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첫 출근하기 전까지 항상 궁금했다. 미국 제약회사 분위기는 어떨까? 사람들은 어떨까? 어떤 연구를 하게 될까? 과연 재미있을까?‘글래스도어’라는 웹사이트는 전·현직 직원이 자신의 회사에 대해 리뷰와 평가를 하는 사이트다. 우리 회사는 5.0 만점에 4.1점을 받았다. 평점이 4.0 이상이면 기업문화가 좋다고 평가 받는다.아직 일을 시작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우리 회사는 4.1점을 받을 만한 회사라는 생각이 매일매일 든다. 시간이 지날수록 회사가 가진 신념을 본받아 나 또한 그런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 과학만 잘하는
계묘년 토끼해가 밝았습니다. 토끼는 꾀가 많고 영리한 동물로 묘사됩니다. 토끼의 달은 음력 2월로 농부가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봄이고, 토끼의 時인 묘시는 아침 5시에서 7시이니 농부가 일을 시작하는 시간입니다. 따라서 올 한 해는 준비하고 씨를 뿌리는 해입니다.토끼가 들어간 대표적인 사자성어로는 교토삼굴(狡兎三窟)이 있지요. 영리한 토끼는 세 개의 굴을 파놓고서야 베개를 높이고 편안하게 잠을 잔다는 이야기입니다.누구나 승승장구할 때는 영원할 것 같고, 고통이 길어지면 절망에서 다시는 헤어 나오지 못할 것만 같습니다. 권력이나 사
캘리포니아에 살면서 미국 전역을 여행하고 싶었다. 장거리 연애를 하는 남자친구와 캘리포니아에서 재회하길 바랐기에 캘리포니아로 지정해 직장을 알아보았다. 주변 지인들은 마치 잡을 수 없는 꿈을 원하는 돈키호테 같은 낭만주의자가 아닌가 하고 나를 말없이 쳐다보았다.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가 복잡했다. 부정적 피드백도 많이 받았다. 하여 머리를 비우고 ‘생각하지 말고 한번 해보자’라는 막무가내 추진력으로 하나하나 실행에 옮겼다.감사하게도 꿈은 하나씩 척척 이루어졌다
동지가 지나고 명절인 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대만에선 담장 밖 토끼가 집안을 기웃거리며 호랑이에게 나가라고 하는 시기라고 표현하네요.80년대 대만에서 처음 맞이하던 설(春節, 過年) 분위기는 지금보다 더 떠들썩했습니다. 밤에 터뜨리던 폭죽이 지금은 불법이 되었지만, 당시는 가가호호 모두 자정에 폭죽을 터뜨렸습니다. 자다가 벌떡 일어났을 정도로 처음엔 놀랐습니다. 전쟁이 일어난 줄 알았으니까요.더 큰 문제는 매일 찾던 아침 식당이 문을 닫았습니다. 여기고 저기고 굳게 닫힌 식당 문을 바라보다 터덜터덜 돌아왔었지요. 편의점 빵으로 보
모든 과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4월에 졸업논문심사가 있다. 이 심사를 통과하면 박사과정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여기까지 오기 쉽지 않았다. 1월엔 학과 전체 학생과 모든 교수님 앞에서 발표하고 통과해야 했다. 2월 초순엔 무려 160pg이나 되는 졸업논문을 제출해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때 코로나에 걸렸다. 하루하루가 소중했기에 제일 강한 타이레놀을 먹고 무거운 머리를 붙잡고 논문 한 장을 더 쓰기 위해 씨름했다.그렇게 무사히 모든 과정을 통과하고 졸업논문심사만 남았다. 주위 사람들 말로는 논문심사는 형식에 가까운 절
7년 전에 연기 및 광고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고 조금씩 해 오다가 이번 월마트 월드컵 광고에 출연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어서 유명한 사진작가 산드로 밀러(Sandro Miller) 감독의 지휘하에 화이자(Pfizer) 제약회사의 코로나 치료 약 팍스로비드(Paxlovid) 광고를 찍었다. 그전에는 2세 Jackie Lee 감독의 단편영화 Sebae(세배)에 출연했다.70세에 연기를 시작했다. 그 나이에 젊은 미국 애들과 어울려 생판 다른 문화 속에서 영어로 연기 공부하고 그 얼떨떨한 오디션 무대에 서는 것은 쉽지 않다. 전쟁과 피난
지난 11월 26일 토요일 지방 선거가 있었습니다. 2년 전에는 총통(總統, 대통령)과 입법위원(立法委員, 국회의원) 선거, 이번은 지자체장과 지방의원을 뽑는 선거입니다. 마치 4년마다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이 열리듯 대만은 2년마다 4년 임기의 큰 선거를 합니다. 따라서 이번 지방 선거는 현 민진당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띱니다.다들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아시겠지만, 진보성향의 차이잉원 민진당이 참패했습니다. 중요한 지자체장 선거에서 국민당 15석, 민진당 5석, 민중당과 무당 각 1석을 얻었습니다. 현지에서 본 대만인들의 성향과
2022년 10월 미국으로 잠시 돌아왔고 추수감사절이 다시 찾아왔다. 올해 추수감사절은 LA에 사는 딸 식구와 샌프란시스코 북쪽에 있는 Mill Valley 라는 아름다운 계곡마을 꼭대기에 있는 어떤 분의 주택에서 지내기로 했다. 거리는 7시간가량. 운전은 외손자가 16세가 되자 받은 연습용 운전면허 (Permit)를 가지고 첫 장거리 운전을 하기로 했고 내가 옆에 앉았다. 아슬아슬 하지만 생각보다 운전은 빨리 안정되어갔다. 그래도 순간순간 조마조마 해서 곁에 앉은 내 몸이 심한 긴장으로 아플 정도가 되었다. 손자가 혼자 운전을 해
함께 중국어를 배우고 있는 같은 반 학우 중에 최연소자는 아직 만 16세가 안 되는 리리(莉莉, Lilly)입니다. 폴란드계 아버지와 대만인 어머니 사이에 독일에서 태어난 막내딸입니다.위로 두 살 터울의 쌍둥이 언니가 있다고 합니다. 아버지, 언니들과는 영어로 대화하고, 어머니와는 중국어로 대화를 한다고 해요.리리 말로는 어머니도 독일어와 영어에 아주 능통하다고 합니다. 대만 은행 쪽 업무와 용어에 능숙하기에 결혼 전 은행에서 일했냐고 물었더니 컴퓨터 관련된 회사에 근무했었다는 정도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리리 아버지는 스키를 매우
나이가 들수록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집니다. 활동하는 단체 대화방에는 거의 매일 건강 관련 이야기나 몸에 좋은 운동, 먹거리 혹은 나름의 비방이나 경험을 공유하지요.제가 보기엔 대만 친구들 대화방이 좀 더 자유롭게 많이 올라옵니다. 그리고 타인의 의견 표시에 더 너그럽습니다.몇 개의 골프 모임방에 가입되어 있는데 보수 지지자들이 많아 보입니다. 그래도 크게 다투거나 탈방을 하지는 않더군요. 선거 국면에서 경찰간부출신인 국민당 열혈지지자의 일방적인 사진과 지속적인 홍보에 진보적인 민진당 지지자가 반대의견을 제시하자 여기저기서 정치적
의도와 다른 행동을 하면 당연히 힘들고 어려움도 많은가봅니다. 배움이 목적이 아니라 대만에 거주하기 위한 편법으로 학생 비자를 받아 대만에 머무르다 보니, 사실은 학교에 얽매이게 되었습니다. 주말을 기다리는 마음이 이렇게 간절해질 줄이야!친구들이나 함께 배우는 어린 동료들은 건성건성 듣고 하루걸러 하루 등교해도 될 거라고 말하지만, 거의 매일 있다시피 하는 시험과 수업시간 교사의 질문 때문에 준비를 안 할 수가 없지요.그렇게 수업과 시험에 시달리면서 한국에서 공부할 때보다 비교도 안 되게 열심히 공부를 합니다. 덕분에 시력은 급속히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지만, 현실은 이루지 못한 꿈과 불확실한 미래로 편안치가 않습니다. 얻고자 하는 기대치와 현실의 괴리가 클수록 불행은 크게 느껴지지요.건강도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누구나 건강한 몸을 만들고 싶어 운동을 해보지만, 모두가 손흥민이나 류현진이 될 수가 없지요. 하지만 운동을 못해서 불행하다고 여기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능력치를 잘 알기에 턱도 없는 기대를 하지 않지요. 아침에 일어나 아무 고통 없이 평소 걷던 길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여길 수도 있습니다.만약 인간의 고통 또는 불행이 망상에서 오는 것이
단단히 마음을 먹고, 희망을 다시 품고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강의를 들었다. 강의가 진행될수록 나는 여태껏 대부분 잘못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심지어 난 맥길대학에서 지원하는 취업용 이력서 첨삭 강의도 듣고 1:1 코칭을 받았는데도 말이다. 대표님은 취업시장을 손안에 놓고 다 파악하고 있었다.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명쾌하게 제시했다. 그 방법은 피가 되고 살이 되어 나를 비롯해 여러 명의 취업을 도와주었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에 조금 긴 설명을 하도록 하겠다.제일 큰 문제는 이력서였다. 대표님 말에 의하면 “
대만 청꽁대(成功大) 어학원은 1년 4학기-봄, 여름, 가을, 겨울학기로 나누어서 가르칩니다. 봄학기에 입학하여 막 여름학기를 마쳤습니다. 벌써 6개월여가 지났습니다.비자를 얻기 위한 방편으로 억지 춘향 노릇을 하고 있지만, 애써 강조하지 않아도 꽤 즐거운 일들이 많습니다. 그동안 난체했던 중국어 실력이 얼마나 형편없었는지 알게 되었고, 젊은 대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똑같은 조건에서 시험을 치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요.심지어 태극권을 가르치는 선생은 운동신경이 뛰어나다는 난생처음 듣는 평가를 하더군요.수업 중에는
미국엔 생각보다 정말 많은 제약회사가 있었다. 하루에 올라오는 연구직 채용공고만 해도 100여 개가 넘었다. 이렇게 선택지가 많을 경우엔 일단 살고 싶은 지역 위주로 지원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시다시피 미국은 ‘대륙’이고 51개 주가 있다. 그 중 내 맘에 쏙 드는 주가 하나 있는데 바로 ‘캘리포니아’다. 너무 뻔한가? ㅎㅎ사실 오랫동안 캘리포니아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수많은 가수들도 ‘California Dreaming’, ‘Californication’, ‘Hotel California’ 등 캘리포니아에 대한 낭만을
플로리다에서 보낸 5일간 학회는 인생의 갈림길에서 어떤 길을 택해야 할지 고민하던 나에게 ‘어떤 확신’을 주었다. 그 당시 나는 박사 졸업 후 갈 수 있는 두 가지 길 사이에서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첫 번째 길은 '포스트 닥터 과정(이후 '박사 후 과정')'이다. 박사 후 과정은 대학 교수가 되기 위해 대부분 무조건 밟아야한다. 보통 짧게는 3년 길게는 6년까지 걸린다.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주체적으로 연구를 하면서, 이 연구를 바탕으로 수준급 논문도 써야한다. 국가나 특정단체의 연구비를 따기 위해 연구비 신청도 해야 한다. 더불어
일 년 만에 다시 글을 쓰게 되었다. 몬트리올 이야기가 갑자기 끊겨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었나~ 궁금해하셨던 분들은 마음을 놓으셔도 된다. 지난 1년 동안 박사졸업을 위해 열심히 달렸고, 새로운 도전도 해보느라 눈코 뜰 새가 없었다. 지금 드디어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지난 1년 동안 있었던 일들을 회상해보면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정리해보고자 한다.2021년 11월 내 인생 축을 변화시킨 여행이 하나 있었다.‘EpiCypher(에피사이퍼) 2021’학회가 열렸다. 주임교수님 스테판이 이 학회에 초청 받았다. 나를 비롯한 동료 클라
대만에 거주한 지도 7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요사이 부쩍 사주, 궁합, 무속 등이 한국에서 널리 입에 오르내립니다. 궁합이 맞거나 어떤 법사가 대만에 살라고 해서 사는 것은 아니고, 사업상 돈벌이를 위해서 머무는 것도 아닙니다.성격상 한 곳에 진득하게 눌러앉아 사는 편은 아니고, 변화와 새로움을 찾다 보니 그동안 많이 떠돌아다닌 편입니다. 대만에 머물면서도 종종 다른 나라를 기웃거리며 옮겨볼 생각도 했지만, 갈수록 대만보다 더 좋은 곳을 찾을 수가 없네요.사시사철 맛있는 먹거리, 언제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우리나라를 두고 굳이
학생 비자를 발급받아 대만에 입국하였기에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에 학생 신분이 되었습니다. 속박받는 생활을 싫어하는 성질머리에 시간 맞춰 강의실 쫓아다닐 생각에 정신이 어지럽습니다. 그래도 수년간 살아왔던 집이 있고, 놀아줄 친구들이 있는 대만으로 와야겠다는 생각이 더 앞서는지라 감내해야 할 몫입니다.학교 수속을 다 마치고 대만 친구에게 대학 어학원에서 중국어를 배운다고 했더니 사업하는 친구는 ‘活到老 學到老’라는 글을 보내주며 응원하고, 전직 교수 친구는 사는 데 지장이 없는데 뭔 고생이냐며 위로합니다.‘活到老 學到老’의 뜻을 찾
지난 2년여의 코로나 상황을 경험하며, 행복이란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일상의 소소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예측 가능한 삶이 왜 필요한지, 하루하루가 더 소중하고 절실해졌습니다.코로나 상황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봉쇄 조치를 취한 곳이 대만이었습니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연임을 못 하도록 중국이 대만으로의 자국인 여행을 막았지요. 코로나가 유행하자 대만은 재빠르게 대만에 있는 중국인들을 돌려보내고 중국인의 입국을 막았습니다. 그리고 대만인 이외의 외국인 입국도 금지하였습니다.섬나라에서 공항으로의 해외 입국
‘[대만이야기 9] 경국지색’에서 짧게 언급했던 하 나라 걸 왕과 말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지난 수천 년의 역사에서 온고지신의 지혜를 찾아야 하겠지요.제 기억에 사마천의 사기를 끝까지 읽도록 흥미를 유발한 고사가 주지육림(酒池肉林)이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수준의 학생이 알만한 사자성어의 뿌리가 사기에 줄줄이 나오는데, 당시 느낌은 새로운 눈이 열리는 신세계였습니다.중국 상고시대 태평성대를 연 요와 순 그리고 하 나라와 상 나라를 세운 우 왕과 탕 왕을 4대 성군이라고 합니다. 요는 순에게
대만 지인의 친구가 미국인과 결혼하여 아들 둘을 낳아 기르며 그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남편의 어머니는 아시안인데 일본인으로 생각했답니다. 고아원에 있다가 미국으로 입양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그 남편이 최근에 DNA 검사를 의뢰했고, 그 결과가 나왔다며 보내준 자료입니다. 친구는 자기 남편이 한국인이라며 친구에게 보냈고, 지인도 깜짝 놀랄 일이라며 제게 보내줬습니다.‘한반도에 최초로 정착한 종족은 석기 시대 러시아 동쪽 아무르강 유역의 수렵-채집 인종과 유전자가 유사하다. 이들은 청동기 시대 중국 남쪽 또는 베트남 지역에서 이주한 농
오늘 한국의 확진자가 2,223명에 이르고 있군요. 한국은 저의 두 번째 고향이며, 제가 이 나라에서 산 지 30년입니다. 지난 1년 한국의 방역을 지켜보면서 참으로 걱정입니다.대만은 작년부터 1년간 확진자 없이 평안한 날을 보냈습니다. 올해 5월 초에 해외에서 유입된 코로나가 5월 중순이 되면서 폭발합니다. 하루 최고 600명이 넘어가는 상황이 되었지요. 평화롭던 대만 국민은 매우 놀랐지만, 방역 당국은 봉쇄정책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정했습니다. 자기 차를 혼자 운전하는 운전자뿐만 아니라, 동승
2020년 2월 외국인 입국 금지가 내려지기 전에 대만에 도착하였습니다. 당시 14일 자가격리가 막 시행되었지요. 초창기라 저는 구호 식품도 받지 못하고 격리에 들어갔습니다. 공항에서 받은 검사용지에 매일 체온을 적었고, 아침이면 보건소 직원이 확인 전화를 하였습니다. 한 번은 경찰과 함께 방문하여 신원 확인을 하고 가더군요. 일각이 여삼추, 참으로 지루했습니다. 7~8일을 힘겹게 견디고 열흘이 넘어가니 조금 수월해지더군요.일 년 반이 지나도록 초유의 코로나 사태는 진전이 없고, 내가 사는 인근 도시로 구매한 왕복 항공권은 비행기
출근하기 전 항상 챙기는 아이템들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는 에어팟(애플 무선 이어폰)이다. 에어팟을 귀에 꽂고 신나는 음악을 골라 경쾌한 발걸음으로 실험실로 향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마치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기 위한 ‘행위 의식’처럼 생각된다. 어느 날 아침, 에어팟을 찾을 수 없었다. 항상 하던 행위가 깨진다 생각하니 갑자기 불안이 밀려왔다. 정신없이 온 집안을 뒤엎고 혼자 추리게임을 하며 에어팟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에어팟은 어디에도 없었다. 더는 출근을 지체할 수 없어 할 수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에어팟 없는 출
코로나 방역에 가장 성공적인 나라로 대만이 오르내렸지요. 대만은 2003년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 중국, 홍콩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환자와 사망자를 내면서 방역 당국이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 경험으로 전염병 대응 매뉴얼이 잘 작동이 된다고 합니다.이번 코로나 상황에서는 사실 운도 작용하였습니다. 대만은 친중 보수성향인 국민당과 독립 개혁성향인 민진당이 선거마다 치열하게 대결합니다. 중국 정부의 방해에도 민진당 차이잉원 총통이 2016년 당선되면서 비록 독립을 선언하지 않았지만 양안(중국과 대만)관계가 매끄
삶 자체가 긴 여행입니다. 그 길목에서 숱한 만남과 헤어짐이 씨줄과 날줄로 이어지고, 인연 따라 발길 닿는 곳에서 이루어진 상처와 기쁨이 추억으로 남습니다.대만 친구들과 다음을 약속했던 티베트 여행은 일 년 반이 지나도록 요원하기만 합니다. 돌아보니 오랫동안 갇혀 지냈습니다. 아마도 내 운명에는 역마의 기운이 강한가 봅니다.만약 달구지나 비행기가 없던 시절에 태어났다면 떠돌이나 낭인 혹은 거지 등등의 삶을 살지 않았을까? 다행스럽게도 좋은 시절에 태어나서 무역한답시고 이곳저곳 많이도 돌아다니고, 여행도 즐겁게 다닐 수 있었으니 모두
의 줄거리 : 깊은 산속 주막을 겸한 객잔에 하루는 악당 한 명이 들어와 점원을 향해 시끄럽게 소란을 피운다. 계산대 너머 유약해 보이는 여주인, 갑자기 탁자 위의 나무 주판을 들어, 슈! 슈! 슈! 슈~ㄱ!나무 주판은 공중에서 몇 바퀴 돌더니 그 악당의 머리를 강타, 얼굴에 유혈이 낭자한 악당은 그대로 쓰러져 일어나지 못한다. 객잔의 식객들이 모두 일어나 손뼉을 치며 좋아한다.하~하~하~하~.봄이 오자 산양 언니는 매일 들판을 건너 산으로 들어가 숲속을 뒤져 야생 다래나무 잎을 딴다. 막 자란 연한 이파리는 산채 중
라문황 통신원의 남편이 숲 해설가로 강원도에서 복무 중입니다. 잠시 서울을 비우고 남편과 함께 강원도의 한 민박집에 머물며 보내온 일기를 싣습니다. - 편집자 주중학교에 다닐 때로 기억합니다. 대만TV방송에서 라는 연속극을 방영했습니다. 극의 내용은 표국(물건을 호송하여 전달하는 업체)에서 무술이 고강한 일가가 표물(배송할 물건)을 호송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사건을 다루었습니다. 어느 때는 표물이 북경에서 산 넘고 고개 넘어 천리 밖 떨어진 현으로 보내지기도 하고, 어느 때는 변경(국경지역)에서 진귀한 약재를 북경으로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듯이 성격 또한 각양각색입니다. 내성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 낙천적인 사람과 비관적인 사람, 남 탓으로 돌리는 사람과 내 탓이라고 여기는 사람, 폭력성이 강하거나 음흉한 사람, 마음이 따뜻하고 어진 사람 등등 수없이 나눌 수 있습니다.체질 또한 다양하게 나눕니다. 우리나라 한의학에서는 4상으로 체질을 구분합니다. 소음인, 소양인, 태음인, 태양인으로 나누며 증상으로만 처방하는 것이 아니라 체질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다고 알고 있습니다.또 체형에 따라 오행 즉 목화토금수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체
6월 7일부터 11일까지 Keystone 학회에 참석했다. Keystone 학회는 1972년부터 현재까지 50년간 이어져왔다. 미국 Colorado주에 있는 Keystone Resort에서 주로 진행한다. Keystone Resort는 스키 관광지로 유명하다. 스키 관광지답게 주위에 아무것도 없어 학회장에서 열심히 강의를 듣다가 저녁엔 다들 술집으로 우르르 몰려가 술을 마시며 하루를 마친다고 한다.과학자들은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들보단 덜 사교적이다. 따라서 고립된 공간에서 학회를 진행하고 한 공간에 과학자들을 몰아넣어 서로 만나게
라문황 통신원의 남편이 숲 해설가로 강원도에서 복무 중입니다. 잠시 서울을 비우고 남편과 함께 강원도의 한 민박집에 머물며 보내온 일기를 싣습니다. - 편집자 주속담에 격행여격산(隔行如隔山. 주: 업종이 다르면 산을 마주한 듯 거리가 있어 서로 알기가 어렵다)라는 말이 있습니다.과거에 어떤 일을 하였든 어떤 지위에 있었든, 완전히 새로운 일을 하게 되면 반드시 처음부터 시작해야만 합니다. 최근에 우리 집 양반이 퇴직을 한 후에 새로 시작한 일을 위해 매일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니 진정 존경스럽습니다.이 양반은 예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