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당신이 버린 쓰레기 숲으로 바다로 돌진합니다.화들짝 놀란 바이러스 인간 세상으로 짓쳐들어고요. 편집 : 김시열 객원편집위원
나를 어디까지 몰아붙일 거냐? 편집 : 김시열 객원편집위원
잿빛 콘크리트 빌딩으로 에워싸고, 숲으로 가야할 나무 갈 길을가로 막은 나와 당신이, 코로나를 불러오진 않았을까.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인간과 자연'이란 말은 성립할 수 있을까요?인간도 자연일 뿐인데요. 저깟 물에 잠기는 조막만한 빌딩 문명 내세워 자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곳에 이름 올려 놓고 맞먹다니요.그 오만 속으로 코로나19 깃들진 않았는지, 톺아 볼 일입니다.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경비원 갑질 취급주의청소부 유령 취급주의택배는 짐짝 취급주의아동은 학대 취급주의이주민 단속 취급주의노동자 죽음 취급주의 이골난 을들 취급주의당신은 어떤 취급주의?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숲속 동물들 모여 머리를 맞댑니다.숲에 사는 길짐승과 날짐승 가운데 누가 인간학교로 전학 갈지 뽑는 자리죠.새끼 인간-어린이-이 다니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고 어떤 버릇이 있는지 알아서인간들과 사이좋게 지내려고요. (인간들은 그동안 숲과 동물을 너무 못살게 굴어 코로나19가왔을지도 모른다며 반성하는 뜻에서 동물 친구들을 ‘특별히’ 초대했다고 밝혔다는군요.)붙임성 좋고 신중한, 늑대아주 먼 옛날 인간 마을로 내려간 돼지 사촌, 멧돼지남 말 잘 옮기고 떠들기 좋아하는, 직박구리세 동무가 뽑혔습니다. 물푸레나무 타고 사람 세상으
일하다 죽지않게, 차별받지 않게!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암은 찬 것을 좋아한다."항암치료 받을 때 찬물 마시면 고기 구울 때 쓰는 호일을 꾸겨서 억지로 삼킨 것 같은 고통을 느낀다. 독한 치료제로 약해진 피부조직이 감당을 못해서 그렇다. "찬 물이나 찬 음식을 피하고 운동으로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라"고 말한다.운동으로 몸을 덥히면 암세포가 자라고 번지는 것을 누르고 막아준단다. 암세포를 몸에 지닌 사람들한테 들은 이야기다. 치료를 받으면서 의사들한테 들은 설명 보다 암환자들한테 들은 정보가 훨씬 많다. 의사들은 (치료과정에 오는 부작용이나 약에 대해서) 묻는 말만 답한다. 텔레비전에
거리는 시민의식으로 깨끗할까요웃기죠? 날마다 줍고 쓸고 치우는 청소노동자 손길은 어떡하고요사람들 원하는 것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하고 집안에서 빠르고 편하게 받을 수 있는현실은 5G통신기술과 배달 플랫폼인지 나루터인지 잘난 과학 덕일까요얼척없죠? 택배노동자 총알 로켓 태워 밤잠 갉아먹고 점심밥 굶겨가며몸뚱이 짓이긴 건 어떡하고요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내일 중요한 일 있다. 일찍 잠자리에 든다. 집 탓일까. 잠이 안 온다. 이사 온 뒤 집을 고쳤는데 -방을 넓게 쓸 요량으로 방 안쪽으로 여닫는 문을 거실 쪽으로 여닫도록 방향을 바꿔 달았다 - 그 뒤로 문만 닫으면 문틈에 달라붙은 빛이 방으로 들어오지 못해 낑낑 울고불고 난리다. 문 네 귀퉁이를 광선검 같은 빛으로 후비면서 들오지 못해 안달이다. 큰일이다. 일찍 잠들어야 하는데. 내일 중요한 일 있다. 일찍 잠자리에 든다. 몸 탓일까. 잠이 안 온다. 아내와 딸은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는지 깔깔 웃음소리 드높다. 끙! 빛과 소리를
자본은 자본을 먹고, 자본은 자본에 갇히기도 하고 자본은 이 세상에 없는 허상이기도 하다. 오를 수 없는 욕망으로 당신을 옭아매는.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평생 자기 이름조차 갖지 못하고 떠나간 한 여자를 기립니다. 핏줄로 맺은 인연을 떠나 제게 잔잔하지만 울림 있는 가르침을 준 어른으로서 그니를 그리워하고 잊지 않으려 짧은 기억을 남깁니다. 남 앞에 나서거나 당신을 내세우기 싫어하는 성품인지라 제가 이렇게 글 쓰는 걸 아시면 괜한 짓 말라며 핀잔을 주셨을 겁니다. 1927년 경북 예천군 용문면 구렬 전주 이씨 이순행 님 셋째 딸로 태어난 이달녀. 친언니 이름으로 아흔셋 삶을 살다 지난 10월 24일 돌아가셨습니다. 달녀가 태어나기 이태 전 언니 달녀가 세상에 나왔지만, 돌림병으로 세
오랜만에 책을 샀다. ‘선량한 차별주의자’, 먼저 읽은 어떤 이가 꼭 읽어보라고 권했다. 밥 먹으면서 텔레비전 보면서 술 마시면서 흔히 말하고 듣는 차별을 이야기로 엮은 터라 내가 뱉은 말과 행동에 자연스럽게 빗대어 본다. 지은이는 여성이나 결혼이주여성,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장애자를 보기로 많이 들었는데. 나는 아버지가 떠오르고 노동자로 평생 살아갈 내 딸과 아들 조카들이 생각났다. 내가 노동자라서 (노동자들이) 선량하다고 믿는(믿었던) 내가 나도 모르게 노동자한테 차별하는 말이나 모습은 없었을까. 내가 쓰지 않았더라도 내 둘레
잊지 못할 날이다.몹쓸 놈을 만났다. 은평욘세병원. ‘유방암 판정 확진’ 통보. 건강검진에 포함된 MRI와 조직검사를 한 결과 유방암이 3기를 넘어 가슴뼈로까지 퍼졌다는 판정. 다음날 은평구청에서 연락이 왔다. 은평구 암환자로 등록되어 나와 내 남편과 아이들 심리안정치료와 도움말을 줄 1:1가정주치의를 배정하는데, 가까운 병원이나 평소 가족들을 치료해왔던 의사가 있다면 알려달란다.구청 보건소에서는 내가 살아온 동선을 따라 암을 일으킬 만한 요인이 있는지 모두조사에 들어간다는 통보서도 함께 보내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지난 5년
어린이어른 함께 모인 자리에서 이름 한자로 영어로만 쓴다 누군가는 까막눈 된다. 한 자리에서 했던 말 또 하고 자꾸 한다 누군가는 시간 빼앗긴다. 들어주는 사람 없는데도 혼자 5분 이상 말 이어간다 누군가를 불편하게 몰아간다. 몰라도 되는 말 듣기 어려운 말만 골라서 쓴다 누군가는 ‘말하기’를 어렵게 생각한다. 사람 말과 그 사람 행동이 조금도 어울리지 않아 누군가는 어떤 이가 말할 때 ‘거짓말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하지. 원치 않는 말로 가르치려 든다 누군가는 사람 만나는 것을 싫어한다. 혼자 아퀴 짓고 누구를(어떤 자리를) 자꾸
꽃은어김없이 피는 믿음 있습니다꽃은가늠할 수 없는 자리에 제 한 몸 세우는 결기 있습니다꽃은시시껄렁한 말 재우치는 눈빛, 끄떡 않는 뚝심 있습니다꽃은너와 나 경계 허무는 웃음 있지요 꽃은 있고나는 없고 그래서죠끊임없는 곁눈질로 마음으로 동동걸음으로 따라나서는꽃길 한뉘 작다고예쁘다고앙증맞다고아름답다고그렇고 그런 말로는 담을 수 없는 꽃은당신은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만일 많은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을 모두 알 수 있고 우리가 원하는 방법으로 이끌 수 있도록 그들을 에워쌀 수 있다면. 그들 행동과 사람 관계 생활환경 모두를 확인하고 그 어느 것도 우리 감시에서 벗어나거나 (우리들) 뜻에 어긋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면. 이것은 ‘나라’가 여러 주요 목적에 쓸 수 있는 정말 쓸모 있고 효력 있는 도구임에 틀림없다." ㅡ 1791년 제레미 벤덤이 고안한 둥근 감옥, 파놉티콘 ㅡ죄수들 마음에 ‘감시받는다’는 생각을 깊이 뿌리 내리게 하여, 감시자가 있든 없든 스스로를 지켜보고 억압한다.
. ①고기 보고 환장하기대한민국은 고기만 보면 환장하는 나라다.우는 아이도 ‘고기’라고 외치면 눈가에 반짝반짝 윤기 별같이 흘러내리고 울음은 저 멀리 물러난다. 티브이 연예 프로그램 게임에 상으로 고기라도 걸리는 날이면 죽자 살자 달려들어 한우에 등심에 돼지고기에 항정살에 갖은 부위 붉은 살 한 점 얻기 위해 눈에 핏발 세운다. 고기 못 먹는 가난한 나라도 아닌데, 왜 이럴까.고기 외에는 당장 손에 쥘 것이 마땅치 않아서일까? 학벌은 가진 자들이 다 움켜쥐었고, 돈은 재벌 일가처럼 대대손손 회장 자리 물려받은 자들 손아귀에 머물고,
“개 구충제 펜벤다졸을 먹고 암을 고쳤다.개 구충제라도 먹고 말기암을 극복해보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개 구충제를 먹겠다.”외국 유튜브에는 벌써 돌고 돈 이야기라는데 드디어 우리나라도 터졌다. 에스엔에스에 올린 폐암 말기환자인 어느 연예인 글이 암환자들 눈길을 잡아당기고 사람들 호기심을 이끈다. 의사와 과학자들은 바로 반격에 나선다. 과학을 바탕으로 한 근거가 없다, 개한테 쓰이는 구충제일 뿐이지 사람한테 효과가 있는지 부작용이 있는지 전혀 밝혀지지 않았다, 효과는커녕 아주 심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개가 사람처럼
더펄더펄 봄해롱해롱 봄둥개둥개 봄배쫑배쫑 봄붐빠붐빠 봄자박자박 봄 실컷봐도 곰비임비피어나는 봄봄보로봄 봄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죽어도 공은 못 차고 '축구만 차는' 사람그럼에도 하나면 넉넉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 다는 사람역 '전' 앞에서 만나면 역 앞 보다 어김없다고 믿는 사람나는 밝히지 않고 나 같은 '경우'만 밝히는 사람법으로 해결 못하고 법'적'으로 해결하려는 사람내가 글쓴이인데 '필자'만 내세우는 사람좋은 날 보내지 못하고 좋은 날 '되자고' 억지 쓰는 사람새해엔 무심하고 '신년'이라고 달뜨는 사람설날이 뭐 어째? '구정
말밥땀해달별풀똥땅물숨 참된 것은낱자로도 오롯하다군더더기 없지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하늘 나라에 무슨 일 생긴 게 틀림없다.옛날 같으면 폴폴 싸락싸락 펄펄...새침데기 하얀 얼굴 몇 번은비췄을텐데. 쒸이, 전화도 안받고...언제 오실라꼬. 시얄 들창코쳐든 하늘바라기에, 깔깔깔 그예 참지 못하고 터뜨린 배풍등바알간 웃음만 와르르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전단지는새 해에 달 끝에 돈 들어갈 곳 많은 걸 어떻게 알고집안에 잇달아 줄선 행사 피곤한 인생이란 걸 누구한테 듣고선이사 입학 결혼 개업 병원 장례... 시간 마디마디 마다 잊지 말고찾아오라는 손짓 잊지 않는다 왜 기죽나왜 없이 사나왜 빠른 길 놔두고 가만있나아침마다 내 발치에 엎드려 꼭꼭 지르밟아 힘이 되라고필요할 때는 그저 전화만 걸면 바로 달려온다고 1등 국민만을 위한 일 금융권, 2등 국민을 위한 이 금융권품어주지도 않을 1 2금융 가당찮을 3 4류 삶들이 왜 기다려그깟 자동차 귀금속 원룸 여성 자영업자 각서 한 장이면까짓
12월31일 1월1일 너희들 너무 하는 거 아냐너무 분에 넘치는 눈길 받는 것 아니냐고너희 받쳐주는 363일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닌 주제에 우리는 너나없이 잘난 하루인걸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봉산졸린 눈 번쩍 치켜뜨고산허리 흘러내리는 햇살 바람 그대 발소리 간동하게간추려 새초롬한 비녀 하나 꽂은 날. 끄응어디선가 여름 돌아앉는 소리 들려왔지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2018년 8월. 암 판정 받은 날.뜨거운 불덩이 안고 병원 가는 길, 더위 조금도 느낄 수 없었어. '잘 먹고, 많이 걷고, 자주 웃으라.'는 뻔한 말은 별 감흥 없이 쇳덩이 같이 무거운 내 마음에 부딪혀 쟁그랑쟁쟁 산산조각 났지. 아침에 일어나면 나와 이어져있던 단단한 인연의 밧줄 하나 둘 툭툭 끊어져 나가고, 가지런하던 시간은 제멋대로 공중에 붕붕 떠다녔어. 그해 여름가을이 그렇게 흘러갔지. 겨울 들어서자 잊어버린 '느낌' 돌아오고 세상 보이기 시작했어. 눈물 마르고
멀다빗줄기처럼 금그어 놓은선 넘어 먹을 것 찾기까지 이 선은 정규직 먹이터저 선이 비정규직 이삭줍는 곳그 선 넘으면 귀족노조윗 선 건들면 업무방해 멀고 멀다저 선 걷어내고따뜻한 밥 한 끼 받기까지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그때 8.15해방 함성에 숨어버린부일폭력배 정상모리배 조선인 사냥 인간 말종들어영부영 묻어두고슬금슬금 숨겨주고이제됐다 넘어가자 그때 5.18피바람으로 돌아왔지정치인으로 재벌로 언론인으로 빨갱이 사냥 인간 말종들무엇보다 개발수출참아야해 경제안정어쩔꺼냐 일자린데 다시 8.15해방 함성 그날처럼부일폭력배 정상모리배 역사 사냥 인간 말종들하나하나 건져올려감옥살이 망신살이남김없이 몰아내면 다시 5.18맑은 바람 널리 불어차별 모멸 증오 개발 왜곡 부추기는 사람자연 사냥 인간 말종들‘무엇보다’ 필요없어‘참아야해’ 누굴위해‘어쩔꺼냐’ 내가주인
굳어가지 말자. 아침마다 품는 내 바람이야.몸이며 마음이며 부드럽고 유연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으련만, 나는 지금 잔뜩 겁먹고 딱딱 굳어가고 있어. 숲길 걸으며 기도 올리지. 내 몸 한 자리 차지한 암세포 화난 인상 풀고 조용히 내 몸 떠나주길. 이 곳 저 곳 옮겨 다니지 말고 한 곳에 얌전히 머물다 떠나주길. 제발 간절히 빌지. 몸 굳으면 숨소리도 거칠어져.수풀(수+ㅁ)+(푸+ㄹ), 숲은 고요히 '숨 쉬는 풀' 있어서 -숲-일까. 만물이 얼어붙은 겨울 숲 둘러봐도 인간 세상처럼 냉골에 갇혀 저 홀로 죽어가는 일이라곤
함께 또 따로!수풀 있어 나무 치솟고, 나무 있어 수풀 우거졌다. 키 큰 나무들 제 힘껏 이파리 벌려 하늘 독판치지 않아. 오를수록 듬성듬성 이파리 솎아 발치 아래 옹기종기 모여있는 키 작은 나무며 땅바닥 기는 풀들과 햇빛과 바람 고루 나누지. 숲속 나무들, 저마다 이름값 덩치값 하지.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생태 -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저마다 '살아가는 꼴'을 존중하자는 게지. 따로 뭐 거창한 뜻이 있을리 없어. 너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배움 얕은 나는 그리 생각해. 은평구 봉산에서 만난 누룩뱀이야. 비 맞아서 몸 말리러 나왔더라고.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