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떠러지 조국 김형효 촌스럽게 영어도 잘하고 대통령 혼자 일류란다낯선 길이 일상인 처지인 사람들이 있지소시민 노동자 농민 그래 학생도 지금은 빈곤계층으로 전락한 나라가 되었지OECD국가라고 G8이라고더 많은 하부가 흉물로 전락해가는 나라꿈을 잃은 청춘들이 넘쳐나는 나라어디로 갈까헝클어진 낭떠러지라니 대체 어쩌라고멀고 먼 조국에 낭떠러지 같던 절망스런 길을 걷던 사람들이 있지길을 가느라 낭떠러지도 마다 않고 가던 그들은지금 저 멀리 딴 세상에 살고그들을 추모하며 그들의 길을 따른다는 사람들은헝클어진 낭떠리지 위에서 방황하고 있지도화선
여름이 여름에게 박 명 수 (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딱새 한 마리도 생을 마감하는 어두운 날에는 울음 한 조각도 어설피 남기지 않는 법파리해진 목소리로도 짙푸른 녹음을 넓혀간다 날개 접은 뻐꾸기 천연덕스런 목소리로 아침을 묻고저녁이 되어 아침을 놓아주던 목소리 내일을 연주할 악보 하나 어두운 밤에도 준비한다계곡을 더듬거리는 가제 한 마리도 여름에는 번역기 하나쯤 달고 살기를 어제보다 더 내일 같은 오늘을 보낸다고 접시꽃이 원추리보다더 넓은 꽃밭을 꿈꾸던 날꽃보다 더 꽃 같은 삶으로 피어나기를여름은 또 다른 여름을 내어주는 길목을
올라가기 위한계단다오르면 내려가야숨탄것들 장구한法한발자욱 하나이상마구뛰다 크게다쳐건공중에 덩드럭대빠짐없이 차례차례두발딛고 내려설때또바기로 새뜻하지 주석숨탄것들 : 숨을 쉬고 살아 움직이는 동물들을 통칭하는 순우리말장구하다 : 매우 길고 오래다건공중 : 땅으로부터 그리 높지 아니한 공중덩드럭거리다 : 잘난체하며 거드럭거리다또바기 : 언제나, 한결같이,늘 그렇게새뜻한 : 새롭고 산뜻하다 편집 : 김인수 객원편집위원
***세상 사람들 모두가 경험하는 아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주의 질서를 존중하며 봄여름가을겨울을 지내듯, 다가오는 아침과 낮 그리고 저녁과 깊은 어둠의 밤을 지나듯, 낳고 자라서 어른이 되어 자신도 또 다른 생명의 끈을 잇고 또 잇는다. 원하지만 이루지 못한 꿈이 있듯 우리 부부는 세 번의 유산을 경험했고 세 번을 기뻐 울고 슬퍼 울었다. 이제 울음도 남지 않은 듯 했던 아이가 오고 있음에 하루 하루 경이로운 마음으로 일상을 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낳기 전의 일상은 두려움과 행복이 반반이다. 이 소중한 생명을 꼭 받아안고 개벽의
해거름녁 남강가에덩두렷한 흰보라꽃단발머리 눈큰소녀귀하고도 길한풀꽃영원하올 사랑이란꽃말까지 가슴아려함초롬한 回憶의꽃好雨時節 애틋한눈슬픗午睡 셔레이드주석해거름녁 : 해가 질 무렵덩두렷하다 : 미끈하고 시원스럽고 당당하여 분명하다함초롬하다 : 어떤 기운이 서리어 있거나 물기를 머금고 있어 차분하고 곱다回憶 : 돌이켜 추억하는 것. 또는, 그 추억好雨時節 : 당나라 시인 두보의 시구 好雨知時節좋은 비는 때를 안다. 때마침 내리는 적당한 비슬픗 : 잠시午睡 : 낮잠셔레이드(Charade) : 대사가 아닌 제스쳐로 인물의 의사, 감정을 보여주
태평양을 건너다 김형효 그대 건너 보았는가습자지 한 장 위에 드러누운 채저 광활한 푸른 창공에 점 하나로 우주를 삼키는 태양을 보았는가나는 습자지 위에 누운 채태평양을 건너 보았다네아니 습자지 위에 누워 러시아로 가서다시 출렁출렁거리는 거친 파도와 함께 놀며대양 깊숙이 무엇이 있는지아무 생각도 없이 나는 누운 채 태평양을 건넜다네오가는 길은 그저 구토가 몇 번거기 광활한 만주벌판도거기 광활한 대륙의 기상 앞에꼿꼿한 배달겨레의 찬란한 기상이 있었다네나무로 깎아서 만든 한반도를 뱃전에 달고나부끼는 통일과 민족혼의 상징인 깃발들을 우러르
입엔 걸친 술 몇 잔으로 인해몸은 흔들흔들 정신은 오락가락 기분이 좋다.세상살이 가벼워지고 주변도 모두 아름답다.이러하니 술 한 잔을 어찌 마다하겠는가? 입에서 나오는 익숙한 노래를낮은 목소리로 흥얼대며강가 밤길을 터벅터벅 걷는다.산책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대부분 둘 셋 가족연인친구들이지만나처럼 혼자 걷는 이들도 있다. 상가와 아파트의 전등 불빛들이강물에 반사되어 눈을 현란케 한다.우리들 삶도 저 불빛에 비치는 모습과 같지 않을까?분홍, 빨강, 파랑, 노랑 등 풀칼라에 휩싸여술 한 잔에 뿅~ 가는 지금 나처럼 말이다.자신까지 잊고
틈새가 보입니다 박 명 수 (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둥그런 동전처럼굴려 가 마냥 주저앉고 싶을 때구석지고 모서리진 틈새를 찾아갑니다 주체할 수 없는슬픔을 감추고 싶어 할 때어둡고 후미진 골목길이 제격입니다 브랜드와재래시장 사이가게를 기웃거리는 손님처럼방황하는 상품들이 진열대를 서성입니다 오래된 엄나무는가시가 돋지 않습니다세월 속 엄나무는 분노의 틈바구니질투의 틈 사이가 무디어진 이유입니다 굴러가는 돌에는이끼 낄 틈 허락하지 않는다고보는 이마다 피해 가는 *크레바스는생명을 보존할 틈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거대한 댐도옹벽이 무너지는
사랑에 관한 누군가의 말 이 기 운 깊은 밤 홀로 울다가 길을 떠난다이 세상에 수많은 길이 있다지만나의 길은 오직 그대에게만 열려있네 당신은 날 포로로 잡고 오랜 침묵나는 바보천치, 듣지 않는 그대에게한없이 소곤대고 있네쓸쓸하고 외로워도그대만을 바라보다가세상 모든 것이 안개가 되고 사람 사는 거리에 이방인처럼 떠돌며나는 말없이 기도하는 수행자그대의 제단에 바쳐진 제물 처음부터 외로운 이는 그대였네눈물 흘리는 이도 그대였네 내 온몸이 갓난아기처럼그 피의 연못에서 방금 씻겨지고내 손이 천국의 강물에 담갔던 것이라면당신의 손을 잡아 줄
순란하고 결곡하올畏友허석 수필집둘시간밖의 시간으로꿈틀삶이 지나간다읽다보니 시쁜내글小瑣하고 허우룩해가만하다 굴풋하여은결보며 허청허청연필깎아 긋고쓴다주석순란하다 : 아주 찬란하다결곡하다 : 얼굴 생김새나 마음씨가 깨끗하고 여무져서 빈틈이 없다시쁘다 : 만족스럽지 않아 말이 별로 없고 기분이 좋지 않다小瑣하다 : 보잘것없이 작거나 적다허우룩한 : 마음이 텅 빈 것같이 허전하고 서운하다.가만하다 : 움직이지 않거나 아무 말도 하지 아니한 상태에 있다.굴풋하다 : 배가 고파 무엇을 먹고 싶은 느낌이 있다銀결 : 달빛에 비쳐 은백색으로 보이는
쓰러져 간 금계국아 박 명 수 (한국문인협회회원, 목사) 뭉툭한 바늘수만 번 굴러 작은 틈새물대포에 허우적거리다풀풀 떨어져 버린 백남기 농민을 기억한다 금 간 콘크리트 옹벽숨어있기도 버거운바늘 같은 틈새 사이금계국 노란 얼굴이 다시금 몸을 풀었다 이성 잃은 광풍검은 까마귀 떼 앞세워장대비 피바람 흉계를 감춘 채고산천 금계국 군락 여지없이 짓밟는다 감추어진 적외선짓눌린 압력은 또다시노란 눈꺼풀로 숨이 막혀오고곤봉에 채인 뻘건 선혈로 꽃등이 비릿하다 피리 불고칼 춤추는 군주 앞에곧은 붓은 박물관에 가보라고주책없는 코브라들 기고만장 춤을
시계방향 세바퀴돔돌을얹고 소원비는돌무더기 몽골어워 김발위에 김한장펴김나는밥 김장김치김씨할배 김밥작품정령이든 가족이든기가막힌 지극정성이어진끈 어워김밥 편집 : 김인수 객원편집위원
껍데기만 남아있고알맹이는 사라진꼴形骸化는 절대아냐공경하고 두려울사敬畏스런 신과자연가우디의 건축예술살다보니 깨닫게된성스러운 가족최선사그라다 파밀리아주석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짓고 있는 로마 가톨릭 성당이다. '사그라다'는 성스러운, 파밀리아는 가족을 뜻하므로 성가족성당이다.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가 설계하고 직접 건축하였으나 1882년에 시작된 건축은 1926년 73세로 가우디가 고인이 되었을 때 프로젝트의 1/4이 완성되었을뿐, 관광객과 신자들의 헌금과 기부금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매우 천천히 진행되어 141년째
어느 날 불시에 혜성처럼소년 앞에 홀연히 나타난 소녀소년은 평정을 잃었다.주체할 수 없는 격정으로몸이 떨렸고 맘은 풍선이었다.소녀의 출현의 암시가 무엇인지향후 어떻게 전개 될지 알 수 없었다.다만 극한 감정세계에 빠짐은 분명했다.소녀의 목소리를 듣고 난 소년은온통 소녀형상으로 가득 차버렸으니. 만물의 소리엔 성정이 있다.특히 사람의 목소리엔 그의 참 모습이 있다.소녀의 목소리는 온기와 정감이 있었다.진정한 미인은 목소리가 곱다 했던가?소녀의 목소리가 그랬다.꾀꼬리였고 은방울이었다.고음부분이 마스킹 되어부드럽고 감미로웠다. 눈을 감고
가족친구 시와영상실험창작 여행기록좋아하는 하르방과계단소주 달리기와꽃과단것 담배운전싫어하는 하르방은무지개와 주홍글씨마루와골 熱情關種따로함께 하나로삶 편집 : 김인수 객원편집위원
일구칠사 까까머리오십년을 이은소통이정희샘 남녀제자첫클래식 깨친충격평생동안 기쁨행복그때처럼 함께노래米壽은사 美壽제자살만큼산 삶이기에더욱간절 소중한끈주석66 美壽, 88 米壽 편집 : 김인수 객원편집위원
나는 네가 아니잖아 박 명 수(한국문인협회회원, 목사)너는 머리부터 넣어 셔츠를 입지만나는 두 팔부터 셔츠를 입지 너는 북적이는 시장 골목을 즐겨 찾지만나는 오붓한 오솔길을 좋아하지 너는 왼발부터 넣어 바지를 입지만나는 오른발부터 바지를 입어지빠귀는 이른 아침개울가를 찾아 목을 적시지만유리딱새는 대낮에 더운 얼굴을 씻지 아침에 퇴근해도 그림자는 낮을 닮아 설치고 저녁에는 그림자도 잠을 자지 왜 그러지나는 네가 아니잖아하나뿐인 작품은 둘이 아니잖아.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바닷물이 밀려간다(썰물).모래와 뻘이 나타난다(干潮).모래 위를 걷는다.발자국이 남는다.뻘 위를 걷는다.발자국이 더 선명하다.다른 사람들도 지나간다.발자국들이 겹친다.분간하기 어렵다. 바닷물이 밀려온다(밀물).파도가 왕복한다.발자국들이 희미해진다.바닷물이 차오른다(滿潮).발자국들이 물로 덮인다.물속에 잠긴다. 다시 썰물이 된다.바닷물이 밀려간다.모래와 뻘이 나타난다.발자국들이 없다.작은 흔적도 없다. 편집 :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비가 온다대지를 촉촉하게 적신다곤두섰던 만물들은 나래를 접는다혼란한 내 맘도 씻기고 내려진다비가 오면 세상이 차분해져서 좋다 이삼일 계속 왔다강물이 점점 불어났다갈대는 평소 강바닥 이곳저곳에 장승처럼 꿋꿋하게 서 있었다마냥 자신이 최고인양 굽힘도 없이강수량이 많아지고 강물이 높아졌다물길이 점차 세차게 흘렀다 갈대는 서서히 자세를 낮춘다흙탕물이든 맑은 물이든 상관없이물살에 마주서면 뿌리도 뽑힐 것 같아이제는 아예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그게 살길임을 경험으로 알았을까 비가 개고 거친 물길이 잡혔다갈대는 서서히 힘을 줄기에 모은다언제 그
울 어머니 박 명 수(한국문인협회회원, 목사) 시집온 새색시 치맛자락 던져둔 지 오래무릎 닳아 기운 몸빼바지갯벌에 절어산 지 반백 년 세월 보리밥 찬물 말아 소금 반 새우젓 반 허기진 배 목구멍에 쇠스랑 두엄 찍어 던지듯 눈 비 속 갯벌 나가 조개 캐고 조개 까는 일아래 겉 대샅구텅이밤낮없이 쌓여가던 조개껍데기 그 많던 조개껍질 땅으로 꺼졌는지 하늘로 솟았는지 그 땅 위에노란 민들레 한송이 피어났다 * 아래 겉 대샅구텅이 : 장소를 나타내는 고유 명사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어제도오늘도, 그리고내일도 역사 속사라져야 할 놈들은 시퍼렇게 살아나좀비처럼 또 살아나높은 권력에 취해‘건폭’이니 온갖 망나니 짓을 해대고 돈에 미친 질식 사회괴물 엘리트들 요설에청년들마저 시들어가네그 사이아까운 목숨들피지도 못한 채꽃잎처럼 스러졌다네 역사 정의가 무너진 사회는사회 정의도 없는 사회라니 아!130년 전수만 명 보은집회에서보여준 높은 인간성의 승리처럼 다시 높은 시민성을세계만방에 보여줘우리도 놀라고, 세계도 놀란2016 촛불을!우리다시 마주하리라! 좀비로 태어나는 너희와 달리혁명의 아들로 태어난 우리는희망찬 광장에서
아이가 오고 있다 김형효아이가 오고 있다투욱 툭토옥 톡아이가 오는 소리어디서부터 어디로 오는가하늘과 땅 산과 바다와 들을 가로지른 바람이 되어 오고 있다소리 없이 부르고 불렀던 아이다엄마가 될 사람도 부르고아빠가 될 사람도 부르던 아이다오다가 오다가 오다가가고 가고 또 가버리기에엄마가 될 사람도아빠가 될 사람도이제는 부름을 멈출까삼라만상의 근심을 다 끌어다 놓고 둘이서 도란도란 고민하고 고민하다한 번만 더 불러보자고 하늘보고 땅 보고산과 바다와 들을 가로지른 바람 따라 그 뜻을 따르자고 한 번 더 불러보았다.바람이 소리 없이 불어와
[오월 묵향] _ 형광석 새하얀 한지에 묵향으로 너를 그리노니떨어지는 먹물 한 방울 퍼져 나타나는 너의 얼굴떠오르는 햇살처럼 찬란한 너의 눈빛 입술 다시 붓 들어 벼루에 쌓인 먹물 보노니검붉은 피, 강물로 바다로 변하는 숯덩이 가슴칠흑 하늘, 초승달 짜낸 메마른 꽃물 피눈물 감푸른 먹물 붓질따라 한 처음 용솟음치니, 일팔구사 녹두장군일구일구 독립만세일구이구 피끓는 학생일구육공 민주학생일구팔공 오일팔 광주민중 무등공동체(無等共同體)일구팔칠 민주항쟁이공일육 촛불항쟁, 아아! 사랑의 사회실현, 도도한 물결이어라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시를 읽어주는 저자 박 명 수(한국문인협회회원 ,목사) 어느 날 이태원에 놀러 나간 대부분의 딸들은밤늦은 시간에 배꽃처럼 집으로 되돌아왔습니다. 튼실한 배를 비전으로 꽃피우려던 배꽃처럼,들꽃처럼 어설퍼 보이지만 심장뛰는 들풀처럼,석양에 지는 해도 동트는 새벽을 기다리는 젊은 태양처럼,젊은 시절 삶을 거스르는 썰물 같은 세상도순리에 도전하는 밀물같은 기상으로 살던 젊음,이 모든 것이 물거품처럼 헛된 꿈이 되어버린 현실,그러나 예쁜 딸을 밤새도록 기다리는 엄마에게잃은 딸을 찾기위해 슬피울며 헤매는 밤,엄마의 살점이
당신이 이제 오셨군요.기다렸다오.팔순 노인이 당신을 기다려봤자무슨 대수가 있겠소만, 그래도 덩달아 좀 젊음을 느껴보려구요.당신을 계절의 여왕이라 한다지요. 나는 인생의 황혼길에서 빗길친 석양인데 그나마 부상(扶桑)에 맬 수가 있다면 --- 하여(何如) 하여 요양원에나 가야 하겠지요. 인생에도 오월이 있다면? 나에게도 봄이 오고 오월이 부른다면 여왕을 벗 삼아 신록(新綠)에 실고 싶다.* 나는 5월을 제일 좋아한다. 하지만 금년에 맞는 5월은 그렇게 반갑지가 않다. 그래도 5월을 맞는 소회를 몇자 시상으로 모아 보았다. 2023년 5
감꽃 기다리는 밤 박 명 수(한국문인협회회원, 목사) 빛 고운 날 배잎 새싹은입에 가득 배꽃 물고 나오고배꽃의 삶은 튼실한 배를 갈망한다어설픈 햇살은 아직싸늘한 들풀을 다독이고남모르게 피어난 들꽃은 쿵쾅거리는 심장 하나씩을 달았다석양 속 빨려든 해샛별 물고 나오고 새벽을 두들기는 금성은옥양목 마당 비워두고 마실을 간다 썰물의 용기에 뒷덜미 붙잡힌 밀물은썰물이 비워둔 근육으로 매일*역리에 저항하는 꿈을 꾼다 잃은 딸 찾아 헤매는 멧비둘기는 밤마다 살점을 떼내어 백만 개 꽃눈을 달고흘린 눈물로 변하여 쓴 민들레로 피어난다 감꽃 물고 나
강가에 홀로 서서흐르는 물을 바라보니이 물은 어디서 왔고저 물은 어디로 가는가묻는다흐르는 물이 나를 보고나는 모른다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이 물이 저 물인지 저 물이 이 물인지도그저 흐를 뿐이다무엇한다고 그따위 의문을 갖느냐그렇게 할 일이 없느냐어서 가 길거리 쓰레기라도 주어라그게 값진 생명은혜에 대한 보답이다난 흐르게 되면 흐르고 멈추게 되면 멈춘다 생도 마찬가지이다구태여나는 누구인가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그 따위 묻지 마라알 수도 없지만알아서 어찌하겠다는 것이냐대처하겠다는 것이냐그게 가능하겠느냐부질없고 쓸데없는 짓이다세
자신의목 까지도다내놀만큼 상대방에전적으로 처분권을준다는뜻 도게자로원수에게 굽신굽신비단속곳 입은할배상상초월 멍청한짓횡설수설 우왕좌왕진퇴양난 병든영혼 편집 : 김인수 객원편집위원
샛노랗게 뒤집어쓴송화가루 황사먼지애마몰고 달리는길인천수원 인수의길이차선도 육차선도시속육십 칠십까지살다보니 깨닫게된구구절절 새옹지마어찌하오 삶이그래 편집 : 김인수 객원편집위원
서해선과 수인분당갈아타는 초지역의배차시간 원망하오지하사층 지상이층뛰지않음 칠팔분쯤이동시간 생각않냐이른아침 하릴없이당고개행 세번가야왕십리행 공육오륙 편집 : 김인수 객원편집위원
섬진강과 지리산에피어오른 물안개속신선같은 강씨삼대목도마을 흙에가꾼양상추와 수박농사힘들어도 넉넉한삶노고단의 성삼재와산동마을 온천욕에맘도몸도 행복절감 편집 : 김인수 객원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오늘은 지난 2018년 민족의 분단선인 판문점에서 남북정상이 만나 겨레의 염원을 풀어나갈 방안을 발표하고 공동의 지향은 평화적인 통일임을 천명한 역사적인 날이다. 지금 정권을 잡은 반역의 무리들이 오늘 워싱턴에서 굴종외교로 민족의 수치를 극대화하고 있는 이 참담한 날 잠을 이루지 못하고 아침보다 먼저 일어났다.어찌 겨레의 심장에 비수를 꽂는 말과 몰염치한 역사인식으로 국민을 윽박지르며 허세를 부리는 자를 우리의 대표라 할 수 있단 말인가? 저들이 맞이하는 반역의 아침보다 먼저 우리 겨레의 당차고 슬기로운 아침을 열어 나가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