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걷고 먹을 수만 있으면우리는그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그러나우린 그 걸 잘 모른 채 산다. 볼 수가 없다면?들을 수도 없다면? 걸을 수도 없다면?제대로 먹을 수도 없다면? 오늘도볼 수 있고들을 수 있으며걸을 수 있고먹을 수도 있음을감사하게 생각한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종로에 예부터 서민의 사랑을 받아 온 ‘김밥’ 집에 들어섰다.인문학 강의를 들으러 가는 길에 시장기를 메우기 위해서다.실내장식이나 탁자와 의자가 깔끔하고 초현대적이다.예와 너무 다르다. 허름한 시골 장터 음식점 같은 예스러운 그런 집.엄마 손길 엄마냄새가 나던 그 옛 추억을 지니고 들어섰는데아뿔싸!전혀 아니다.더욱 놀란 것은 기계 앞에 서서 기계를 상대로 식사 주문을 해야 한다.신용카드를 꽂고 주문을 하는데 마지막에 주문완료가 뜨질 않는다.어쩔 수 없이 도우미 아줌마에게 도움을 청했다.잠시 후에 한 할아버지가 들어선다.“여기, 주문
독도 정상에 올라 보았습니다.독도 사진을남들이 이미 촬영한 사진보다 더 잘 담을 능력이 나에게는 없습니다.그래 이 갈매기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랫말로 대신합니다. ~ 독도는 우리 땅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 백리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독도는 우리 땅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동경 백삼십이 북위 삼십칠평균기온 십이도 강수량은 천삼백독도는 우리 땅 오징어 꼴뚜기 대구명태 거북이연어알 물새알 해녀 대합실십칠만 평방미터 우물 하나 분화구독도는 우리 땅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이방인이 종묘를 바라보는 모습니다.평범한 복장을 한 순하게 보이는 외국인이다.이 이방인은 종묘를 어떻게 보고 느끼며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그에게 물어보지는 않았다.물어봐도 속내를 내비치지는 않을 것이 뻔하다.그냥 '좋다 아름답다'고 하겠지. 나는 이 사진을 찍으면서이 이방인을 미국, 미국인, 미국정치지도자들로 상정하고종묘는 한국, 한반도를 대입시켰다.그리고 이 점잖은 미국인을 촬영했다. * 매년 5월 첫 번째 일요일에 종묘대제가 재현된다.조선 임금들의 신위에 제사를 올리는 제례로 제례악이 연주되면서 진행된다.종묘대제는 유네스코 세
현충원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담아야 할까?카메라를 손에 들고 홀로 걸었다.어느 사람은 순국이라 한다.어느 이는 충성과 절개라 한다.어느 분은 혼이 구천을 떠도는 것이라 한다.넋 !혼 !현충원에 자리한 사람들은한국전쟁에서 월남전에서산화한 병사들이 대부분이다.그러나별을 달았다는 이유로대통령이었기에자리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총알받이를 했던 병사들의 넋별을 단 장군이나 대통령의 혼그 넋과 혼느낌이나 표정이 다 같을까?다르다면 어떻게 다를까?셔터를 눌러본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여인이 무거운 짐을 머리에 이고먼 바닷길을 바라보고 있다.고기잡이를 나간 서방님을기다리는 아낙의 마음이다.한반도에서 핵 위협이 완전하게 사라지게 하고서로 찌르고 쏘아대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고겨레끼리 오순도순 소곤대며 살아가기를 바라는소박한 백성의 마음이다.제2차 북미정상회담에 거는 바람이다. 망부석 여인의 마음처럼간절하다.절절하다. 반드시고기를 가득 싣고 돌아오기를 기다리는소망이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정동진 해돋이 사진이다.진사님들이 정동진에 갈 때엔 태양을 썬크루즈 돛에 걸어 찍으려 한다.돛과 돛 사이에 끼워진 태양빛에서 황홀함을 맛보기 위해서이리라. 나의 눈에는 철조망이 보인다.한국전쟁의 잔해가 보인다.6.25의 트라우마가 보인다.철길도 보인다.남과 북을 달리던 철길이 보인다.파리와 모스크바로 연결되는 철길이 보인다.햇살 받은 철길이 눈부시다.번영의 철길이 찬란하다.트라우마!사람이 어떤 트라우마에 들씌우면 세상일이 정상적으로 보이질 않는다.아주 특별한 안경이 눈을 가린다.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라 전혀 다르게 보이고 느껴진
키도 크고 날씬한 한복 입은 서양아가씨가 경회루를 배경으로셀카를 열심히 찍는데 어딘지 안쓰러워 보인다."내가 촬영해 줄까" 했더니 환하게 웃으며 핸폰을 넘겨준다.경회루를 배경으로 북악산도 넣어 여러 컷을 난 담아주었다.그녀는 내 팔을 끌어당기며 같이 찍잔다.그녀 얼굴을 내 얼굴에 대기도 하고 기대기도 하며 촬영을 한다.그래 나도 스마트 폰을 꺼냈다.낚아채듯 내 폰을 그녀 손에 넣고 요렇게 찍어 주었다.그녀는 불가리아에서 왔단다.혼자냐고 물었더니 친구들과 함께 왔는데 카페에서 쉬고 있단다. 잠시 전의 일이다.근정문을 들어서려는데
극장 안은 비좁고 어둡다.소리는 귀가 따갑다.조명은 어지럽다.박자는 간단하고 곡은 반복적이다.출연자는 고개를 흔든다.앞으로 뒤로좌로 우로세차게 흔든다.관객도 흔들어 댄다.뛴다.서로 부딪친다. 요즈음 젊은이들은목청이 터지도록 소리치고몸이 으스러지도록 뛰고 흔들어대야가슴의 응어리를 쓸어내릴 수 있나보다.*-*-*-*-*-*-*-*-*-*-*-*-*-*-*-*-*-*-*-*-*-*사진 친구들을 따라 홍대 거리에 있는 소극장을 찾았다.옆 빌딩에는 연예인들이 많이 다닌다는 화려한 미용실이 있다.소극장이 있는 건물은 오래된 듯하고지하에 있는
북에서 길을 찾자서울에서 신의주까지 고속도로를부산에서 나진까지 고속철도를 라면 초코파이 화장품이TV와 스마트폰이자동차와 산업용 로봇이 서울-신의주 고속도로 위의 트럭에부산-나진 고속전철 화물칸에 실려모스크바에파리에바르셀로나에바로 달려가는그 길을북에서 찾자. 그 길은젊은이들에게일자리를여행의 자유를대륙을 향한 호기심을 빛으로희망으로이끌지 않겠는가. 2019년에는 길을 찾자꿈을 찾자번영을 찾자북에서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엄지척은카카오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나좋아요최고야잘했어힘내세요승리했어이런 지시어이다.고대 로마 콜로새움 경지장에서는검투사를 죽이지 말고살려주라는 지시이기도 하다.엄지척은보통 오른 손으로 한다.로마 결투장에서도sns에서도오른손이다.이는오른 손이 더 편하고몸의 주류이기 때문이리라.그런데사진의 주인공은 왼손 엄지척이다.왜일까?왼손이 더 편해서?아님주류인 오른손에 저항하기 위해서?그이만이 말할 수 있으리라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나는홀로다.태어날 때도떠날 때도 나는어둠 속에서 태어났고태어나서도 어둠 속이다. 그러나그 어둠 속에빛이 있다.그래나는 찾는다.그 빛을나에게는버팀목이 있다.태어날 때도죽을 때도나는홀로가 아니다.이 세상에 존재하는그 기간 동안은 부모가 있고형제 자매가 있다.반려자가 있고이웃이 있다. 그래나는 찾는다.나의 정체성을 비록홀로 갈지라도이 세상의 빛과나의 정체성을나는 찾는다.오늘도내일도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그녀와봄과 여름밤과 낮을 함께 지새웠다. 그님이날라 떠나려옷을 훌렁 벗어 던졌다. 바닥에 깔린그녀 옷자락에몸을 휘감아 본다. 부드럽다감미롭다가슴이 저린다. 그러나그녀는 아는지 모르는지나의 이 뛰는 가슴을 붙들고 휘어감아 보아도날 뒤로 한 채훨훨 날라가 버렸다.그녀는.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꽈리.아파트숲 속에서 자란 젊은이들은 꽈리를 알지 못하리라.본 일이 없으니 알 리가 없고알지 못하니 그 정감도 느끼지 못하리라. 초가을에 피어 열매를 맺고 그 열매가 매우 곱다,초록에 주홍이 잘 어우러져 빨갛게 익으면 수줍은 처녀 볼 같은 느낌이다.그래 꽃말도 수줍음이란다.열매는 먹고 그 껍질을 입에 물고 깨물면 소리가 난다.그래 꽈리를 잘 불면 시집을 잘 간다는 속설도 있다. 어렸을 때 누나가 꽈리를 불며친구들과 어우러져 놀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그 시절에는 놀이감도 없고 악기는 더더군다나 없음이라. 그 꽈리의 모습을이곳 낙산해변
하늘공원 아래메타스퀘어 길에한겨레 온 편집자그룹 멤버 한 분과 사진 촬영을 갔다.그날 그 분은문학소녀가 되었다. 푸른 하늘만 보고서도 감탄사를 쏟아낸다.오솔길을 지나고 억새밭을 지날 때도"와~"하며 감탄사를 연발한다.코스모스 꽃밭 앞에 이르러서는 가슴이 뻥 뚫린 듯 환하게 웃는다. 전동휠체어를 운전하면서도 사진찍기에도 여념이 없다.손놀림이 힘들어 보인다.그래도 셔터를 계속 눌러댄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노래를 흥얼거린다.어린 소녀가 소풍나온 기분이다.동영상으로 그 모습을 엮어 본다. 편집 : 김동호 객원편집
행복의 조건은 무엇일까?돈?필수이지만 전부는 아니리라.건강?필수이면서 절대적이겠지.결혼?하는 것이 아니하는 것보다는 나으리라.그렇다면돈도 있고건강도 하고결혼도 했고 아들 딸도 있다면행복하기만 할까?외롭지는 아니할까?하늘공원 메타스퀘어 숲길을 산책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행복의 조건을 바라본다. 부부산책 1돈도 적당히 있어 보이고 건강도 하고 결혼도 한 사람 같다.그러나 다정한 부부사이에 낀 것은 애완동물이다.자녀나 손자가 아니다.부부사이에 외로움이 엿보인다. 부부산책 2돈은 그렁저렁일 것 같으나 부인의 신체에 결함이 있어 보인다.그러나
미얀마는 먹을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축복의 나라이다.3모작을 할 수 있고 과일이 일 년 내내 넉넉하다.티크목재나 자연자원도 풍부하다.백성들은 부처님의 자비가 몸에 배여 순수하고 선하다. 그런데그 나라 백성들의 삶은 고달파 보인다. 한참 공부하여야 할 소년 소녀들은삶의 현장에서 땀을 흘려야 한다.부처님 앞에 자비를 빌어본다.응답이 없나보다. 이유가 무엇 때문일까?백성의 잘못일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그 건나라 지도자들의 몫인 것 같다자기 권력 유지만을 위한 정치.군부 독재세력의 한계 떼문이 아닐까?가슴이 아프다.그리고민주주의의
아낙네의 물건 이동 수단도 발전한다. 머리에 이고 다니는 모습은멋스럽고 낭만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손수레에 싣고 가는 이 모습은힘들고 고달파 보인다. 분명손수레로 끌고 다니는 것이머리에 이고 다니는 것보다훨 편할 터인데.... 진화발전발달우리에게 편리함을 주기도 하지만멋과 낭만을 앗아가기도 한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마의 그림자가한반도 상공에 드리우고 있다.밖에서 덮쳐오는 것일까?안에서 돋아나는 것일까? 판문점에서싱가포르에서두 손 맞잡고 껴안으며전쟁이 끝났다는 말, 종전선언다시는 전쟁을 하지말자는 약속, 평화협정이 둘을 곧 행동에 옮기자고 약속했었다. 미 본토를 핵 불바다 위협에서 벗어나게탄도미사일을 해체하고핵폭탄도 없애버리자고 약속했었다. 한반도의 한민족은 한겨레 되어온 누리 나라들과 자유로이 오가며물자를 제한 없이 유통시키는 것을보장하기로 했다. 그 약속을행동으로 옮기는 절차를 협의하기 위해남과 북의 정상이북조선과 미합중국의 지도자가두 차례
~단군성조의 품으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엄마의 태에 잉태되어엄마 젖을 빨며 자라모진 바람과 파도를 격으며한세상 살다엄마 품에 그림자를 남기며영원으로 사라진다. 그러나 우리 배달민족은단군성조의 품에서 태어나만주벌에서한반도에서대국이 되어 천하를 호령하기도 하고약소국이 되어 굽실거리기도 했다.끈질긴 이 민족은사라지지 않고다시 떨쳐 일어나남과 북이 손을 잡고드넓은 만주벌을 향해단군성조의 품으로영원히 걷기를 다짐하고 있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누가 박살내려 하는가 남과 북에 흩어져 사는 가족의 만남을서울에서 평양까지 오갈수 있는 도로와 철길을부산에서 나진까지 달릴 수 있는 철마를 북의 석탄이 남의 산업현장에 공여되는 길을시베리아 가스가 남의 전력을 생산하는 길을그 전력이 북 산업발전의 원동력이 되게 하는 길을 70년 넘은 전쟁 상태의 종결을한국전쟁의 어두운 그림자 깔끔히 지우는 일을한반도에서 핵전쟁 위협을 근원적으로 제거하는 과제를 남과 북의 백성들이오손도손 두 손 잡고 함께 걸으면서환하게 웃으며 일하는 행복한 삶의 모습을 한반도 전역에평화와 번영을 누리려 하는 그 위업
아메리카합중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님!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위원장님!2018년 유월 열두 번째 날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두 분의 만남을 축복합니다.두 분이 무릎을 포개고손을 맞잡고속내를 모두 털어놓으시기를 빕니다.자그마한 국가이익이나자존심일랑은 주머니에 넣어 두시고오직핵불바다를 피하는 길에 집중하시기를 기원합니다.한반도에서 전쟁이 영원이 사라지게 하소서.두 분께 이 사진을 바칩니다. 편집: 양성숙 편집위원
지난 22일 저녁 8시, 서울 태평로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창간 30돌을 기념하여 주주·독자 초청 공연이 열렸다. 그날의 감동을 사진으로 실어본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지난 5월 10일(목),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20층)에서 창간 30주년 기념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한겨레와 한국사회, 또 다른 30년’ 주제로 열린 세미나는 와 가 주관했다. 양상우 대표이사의 인삿말을 시작으로 세 주제 발표와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간단하게 사진으로 행사 모습을 옮겨본다. 첫 번째, 김위근 한국언론재단 선임연구원이 '한겨레 혁신이 우리 언론변화에 미친 영향과 함의'를 발표했다. 두 번째, 홍성철 경기대학교 교수는 '한
이는북쪽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고남쪽 사람들우리들북에 전단을 보내고픈 여러분 마음을따뜻하게 감싸 줄 것입니다. 분노를 사랑으로 바꿔마음을 평안하게 할 것입니다. 부디 여러분의 마음을평화롭게 치유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편집: 양성숙 편집위원
봄이 왔네. 봄이 와이곳 파주벌에 봄이 와.이 봄기운이한라에서 백두까지바람타고 훨훨 날아 퍼지소서!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평창아!올림픽아!평창동계올림픽아!네가 있어남과 북이 만나고북과 미국이 만난다.네가 있어한반도에핵폭탄의 먹구름이 걷히고우리 땅에평화의 기운이 서린다.네가 있어얼었던 반도가 녹고네가 있어생명이 용솟음 친다.네가 있어남과 북에흩어져 있던 가족이부등켜 안고눈물을 흘릴 것이다. 편집: 양성숙 편집위원
서해 남단의 한 섬어느 염전에서 만난 그다.거친 비바람에 휘청대기도 하고짜디 짠 소금기에 절여지기도 한 모습이다.염전에서는 쇠붙이가 견뎌낼 수 없다.염전에서 사용되는 용품들을 보관하고수고의 결실인 소금을 쌓아두는 창고는나무로 지어져 있다.나무 창고의 기둥과 널빤지는바람과 소금기에 시달려 시꺼멓게 찌들어 있다.거기에그는 이런 모습으로 내 눈길을 끌어 잡는다.그의 모습이 우리 세대의 자화상은 아닐까?일제 지배에서 벗어났으나한국전쟁의 참화를 겪었고개발시대의 현장에서 피와 땀을 흘렸던 그가이런 모습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편집: 양성숙 편집
2016년 12월 29일 '문화공간 온'에서 2주년 행사와 수도권 한주회 송년회가 열렸다. 30여명 넘는 통신원들이 참석하였다. 그들을 인물사진 중심으로 담아보았다. 미처 못 담은 분들도 있다. 그분들께는 양해를 구한다. 편집 : 양성숙 부에디터
두 선이 만난다두 세상이 한 지점으로 모아진다.가운데 장애물을 뛰어넘어남과 북이 만난다.태양이 빛난다.빛이 다리를 놓는다.빛의 길 위를 달려간다.아~그날이여!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녹음의 계절이요 젊음의 계절인 5월 어느 토요일 오전 10시경, 주엽역에서 전철을 탔다. 어떤 할아버지가 폐지류를 손수레에 가득 싣고 탔다. 시발역에서 두 번째 역이기에 좌석이 많이 비어있다. 내가 앉은 자리 건너편에 그 할아버지가 앉는다. 그런데 그 할아버지. 끈을 풀고 바닥에 폐지를 늘어놓는다. 먼지가 나고 지저분하게 느껴져 자리를 옮길까 하다 그냥 그대로 앉았다. 할아버지는 폐지를 다시 묶는다. 묶는 동작이 어설프다. 한참동안 주섬주섬 묶더니 다시 손수레에 동여맨다. 그리고 눈을 감는다. 마른기침을 한다. 입술이 자주 실룩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