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에 대자보를 붙이다/ 카멜레온 번개변신여사 김활란 -긴급 토론회 /누가 여성을 모욕하고 역사를 왜곡하는가- 4월 8일 이대앞 기자회견 이후 총선에서 김준혁 후보가 승리했지만 애당초 당선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기자회견을 했던 것이 아니므로 이 참에 김활란에 대한 역사왜곡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긴급토론회를 마련했다. 4월 18일 1시 프란체스코 회관 [김활란의 친일. 반여성 행위에 관한 긴급토론회/ 누가 여성을 모욕하고 역사를 왜곡하는가] 유튜버들의 관심이 높아 실시간 생중계되었다.
각혈(咯血)하듯이 살아오지는 않았지만 전쟁과 현대사의 파도를 넘나드는 역사의 소용돌이 한편에 나의 호흡도 품을 더했다. 산업역군으로도 36년의 세월 속에서 무명인이었지만 가족을 건사하고 사회의 한 귀퉁이에 벽돌 한 장 올렸다. 세상의 무수한 유혹과 탄식들에서 지켜진 나의 삶이 승자가 획득한 전리품이기보다 묵묵히 인생길을 걸어온 범인(凡人)의 열매이기를 바란다. 불과 며칠 전까지도 잔설(殘雪)이 산자락 끝에 홀연히 존재를 지키고 있어 우리는 지난 겨울의 이야기를 기억한다. 나의 인생도 사계절을 다 지나왔다. 얼마나 더, 붉은 진달래의
‘73학번 사회학 전공 고은광순 (’56학번 정치외교학과 은예* 조카) 총선과정에서 김준혁(수원 정)후보의 과거 발언(김활란의 친일행각과 미군의 환심을 사기 위한 이대생 활용)을 상대진영이 ‘성상납’ 단어를 사용하여 변조하여 크게 문제 삼았고 연일 장안의 화제가 되었습니다. 내 유년시절에 보았던 한 장의 사진이 떠올랐습니다. 큰이모가 넓은 잔디 언덕에 머리에 쪽배처럼 앞뒤로 긴 모자를 쓴 미군과 함께 나란히 앉아있고 그 주변에도 역시 군인과 여성이
■ 봄날의 향연, 사랑으로 충만한 유년시절1937년 영동에서 출생하고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 시절에 소읍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는 건 집안의 여건이 풍족했다는 반증이다. 학교 졸업후에 고향으로 내려왔다가 옥천에서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던 남편과 결혼을 했다. 시골 태생인 내가 서울 유학을 한 것은 순전히 외할아버지의 교육열과 외손녀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었다.2024년 우리나이로 88살이 되었다. 90년 가까이 살고있는 오늘이 나도 믿기지 않은 세월이다. 열세 살까지 동생이 없던 나는 중학교에 가서 여동생이 태어
김윤식, 김현, 염무웅은 한국 문단 내 문학 비평을 상징하는 인물들이다. 그러나 분단 현실을 배경으로 그들은 문인 ‘임화’를 보잘것없는 존재로 ‘악마화’했다. 특히 진보 문인을 대표하는 염무웅의 비판은 허구에 가깝다.문단 내 주류 평론가들은 ‘월북 문인’ 딱지도 모자라 ‘미 제국주의 스파이’라는 김일성 추종자들이 쓰는 용어로 낙인까지 자행했다. 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월북 인사’로 분류된 문인들이나 코뮤니스트들에 대한 연구가 햇빛을 보기 시작했다. 김윤식의 『임화 연구』(1989), 김용직의 『임화 문학 연구』(1991)는
군대도 안 갔다 온 대통령이 왜 이렇게 호전적인지. 전쟁 무서운지 모르고 전쟁으로 치닫는다.‘힘에 의한 평화’라며 미국 힘을 빌리는 것도 모자라 일본 힘에 70년 전 한국 전쟁에 참전했던 나라들의 힘까지 빌어다가 동족과 또 한판 전쟁을 벌이고 싶은 모양이다. 일 년에 수백 번씩 합동군사훈련을 해대고 수십 조를 미국 무기 사들이고 방위비로 써 가며 요란법석을 떠니 북인들 가만있을 수 있겠는가. 이미 미국에 수차례 속은 터라 꾸준히 개발해 온 핵무기의 위용이 대단한데 건드리면 가만 안 있겠단다. 외국에서 먼저 한반도에 핵전쟁 날 수 있
개코나 자유?-2탄 중국 정부 게시판 글 삭제에 대해서만 민감한 한국언론2023년 초부터 옥천군청 참여 마당(자유게시판)에 을 주제로 한 웹자보, 기사, 칼럼 등을 게시하고 있다. 그런데 담당 공무원은 현재까지 내가 게시한 280개 중 80%를 삭제했다. 옥천경찰서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고소했지만, 경찰의 통고는 ‘혐의없음’. 중국 정부의 게시물 삭제에 난리 치는 한국 언론의 생각이 궁금하다. 한국 정부가 내 나라에서 하는 똑같은 짓은 어찌 생각하는지. 과
■ 비상을 꿈꾸던 小邑(소읍)의 청년우리 고향은 복숭아 과수원이 유난히 탐스러웠던 곳이다. 유년시절에는 강청면에 살았는데 북숭아 농사를 많이 지었고 우리집도 예외는 아니었다. 봄에는 복숭아 꽃잎이 흐드러져 탄성을 자아냈는데 대문밖만 나가면 지천에 피어있는 복숭아 꽃 귀한 줄은 몰랐다. 곁에 있는 존재의 가치를 귀히 다루는 법을 그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다.그것이 마치 자연의 섭리인 양 고향마을도 그러했고 우리 식구에게도 늘 곁에만 있을 줄 알고 데면데면 했던 나를 반성하기도 한다.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면에서 잠시 일을 하다 경기도 포
여든여덟 해를 사는 동안 매순간 쓰러지고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하신 어르신. 이제는 넘어질 일도 일어설 일도 없으시다. 요양병원에 계신지 365일, 거동조차 어려운 여건이라 차라리 뼛속의 진액까지 빼내가면서 살던 시절이 그립다시던 이슬맺힌 눈동자를 기억한다. 어르신의 인생에도 우리 모두의 삶에도 힘이 되는 시 한 편 읊조려본다.바닷가에 매어둔작은 고깃배날마다 출렁거린다풍랑에 뒤집힐 때도 있다화사한날을 기다리고 있다머얼리 노를 저어나가서헤밍웨이의 바다와노인이 되어서중얼거리려고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된다고
지난해 11월 22일에 개봉한 『서울의 봄』이 새해 1월 3일 1,2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쿠데타를 꾀하는 전두광 정치군인들과 그에 맞서 분투하는 참군인들의 열연이 압권이다. 1979년 12·12 쿠데타는 해를 넘겨 전국으로 비상계엄을 확대한 80년 5·17 비상계엄으로 완성된다.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가장 길고 긴 쿠데타였던 셈이다.박정희 18년 군부독재를 끝내고 민주화를 열망하던 ‘서울의 봄’(1980년 3월~5월)은 영화 속 전두광 정치군인들의 교활한 사적 욕망으로 무참히 짓밟혔다. 비상계엄을 해제해야 마땅
평화운동하다 보면 다 알게 된다 평화운동, 통일운동 활동을 하는 시민들은 다 안다. 한반도를 둘러싼 분쟁에서 남쪽의 독재자들은 온갖 거짓, 선동과 조작으로 평화로 가는 길을 막아왔다는 것을. 그리고 그 배후에는 미국이 태산처럼 버티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분단 70년 속에 부귀를 거머쥔 피라미드 꼭대기를 차지한 부류들과 정확한 정보 부재로 판단력 없이 휘둘리는 일부 대중들은 그런 정부와 외세를 믿고 지지하며 역사의 진보를 막아선다. 탐욕은 그 힘이 세다. 그러니 상황 속에서 이득을 보는 탐욕스러운 자들에게 양심과 이성의 회복을 기대
깊은 뿌리를 내린 느티나무는 비바람에도 요동치치 않고 한결같이 곁을 내준다. 그리고 내내 기억된다. 박한약방, 65년이 넘은 그 터에 깊게 뿌리내린 약방과 원장님은 닮아 있었다. 65년 세월은 한약방 외벽에도 고스란히 담겼지만 세월의 흔적은 오히려 품위 있었다. 결이 거친 현관문을 열자 뜻밖의 낯선 장면에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졌다. 원장님과 사모님 두 분이 마늘을 까고 계신 모습이 마치 정겨운 수채화가 그려진 화첩을 넘기듯이 푸근했다. 원장님 부부는 청주 한약방과 사모님이 옥천의 여학교에 교사로 근무하셨던 추억을 못잊어 이원의 작은
(이종우 등장. 경북 소재 유명 대학 명예교수. 전 참여정부 청와대 정책실장)2030 : 반갑습니다. 요즘 부동산 문제 어떻게 보시나요.이종우 : 집값은 곧 땅값이지. 아파트의 콘크리트 가치는 기껏해야 1억에 불과하니까. 그런데 땅값이 너무 올랐어요. 한국 땅을 팔면 프랑스 땅을 여섯 번 살 수 있어요. 평당 가격만 비교하면 일본의 세배입니다.2030 : 이 사실도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종우 : 내가 믿을 만한 자료를 구입해서 확인했어요.2030 : 교수님은 문정권 초기에 이미 부동산 때문에 혁신성장이 안 된다고
(강중만 등장. 전북의 유명 대학 명예교수 '부동산약탈사회' 저자)2030 : 원휘용 주진영 발언 지켜보셨죠. 어떻게 생각하세요.강중만 : 신생아 대출, 무엇보다 발상이 사악합니다. 집값 폭등 때문에 주거비용이 높아졌는데요. 이 때문에 아이 안 낳겠다고 하니, 그러면 아이 낳으면 집 살 수 있게 도와주겠다는 것인데요. 이게 그럴듯하게 들린다면 속아 넘어가는 거에요. 청년들이 요구하는 건 집값 하락인데, 오히려 청년들을 이용해서 집값 하락을 막겠다는 속셈이거든.2030 : 그렇죠? 정말 기만적이지요. 선생님은 우리를 이해
■ 유년의 추억, 폐교된 능월국민학교근, 현대사를 관통한 세대인 나는 여덟 살 때 해방을 맞고 아홉 살에 능월국민학교에 입학했다. 아이울음소리 들어본 지가 가물가물한 시대를 만나 유년시절의 추억이 깃든 능월초등학교도 폐교가 되는 아쉬움을 안게 되었다. 능월국민학교가 신기리에 있을 때 학교에 다녔고 다시 근방으로 이전했다가 내내 자리를 지켰는데 폐교가 되어 오래전 학교 부지는 도로공사로 넘어갔다.우리 동네는 90년도까지만 해도 주민이 100여명 넘었는데 그 이후는 젊은이들이 사라지면서 지금은 70세가 동네에서 가장 젊은 사람이다. 말
하얀 모래사장에서 손가락 사이로 사르르 빠져나가던 모래알, 물에 잠겨 사라져간, 가슴으로 기억하는 고향, 하얀 가운을 입은 월남전의 간호보조원. 80세의 어머니가 지나온 날들에 이정표처럼 길을 안내하던 기억 조각들이다. 이제 어머니는 기억의 파편들을 모을 수 없다. 별이라도 달아드려야 하는 훈장 같은 날들이 계속 되던 우리의 작은 영웅이었던 어머니. 치매가 일상을 잠식해 가는 어머니. 기억은 사라지고 있지만 파병 의료지원단 시절의 애환이 박제되어 기억을 뛰어넘었다. 하얀 모래사장에 추억이 묻힌 추소리의 절경이 이제 눈에서 멀어지고
‘’나도 실향민이오, 우리 이서방들이 거의 다 떠나왔지“이대식면장님의 첫 마디였다. 고향을 북에 두고 온 분들만 실향민이 아니라 당신도 실향민이라고 누누이 강조하신다. 유년의 추억이 묻힌 고향마을이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눈에 선하다는 말을 떠올리시며 촉촉해진 눈에 고향 마을, 그리고 그 어머니, 아버지, 친구들까지 들어앉았다. 엊그제 모래사장에서 뛰어놀던 작은 남자아이가 여든 살 이라는 나이로 쏜살같이 달리고 있다. 어느새 흰머리가 가득하지만 살아온 지난날들이 부끄럽지 않으니 그것으로 족하다고 옅은 웃음으로 화답하셨다. 허나, 열
노익장이라는 말이 무색해진 인생의 겨울을 만났다. 엊그제 중학교 동창의 장례식장에 다녀오면서 쓸쓸한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65년 내내 친하게 지내던 동무들 8명이 모두 세상을 등졌다. 지금은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사는 내내 인생에 의문을 던지고 답하면서 살아왔지만 명쾌한 정답을 내려본 적이 없다. 그저 순리에 맡길 뿐.■ 마을이 수장되고, ‘김서방’들은 다 떠났다충주댐 수몰지구에 잠겨버린 유년의 기억은 코흘리개 다섯 살 꼬마 ‘김기태’가 전부다. 수몰되기 한참 전에 우리는 마음을 떠나왔다. 수몰후에는 ‘김서방’들
“세월따라 가는 거야” 89세 어머니의 인생 한 줄 평이다. 어머니의 사유에 반기를 들 수 없다. 살랑이는 가을바람, 따사로운 가을 햇살을 여든여덟 해 동안 마중하고 배웅하셨다. 계절이 드나드는 자연의 섭리를 통찰하셨고 주름도 훈장이 되었다. 무심코 건네주시는 말씀 한마디가 철학자의 사유보다 더 울림있다.■ 어느새 성큼, 여기까지내 고향 보은 삼승은 아직도 시골마을을 벗어나지 못했고 내가 터를 이룬 안내는 내 인생의 8할을 기억하고 있다. 친정에서 흰 쌀밥 먹던 큰 애기가 열두 식구를 품는 새댁이 되어 남몰래 눈물도 많이 흘렸다.담
(주진영 등장. 전 한호증권 사장)2030 : 선생님의 부동산 비평이 가장 통찰이 높다고 소문이 나서 모셨어요.주진영 : 내가 지난해 라디오에서 말했지요. 유튜브 조회수가 2백만 명이 넘었어요.2030 : 그때 어떤 말씀을 했나요. 다시 소개해 주세요.주진영 : 경제 흐름 보면 올해 내년까지 경기침체 고금리 이어진다고. 집값은 당연히 하락할 테지. 그런데 문제는 정부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는 겁니다.2030 : 무슨 짓이 도대체 뭔가요.주진영 :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집값이 전국 평균 20% 떨어졌어요. 팬데믹
시대 배경 : 2023년 12월 서울.등장 인물 : 2030 청년과 부동산 셀럽들 너댓명.작가의 말 : 2023년 한해동안 불가사의한 일이 일어났다. 경제성장율 1.4%의 역대급 저성장과 최고 수준의 금리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10%나 올랐다. 경제지표가 가리키는 방향과 정반대로 움직였다. 그 이유가 무얼까. 집값 떠받치기 위한 정치권력의 개입때문이다.집값상승은 출생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응한다며 신생아 특례대출을 준비했다. 자기가 싼 것은 자기가 치우겠다는 것일까. 내년 1월부터 실시하겠단다. 인도적인 민생정책으
-군청 게시판에 웹자보를 올리게 된 이유작년 말, 올 초부터 내가 사는 옥천군청의 자유게시판에 글/ 웹자보들을 올리기 시작했다.2012년 옥천군 청산면으로 귀촌했을 때에는 조용히 명상공동체마을을 일구며 살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그곳이 해월이 머물며 갑오년 동학혁명 기포령을 내렸던 지역이라는 것을 알고서 기가 막힌 이야기들을 묻혀놓을 수 없어 ‘동학에 미친’ 박맹수 교수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팀 작업으로 청산을 비롯한 여러 지역의 동학 이야기를 다큐소설 형식으로 13권을 출간했다. (도서출판 모시는 사람들) 동학을 했던 아름
모시모시 도오조데스 (도청입니다). 열여덟 살에 나는 도청 교환수였어.격동의 세월 90년은 파란만장했지. 이원 초등학교 졸업하고 처음에는 열네 살에 대전 우체국교환수로 일했는데 그때는 고향 소꿉놀이 친구들과 떨어져 있는 것만 너무 속상했어. 그런데 나중에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고 교환수로 근무한 것이 나를 살린 것을 알았어. 주말에 이원 집에 올 때마다 아랫마을 정순이가 안보이고 다음번에 가면 뒷집 언년이가 일본 유곽으로 끌려갔다는 거야. 그 기막힌 사연은 내 어릴 적 동무들이 바로 정신대에 끌려간 거였어. 나는 교환수로 근무 중이라
유년 시절 형님들과 뛰어놀던 고향마을은 그대로지만 우리 형제들의 인생은 너무나 달랐다. 모두 전쟁이 낳은 아픔이었다. 전쟁으로 형제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생이별의 아픔을 겪었다. 이제 형님들은 돌아가시고 나만 고향을 지키고 있다. 가까이 있는 대천리 고향마을을 편히 드나들기도 어려운 몸의 형편이다. 하지만 나 혼자만이라도 고향을 지킬 수 있어 먼저 가신 형님들께 마음의 빚을 조금 덜어낼 수 있었다. 유년 시절 형님들과 뛰어놀던 고향마을은 그대로지만 우리 형제들의 인생은 너무나 달랐다.■ 생이별한 형제들옥천읍 대천리가 고향이다. 30살
“엄마!”마당을 가로질러 걸어오는 단발머리 여학생이 환하게 웃는다. 많이 본 얼굴 우리 큰 딸 형숙이와 너무 닮았다. 코앞에 닿으니 우리 동네로 이사 온 우리 큰 딸 형숙이가 맞다. 단발머리 여학생이던 형숙이와 쉰을 넘긴 형숙이. 세월을 타고 나이 들어가지만 내 눈에는 여전히 단발머리 예쁜 딸 그 모습 그대로다. 반찬을 만들어 달랑달랑 들고 나를 찾는 우리 큰 딸은 삼성에 다니던 사위가 은퇴하고 우리 동네로 이사를 왔다. 예쁜 집에서 텃밭 대신 꽃 가꾸며 따뜻하게 사는 우리 형숙이. 아, 큰딸을 지척에 두고 친구처럼 노년을 보내는
해방은 벼락같이 찾아왔다. 하루아침에 세상이 뒤집혔다. 식민지 조선에서 살던 일본인들은 재산과 목숨을 잘 보존해 귀국하는 게 최대의 관심사였다. 숫자는 미미하지만 실제로 해방 직후 조선 사람들에게 맞아 죽은 일본인도 있었다.조선 총독 아베 노부유키는 식민지 조선에서 약탈한 문화재와 보물을 배에 가득 싣고 자기 부인을 그 배에 태웠다. 8월 17일 해방 이틀 후 몰래 출항한 그 배는 선적 과부하로 일본 구마모토현 앞바다에 있는 섬, 마키시마(牧島) 해상에서 멈춰버렸다. 결국 선적한 것의 절반을 바다에 빠트릴 수밖에 없었다. 귀중한 문
"그 놈이 고사태 둥구나무 옆으로 쓰윽 지나더니 어쩔때는 행길에도 와. 한번은 돼지새끼랑 달리기도 했어. 옥시기를 심었는데 갸들이 다 먹어치우지 뭐야. 그래서 옥시기 못먹게 하려고 전깃불을 죄다 켰지. 덕분에 녀석이 잘 보이더라고. 옆으로 가서 삐죽 보니 꿀꾸름한게 등어리가 날 다람쥐같아. 같이 뛰었어. 돼지 못 들어오게 철망을 쳐뒀는데 철망 쳐 놓은데로 들어가려고 버팅기고 있더라. 뒤에서 잡으면 되는데 남자들 같으면 잡것는데 행길에 아무도 없어서 잡아 댕기면 될걸 미서워서 못 잡았어. 그놈의 새끼 잡았다가 애미가 나를 잡아 먹으려
의열단 제2차 대암살 파괴계획(1923)을 시대 배경으로 한 영화가 2016년 개봉한 『밀정』이다. 영화 속 주인공 조선총독부 경무국 이정출 경부(송강호 분)는 실존했던 황옥 경부를 연기했다. 또 다른 주인공 김우진(공유 분)은 의열단 베이징 지부 책임자 김시현을 연기했다.『밀정』은 1920년대 의열단의 활약상을 매우 실감 나게 형상화한 작품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만큼 대중에게 좋은 역사교육의 장은 없다. 더구나 『밀정』(2016)은 750만 명이 본 영화였으니 더욱 그러하다.물론 아쉬운 점이 있다. 시나리오 작가가 역사 고증을
“프란치스코 교황님 오는 성탄절에 판문점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집전해 주세요. 교황께서 판문점에서 미사를 집전하면 한반도 통일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교황님의 결심이 서면 비티에스(BTS·방탄소년단)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공연도 요청하려 합니다.”한반도 평화 염원을 안고 바티칸시티 교황청으로 달려가는 평화 마라토너 강명구(66)씨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보낸 편지다. 그는 글대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12월25일 성탄절에 판문점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 집전을 해달라는 바람을 안고 달리고 있다.그는 지난해 8월22일
1929년생, 출생년도만으로도 그 울림이 묵직한 95세 어머니. 어머니의 작은 어깨, 와락 안아주고 싶어 잠시 주춤했다. 신문사에서 온다고 입술을 바르고 계신 어머니. 뒤돌아보는 어머니의 얼굴을 보자마자 열다섯 살, 큰 애기의 얼굴이 떠올라 콧등이 시큰했다. 세월이 야속하실까? 그리우실까? 너무 고운 어머니 모습에 고마움이 밀려오는 건 어떤 심정이었는지 나에게 다시 묻는다. 아마도 곱게 나이 드신 어머니에게 보내는 존경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우리 며느리 이거여”라며 엄지를 추켜세우신 고부의 정도 어머니의 고운 모습을 만든 힘이 되
예쁘장한 헬레나 어르신은 백운리 토박이시다. 부침개를 부쳐 들고 나가도 식지 않을 거리에 여동생들이 살고 있다. 한 부모 밑에서 핏줄로 인연을 맺고 이웃으로, 성당의 자매로, 나이 들어가는 어르신에게 더없는 위안이다. ■ 여동생들과 한동네 사는 운 좋은 할매 줄줄이 여섯 딸 중 셋째로 태어났다. 부모님은 사이가 좋으셔서 결국엔 쫑마리 아들까지 보셨다. 옛날 백운리는 200호 넘을 정도로 아주 컸었는데, 친정에 논밭이 많아서 쌀농사 덕분에 밥술이나 떴기에 부자 소리 들었다. 친정에서는 딸 여섯을 모두 공부시켜 주었다. 나는 그중 가장
영국 공영방송 BBC는 2012년 우루과이 대통령, 호세 무히카를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라 불렀다. 그러나 무히카 대통령은 그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가난한 자란 너무 많은 것을 원하는 사람으로 도무지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이기에 자신은 결코 가난한 대통령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오히려 “자신은 마음이 절대로 가난하지 않다”며 “삶에는 가격이 없다”고 역설했다.호세 무히카! 그는 젊은 시절 아나키스트로서 8시간 노동을 요구하는 사탕수수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했고 공산청년동맹에서도 활동했다. 국민당 집권 시절 파시스트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