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읽고 주석달아책을펴낸 공학박사이봉희의 고삼친구사십오년 세월흘러교수사장 조합장과본부장등 여섯회동노자말씀 한마디로道깨치고 德을쌓아善행하라 명심하렴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다비드가 집을 나서려고 하자 지난 주까지만 해도 대지를 아름다운 단풍으로 물들게 하던 가을하늘이 작별 인사라도 하려는 듯 찬바람이 모질게 불고 있었다. 애잔한 여인의 눈물처럼 낙엽이 뚝뚝 대지로 떨어지기 시작한 어느 날 오후 메로나 마을에서 현자로 추앙받는 다비드가 월례회의를 주재하고 있었다. 메로나 마을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월례회의를 통해 마을의 현안을 협의한다. 참가자는 다비드를 비롯하여 행정실장과 재무처장 그리고 커뮤니케이션팀장과 보안국장이다. 메로나 마을에서는 평화롭고 조화롭게 모든 일이 진행되어서 현안이랄 것도 별로 없다
행복은 일상 속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메로나 마을 사람들은 자신의 텃밭을 가꾸기도 하고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각자의 행복을 맘껏 누리고 있었다. 엘리스와 닉처럼 사랑을 꿈꾸며 서로를 탐색하는 커플도 있었고 슈만과 레이첼처럼 행복의 보금자리를 일구고 있는 커플도 있었다.유럽의 꿈 커뮤니티는 매주 열린다. 지난주 산책하면서 어느 정도 마음이 통했다고 생각한 닉이 커뮤니티에 참석한 엘리스에게 반갑게 인사말을 건넸지만 엘리스는 닉에게 가볍게 눈인사를 주고받았을 뿐 다정한 눈길을 주지 않았다. 엘리스가 다가오더니 닉에게 귓속말로 말
소운재의 채기룡님자연벗과 신선의삶화가다운 명작사진올만살고 내년없나밀감인듯 흐드러진붉은홍시 가을심장오늘같이 안개낀날눈비비네 누가오나다시보면 산그림자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슈베르트 밤과꿈을부르시올 김종오님성스런밤 꿈도함께그대달빛 윤슬황홀고요한맘 이내혼돈날밝으면 볕뉘은총즐거운꿈 행복흠씬돌아와주 성스런밤돌아와주 달콤한꿈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노비따스 음악학교한학기반 실험수업오가는데 일곱시간열두명의 아해들에훨씬많은 교직원들가톨릭의 대안학교사랑실천 헌신보람 헤어질때 수녀님왈건강하길 기도하리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가을이 바람과 함께 온다. 떨어지는 은행나무 잎에향수를 날리고밟히는 은행나무 열매에얼굴을 찡그려도 가을은 또 찾아온다. 향수와 아련함과 그리고 떠나가는계절에 대한 아쉬움이 한데 어우러져도 가을은 시원한 바람과 함께 어김없이 찾아온다. 파랗게 맑은 하늘로가을의 시작을 알려주고빨강 주황 단풍잎으로가을의 흐름을 열어주는 듯 풍요로운 가을이 시원한 바람과 함께 찾아온다. 편집, 사진 : 양성숙 편집위원
여기 있다. 통일 새벽 찬 바람 불어오는 어스름한 어둠 속에 얼이 서린 정화수 퍼 올려 흰 사발에 정성으로 담아 장독대 위에 올리시던 어머니의 치성으로 밝게 열린 아침이 있는 날이다.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딸 아들 밥상에 앉아 따뜻한 밥알에 김치, 나물, 김칫국, 된장국, 생선 한두 마리 따뜻한 눈빛 오가는 밥상머리 말 길이 밥이 되는 날이다.느닷없이 그냥목포역에서 쾌속열차표 끊어 쾌속으로 평양역으로 가 점심은 평양냉면이나 온면으로 먹고 신의주로 가 들길 좀 걷다가 압록강, 두만강 배회하며 사색을 즐기다여기 갈까? 저기
내가 아닌 나 박명수 (목사, 광나루문인회원) 어느덧 살아낸 세월에익숙해진 나는아프면 아프다 말하고힘이 들면 힘들다 말하지 못하는나는 이미 내가 아니다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살아가는 자에게는그 무게만큼 무거워속 살을 꺼내지도 못한 채두꺼운 껍질로 무디어 살아간다 밤 하늘 별들이시린 공간을 도리깨질하고구름 사이 보이는 달은싸늘해진 공기만큼그 빛이 유난히도 커보인다 나는 내가 아니다나를 바라보는 나는이미 내가 아니다 옳은 것을 옳다 말하고그른 것을 그르다고말하지 못하는 나는나는 이미 내가 아니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앞집 영수네 우물은 동그라미뒷집 명희네 우물은 네모 영수네 우물 속 개구리는 동그란 하늘명희네 우물 속 개구리는 네모난 하늘 동그란 하늘 속 구름은 동글동글 잘도 굴러간다.네모난 하늘 밖 나머지 구름을 곰곰이 생각한다. 동글동글 피어오르는 예쁜 구름을 좇기만 하다드디어 네모 하늘 바깥으로 따라나선다. 이제 더는 우물 안의 개구리가 아니다.나는 그냥 개구리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20대 대선 판을 보고 있노라면 김 광 철 말의 유희도 이 정도면 완전 코미디다이주일 씨가 살아 있었다면 내가 젔다 하지 했을 것이다 검찰 출신 초자 정치인은주 120시간 노동에 후쿠시마 원전에선 방사능이 유출되지 않았고집이 없어서 청약통장 가입은 못했다없는 사람은 부정식품이라도 선택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손바닥 ‘왕’ 자 부적......인터넷 포탈을 검색하면 매일매일 쏟아져 나오는 경기를 일으킬 것 같은 말, 말, 말드디어는‘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는 말에 사람들이 격분하니개 사과 사진 들이민다 점입가경이다그럼에도 국민들 넷 중
밤하늘에 떠 있는 초승달을 쳐다보며 어떤 여인을 그리워하는 남자가 있었다. 닉이었다. 닉은 유럽의 꿈 커뮤니티에서 엘리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청순하고 가련해 보이는 얼굴에 다소곳한 표정과 어여쁜 눈매가 닉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커뮤니티가 있는 날이면 아침부터 엘리스 생각에 마음이 심숭생숭했다. 그동안 혼자 애를 태우다가 엘리스에게 자신의 마음을 보인지 얼마 되지 않는다.5년 전에 닉은 아내와 함께 매로나 마을에 입주했지만 아내는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닉의 아내는 몇 달을 못버티고 파리로 돌아갔다. 파리의 사교생활에
어느 여름 푸르른 날 드높은 푸른 하늘 아래 뙤약볕이 내리 쬐던 어느 날호박꽃이 노랑 입을 열고호박 덩굴이 흐드러지게 널부러져 있다.덩굴채 밭 모서리에서 몸서리치고 있다.사람들이 호박을 따느라 덩굴을 이리저리 잡아당긴다.호박과 호박잎을 따느라 여기 저기서 요동친다.간신이 어린 호박은 살아남는다.아이들은 깻잎밭에서 이리저리 깡충깡충 뛰어 다닌다.고추잠자리는 풀잎에 앉았다가 날다 공중비행을 한다.코스모스도 한여름 뙤약볕에 가는 몸을 고고히 세우고여보란듯이 꽃잎 색을 발하고 있다.아이들은 코스모스 꽃잎을 따다 손톱 위에 붙이고이리저리 흩
레이첼이 슈만과 행복한 신혼을 즐기고 있는 순간에도 마을의 상황은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었다. 다이아나가 사망한 이후 레이첼은 다이아나와 함께 활동했던 인문학 여행 커뮤니티를 탈퇴하고 새로운 커뮤니티에 가입했다. 유럽이 당면한 정치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유럽의 꿈' 이라는 커뮤니티였는데 두어 달 전에 주민들의 요구로 커뮤니티가 결성되었다. 갈수록 늘어나는 난민 문제와 인종혐오 같은 사회적 갈등을 비롯하여 유럽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수두룩하다. 유럽의 꿈 커뮤니티는 그런 문제를 개선하고 유럽의 꿈을 이루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커뮤
새연교의 기적해후수십년전 그때는왜그랬냐며 밤새마셔행복겨운 조잘조잘눈과볼은 윤슬노을외손자의 사진까지이목구비 교차유전아니아냐 나와무관테스형만 아실사연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윤슬좋아 찬란한날루게릭병 앓던태규저멀리로 떠난소식국민학교 같은반뒤오십년을 힘들었던또다른놈 삶에쉼표여름가을 겨울공존묘한날씨 우리네삶이젠다시 길떠날때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음력 8월의 달님이완전한 둥근 원을 만들 때그날을추석이라 부른다. 한 해의 첫 곡식을조상님께 드리려삼상오오 고향 찾는귀향길을추석이라 부른다.귀향길 교통체증투덜대는 남정네에게제사음식 만들기 힘들다고짜증내는 여인네에게도나는 부럽기만 하다. 그 부러움때문인가질투때문인가둥근달이 제 아무리밝고 빛나도사람들이 들끓음에도나는 추석이 싫다.아니....명절이 두렵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메로나 마을의 현자 다비드는 푸른 가을 하늘을 하염없이 쳐다보며 사색에 잠겨 있었다. 레이첼과 슈만의 결혼식도 성황리에 끝나고 마을은 더없이 평온했다. 마을 주민들도 평화롭고 행복한 분위기에 잠겨 아무 불만이 없어보였다. 그때 왠 파리 한 마리가 주위를 맴돌며 사색을 방해했다. 가을 바람이 좋아 창문을 여는 김에 방충망을 열어 놓은 사이에 파리가 날아든 것이다. 잠시 그러려니 하고 다시 사색에 잠기려는데 파리가 다비드의 코 앞에서 정신없이 날아다닌다. 코 앞에서 얼쩡거리는 파리나 모기를 본다는 것은 인내와 선택을 강요당하는 일이다.
비가 오듯 그렇게김형효 그렇게 오셨으면 좋겠다.비가 오듯이 오셨으면 좋겠다.그렇게 기다리던 님이그렇게 그리던 님이 환한 미소로 오셨으면 좋겠다.가끔은 뜬소문이다가가끔은 헛소문이다가불현듯 찾아오시는 님처럼영문없이 찾아오시는 님처럼우리들에 조국이 낯선 모습으로우리들에 희망이 느닷없이밤낮 가림없이 멀고 험한 길 잇고 잇으며 개벽의 세찬 걸음으로봄날의 아침 비처럼가을 깊은 밤에 밤비처럼 그렇게 오셨으면 좋겠다.우리는 그날 헐벗은 몸으로길가로 나가리라.그날 하루 헐벗어 그 허름한 개벽의 기쁨을 찬란히 맞으리라.통일이 그렇게 오셨으면 좋겠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팬데믹과 기후 위기 속에서 세상은 더욱 혼란을 거듭하며 미래로 나아갈 길을 찾지 못하는 듯 보인다. 오스트리아 귀족 가문의 다이아나와 사별하고 아담하고 귀여운 레이첼과 재혼한 슈만은 행복한 신혼 생활에 잠겨 혼탁한 세상을 잊고 지낼 수 있었다. 신혼 여행으로 레이첼과 전 세계를 유람하는 크루즈 여행을 한 달 간 다녀오고 난 후 명상 프로그램에서 회원들과 명상을 즐기며 유유자적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에 있다는 말은 현재의 매 순간을 만끽하고 있는 슈만을 두고 하는 말인지도 모른다.슈만은 은은하게 빛을 발
올 시월엔몇 집 살지 않은 산촌을 찾아소박한 가을 맛을 봐야겠다비포장 울퉁불퉁한 길을 걷다돌부리에 걸려 비틀 베틀 해도구애 없이 발 가는대로 걸어야지 어둠이 내릴 때까지 홀로 걷다가밤이 이슥해지고 별이 빛나면떨어진 낙엽위에 떨어지는 별빛을 보며지나온 날과 그리운 이를 생각해야지몸과 맘속에 깊이 묻혔던 그들을 꺼내손바닥에 펴놓고 달빛에 비쳐 봐야지 하지만 시월 가을하늘은일출 중천 일몰이 좋고만월 은하 현야도 좋지만높은 빈 하늘이 더 좋더라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아지랑이 - 김희진 떠난 님을 그리워 하는 것은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일이다 아지랑이 너울거리는 신작로 길에 우두커니 서서 멀리 떠난 님을 그리워하는 것은 존재함에 소중함을 깨달은 후의 일이다 떠난 님이 그리워 지는 것은 님의 소중함을 깨달은 후님의 존재와 부재 사이에서 무지하여 소중함을 깨닫지 못한못난 자의 일이다. 아지랑이 너울대는 신작로 길을 보며 그렁 그렁 눈물이 고여 흐려지는 것은 떠난 님이 그리워지는 까닭일까 신작로 아지랑이 저편으로 님이 떠난 후 슬픔을 동반한 아쉬움과 그리움에님의 부재를 확인하듯
내 그대를 그리워함은내 영혼이 한없이 서성이는 그 곳에 당신이 서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맑은 영혼이 가을 하늘처럼 맞닿은그 곳엔 별빛 같은 사랑만이 촘촘히 남아긴긴 세월을 가슴으로 가슴으로 보냈었노라고 어둠이 쓸쓸함으로 다가오는 저녁 무렵당신이 없는 빈 방에 앉아 가만히 마음에 새겨놓겠습니다. 바람이 불고눈이 내리고다시 꽃이 피고 지기를 몇 해가슴에 간직한 그리움은 봄빛으로 하얗게 되살아옵니다. 그러나 가슴 한 켠삶은 냉철한 것이라고덧없는 세월이 소리 없이 가르쳐 줄 것입니다. 어느 날 바람이 불고 꽃이 지는 그 날에우리의 그리
구월 하늘을 보았는가높고 검푸른 하늘 흰 구름을어디서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게바삐 살아가는 우리 인생 같지 않던가 어둠 내린 깊은 밤창가에 홀로 앉아 봤는가천중에 뜬 달과 별을 보았는가어딘가에 있을 그리움이 아니던가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촛불혁명완성연대 공동대표 정영훈간 밤권세를 얻은 윤썩을 무리가날 잡으러 오는 꿈을 꾸었네. 의로운 검사인양 모두를 속여총장 된 후촛불정부 공격으로검찰개혁 막고,수십년 차지해 온정권 탈환 하려는 막강한 수구적폐기득권 등 올라 타대권 노리던 윤썩을. 그로부터 나라는 국정농단보다 더한 반란, 공정과 상식의 전도,국기문란 벌어졌네. 이제라도 그 음모의 일단이 드러난청부고발 사건.그 범죄자들조국, 가족보다압수 수색, 구속수사 받으며석고대죄 해야 하건만 되려 큰소리 치고정부여당의 정치공작이라네. 박근혜정권 끝내 무너지듯수구 검언판 구김당 권력
통일이 오다가 김형효 날이 밝듯이오고 있는데그날을 맞이할 사람들은그날을 모르는 듯뜻없는 말과 뜻없는 일로 우격대고 있네.어둡고 어둡던 날 다 가고가까이 다가선 여명 앞에정화수 떠놓고 장독대에 선 우리네 어머니처럼맑은 심성을 두루 나누어야할 여명 앞에 너나 나나 두리둥실 어깨걸고 춤을 추세.촌각이 지나 통일이 오리니너나 나나 우리 세상 맞을 채비하며 단정한 옷매무시로 백의를 나부끼며 아리랑 춤을 추세.저기에서 거기로 그러다 여기로 다가선 통일의 날 머잖은 여명 앞에 백의의 심장이 단단한 울림으로 맥박치고 있네.자! 어서 정화수 앞에
마을 사람들은 슈만을 의심하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슈만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돌았다. 젊은 슈만이 열다섯 살이나 나이가 많은 다이아나에게 일찌감치 결별을 선언했으며 그동안 이혼을 준비중이었다느니, 심지어 슈만이 스페인 어느 휴양지에서 묘령의 젊은 여인과 낯뜨거운 애정행각을 벌이는 장면을 봤다느니 별의별 소문이 무성하게 일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다이아나의 남편 슈만은 강연 스케줄이 있어서 다이아나가 사망하기 사흘 전부터 체코로 출장을 가고 없었다. 슈만의 알리바이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메로나 마을에는 경찰이나 검찰 같은 수사
커뮤니티를 마치고 각자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담하고 곱게 생긴 여인이 다이아나에게 친근하게 접근하며 말을 걸었다. 레이첼이었다. 레이첼은 다이아나와 인류학 연구 및 여행 커뮤니티에서 함께 활동하는 사이였다. 인류학 연구라고 거창하게 이름붙였지만 사실은 레비스트로스라든가 말리노브스키, 마거릿 미드 같은 인류학자의 서적을 읽고 토론하며 책에서 다루어진 나라나 지역으로 정기적으로 여행을 다니는 커뮤니티였다. 이를테면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Tristes Tropiques)'를 읽고 난 후 브라질 아마존 유역으로 여행을 간다든
가을 햇살이 따사로운 어느 날 메로나 마을의 현자 다비드가 주민들에게 공지문을 돌렸다. 5년 이상 부부생활을 한 기혼 남자들을 대상으로 경시대회를 연다는 것이다. 현자 다비드의 공지대로 남편들은 경시대회에 참가했다. 다비드는 백지를 나누어 주며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글을 쓰라고 했다. 남자들은 열심히 행복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왜 굳이 결혼 5년차 이상되는 남자들을 대상으로 경시대회를 연 것인지에 대해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이메일로 답변서를 제출하라고 해도 되는데 마을 대회의실에 모여서 직접 수기로 쓰라고
빗방울이 톡톡톡 창에 부딪친다스르륵 문을 여니 구월 첫 아침이 인사한다빗물을 머금은 신선한 갈바람이 손을 내민다 침상으로 스며들더니 천정까지 가득 채운다 심호흡으로 그를 맞이하고 하나가 된다 눈을 잠시 떴다 다시 감는다사지를 쭉 뻗고 힘을 빼니 전신이 한 장의 종이 되어 바닥에 붙는다몸이 있는지 없는지 느낌이 없다어찌 이럴 수가진정한 평화와 편안이 이런 것인가이승을 떠나 저승에 진입할 때 이럴까 마음과 정신이 육신에서 분리되어위로 붕 떠 창을 넘고 구름 위를 걷는다더 이상의 무엇이 그 사이에 개재하랴욕망의 산실 육신을 떠나야자유와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던 폭염도 물러가고 선선한 찬바람이 불 즈음의 어느날 남부 유럽에 위치한 작은 마을의 현자 다비드가 마을 사람들에게 말했다."일찍이 T.S.엘리엇이 말한 바대로 우리는 탐구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행복을 향한 우리의 여정을 아무도 막지 못할 것입니다."팬데믹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자 인간의 행복에 대한 근원적인 회의가 인류사회 여기저기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행복한 삶을 보장받기 위해 물질적인 풍요를 추구하며 몸부림쳐왔으나 행복과는 갈수록 멀어지는 자신들의 모습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팬데믹이 일어나기 몇십 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