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협재해수욕장을 찾으면 하얀 모래에 반사되는 에메랄드 빛 바다 건너편에서 불쑥 솟아올라 협재해수욕장에 안온함을 더해주는 섬 비양도를 만날 수 있다. 지난 6월 20일경, 집안 행사가 있어서 아내와 함께 고향 제주에 내려갔다가 비양도를 찾았다. 이미 2년 전 내가 혼자 찾았던 적이 있는 곳이다. 아내가 이곳을 가보지 못했다고 하여 함께 찾기로 하고 서귀포 버스터미널에서 102번 직행버스를 탔다. 1시간 정도 달리니 한림 버스정류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는 비양도 가는 여객선을 타기 위하여 선착장까지 걸어갔다.
경주 남산 탑골 부처바위를 소개하고 일단 남산이야기를 접을까 한다. 삼릉계곡에서 시작한 남산 탐방이 남산을 반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돌았다. 경주 남산을 보고 싶은데 시간도 없고 산을 오를 준비도 안 되신 분들에게 탑곡 마애불상군을 가보라 권하고 싶다. 주차장에서도 가깝고 남산 구석구석 있는 불교 관련 유적을 한 곳에서 다 볼 수 있는 곳이다. 남산에 멋진 탑들이 곳곳에 있는데 이 계곡을 탑골이라 부르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삼층석탑이 있어 그러하다는 말도 있지만 난 부처바위에 새겨진 9층 목탑과 7층 목탑 때문인 것 같다. 옥룡암
'큰원추리'가 가득 핀 중봉은 그야말로 구름이 흘러가는 곳이었다. 아니 구름이 피어나는 곳이었다. 중봉 뒤에서 구름이 피어올라 능선으로 흘러갔다. 숨이 멎었다. 중봉 근처에는 약 10사람이 있었지만 작은 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구름을 몰고 가는 바람 소리가 모든 소리를 압도했다. 그 자리, 그 시간에만 있는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자연의 특별한 선물이다. 중봉 뒤에서 구름이 조금씩 피어오른다. 피어오른 구름이 서서히 중봉을 지나간다. 저 멀리 백암봉을 뒤덮고 능선 건너편으로 흘러간다. 피어났던 구름이 다 흘러가고....하늘이 열렸다
7월 초순이면 항상 생각나는 산이 있다. 덕유산이다. 이맘때면 덕유산 중봉을 중심으로 한 덕유평전에는 원추리가 무리지어 핀다. 덕유평전 원추리 군락은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 할 정도로 멋지다. 신비한 기운을 머금은 구름 아래 드러난 은근한 자태는 사람 마음을 홀려 손짓한다. 올해도 7월 11일, 몸과 마음이 덕유평전으로 내달렸다.해발 1,520m에 있는 설천봉까지 곤돌라를 타고 갔다. 이 곤돌라는 1997년 설치되었다. 2001년에는 설천봉에서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까지 등산로가 만들어졌다. 설천봉에서 걸어서
드디어 불곡 마애여래좌상를 찾았다. 아껴놓았던 예쁜 옷을 꺼내 입는 기분이랄까. 유홍준선생님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첫 권에서 ‘고신라불상의 백미’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처음 찾아갈 때 첫날은 못 찾고 다음날 서너 시간을 헤매다 겨우 감실부처님 앞에 설 수 있었다 하여 정신 바짝 차리고 찾아 나섰는데 이젠 워낙 유명해지셔서 그런지 이정표가 잘 되어 있었다.불곡 마애여래좌상은 남산 부처골에 있다. 남산 골짜기 골짜기 부처님이 안 계신 곳이 없건만 여기가 부처골짜기, 불골, 불곡이라 불리는 것이 이 감실부처님 위상을 이야기해 준
6월에 국립수목원에서 만난 야생화 중 산수국을 중심으로 소개했더니 다른 꽃들이 불만이 많다. 나도 선보여 달라고 아우성친다. 꽃들의 아우성이 시끄럽게 내 머릿속을 돌아다니니... 빼내지 않곤 살 수 없다. 내가 어떻게 되었나 보다.잎과 줄기에서 나는 향이 백 리를 간다는 '백리향'은 7~8월에 분홍색 꽃이 핀다. 잎겨드랑이에도 꽃이 달리지만 대부분 가지 끝에서 오밀조밀 달린다. 꿀풀과에 속하는 백리향은 원래는 높은 산 양지바른 바위 위에서 자라는 식물이다. 바위에서 자라는 다른 식물들처럼 키가 10~ 20cm로 작다. 향이 좋아 향
6월에 광릉 국립수목원에 가면 여기저기서 사람들 탄성이 들립니다. 바로 '산수국' 군락을 보고 지르는 탄성입니다. 작은 동그라미는 수국원으로 주로 '수국'이 피어있는 곳으로 2번 지역입니다. 큰 동그라미는 '산수국'과 '별수국'이 무리지어 피어 있는 5번 지역입니다. 특히 5번 지역에 가면 사람들의 탄성이 끊임없이 들립니다.너무나 아름다운 꽃에 반해 '와~~ 와~~~~ 예쁘다'란 말을 반복하며 사진을 찍느라 발길이 저절로 머무는 곳입니다. 7~8월에 피는 '산수국(山水菊)'은 원래 산골짜기에서나 만날 수 있는 꽃입니다만, 워낙 예뻐
다음에 만난 꽃은 '홀아비꽃대'다. 또 홀아비가 붙었다. 4~5월에 흰 꽃이 피는 홀아비꽃대는 꽃말도 '외로운 사람'이다. 꽃줄기에서 나온 꽃대 하나에 하얀 꽃이 이삭처럼 달린다. 꽃대가 하나라서 홀아비꽃대란 이름이 붙었다 한다. 다행히 무리지어 피어서 그리 외로워보이진 않는다. 여러해살이풀로 전국 산지에서 흔하게 보는 꽃이라고 하나 나는 금대봉에서 처음 보았다. 처음 본 것이 아니라 내가 미처 거기 있음을 모른 것이겠지....5-6월에 흰 꽃이 피는 '싸리냉이(긴잎황새냉이)'다. 냉이 이름 붙은 꽃이 그렇듯 희고 가지 끝과 원줄기
서울시 중구 남산공원길 627 에는 목멱산 호랭이 한식집이 있다.목멱산은 현재 남산의 옛날 이름이다. 내 생각으로는 남산이라고 하기 보다는 목멱산이 훨씬 좋은 이름인 것 같다. 함께한 지인이 나에게 이 이름을 모른다며 의아해한다. 70년을 넘게 살아온 서울에서 목멱산이란 이름을 의아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임을 느낄만하다.60년도 남대문시장에서 그룹 과외 하던 회현동이 내려다보이는 남산이다. 케이블카 건너편 숲속에 ‘목멱산 호랭이’라는 한정식집이 생겨서 먹으러 갔는데, 값도 적당하고 깔끔하고 운동 삼아 한 번쯤은 괜찮은 것 같았다
지난 5월 18일 태백산에서 야생화 군락지로 유명한 금대봉~대덕산 일대를 다녀왔다. 여유가 없어 사진첩에만 넣어놓고 있었는데... 이제 더는 못 참겠다고... 꺼내 달라고... 와글와글 거린다.2년 전 5월 초순에 금대봉~대덕산 일대로 야생화를 보러 갔다. 얼레지, 꿩의바람꽃, 선괭이눈, 현호색, 왜미나리아재비, 산괴불주머니, 노랑제비꽃, 개별꽃 등을 원 없이 봤다. 그때보다 보름 정도 늦었는데 금대봉~대덕산 일대에 피는 야생화 주종이 완전 바뀌었다.얼레지는 간신히 몇 송이만 만났는데 그것도 꽃잎을 닫는 얼레지였다. 얼레지와 함께
몇 년 전부터 엄마는 실버카를 몰고 다닌다. 척추 한번 다치고, 넘어져 고관절 두 번 다친 후 지팡이에 의지해도 30분을 걷기 힘들어하던 엄마가 실버카를 만난 후 요새는 1~2시간은 잘 걸어 다닌다. 물론 중간에 자주 쉬기는 하지만...봄ㆍ가을이 되면 실버카를 모는 엄마와 경기도 포천에 있는 '광릉국립수목원'에 자주 간다. 동네 공원과 달리 국립수목원은 워낙 커서 걷다 보면 최소 2시간은 걷게 된다. 엄마도 멀리 나들이 해준 사위에게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좋다. 참 좋다.“를 연발하며 고관절이 시큰거릴 때까지 열심히 걸어 다닌다.
지난 4월 30일 설악산에 눈이 내렸다. 지난 5월 1~2일에는 지리산 천왕봉과 노고단에 강풍을 동반한 눈이 내렸다는 소식도 들린다. 4월과 5월에 눈이 오다니.... 기상청은 저기압이 동반한 한기일 뿐 이상기후는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좀 신기하다. 지난 4월 17일에는 치악산에도 눈이 왔다. 돌풍도 불고, 우박도 내렸다. 이렇게 날씨가 평소와 다르면 '기후위기'가 저절로 생각난다. 아니 기후위기가 아니라 이젠 '기후비상사태'라지... 4월 17일 일기예보는 오후 치악산에 비 올 확률이 60% 넘었다고 알려줬다. 가야 하나 말
불곡산은 서울에서 가까운 양주에 있다. 해발 470m로 높지 않은 산이지만 얕보면 안 된다. 산봉우리들이 모두 가파른 암벽지대에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세 봉우리인 상봉, 상투봉, 임꺽정봉을 오르락내리락할 때면 바위 길에 심장이 덜덜 떨리는 산이다. 양주시에서 층계와 쇠안전망 등을 꼼꼼히 해놓아 올라갈 수 있지 그런 것이 없다면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로 험하다. 임꺽정 생가가 있고 임꺽정이 이곳 청송골을 근거지 삼아 의적(?) 활동을 했다고 하니 그럴만하다.우리는 양주 향교 근처에서 시작하여 둘레길을 잠깐 걷다가 백화암을 지나
김해에는 백두산과 똑같은 백두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있다. 그래서 김해에는 백두산을 갔다 왔다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다. 김해 백두산 존재를 미처 몰랐을 때는 거기에 많은 의문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진달래가 산불처럼 사방으로 번지고 있다. 꺼질 듯 꺼질 듯하면서도 꺼지지 않는다. 산봉우리를 넘어 건너편 산까지 더 넓게 번진다. 아직 나무들은 잎을 틔울 기미가 전혀 없는데 진달래만 홀로 꽃을 피운다. 겨울을 넘긴 회색 나뭇가지들 사이에서 군락을 이루며 피어있는 모습은 무언가 불균형하면서도 비현실적
남산 중에 남산 경주 남산동 중앙에 서출지라는 연못이 있다. 삼국시대 때부터 있던 오래된 못이다. 삼국유사 기이(紀異)편에 사금갑(射琴匣)이야기가 있다. 신라 21대 소지왕이 정월 대보름날 행차를 하는데 까마귀가 울어 왕이 기사를 시켜 따라가게 하였는데 중간에 놓치고 근처를 배회하던 중 한 노인이 못에서 나와 편지를 한 통을 주며 ‘이 편지를 열어보면 두 명이 죽을 것이요. 열어보지 않으면 한명이 죽는다.’고 하였다. 왕은 한명만 죽도록 열지 말라 했는데 일관(日官)이 ‘두 명은 평민이요, 한명은 왕이다’하여 편지를 열어보니 ’사금
지난 4월 초순, 비 오는 날 국립수목원에 갔다. 송골송골 빗방울을 머금고 있는 꽃과 나무를 만났다.걸어가는데 아주 향긋한 꽃냄새가 난다. 비가 오는데도 말이다. 길마가지나무 꽃이 한창이다. 길마가지나무의 우윳빛 흰 꽃은 3~4월에 잎이 나오면서 동시에 꽃이 핀다. 꽃은 햇가지 잎겨드랑이에서 나와 2개씩 밑을 향해 달린다. 5월이면 올괴불나무처럼 붉은 열매를 다는 부지런쟁이다. 국수나무, 올괴불나무, 병꽃나무처럼 키가 작아 길가를 예쁘게 장식해주는 나무다. 5개의 노란 수술과 1개의 연둣빛 암술이 한층 멋을 내고 휘어진 꽃잎과 함께
2020년도 가을에 떠났던 강원도 태백시와 삼척시를 1박 2일로 돌아보고 너무 짧다는 동생의 의견에 이번에는 강릉시와 속초시, 양양군, 고성군을 2박3일로 돌아보기로 하였다. 떠난 날부터 날씨가 좋아 기분 좋은 여행이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동생과 나는 형제이긴 하여도 같은 방에서 잔 적이 거의 없다. 12살 나이차로 학교생활과 직장으로 떨어져 있어 집안일을 이야기해본 적도 없었다. 지난 번 여행 때 부모님 이야기와 형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느낀 동생이 이번에도 고향 가까운 곳까지 가게 되어 부모님 생각을 많이 하게
처녀치마저마다 가져온 김밥, 떡, 만두, 과일에 커피까지 간식으로 에너지를 충전하고 나니 발걸음이 한결 가볍습니다. 다시 계류로 내려가는데 먼저 온 꽃쟁이들 여럿이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꽃이 필 무렵 여러 장 잎이 바닥에 펼쳐져 붙어 있는 모습이 마치 치맛자락을 쫙 펼치고 앉아 있는 듯한 처녀 모습을 연상 시킨다고 해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하는 백합과 처녀치마에 꽂혀 있군요. 모델도 그만이지만 절벽 같은 암벽 위에 자리 잡은 배경도 그만입니다. 다만 빛이 역광인 것이 사진 찍기에 좀 아쉽습니다. 다른 해에는 꽃이 피었다가
지난 3월 마지막 토요일, 비가 온다는데 또 산에 가잔다. 이번엔 치악산이다. 한국에는 3대 ‘악산’이 있다. 설악산(雪嶽山), 월악산(月岳山), 치악산(雉岳山)이다. ‘악’자 한자는 다르지만 다 큰 산이라는 뜻이다. 큰 바위가 많은 산이란 의미도 있지 않을까 싶다.그중 치악산은 ’치가 떨리고 악에 받쳐 가는 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어쩜 그리 딱 맞게 지었지?’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30년 전쯤 구룡사에서 출발해서 급경사 코스인 사다리병창을 지나 비로봉에 올라간 적이 있다. 어찌나 힘에 부치던지…. 너무 힘들게 올라가서 그랬
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에 있는 속냉이골은 1949년 1월 12일 의귀국민학교 전투에서 사망한 무장대의 시신이 집단 매장된 곳이다. 때마침 4.3, 73주년을 맞이하여 문정현 신부 등 강정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하는 분들이 을 찾아 참배했다는 SNS 소식도 들려온다.한국작가회의 소속 작가 4인과 고성농민회 간부 등 6명의 제주 4.3 기행팀이 둘째 날 찾은 곳은 4.3 학살지인 정방폭포 인근의 를 거쳐 남원읍 의귀리에 있다는 (송령이골 등으로 불리기도 함)을 찾았다. 그 위치를 정확히 몰라서 인터넷 검색
심각한 황사 무릅쓰고코로나19로 작년 한 해를 허송했습니다. 무서워, 무서워하다가는 올해도 그리될까 싶어 용기를 냈습니다. 심각한 황사 무릅쓰고 꽃동무들과 천마산 꽃산행에 나섰습니다. 예년보다 조금 이르지 않을까 싶었는데 온갖 봄꽃들이 앞 다퉈 핍니다. 봄꽃들의 대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도심 속 벚꽃이 예년보다 빨리 피었다는데 산속도 마찬가지입니다. 기후변화를 실감합니다. 이른 봄에 피는 꽃들은 북사면 물기가 많은 계곡 주변에 가야 많습니다. 해서 팔현리 계곡에서 출발하여 돌핀샘까지 갔다 오는 코스로 잡았습니다
오늘이 제주 4.3이 일어난 지 73주년이 되는 날이다. 당시 희생된 수만 명의 영령들을 진혼이라도 하듯이 봄비가 종일 추근추근 내리고 있다. 오늘 추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또 참석을 하여 추념사를 하였다. 내리 3년을 빠지고 않고 참석하는 것이다. 마침 지난번 국회에서 제주4.3특별법이 개정되어 4.3으로 희생된 분들에 대하여 국가가 보상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물론 유족들은 배, 보상을 요구를 하였지만 유족들의 요구를 백퍼센트 수용하지는 못했지만 그나마라도 보상에 준하다는 특별법 조항도 있어 만시지탄 감은 있지만 다행스럽
설악산 눈 산행에 홀딱 반한 남편이 3주 연속 설악산 타령을 한다. 이번에는 흔들바위 지나 울산바위를 가자고 한다. 꼭대기 빼고는 눈은 거의 다 녹았을 테고... 비 올 확률도 70%라는데...1976년 설악산으로 수학여행을 갔다. 처음으로 비선대와 흔들바위에 갔다. 가고 싶지 않은 수학여행이라 그랬을까? 흔들바위를 옆에 두고 찍은 사진만 있고 별 다른 기억이 없다. 그 이후로도 흔들바위는 간 적이 없다. 등반이 아니라 관광이라고 생각했기에 선택하지 않았을 거다. 흔들바위에서 울산바위로 가는 길이 그때 있었을까? 없었던 것으로 기억
육담폭포(六潭瀑布)와 비룡폭포(飛龍瀑布 )설악동에 내려와 궁리를 한 결과 편도 2.4km 거리에 있는 비룡폭포에 다녀오기로 했다. 평소라면 왕복 2시간 가량 걸리는 거리지만, 눈이 와서 아무래도 30분 정도 더 소요될 것이다. 이 길은 약 1.6km 정도 평지를 걷다가 800m 치고 올라가는 길이라 운동도 좀 될 거라고 봤다. 평지 길은 역시 눈 잔치다. 비선대 가는 길과 마찬가지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다. 얼마나 눈이 많이 왔으면 눈 무게에 아래로 축 처져 눈 속에 박혀 있는 나뭇가지들이 많다. 가지가 스스로 기어간 듯 어떤 의
지난 1일과 2일, 강원도에 어마어마한 눈이 왔다. 제일 많이 온 곳이 거의 90cm에 육박했으니... 3월에 내린 폭설로 16년 만에 최대 적설량이라 한다. 교통이 마비되고 차량이 고립되는 난리가 났다. 슬프게도 기후위기에서 온 기상이변이란다. 그 덕에 3월 설악산 눈 산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았다. 얼마나 오랜만에 하는 산행인가? 설악산 눈은 그대로 있을까? 혹사당하는 지구는 잠시 잊어버리고 은근 기대가 되었다.3월 6일 아침 일찍 설악산을 향해 나섰다. 산행 코스는 백담사에서 수렴동 계곡까지. 10시 막 넘어 도착한 백담사행 버
칠불암 마애불상군을 보러 갔다. 남산에 하나뿐인 국보다. 기대가 크다. 일기예보가 맑음이었는데 염불사지에 도착하니 비가 뿌린다. 우산을 쓴 등산객도 있지만 난 일기예보를 믿기로 했다. 국보를 햇살 아래서 보고 싶었다. 염불사지에는 잘 생긴 삼층석탑이 두 개나 있다. 염불 안하는 절도 있나 이름이 왜 염불사였나 했더니 옛날 이절 스님 염불소리가 서라벌 17만호 들리지 않은 곳이 없어서 염불사라 했단다.염불사지 담 너머 매화꽃이 봄을 알리고 있다.계곡에 맑은 물이 많다. 물고기도 떼 지어 헤엄친다. 한참을 오르니 염불사 요사채 대안당이
2월 마지막 날 고향 친구와 함께 제주 을 올랐다. 얼마 전 지인의 페이스북에 왕이메오름을 다녀와서 복수초 등 꽃 사진을 올린 것을 보고 왕이메오름을 찾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왕이메오름은 서귀포시 안덕면 광평리에 자리 잡고 있다. 승용차나 버스 등을 이용하여 제주시와 서귀포를 연결하는 평화로(1135번 도로)를 달리다 보며 들불축제를 벌이는 이 나온다. 새별 오름은 평화로의 서쪽에 자리 잡고 있고 그 반대편인 평화로의 동쪽에 자리 잡고 있는 오름이다.인터넷 검색을 하였더니
며칠 전 친구 셋이서 강화도를 찾았다. 소풍 전 날 밤같이 잠을 설치고 맛있다는 동네 커피 집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 3잔을 텀블러에 담아 약속장소로 갔다. 코로나시대 여행을 위해 1톤 장난감을 몰고 나온 안전무는 입이 심심할까 웨하스를 준비했다. 둥글게 생긴 웨하스가 질기다. 이렇게 질긴 웨하스를 먹고 난 후에는 꼭 이를 닦아야한다고 종합병원 치과 한과장이 한마디 한다. 날이 참 좋다. 옆에서 달리던 쌍용서 만든 군용 지프를 보고는 군대시절 이야기가 한참 오고갔다. 먼저 강화전쟁박물관을 찾았다. 실내관람은 제한되어 밖만 보고는 고려
2020년 11월 9일, 밀양의 배 선생과 고향 친구 창희는 제주 애월읍 수산리 사무소에서 수산리가 고향이면서 고교 교장 출신인 영수 친구의 안내를 받아 예원동의 포제단과 상귀리의 ‘황다리 궤당’을 탐방했던 이야기를 쓴 바가 있다. 영수 친구가 마을 일로 바빠서 오후에는 우리끼리 마을을 둘러보았다.내가 이곳 수산리를 꼭 한 번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고등학교 친구이면서 전직 고교 교장 출신인 문영택 선생이 제주일보에 연재하는 기획 기사들 중, 몇 회차에 걸친 수산리 소개를 보면서이다. 문영택 교장은 향토사학자로서 2018
春 信 일상이 정지된 코로나 역병 속에 복수초 꽃망울이먼저 봄을 열고 있네 언 땅 녹이고홍릉숲 모퉁이에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5cm 기적’을 보고 싶었다. 열암곡 마애석불 말이다. 새갓골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한다. 갓 사이 골짜기라고 새갓골이라 부른단다. 산 사이 골짜기라 그렇다는데 골짜기야 모두 산 사이에 있는데 말이다. 옛날에는 바우골(巖谷)이라 한 모양이다. 열암곡(列巖谷)이라고도 하는데 바위가 줄지어 있다고 그리 부른 것 같다.오르는 길가 노루발풀이 반갑다.열암곡 1사지를 들렀다가 열암곡 마애여래입상 있는 곳으로 가려했는데 1사지 입구를 모르고 지나쳤다.열암곡 마애불상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근데 주변공사중이라 펜스를 쳐 놓았다.울타리
선생님, 한 주간 안녕하셨어요?날씨가 봄처럼 따스하네요. 벌써 복수초가 올라왔다는 꽃 소식도 들리더라고요. 그동안 방콕만 하기에는 하도 갑갑해 지난주 토요일(23일) 몇몇 친구들과 나들이 다녀왔어요.어디를 다녀왔냐고요? 양주 회암사터 다녀왔어요. 의정부를 지나 경원 가도를 달리다 보면 동두천 못미처에 덕정리 삼거리, 여기서 동쪽으로 접어들어 20여리 쯤 들어가면 양주와 포천 땅을 가로질러 우뚝 서있는 천보산.연이은 바위봉과 울창한 소나무 숲이 수려한 경관을 이루며 빈 절터를 감싸고 있는 천보산 자락, 거기 역사의 거친 회오리를 겪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