 북중 국경을 넘게 되었다. 30대 초반의 함경북도 연사에서 온 여성 , 17세의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아가씨 한명, 해산 날자가 되어오는 듯 한 아주머니, 그리고 나 이렇게 여성 4명과 길을 안내해주는 브로커 남성 3명이 우리의 일행이었다. 처음 계획에는 6시에 출발하여 8시 경에 두만강
태양과 달과 별이 웃는다.하늘아래 자연만물도 웃는다.하지만 내 마음을 들여다보니어둡고 음습한 기운이 감돈다.정신과 영혼이 맑고 밝지 못하고욕심과 욕망이 심신을 지배하기에마음과 몸이 침체되어 처지는 거다. 다스리고 또 다스리려 했지만나는 나를 넘지 못한 거다.심신을 닦고 조이며 수양했지만말짱 헛짓거리 한 거다.외부 자연환경과 사람까지도항상 그대로이지만나의 저급한 변덕이나를 더 괴롭힌 거다.그래서이 모양 이 꼴로 사는 거다. 난 낮에는 태양 빛을 받고밤에는 별과 달빛을 받는다.난 그들의 빛으로 살아간다.또한 천지간에 가득한 자연만물을친
탄핵총선 선거혁명촛불 밝히고 귀가하는 길 하늘에빛나는 상현달 떴네. 2017년초 어느날에도저녁 하늘에 홀연히 떠서광화문 광장의 촛불과 조응하며탄핵승리의 서광을 비추던 달. 달이야 달마다 여러 모양으로 하늘에 뜨는 거지만 혁명처럼 엄중한 역사적 고비에불현듯 눈에 띄어 영혼을 사로잡는 상현달은상서로운 국운의 징표가 아닐까? 3년씩이나, 5년씩이나 계속될 듯 했던거악의 강철 부러지고 흔들리면서도 다시 타오르는 촛불이 승리하는 날,의로운 고래심줄들이세상의 중심 되는 날,바로 그 열망. 완연히 구름 제치고 나온휘영청 상현달빛이 밝혀 준다.(
소쩍새는 밤에만 우는가 박 명 수(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소쩍새는 밤에만 우는 줄 알았다심장 속에 타다 남은 연기로 피어 이루지 못한 꿈을 향해 나선 나그네 가슴은 굽어 머리가 땅을 향하고등은 새우등처럼 휘어진 채 밤을 낮 삼아 허우적거리며 걸어간다 소쩍새는 밤에만 우는 줄 알았다찌르라기 풀벌레 종일토록 노래하는 것도 매운 연기에 게슴츠레 실눈 뜨고 바라보는 외로움으로이른 아침 풀잎에 매달린 투명한 이슬 통과하여 나에게 너를 비추어 나를 바라보는 일상이 된다 소쩍새는 밤에만 우는 줄 알았다까맣게 붙인 속 눈썹이 까치 날개가 되어
생거진천은 살아서는 산과 물이 맑아 살기 좋다는 뜻이고, 죽어서는 사거용인(死居龍仁) 산세가 순수하여 용인이 좋다고 하는 모양이다. 이 집은 옛날에는 부촌임에 틀림없다. 안채는 기와로 만들고 뒤채는 양철지붕에 색깔도 칠하고 뾰족하게 지붕 장식도 만들어 놓았다.도로명 주소도 또렷이 걸려 있고 옛 추억이 솔솔 풍기는 정겨운 고향 집이다. 돌담과 장작더미가 울타리를 대신해 주는 아름다운 집 생거진천이다.편집: 최호진 객원편집위원
자신을 불태워 어둠을 밝히는촛불같은 사람들이 있어세상은 빛을 잃지않고광명의 길을 걷네.연꽃처럼 타오르는 불꽃아름다워라.고요하고 경건하여라.자기를 낮추고 또 낮추며밤새 몸을 사르고바닥에 이르러마지막 불심지 꺼지는 순간한 줄기 연기로 사라지는 불꽃스스로의 뜨거움에눈물로 녹아가녀린 심지를 적시며어둠을 휘감아 타오르는소신공양, 승화두 손 모아 합장하는내 가슴에도뜨거운 눈물이 흘러모은 두 손바닥불꽃으로 타오르다. 편집 : 조형식 편집위원
아침에 나팔꽃은 봉오리가 활짝 피어모두를 환영하듯 여릿한 바람에 살랑살랑알게 모르게 살랑살랑하며나지막이 웃음을 띱니다.아침에 나팔꽃은 봉오리가 활짝 피어모두를 환영합니다.그 누구를 위해 피어난 건 아니지만저절로 나팔꽃을 향해주는 관심자에게꽃이 활짝 피어아침을 마주하는 기쁨을 줍니다, 환영한다고보는 이는 시나브로 입가에 미소 지어지며 웃음 머금게 됩니다.나팔꽃도 기쁜 듯 연분홍 꽃잎이 빛을 발하며 아리따운 자태를 고고히 뽐내며스스로 기쁨에 빠지게 됩니다.아침에 나팔꽃은 기쁨의 상징입니다.희망찬 아침의 예고자입니다.저녁이 되면 내일 아
그래도넌 원한다면걸을수도 먹을수도하고픈것 다하잖니세상떠나 형편딱해거리든지 맘이멀어하고파도 맘뿐인놈쌀쌀하고 허기질때전화마저 안받는곳낯선데서 그놈생각 편집 : 김인수 객원편집위원
또다시온 서귀포의아꼽다할 작은비트선인장도 말라죽고오샘가고 이샘떠나남은그들 남인듯이이저그요 결국타향가깝잖고 멋이그득붉은열매 먼나무만힘을내요 으랏차차 편집 : 김인수 객원편집위원
꽃들이 무성한 창가에는 누군가의 손길이 거쳐 간 흔적이 있다.옛날에는 건설 자재가 귀해서 양철지붕을 많이 사용하였다.'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라는 영화도 있었지. 비가 올 때면 빗소리가 요란하게 양철을 때리는그런 옛이야기가 생각이 난다.그림 소재에 얽힌 잡다한 추억이 정리가 되듯 아름답다. 편집: 최호진 객원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장
오늘 수업은 승용차이다. 작년에 운전면허증을 반납하고 무척 아쉬워했는데 이 자동차가 내게 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알았으면 면허증이라도 살려 둘 걸 아직도 아쉽다, 자동차 그리기에는 옆면과 뒷면, 앞면의 수 순이 있다. 지금까지 수업 중에 가장 힘들게 그렸다.색의 조화는 늘 탐스럽게 만드는 신의 조화처럼 샘을 닮고 싶다. 편집: 최호진객원 편집위원
고향 없는 철새 박명수(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철새는 고향이 따로 없다비행 중에 날개를 쉬는 곳영양을 채우고 몸을 추스르는 곳날아가는 그곳이 철새들 고향 그저 보이면 보이는 대로 마음 두지 않는다생각이 가는 대로다시 떠날 준비로 허허롭다 주목하지 않는다귀한 손님이라 대접한들그 손님 손사래 치고 반가운 언어조차 기억하지 않는다 좁쌀만 한 이야기로날이 새고 날이 지는 세상들에철새의 동공은 높은 하늘에 닿아둥지를 두게 된 시공간이 그의 고향 편집: 박명수 객원편집위원
2월 24일 의정부 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의항독사업회), 경기문화재단에서 주최한 경기북부 역사탐방에 참석한 청소년들이 보고 느낀 감상을 소개한다. "이라는 의미 있는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선조들의 숭고한 희생과 넋을 기리며 3.1절의 의미를 다시 새겨보고자 하는 목적으로 의정부에서 시작해 경기북부 일대에 알려지지 않은 3.1만세운동터에 방문하였습니다.금오동3.1만세운동 시위지, 자일동3.1만세운동 시위지, 포천 왕방산의병전투지, 소요산 독립유공자추모비, 양주
내가 태어난 곳은 우리 대한민국에서 제일 추운 곳, 백두산 기슭의 개마고원 대홍단이다. 봄이면 철쭉꽃 피어나고 8월이면 하얀 감자꽃 만발한 대홍단은 추운 고원지대의 특성상 감자 농사밖에 지을 수 없는 척박한 곳이다. 김정일 시대에서 북한 주민들을 배불리 먹이기 위하여 '감자 농사로 혁명을 일으킨다'는 구호는 말로만 끝난 시나리오였고 거짓말 선전이었다. 지금도 잊히지 않는 98년 11월 말, 그 해 감자 농사 혁명의 ‘방침’을 실현한다며 김정일은 10년 넘게 군사복무를 마친 제대군인 천명을 대홍단에 집단 배치하였다.영하 30도의 추운
4월 총선에 대비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대단히 활발하다. 어둠의 두께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시대라고 전국민 오천만이 한결같이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지난 2~3년 전 선진국 대열에 당당히 입성한 이 조그만 나라가 만년의 역사 앞에 창망히 망하느냐 다시 일어서느냐 절체절명의 기로에 있기 때문이다.지난 7월 중순 경부터 거의 반 년에 걸쳐 다른 백년 명예 이사장과 문화공간. 온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포름을 실시한 결과다.당시 민주당 혁신위원장으로 지명 받고 9시간 만에 하차한 이래경 박사를 초청 , 시민과의 열
자맥질 박명수(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신우대 이파리 바람에 나풀거리는 날 지나가던 노랑나비 숲길을 따라나선다사냥하던 멧비둘기가 인기척에 놀라 둥지를 비워둔 채 공중으로 자맥질한다 도시인은 눈 비비고 일어나 밤을 맞고손발이 무거워 등이 휘도록 하루를 낚는다 쏟아지는 태양은 별 뒤에서 쉬고 어부는 늦은 밤 공간에 시간을 낚는데낚이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어부들이다 홍수로 자동차가 떠내려가는 새벽녘 꾼 꿈에 탈출하여 지금 살아있는 다행스런 현실에서 개운치 않은 것은 여전히 파도에 맡겨놓은 가마우치가 되어 세상을 자맥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60세 아이로 태어난 사람아이야날 좀 봐다오아이야날 좀 보고 웃어주렴아이야내 손을 좀 잡아다오아이야그래 잠자는 널 보면 세상 시름 다 잊게 되고 허망 같은 삶도 꽃피는 춘삼월같이 밝기만 하구나안녕하세요. 세상 모든 분들에게 잘지내시는지 안부를 묻고 싶은 날들입니다. 모두 잘지내십니까? 저는 어쩌다 네팔말이 되어 네팔사람과 결혼도 하고 이런저런 벅찬 활동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난 설 연휴 마지막 날에는 네팔에 막내 처제 결혼식이 있어 네팔에 갔다 왔습니다. 4박 5일 짧은 일정임에도 네팔국영방송 인터뷰 요청이 와서 지난 201
여행 가방이 구석에 비치된 객실 마루에 냥이가 앉아 있다. 냥이의 얼굴은 안 보이지만 신기한 눈빛으로 감나무와 빨래가 널려 있는 빨랫줄의 붉은색 옷을 쳐다 보는지, 아니면 감이 예쁘게 매달려 있는 열매를 보는지, 혹은 주인을 기다리는지 알 수 없지만 슬픈 표정일 거라는 상상이 든다. 구례 어느 민박집의 풍경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멋진 그림이다.* 고양이 그리기몸통은 머리 부분의 3배 정도로 한다.용마루와 내림 , 숫기와와 암기와를 버선코 모양으로 하되 숫기와 1장당 암기와는 2매가 소요된다. 그림에서는 표현이 안 됐지만 멀리 산도
꽃이면 됐지이름 알아 무엇하랴봄엔 봄꽃 여름엔 여름꽃가을엔 가을꽃 겨울에는 겨울꽃시덥잖은 낯꽃으로 꽃숭어리만 찾지 마라.꽃이면 됐지이름 몰라 푸념하랴?들엔 들꽃 산엔 산꽃풀엔 풀꽃 나무에는 나무꽃낫값도 못하는 주제에 저승꽃이라 괘념 마라.별꽃 달꽃 해꽃이어디 값을 달라 하고물꽃 불꽃 바람꽃이언제 꽃이라고 유세하더냐?아서라, 가시내 살꽃 찢어지는 우음소리나 여겨들으라.꽃이라고 다 꽃이랴 허투루 재지 마라두릿두릿 빗뜨지 말고 되작되작 들추지 마라꽃이 없는 민꽃 있고 열매 없는 헛꽃 있고썩은 갱목 동발꽃도 쓰임새가 요긴하다만이글거리는 숫
봄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엄혹한 겨울을 피해멀리 남녁으로 피신했던 태양이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고차질없이 쉬지않고 북진해야비로소 가까스로 봄은 온다.지난 봄이 어김없이 왔으니이번 봄도 반드시 오리라고 누가 쉽게 말하랴.기울어진 지구의 등 위를계획된 선상에서 이탈하지 않고아득한 항해를 참아내야봄은 마침내 북상한다. 누구나 저절로 봄을 맞는 것은 이니다.변덕스런 겨울의갑작스런 영하의 곤두박질 히스테리에무너지지 않아야 봄을 본다.뇌졸중 뇌경색에 쓰러지지 않고목숨을 보전해야 찬란한 새봄을 만난다.저절로 오는 봄이라면 무엇이 걱정일까.태
시장으로 가는지 집으로 가는지 모르겠다.태국에서는 코끼리 타보기인도에서는 낙타 사막 가기몽골에서는 승마하기이 중에서 경험한 바로는 코끼리가 가장 크고 가장 온순하다.이런 경험으로 볼 때 가장 충격이 작고 안전한 코끼리이다.뚜벅뚜벅 걷는 발디딤이 안전한 것 같다. 이 코끼리를 그리면서 어른 코끼리보다 아기코끼리가 주름이 많다.발육 중이라 그런지 모르겠다.내가 그렸지만 엉덩이를 툭 쓰다듬고 싶은 충격을 느꼈다.
고향 누군가 내게 고향을 묻는다면고향은 내게 어떤 의미였을까떠올려보면 친할머니댁 충청도 예산그곳에는 나의 친할머니 친할아버지가 계셨다.겨울그곳에 가면누렇게 군불 때 변해버린 아랫목 장판으로추우니 어서 이리 오라고 하시던오느라 추워서 볼이 빨개진 손녀를 향해서손짓하시던 내 할머니벽장에서 약과와 엿을 내려어린 내 손에 쥐여주시던 내 할머니두꺼운 목화 공단 이불을 끄시며오느라 추웠을 손녀를덮어주시던 우리 친할머니서울 대도시에서 태어나 겨울 방학이 되면친구들과 스케이트 가방 들고 한강 스케이트장 동네 스케이트장 다녔던 기억들과 지나간 추억
살아간다는 것(2) 박명수(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살아간다는 것은 마음입니다살아간다는 것은 단지 생명을 호흡하는 것이 아니라호흡 위에 마음을 포개는 작업입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희망입니다살아간다는 것은육신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움직이는 육신에 희망을 얹는 것입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도전입니다살아간다는 것은해를 거듭하는 일상이 아니라매듭 같은 해를 엮는 엄숙한 도전입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연어입니다살아간다는 것은 물살에 떠밀려간 변명이 아니라몸 부딪쳐 생명으로 바꾸는 연어입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기적입니다살아간다는 것은 오늘이 되면 누구
앙상한 도시의 소나무 숲에 약간의 수채화 물감으로 채색하였더니 도시가 한층 살아 숨 쉬는 느낌이 든다.근간에는 어반 스케치에 물감으로 채색하는 기법이 도입되어 일부분 채색하는 것이 유행이다. 따뜻한 봄이 오면 야외 스케치를 떠난다고 한다. 복사꽃이 피는 곳으로일지 강가의 버들강아지가 피는 곳으로 갈지는 모르지만, 오늘 밤 이젤을 안고 자는 꿈을 꾸지 않을까 조심스럽다. 편집: 최호진 객원편집위원
봄이 왔습니다!봄이 왔어요.우리 모두의 어머니 대지께서포근한 온기로 만물을 덥혀주시니생명의 싹들이 돋아나고 있습니다.설 쇠고 산책길을 나섰는데집 주위 이곳저곳에이미 봄이 와 있지 뭡니까?얼마나 신기하고 놀랍든지...나만 몰랐을까요?그러고 보니바람이 유난히 훈훈하였습니다. 잠자던 싹들이살랑살랑 봄바람을 맞이하더니더 이상 참지 못하고더는 기다릴 수 없다면서얼굴을 쑥 내민 것입니다.‘나 여기 있다’ 하면서요.싱그럽고 귀여운 그 모습어찌 반갑고 기쁘지 않겠습니까?두 팔 벌려 온 가슴으로 힘껏 안았습니다.으스러지도록 말입니다.하지만 다치지
그림을 그리다 보면 소나무를 접하는 경우가 있다. 소나무 잎을 네 가닥으로 그리면서 솔방울이 생겨나는 신기한 섭리를 배운다.소나무의 껍질을 자연스럽게 한 부분만 그려 넣는 기법도 귀중한 포인트이다.소나무 앞에 아파트를 그려 넣는 정겨움도 어반 스켓치 테크닉의 일부이다. 자그마한 표적물도 그림 구성에 필요하면 과감하게 삽입하거나 지워 버리는 칼 같은 기술도 배운다.원래 소나무의 태생적 모습이 도심 속에서 자라면서 기후와 생태계의 변화로 늘어져야 할 줄기가 꼿꼿하게 성장하기도 한다. 변화가 있으나 약간의 조화로 그려 나가는 방법이 도입
부레 없는 물고기 박명수(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거친 바람에핏빛 상처 송진을 머금고맨살 드러낸 꺾인 솔가지 손톱 밑에 박힌 장미 가시보다 쓰리다 오뉴월 뙤약볕에속살을 꼬집는 바람 한 올도때로는 천둥 같은 위력으로적막한 바다 동공을 여는 눈물이 되어간다 우물 벽을 지키는 이끼 일상 매일처럼 우물 안을 드나드는 두레박만 멍하니 바라볼 뿐새벽닭 울음 몰라줘도 하늘만을 고집한다 물을 머금은 물고기부레 없이 물에 익사하는 날귀가 열려 닭 우는 소리 들리고입술 부르틀 때까지 노래하는 날 찾아온다 부러진 솔가지단단히 잠가버린 가슴속우물 밖 꿈
집에 머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집은 편안하고 안락하며, 그 누구도 의식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자신만의 생각에 잠길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 속에서 그는 아련한 과거에 대한 회상에 잠길 수도 있고, 무한한 미래를 향한 꿈을 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문득 그는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 자신이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세상을 구경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 미지의 세상을 엿보며 미처 몰랐던 생의 기쁨을 맛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아내의 환갑 기
쌍문동 외할머니집 박명수(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지하철 4호선 노약자석 할머니 엷은 미소에 익숙할 무렵 뻘쭘한 손주는쌍문역을 내려 외할머니집 가요 케이티엑스 호남선을 달려싱싱한 청계 알로 익숙한 손주는 역사가 되고시골 할머니 집 꼬꼬가 살아요 탑골공원 방황 둘러 입은 낙엽 들어가길 주저하는 황혼공원에 푸른 봄이 찾으면새싹을 꿈꾸던 햇빛으로 만나요 낙원상가 악기점깔고 앉은 공원 서둘러빠져나온 조율 음악 노곤한 겨울 부추기면주름진 웃음으로도 눈이 부셔요 춘백 망울 웃고개나리 부산 떨고산수유가 밝히는 날다섯 살배기 손주는 봄볕 화려한
아이가 잔다평화가 깃든 아이의 얼굴에는수많은 답이 보인다그냥 그대로 두어야할 세상도 보이고그냥 바라만 보아도 좋을 세상도 있다가끔은 슬피우는 새가끔은 멈출 줄 모르는 격정아이가 자고 아이가 운다아이가 준 아빠라는 이름과아이가 준 엄마라는 이름에부부는 더없이 감사하며벅찬 일상의 축복이 고맙다아이가 꽃피우는 밤우리 부부는 야근을 함께하는 동료가 되어 노동의 즐거움에 빠진다세상과 우주를 품고 웃는 아이따라세상과 우주를 다시 품는 법을 익히는 철지난 부모의 제 때 같은 날들이우리 부부를 웃게 한다고맙구나 아이야네가 오지 않았다면 몰랐을 이
친구여!햇빛이 밝게 비추이고햇볕을 받아 따뜻하고 포근한 내 초막에보고 싶다고 불현듯 찾아온다는 朋友! 봄이여!소식도 기별도 없었는데어느새 내 곁에 다가와서싱그러운 향기로 날 깨우는 春風! 춘풍을 타고 붕우가 오신다니이 얼마나 기쁘고 신나는 일인가?내 그들과 더불어 즐겁게 놀아보리라 하늘에 흐르는 구름도 신이 났고천지간을 휘도는 바람도 흥이 났으며온 땅위의 풀나무와 새들도 즐거워춤추고 노래하지 않는가? 내 어찌 가만히 있을 손가?그들과 함께 어우러져이 아름다운 정경에 흠뻑 젖어온 몸으로 노래하고 춤추며 즐기리라 편집 : 김태평 객원편
더 이상 죽이지 마라- 고 이선균 배우 죽음의 진상을 요구하며권말선왕(王) 놀음에 빠진 윤석열은 그 위에 칼을 꽂고피 묻은 손가락 마구 휘저으며 지시했다“특검이니 무능이니 지겹다, 여론을 돌려라!”검찰과 경찰은 왕을 따라 그 위에 칼을 꽂고피 묻은 법복 휘날리며 마구 달려갔다“왕과 왕비는 착하다, 알만한 누군가가 바로 마녀다!”언론입네 하는 자들도 검경을 따라 그 위에 칼을 꽂고피 묻은 펜으로 마구 지껄였다“왕과 검찰, 경찰의 말씀이 다 옳다!”그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혹은 하지 않았는지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