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봄이었지. 누나 둘을 낳고 십년 터울로 늦둥이인 너를 가졌을 때 , 엄마는 솔직히 기쁨 반 근심 반이었단다 . 늦은 나이에 출산과 육아를 또 다시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적지 않았거든 . 대한민국의 ‘직장맘’으로 세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정말 큰 용기를 가져야만 가능한 일이란다 .하지만 너를 낳은 순간부터 그 근심을 다 덮어버릴 만큼 너는 우리 모두에게 큰 기쁨을 주는 소중한 아가였어 . 엄마 아빠는 물론이고 두 누나가 너를 얼마나 예뻐하는지 안 낳았으면 어쩔 뻔 했을까 싶을 정도로 너는 우리 집안의 재롱둥이이자
해민아 , 중학교 졸업을 축하한다 . 그간 많은 일이 있었구나 . 강아지를 키우면서 애견미용에 흥미를 갖더니 미용사가 되겠다고 했던 너 . 2 년 가까이 미용학원에 정말 열심히 다녔지 . 새벽까지 미용 기술을 연마하던 네 모습을 보면서 정말 뭔가 해내겠다 싶었다 . 미용대회에서 은상을 받기도 하고 가족들 머리의 커트와 펌은 네가 도맡아서 해주었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네가 갑자기 진로 변경을 하리란 걸 엄마는 예측하지 못했어 . 어려서부터 티브이 의학 다큐를 열심히 보던 네가 정말 간호사가 될 마음을 먹었더구나 . 서점에서 간호
떠오른 생각들로 순서도 정오(正誤)도 없다. 오호(惡好)와 시비(是非)를 논할 수는 있지만 대상은 아니다. 중복도 있으므로 고려하시면 좋겠다. 여러 차에 걸쳐 싣는다. 286.만병만사는 맑음으로 치유성사되리라. 맑은 물과 공기, 맑은 눈, 귀, 입 그리고 맑은 마음이 그들이다. 맑으면 투명하다. 287.죽음이나 그 이후에 대해 거론을 삼가자. 삶을 논하기도 버겁다. 죽음을 자주 논하는 자들은 멀리함이 좋다. 사기꾼이기 쉽다. 생사는 유일하고 성스러워 그 자체로 충분하다. 288.살아서의 명성도 헛된 것(虛名)인데, 죽은 이후 명성이
1706년(숙종 임금 32년) 병술년 (이하 병술보)는 2023년 기준 간행된 지 317년이 됐다. 2019년 가을, 전남 구례군 구례읍에 거주하는 형철우 종친을 찾아뵈었을 때, 그분이 대대로 소중하게 간직하여 온 병술보의 실물을 나는 처음 봤다. 형철우 종친과 그 조상님께 깊이깊이 감사드린다.우선, 병술보 서문 1의 원문과 번역문을 제시한다. 형씨 족보 수정 서문족보란 조상으로부터 내려온 계통, 즉 세계(世系)를 명확히 하고 종친 간에 관계를 돈독히 한다는 뜻을 내포한다. 세계가 명확하면 효도하고 우애하는
당신의 청동 입상은 안녕하신가?당신은 무슨 운동을 하는 분인가요?통일운동인가요? 국가보안법 철폐인가요? 미군 추방 운동인가요?나쁜 언론 철폐 운동인가요?친일매국 퇴치에 남은 생 바치기로 하신 거 아니던가요?지구 기후환경 보호에 몸담고 계시는가요?시작과 끝은 하나입니다. 조국의 통일을 위해서, 전 세계 흡혈국 미국을 이 나라 이 땅에서 몰아내는 것, 권력과 매판자본의 시녀 조중동 폐간, 적폐 청산, 지구를 살리자는 것이 목적 아니었나요?궁극적인 목적에 도달하려고 천 리를 가는 동안 이쁜 조약돌 하나 있어서 주운 동료가 있었습니다. 상
닷새마다 바람불고열흘마다 비오는꿈태평천하 五風十雨자유공정 앵무새입조선세조 닮은昨今역사예언 새드엔딩싫은소린 안듣는귀머지않아 깨닫겠지億劫아닌 刹那임을 (각주) 1찰나(刹那), 75분의 1초. 손가락 한 번 튕기는 시간 65찰나. 세계가 존속하다 파괴돼 無로 돌아가는 시간, 겁. 億劫은 겁의 억 배.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편집 : 김인수 객원편집위원
하늘은 너에게 박 명 수 (목사, 한국문인협회 회원)별은 등허리가 휘도록힘겨워하는 너를 만나려고친구들을 모아 은하수 꽃밭을 만들고 제 모양대로 떴다 지기를반복하는 달은 아물지 않는 상처로아파하는 너를 품으려고구름을 비켜서서 홀로된 밤을 지새운다 바람도 때로는 너의 탄식 때문에 광풍이 되어 울부짖고비는 너의 외로움 때문에 온몸을 적시고 속절없이 너에게 맡겨진다 푸른 나무 위로 돌아와머물기를 원하는 울새는희어진 너의 빈 마음을 닮아오늘만큼은 흰눈썹울새가 된다 기댈 곳 머물 곳이 없어하늘을 떠다니는 구름도 때로는 네가 슬픈 까닭에 비로
시대가 어두워지면세상일에 멀어져 둔감해지고세태에 눈감고 은둔하게 되더라.평소에도 별로 활동하지 못했지만세인들과의 관계도 더 소원해지더라.몸과 맘이 심히 움츠려지더라. 암흑의 동굴을 지나 갈 때는가능한 한 지척만을 주시하면서자기 생각과 의지를 버리고천천히 조심스럽게 가야겠더라.그렇지 않고 멀리 보거나 생각이 많으면불시에 나타난 상하좌우 암벽에 부딪치고천길 허방에 빠지기도 하리라. 암흑동굴을 빠져나가기까지는빠져나가는 것에 집중해야지나간 이후나 그 외는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다른 모든 것은 제쳐두고오직 천천히 바르게
한해가고 새해온때구스타프 말러오번정명훈의 지휘음악열정비극 거친엄숙조화속의 혼돈까지모든감정 오직감동장송폭풍 삶속죽음사랑고백 죽음도피고난에서 광명으로유튜브(정명훈 지휘 구스타프 말러 5번 4악장)편집 : 김인수 객원 편집위원
스위스 투어는 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삼대를 거친 남북의 영세중립 평화통일에 대한 염원과 집념에서 잉태되었고 한반도중립화협의회와의 협업이 발동하여 싹이 트게 되었다.그런 집념이 어떻게 삼대까지 전해 졌나?1948년에 가족을 두고 북으로 간 이종만(리종만)선생이 시발점이다. 그 당시 두 살이었던 나는 어머니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어머니 자서전에 의하면 할아버지는 그해 가을 초 어느 날 서울 우리 집 대문 밖에 서서 막내딸인 어머니에게 “나는 이제 멀리 떠난다. 잘들 있거라”라는 한마디를 던지고 사라졌다. 대동광업주식
검은 토끼야! 왜 이제 왔어네가 그렇게 꾀가 많다며 네가 그렇게 착하고 선하다며악한 끝은 죽음이요 선한 끝에는반드시 좋은 소식 잉태한다니 너의 선한 꾀로전운이 감도는 조선 반도에 검은 장막을 걷어주려무나 산중의 호걸이라더니이번의 임인년은 너덜너덜하더구나악 중의 악 미제와 일제를 끌고 제발 잘한다고마지막으로 부탁하노니 태평양 아래로 오늘 밤 침몰하라너는기개 넘치는 백두의 호랑이는 더욱 아니었으니우매와 우둔과무지와 불의, 호전의 적자를 출산했으니보는 바와 같이 백두 아래 태백 아래 불안과 초조로 흔들리는 숲임인년 호랑이 네가허기진 사자
덕분에 사는 삶 권말선사람들 덕분에 산다쌀과 찬거리책과 꿀과 차 그리고잘 있냐는 전화 한 통그 따수운 사랑 덕분에무사히 하루하루를 산다사랑도 강물 같아서유유히 흘러야 더 아름다운 법그러니 그 맥을 이으며 살자사람들에게서 받은 정을누군가에게로 계속 흐르게 하자내게서 끊어지지 않게 하자세상 의지할 곳 찾지 못해홀로 떠나는 사람들 다시는 없어야겠기에36.5℃ 사람의 온기태어날 땐 그저 받았으나살면서는 정으로 지키는 온기오늘은 누구에게 나눌지내일은 무엇을 나눌지더 고민하고 더 궁리하자벗이여, 우리 그렇게 살자덕분에 살아온 삶이었듯더불어 살
사랑하며 살라고 박명수 (목사,한국문인협회 회원) 길 가는 중에 바람을 만난다그 바람이 좋은 것은집착을 내려놓고 바람 따라 살라고 길 가는 중에 나그네를 만난다그 나그네 좋은 것은허허로운 나그네 마음처럼 살라고 길 가는 중에 높은 산을 만난다높은 산 바라보며비교 말고 한없이 낮아지며 살라고 길 가는 중에 들꽃을 만난다들꽃 이름 몰라줘도그 시간 그 자리에 들꽃처럼 피라고 만나는 이마다 나에게는 스승이다그 스승 찾을 필요 없다만외로운 사람끼리 사랑하며 살라고 사진,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오촌과의 송년회 약속을 전하려고 그저께 사촌 동생 가게로 전화를 세 번이나 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잠깐 가게를 비웠나? 날이 추워 가게를 안 열었나? 생각하며 결국 통화를 못 하고 어제가 되었다. 동생은 핸드폰이 있는 데도 사용하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시시때때로 전화 오는 것이 싫다고 안 쓴다. 내가 답답해서 핸드폰의 편리함을 알려줘도 그 고지식한 고집을 꺾지 못했다 어제 오후가 되어 갑자기 그저께 통화 못한 생각이 들어 다시 가게로 전화했는데, 어럽쇼! 이번에는 전화 전원 자체가 꺼져있다는 멘트가 나온다. 이것은 또 무슨 상
스위스 투어 기획 내용의 핵심은 아래와 같다.언제 : 2023년 6월 초 (잠정적)어디 : 스위스 수도 베른과 제네바에 중점을 두고 주요 스위스 관청을 방문하고 알프스 정상도 올라가기를 희망 사항으로. (스위스에 가면 하이킹을 해야 한다. 자동차나 버스로 갈 수 없는 아름다운 장소가 너무 많음.)누가 : 한반도중립화통일협의회 후원으로 이루어지고, 국내외 코리안 (총 12명)으로 구성된 대표단과 다큐 촬영 작가. (참가자의 기준은 한반도가 ‘동양의 스위스‘되기를 염원하는 사람들로.)왜 :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와 통일을 위하여 중립화의
내 삶을 돌아보면 변변한 직장 없이 살아온 시간들이다. 나는 16세 중3 때 직장생활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변변한 직장을 가져보지 못했다. 그래서 어느 순간, 매우 오래전부터 이력서를 쓸 때 하루 이틀을 일해도 좋다. 사장을 내가 자유자재로 바꾸며 살면된다고 살아왔다. 그렇게 살아온 날 이제 멀지 않아 환갑이다. 그래도 지금처럼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으니 참 바보였던 것도 같고 고통을 느끼지 못했으니 행복했던 것도 같다.그렇게 살다가 2009년 코이카 해외봉사단원으로 우키라이나에서 만 2년을 보내고 돌아와서 50세 이전에 결혼을
만둣국을 좋아한다. 그래서 서울 강북에 있는 만둣국 맛집을 제법 다녀본 편이다. 그 중 세 집을 꼽으라하면 장충동의 '평양냉면'집 만두, 공릉동의 '춘보 만두', 수락산역의 '평양칼국수'집 만두다. 장충동의 평양냉면 집은 이미 '오늘도 냠냠냠'에서 소개했다. 해서 나머지 두 집만 소개하고자 한다.먼저 공릉동의 '춘보 만두'다. 유명하지도 않고 규모가 크지도 않다. 대로변도 아니고 사람 뜸한 중랑천 둑길 옆에 있는 공릉동 평양식 만둣국 전문점이다. 이 집은 규모가 작다. 4인 테이블이 10개 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단 세 사람이
떠오른 생각들로 순서도 정오(正誤)도 없다. 오호(惡好)와 시비(是非)를 논할 수는 있지만 대상은 아니다. 중복도 있으므로 고려하시면 좋겠다. 여러 차에 걸쳐 싣는다. 281.만물의 생명력은 유지본성이다. 그 외는 모두 잡스런 덧붙임일 뿐이다. 생명 이상의 가치는 없으니 그로 족함이 행복인생이리라. 그리고 인생길을 가면서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모든 언행은 자신이 주체할 수 없는 고독과 고통을 탈피하기 위한 몸부림이 아닐까? 그러려면 형식과 가식에서 벗어나야 하리라. 282.삶은 세속이므로 세속을 부정하면 자신이 없어진다.세속은 부
몸짓이 전하는 말 ( 목사, 한국문인협회 시인) 꽃은 향기로 말하고 새는 소리로 말한다식물은 녹색으로 말하고동물은 동작으로 말한다계절은 바람으로 말하고사람은 인격으로 말한다 엄마 등에 업혀거미줄에 붙잡힌 사마귀는 왕거미 입 속에 파묻힌다 생명은 또 다른 생명을 위해 태어난 곤충은 죽음으로 말한다 말이 없다고 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싫으면 싫다고 말하고좋으면 좋다고 말하는 넌몸짓이 전하는 생명의 진실이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학년말의 기말고사끝난학교 뭘할까요자습영화 아니라오칼레이도 골든벨에꾸미기와 카드쓰기컵타연습 십이간지화성모형 감사편지올림픽과 음악축제잘준비된 좋은학교 편집 : 김인수 객원 편집위원
크리스마스(Chrismas)가크라이스트(Christ)와 마스(Mas)의 합성어라는 것.크라이스트는 그리스도 예수이며그리스도는 구세주의 의미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듯생각하지 않고학교에서도 가르치지 않은 채*건물마다 시설마다당사에 용대실에화려한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우고불 번쩍이는 사람들이여!성탄절(聖誕節) 이라고도 하는 X마스는성인 예수 탄생을 기념하는 절기라는 것조차 잊은 채예수없는 우상에 매달리는 세상이여!예수는,로마적 독재 권력과유대적 지배 세력,기득권에 의한 억압과 착취,괴롬과 주림, 죽임 세상을강도 만난 사람처럼 어려운내 몸 같은
우선 글을 쓰기 전에 간단한 제 소개를 먼저 할까 합니다. 저는 공연과 축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일한지 벌써 올해로 30여년쯤 되었네요~일반적으로 알만한 분들이시라면 EVENT를 하는 사람이라고 아시면 더 좋겠습니다만, 그냥 공연과 축제를 기획하는 사람이라고 알아주셔도 상관은 없습니다.30여 년간 대기업, 중소기업, 소기업, 계약직 공무원 등의 자리에서 일을 하다가 지금은 서울의 한 區의 문화재단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앞으로 제가 쓸 글들은 제가 하는 일에 관련된 것입니다. 때로는 제가 하는 일들을 공공연하게 홍보하는 글들을 쓰
흔적(痕迹) 박 명 수 (목사, 한국문인협회 시인) 흙 묻은 오토바이 녹슨 연장들복숭아밭에 모퉁이에 주저앉은 경운기는주인 잃은 파충류처럼 두꺼운 외투를 입고건넌방 화장대 스킨로션은곤충처럼 굳어있는 낯선 얼굴을 주무른다담장 밑에 쪼그려 앉은 선인장은별보다 높은 곳에서 고운 꽃을 피우고장미꽃은 손짓하는 소낙비를 맞아곁가지로 손을 만들어 앞마당같은 손을 잡는다현관문을 나와화초에 물을 주던 흔적은 사진첩에 머물고창문 방문 대문을 흔들어대는 소리가사무치도록 그리워진 흔적들이 아버지인 것을세월이 가면 세월이 가면 세월이 가면세월이 흘러가면흔적
1년 전이었습니다. 2021년 겨울은 감염병의 확산으로 모두가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그 힘든 나날들 속에서도 행복한공부방지역아동센터 청소년들은 사랑과 정성을 다한 지역 사회의 나눔으로 행복이 가득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부산진구 개금동 자활공동체인 “전력질주협동조합”은 평균 나이 82세인 어르신들께서 콩나물을 키워서 반찬을 만들어 그 이익금을 부산진문화재단을 통해 행복한공부방지역아동센터 청소년들의 간식비로 사용하라고 보내주셨습니다. 어르신들은 마지막 생애를 전력을 다해서 해 보자는 마음으로 사랑과 정성을 다해 반찬을 만들어 판
한낮의 불꽃놀이 짙어가는 긴 어둠은형형색색 불꽃들을 그리고자만반의 대비를 하는데새파란 하늘을 향해타오르던 생명의 화려함은힘차게 쏘아 올린 푸름이사그라지던 어느 가을짙어가는 하늘색에 반하여빠르게 불꽃을 떨어뜨린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이 전시실에는 꽃을 중심으로 동, 식물과 곤충이 등장하는 화조화가 전시되어 있었다.여기서 가장 돋보이는 작품은 현재(玄齎) 심사정(沈師正, 1707-1769)의 였다.이 그림은 화면 중앙에 태호석(太胡石)이 자리하고 있는데, 구멍이 난 이 태호석 주변에는 잡풀과 야생화가 자라고 있다. 이 야생화의 꽃은 몰골법(沒骨法)으로 그려져 있다. 몰골법은 윤곽선을 사용하지 않고 먹 또는 물감을 사용해 붓으로 바로 그리는 기법을 말한다. 태호석 위에는 더듬이를 아래로 향하고 있는 연두색의 날개를 지닌 여치가 있다. 화
달력을 찢으며 이 기 운 화사하게 꽃피는 날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눈보라 치는 언덕에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얼어붙은 호수 바닥에고요하게 숨 쉬고 있는 파란 물고기얼음을 깨고 손바닥에 올려파닥거리게 하다가거울을 보고다시 거울 앞에서 천만번서성이면젊은 그대 만날 수 있을까세월이 지나도 이해할 수 없고해석할 수 없는 시간들이녹슨 구리종 뒤에서 소곤거린다산다는 것은 떠나보내는 거야홀로 가는 먼 길이야그래도 나는 고개 흔들며눈발 휘몰아치는 외진 길이라도나가 보련다저녁 무렵 누군가 만나면어서 오세요내 작은 오두막에 들어오세요말해 보련다 시린
이 전시실은 소, 말, 새, 물고기 등 동물 그림을 전시한 곳으로 여기서 우리는 조선시대 그려진 동물 그림과 그것에 담긴 의미를 살펴볼 수 있었다.선사시대부터 그려온 동물 그림은 오랜 시간을 거치며 다양한 상징적 의미를 갖게 하였다. 다양한 동물 그림에 투영된 염원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 볼 수 있어 좋았다.여기서 우리의 눈길을 끈 것은 신사임당(申師任堂, 1504-1551)의 였다.이 그림은 시든 연밥, 갈대와 함께 그린 백로 그림이다. 잔잔한 물가를 거니는 우아한 백로는 속세를 벗어난 은자의 상징으
지난 밤 꿈이었다.고향 가는 열차인지우주로 가는 열차인지저승으로 가는 열차인지잘 모르겠다. 아무튼 열차를 타기 위한 기차역이었다.상당히 큰 역사였기 때문에몹시 붐비고 혼란스러웠다.기차역에 오기 직전에는 한 합숙소에서다수의 사람들과 팀과 조를 이루어정해진 주제에 따라 토론프로그램을 마친 후였다. 합숙은 정상적으로 잘 끝났고사람들은 각자 다음 목적지로 가기 위해 바빴다.스마트 폰을 이용해 열차표를 구매하는데표가 있느니 없느니 소란스러웠다.스마트 폰에 능숙하지 못한 사람이 있어 어려웠는데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으로 안타까움이 컸다.
메리 크리스마스 박 명 수 (목사, 한국문인협회 시인) 얼음에게 타이르기를아무리 추워도 모닥불 곁에는 가지 말라몸이 녹아내릴 수 있으니 용광로에게 말하기를아무리 열이 나도 바람 곁에는 가지 말라그 열정이 식을 수 있으니 몸속에 매일처럼 펄펄 끓는심장을 품고 살아도한 뼘 같은 살얼음 마음은 녹일 수가 없구나 한번 가면 오지 않는 시간을내 것인 양 물처럼 쓰고 살아도잘했다는 만족보다떨어져 구르는 낙과처럼 미련만 남는구나 목적을 향해 불나방처럼뛰어드는 인생이 아니라순간 순간 뜻을 발견하는 의미로 살았는지를 오케스트라 속 비올라 단원이 되
감나무 아래서 우리는 바람을 피웠네김은희의 바람을 조덕남의 바람을에스더의 바람을 우리는 감나무 밑에서 바람을 피웠네 지금 따먹으면 아마도 떫을지 몰라까치밥 몇 개를 남길까2조와 7조부터 따먹을까보는 데서 따먹을까 몰래 따먹을까감나무 밑에서 우리는 바람을 피웠네이경의 바람을 서유나의 바람을 강성호의 바람을감나무 밑에서 우리는 사랑을 키웠네 땡감이 익기까지회오리치는 일진 광풍마른 하늘에 날벼락타죽을 듯 하던 오뉴월 염천에도 한결 같이 우린 사랑을 키웠네땡감이 홍시가 될 때까지 시고 떫은 감이 단감이 될 때까지남해에서 부산에서 제주에서
그림에 있는 수건은 걸려 있는 모양이 좌우가 다르다.통상 대중탕이나 숙박업소에서 사용하는 수건은 한 사람이 사용하면 바로 빨래 바구니로 들어가지만, 집에서는 특별히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면 다시 수건걸이에 걸게 된다. 수건이 언제부터 접힌 상태로 걸쳐지기 시작했는지 나도 생각이 잘 안 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특정인이 쓰면 항상 접혀서 걸쳐 있었던 거다. 이 특정인을 `레카`라고 하자.이 접힌 수건이 내 눈에 띄면 펼쳐 놓거나 세탁기로 들어가다 어느 날 문득 레카의 습관인 걸 알게 되고 몇 번의 잔소리를 했다. 또 나를 비롯해 안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