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불교 조계종에서 운영하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님들의 쉼터, ‘나눔의 집’이 내부고발자들의 제보와 함께 연일 음울한 소식이다.먼저 의혹이 불거진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와 ‘나눔의 집’은 설립주체와 사업목적, 그리고 활동영역이 완전히 다르다. 그럼에도 같은 연장선상에서 싸늘하게 바라보는 시선은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일본군 위안부’ 수요시위를 학생들에게 널리 알리며 교육운동을 해온 우리 교사들마저 심리적 저지선이 무너질 것 같아 마음이 불안하다. 그래도 삶을 위한 운동은 지속되어야 하겠기에 여기에 ’정의연’을 위한
떠오른 생각들로 순서도 정오(正誤)도 없다. 오호(惡好)와 시비(是非)를 논할 수는 있지만 대상은 아니다. 중복도 있으므로 감안하시면 좋겠다. 수차에 걸쳐 싣는다.126.인생은 미묘하고 불가사의不可思議하다. 생명의 세상은 가사의可思議하지 않더라. 인생은 별것 아니라고 말들 하지만, 별것 일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더라. 그렇더라. 피안彼岸, 극락極樂, 천국天國등으로 혹세무민惑世誣民하지 말자.127. 살람=사람=삶? 유지有知가 무지無知보다 좋지만은 않더라. 너무 많이 알려 말자. 알량한 앎이 진실을 덮을 수 있다.128. 지고자至高者
맑은 지구를 위해 불편함을 감수합시다.코로나19를 겪으면서 우리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쓰기 등으로 코로나 뿐 아니라 감기도 덜 걸리는 것을 느끼게 되어 사회적 백신의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같이 모여 식사를 할 때도 이야기를 하려면 입을 가리고 해야 하고 상대와 대화할 때도 늘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다음으로 생태백신인데요. 산업화시대에 제트기, 로켓, 산업의 자동화 등 모든 것이 속도로 귀결되며 빨리 빨리... 인간에 편리에 의한 무차별적인 자연훼손은 생태계가 복원되는 속도보다
팽목바람길을 걸었습니다. 매월 넷째 주 토요일 오후 1시 30분, 팽목항 빨간 등대 앞에 모인 사람들이 팽목바람길을 걷습니다. 벌써 25회가 되었습니다. 이날도 서울과 부산 등 전국에서 10여 명의 사람들이 팽목바람길을 걸었습니다.팽목항에는 세월호 팽목 기억관이 있습니다. 이 팽목 기억관은 6월 중에 사라지게 됩니다. 진도군수가 팽목항에 당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석탄재를 매립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당진화력발전소에서 발전하고 남은 석탄재를 청정구역인 팽목항에 매립할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이 석탄재는 다량의
30여 년 거래하는 집엘 갔더니 만원이다.지난번에 머리 자르고 만원 내니 이천 원 더 내라고 하더니 ‘오늘은 만원이네’ 하며 돌아서 나왔다.내가 다니던 지역 머리방은 비싸다.내가 30여 년 거래한 집은 1만2천 봉은 아니고 1만 2천 원인데, 어떤 집은 1만 5천 원 또 다른 집은 2만 원이다. 내가 다니는 집은 1만 2천 원이다. 이 집은 카드는 안되고 오롯이 외상을 하거나 현금만 내야 된다.이에 반해 오른쪽 동네 머리방들은 저렴하다.어떤 집은 7천 원에 지역화폐에 재난카드가 되고, 어떤 집은 7천 원이지만 현금만 받아서 7천 원
사월의 어느 주말, 함께 활동하는 지인들과 북한산 숨은벽 능선을 올랐다. 왼쪽으로 인수봉, 오른편 위쪽으로 백운대 정상을 바라보며 오르는 암릉은 꽤나 스릴 있는, 제법 난도 높은 코스다.전날 밤 시답잖은 문제에 심사가 꽂혀 고상고상 잠을 설친 데다 몸살 기운까지 겹쳐 두통에 삭신도 쑤시고... 등산은 아무래도 무리한 행보였다.그러나 화산과 마그마의 활동이 있었던 태초의 시간, 형언할 수 없는 엄청난 폭발력에 의해 분출된 마그마가 서서히 식고 굳으며 풍화를 거쳐 빚어낸 기암괴석을 대할 때 느끼는 아득한 시공간에 대한 경외감, 거기에
(사)민족문제연구소회보 '민족사랑' 4월호 도착한지 일주일이 넘어 가는데 아직 본문 내용을 다 읽지 못하고 있다. 밑줄 치면서 정독하는 기획기사 '식민지비망록', '인터뷰', '후원회원마당', '책소개' 내용은 빼놓지 않고 읽고 있다.'식민지비망록'은 민족사랑 회보가 아니면 접할 수 없었던 일제강점기-대일항쟁기, 일제식민지-민중의 생생한 삶과 의혈투쟁에 목숨 바친 투쟁기, 일제의 악독한 민족말살 파시즘과 여기에 부역한 친일파-친일매국노, 친일반민족
어머니, 지금 계신 곳은 지내기가 어떠신가요? 여름엔 덥더라도 시냇가에 발을 담그거나 나무 그늘에 앉아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이면 좋겠고, 겨울에는 불을 때지 않아도 춥지 않은 곳이면 좋겠습니다. 어머니가 가신 뒤로는 저 세상도 그저 옆집이거나 아니면 기껏해야 이웃 동네일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머니가 지금도 꼭 제 곁에 계시는 것처럼 느껴져서 그렇겠지요. 하지만 문제는 문제입니다. 이제 사는 게 힘들거나 심각한 고민이 있을 때 누구를 찾아가서 이야기를 해야 할까요? 아직도 밤늦게나 새벽녘에 만취한 채로 어머니 집을 찾아가면 잠
노무현과 박근혜와 문재인봉하막거리 감칠 맛 나는구나.노무현 11주기 추도식 찾아가 봉하마을에서 마셔보니 알겠다.노무현 대통령이 당시 작심하고야당총재 박근혜에게 ‘연정하자’ 제안했을 때눈 지그시 감고 혜안을 가지고 받아들였다면노무현도 그렇게 가지 않았을 거고무성한 의혹도 남기지 않았겠지.박근혜도 지금처럼 감옥에갇혀있지 않겠지.박근혜는 지혜가 없었지만만약 주변의 권고로 연정정치가 현실화되었다면아마도 조국통일은 급진전되어오늘 쯤 눈앞에 다가왔을 거고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의'자살'을 어떻게 바라보고해석하고 있을까편집 : 객원
비가 온다. 아내를 미금역으로 태워다 주는 길. 조수석에 앉은 아내가 다리를 올리고 타이즈를 신는다. 무릎까지 올라와서 종아리를 꽉 조여 주는 양말인데, 너무 세서 아플 것 같다. 그걸 신는 모습이 고무장갑을 낄 때 그런 것처럼 힘이 들어 보인다.아내는 건강검진센터에서 하루에 다섯 시간 동안 서서 일하는데, 다리가 붓지 말라고 신는 것이다. 월급이 많지도 않은데, 빚을 갚겠다고 스스로 나선 일이다. 기특하고 대견하고, 고맙고 사랑스러운 아내다. 아내는 천성이 빚이 있는 걸 견디지 못한다.가는 길에 CBS 라디오에서 Animals의
월성 핵발전소에서 울산시 북구는 아주 가깝습니다. 오히려 경주시보다 더 가깝습니다. 월성 핵발전소에서 경주까지는 산을 하나 넘어야 되지만, 울산시 북구는 직선거리로 10킬로미터 안에 있습니다. 북구 주민들은 약 21만 명이며, 평균 연령은 30대입니다. 대부분의 가정에 어린이, 청소년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산업부는 핵쓰레기장 추가 건설 공론화에 북구 주민들을 배제하고 있습니다. 울산은 고리와 신고리 핵발전소와도 가깝습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석유화학단지 등등 산업시설이 밀집되어 있습니다. 16기의 핵발전소도 모자라서 최소한
이민 2세인 내 딸은 일찍부터 아이들의 언어 습득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딸이 한국말을 잘하지만 아이들과 대화는 부득이 영어로 한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바로 상하이로 가서 살게 되면서 주위 문화에 중국어까지 겹쳤다. 한국어를 가르쳐보려고 갖은 노력을 다 했지만, 집안에서 프랑스인인 아빠는 아이들에게 프랑스어를 하고 자기는 아이들에게 한국말로 하는 것이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한국에 살고 계신 외할아버지가 유아용 한글공부 책 세트와 테이프세트를 박스로 보내주셨지만 혼자 힘으로는 써보지도 못했다. 그러다가 5년 전에 미
5월 18일은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이다. 해마다 이때가 되면 당시 필자 가족이 겪었던 피해로 놀란 가슴이 두근거려온다. 이러한 일이 벌써 40년째 된다. 아마도 눈을 감기 전에는 잊지 못할 것이다.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하고 전국에서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10월 27일 지역 계엄령이 선포되었다(제주도 제외). 이어 12월 12일에는 전두환이 군 수뇌부를 장악하였다. 1980년 5월 15일 서울역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각 지역 대학생들은 군부 독재정권을 저지하고 민주적인
요 며칠 사이 정의기역연대와 윤미향 전 대표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기부금 처리문제’와 ‘10억 엔 사전 인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모두 ‘도덕성’과 관련된 사안이다. 더구나 문제를 제기한 이용수 할머님과는 30년 가까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 함께한 동지이다. 그런 점에서 충격이 컸다. 충격을 넘어 논란이 증폭된 데에는 일부 언론들과 특정 정당의 공격이 결정적이었다. 진보 인사를 공격하기 좋은 소재인 ‘도덕성’을 집요하게 파고들었기 때문이다.할머님의 기자회견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후원자들이 십시일반 기
일본군 성노예 희생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인터뷰 기사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할머니가 밝힌 내용들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한국의 보수 언론들의 선정적 보도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진실보다는 정치적 프레임에 가두는 선정적 보도는 성공한 것처럼 보입니다. 악마의 프레임에는 ‘진실’과 ‘팩트’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인 할머니들이 생전에 전범 국가인 일본의 사죄와 배상이라는 한을 풀지 못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10대 소녀 때,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갔다가 모진 일들을 당
5월 초순 비가 온 다음 날 이른 아침, 새벽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집 앞에는 왕복 2차선 도로가 있는데 바로 곁이 가족사랑공원이다. 공원 내부를 순환하는 소로에 인접하여 벤치들이 있다. 오늘 사건?을 만난 벤치는 낮은 나무들이 가리고 있어 새벽 어둠 속에서는 벤치 넘어가 잘 보이지 않는다.무심코 지나가는데 느낌이 좀 이상했다.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벤치 아래를 바라보니 한 사람이 보인다. 급히 다가서 허리를 굽히고 은폐된 벤치 뒤쪽을 자세히 보니 맨땅에 젊은 청년이 누워 있지 않은가? 어제 밤새 비가 온 뒤라 땅은 아
지난 5월 4일, 쌍용자동차 마지막 남은 노동자들이 모두 복직했습니다. 여기에는 김득중 위원장과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도 포함되었습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11년 만에 쌍용자동차 마지막 해고자 35명의 복직을 밝히며, 평택 쌍용자동차 정문 앞에서 “여러분 덕분입니다”라는 출근 인사를 밝혔습니다.강남역 고공 위에서 삼성 권력과 맞서 싸우고 있는 26년차 해고 노동자인 김용희 씨는 쌍용자동차 마지막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 소식을 듣고 “불굴의 투지와 의지로 복직쟁취를 이끌어내신 쌍용차 동지들의 첫 출근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떠오른 생각들로 순서도 정오(正誤)도 없다. 오호(惡好)와 시비(是非)를 논할 수는 있지만 대상은 아니다. 중복도 있으므로 감안하시면 좋겠다. 수차에 걸쳐 싣는다.121.말은 그럴듯하게 하고 글도 그럴듯하게 쓴다. 하지만 행동은 그렇지 못하다. 언문행일치(言文行一致)는 어려워도 언문행근치(言文行近致)라도 하자. 말과 글에서 사기꾼이 많다. 필자가 그렇다.122.모든 생명들은 자신외의 지고자至高者가 없다. 생각은 가능하다.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 때 신과 지고자를 등장시킨다. 그에게 밀어버리기 위함이다. 얌체다. 허망허탈하다.123.
올해에도 어김없이 어린이날(~5월5일)이 다가왔다. 며칠 전, 코로나19로 ‘집콕’하며 예전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어린이날 노래를 2절까지 흥얼거려 보았다. 그런데, 노래를 배운지 어언 60년이 다 되어가는 오늘까지도 악보 없이 부를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그만큼 이 노래는 애국가 다음으로 어린이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외워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아래 ‘어린이날’ 노래 가사 참조)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우리가
“개 구충제 펜벤다졸을 먹고 암을 고쳤다.개 구충제라도 먹고 말기암을 극복해보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개 구충제를 먹겠다.”외국 유튜브에는 벌써 돌고 돈 이야기라는데 드디어 우리나라도 터졌다. 에스엔에스에 올린 폐암 말기환자인 어느 연예인 글이 암환자들 눈길을 잡아당기고 사람들 호기심을 이끈다. 의사와 과학자들은 바로 반격에 나선다. 과학을 바탕으로 한 근거가 없다, 개한테 쓰이는 구충제일 뿐이지 사람한테 효과가 있는지 부작용이 있는지 전혀 밝혀지지 않았다, 효과는커녕 아주 심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개가 사람처럼
비결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아내에게 고백하면 된다. 아주 쉽지 않은가. 그런데 그 고백이 남자들에게는 그리 쉽지 않다. 도대체 그런 고백을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자존심 상하는 일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자존심이 밥 먹여 주는 일은 결단코 없다. 예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아내 앞에서 자신의 약함과 부족함을 인정하고 고백하는 것은 자존심의 문제라기보다 용기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사람마다 개인적 차이는 있겠지만 남자들은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데 익숙하지 않다. 육체적 질병이
핵발전과 관련된 한국의 과학자들은 진실을 말하고 있을까요? 한국의 과학자들은 핵발전이 값싼 전기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경제적이라고 말합니다. 한국의 핵발전의 안전성은 세계 최고의 기술로 입증되었다고 말합니다. 안전성과 세계 최고의 기술을 바탕으로 핵발전을 수출하는 핵발전 강국의 반열에 올랐다고도 말합니다. 한국의 과학자들은 핵발전은 깨끗한 에너지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의 대책으로 가장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바로 핵발전이라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생애주기 전체를 통하여 볼 때 핵발전은 태양광보다 적은
은퇴자가 직면하게 될 세상은 현직에 있을 때 보던 세상과는 사뭇 다르다. 치열한 생존경쟁의 세계에서 한 발 물러나 세상을 바라보게 되니 한결 여유롭다. 그렇다고 모든 욕망이나 갈등에서 벗어난 건 아니지만 세상을 관조하는 입장이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모든 게 다 그런 것은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은퇴자 앞에는 거대한 산맥이 놓여 있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동산 정도로 여거지던 것이 나중에 보니 훨씬 더 크고 거친 산으로 다가오는 존재가 있다. 그 존재는 세상이라는 큰 세계를 뒤로 하고 이제 여유좀 부려볼까 하는 순간 서서히 그
4월 18일, 토요일.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날씨가 몹시 맑다. 미세먼지 한 점 없는 쾌청한 날씨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그런 날씨다. 그동안 코로나 사태로 집에만 콕 박혀있다 보니 더욱 마음이 들뜬다. 감옥살이 아닌 감옥살이를 한지 2개월. 얼마나 답답한 방콕이었나!동우회 몇몇 친구들에게 전활 걸었다. "오늘 정오 12시 30분, 합정역 9번 출구 만남의 장소에서 만나!" 젊은 시절에 즐겨 했던 번개팅이다.정오 12시30분, 우영, 범산, 경산이 나오고, 멀리 전곡에서 탄월이 달려왔다.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여전했다.먹자
인간의 삶은 복잡하다. 매일 불특정 다수와 만나야 하고, 예측불가능한 일들을 처리해야 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원하든 원하지 않던 말이다. 복잡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다. 그러므로 너나 할 것 없이 이구동성으로 단순하게 살자고 한다. 복잡하게 살지 말자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다. 복잡함을 떠나 단순하고 단조롭게 살고 싶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하니 단순하고 단조로운 생활이 성인의 삶과 종교처럼 되어 버렸고, 일부는 산업이 되었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대지가 녹고 산야에 꽃
학교 온라인 수업 저는 고등1학년, 중1학년, 초등4학년 딸, 아들, 아들을 둔 아빠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입학식도 못하고 학교도 계속 못나가고 하니 집에만 있는 것도 힘들고 하여 제가 운영하는 풍물공간인 ‘풍류사랑방 일과놀이’에 가족이 가서 매일 조금씩 사물놀이 학습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매일 2시간 공부, 3시간 타악 학습, 이런 원칙을 정했지만 워낙 놀고 게임하는 걸 좋아해서 잘 지켜지진 않았습니다.그래도 게임만 하지 않고 밖에 공원에서 노는 걸 좋아해 다행이었습니다.애들 엄마랑은 탄천 걷기
몇 주 전 4월 초순에 코로나19로 자발적으로 '집콕'하는 기간에 집근처 인근 공원 뒤쪽의 야산에 올라 꽃천지를 이룬 봄의 정취를 감상하다가, 문득 박목월 시인의 '윤사월'이란 시가 떠올랐다. 윤사월 (박목월)송화(松花) 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윤사월 해 길다꾀꼬리 울면산지기 외딴 집눈 먼 처녀사문설주에 귀 대고엿듣고 있다.-------------------~ 윤사월의 '외딴 봉우리에 살고 있는 산지기 외딴집 눈 먼 처녀'가 문설주에 귀대고 듣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요즘 같은 자발적, 타
1960년 4월에 나는 이화여중 3학년생이 되었고, 서울 돈암동에서 서대문까지 새벽 버스를 타고 가서 정동 골목으로 들어서면 이화 교정이 보이고 나의 하루는 시작되었다. 그런데 1960년 4.19 무렵이 되자 정동의 돌담을 끼고 전경버스가 끝없이 늘어서 있더니 어느 순간부터 데모하는 학생들과 시민들을 향하여 최루탄을 쏘아대기 시작하여 교정 안에서도 눈물이 줄줄 나고 수업은 중단되었다. 길에서 일어나고 있는 치열한 장면들은 모두의 정신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나에게는 6.25 전쟁을 상기시켜주는 사건이었다. 전쟁 당시 우리 가족은 서울
오늘은 ‘319일 차’입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한국에서 ‘가장 근사한 동네’라고 외신이 소개한 강남에서 그것도 강남역 삼성생명 빌딩 앞 25미터 높이의 교통 폐회로티브이(CCTV) 철탑 위에서 한 노동자가 살기 위해 버티고 있는 숫자입니다. 그의 이름은 ‘김용희’입니다.그가 고공을 선택한 것은 노동조합 때문입니다. 그는 1982년 삼성항공 창원공장에 입사한 직후 노동조합을 조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이 때문에 정체불명 괴한의 피습을 당하기도 했고, 삼성 간부들에게 납치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비가 온 뒤에 땅이 굳듯이 그런
박춘근 선생님께서 손자 이야기를 올려주셨다. 아기 사진을 보면서 “와... 좋겠다.” 했다.언제부턴가 길에서 어린 아이들이 아장아장 걸어오면 그냥 지나치게 되지 않는다. “아오, 이뻐라.”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귀여운 얼굴도 쓰다듬고 싶어진다. 요새 엄마들은 아이 만지는 것을 싫어한다고 해서 손을 내밀 꿈도 꾸지 않지만... 지난해 시카고 여행에서 박물관에 갔을 때 할머니가 손주에게 이런 저런 설명을 해주는 것을 보았다. 그렇게 좋아 보일 수가 없었다. “나도 손주가 있으면... 잘 데리고 다녀줄 텐데..” 생각했다.5년 전에는 그
북한을 눈앞에 두고28일에는 단둥으로 가서 한국전쟁으로 끊긴 조중우의교를 거닐었고 북한과 중국을 오가는 트럭과 버스를 보면서 같은 민족끼리는 이렇게 차단당하고 있는데 중국과는 많은 교류를 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였다. 고구려성인 박작산성에 가서 중국이 이곳을 만리장성의 종점이라고 주장하는 허황된 역사왜곡을 실감하고 동북공정의 의도와 목적을 이해하게 되었다. 29일에는 5시간 30분 정도의 길을 달려 지안(집안)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휴게소가 없어서 남학생과 여학생을 분리하여 용변을 보게 하였다. 그래도
작년 2019년을 회고할 때 나에게 가장 힘겹고도 보람찬 일은 전라남도교육청에서 운영한 '전남통일희망열차학교'이다. 2018년 늦가을에 태스크포스로 기획단계부터 참가하기 시작하여 2019년에는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역사교사 출신이자 전교조 위원장 출신의 진보교육감(장석웅)과 평소에 통일교육에 소신을 뚜렷이 갖고 있었던 장학사가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왜냐하면 학생 80명을 데리고 교사 20명이 6차례의 1박 2일 캠프와 16박 17일의 대장정을 해내는 프로젝트는 교육감의 결단이 아니면 할 수 없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