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의 위기, 국가의 위기최근 십오년간 국토의 운영과 관련되는 여러 문제들이 등장해서 국가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를 위시하여 4대강, 원전위험과 에너지, 부동산문제, ‘지속가능한 농업’ 문제 등입니다. 그리고 그 의사결정과 관계되는 문제들입니다. 아직 이에 대한 해법과 비전이 부재한 상태이지요. 비전은 둘째 치고 방향을 제대로 잡는 담론의 장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방치하면 자본의 논리대로 흐르기 십상이고, 국토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상태로 떠내려 갈까 우려됩니다.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여, 객관적이면서도 진취적인 담론의 장을 만
나는 네가 아니잖아 박 명 수(한국문인협회회원, 목사)너는 머리부터 넣어 셔츠를 입지만나는 두 팔부터 셔츠를 입지 너는 북적이는 시장 골목을 즐겨 찾지만나는 오붓한 오솔길을 좋아하지 너는 왼발부터 넣어 바지를 입지만나는 오른발부터 바지를 입어지빠귀는 이른 아침개울가를 찾아 목을 적시지만유리딱새는 대낮에 더운 얼굴을 씻지 아침에 퇴근해도 그림자는 낮을 닮아 설치고 저녁에는 그림자도 잠을 자지 왜 그러지나는 네가 아니잖아하나뿐인 작품은 둘이 아니잖아.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지난 5월 5일 철원 국경선평화학교 완공식에 다녀왔습니다. 비가 내리고 교통이 좀 불편한데도 예상 인원을 크게 넘겨 12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남이랑북이랑 교실 기부자는 4명 참여했습니다. 철원 국경선평화학교 준공식과 합창제를 맞아 다음과 같이 철원 소풍을 엽니다.1. 준공식 일시 : 6월 6일(화) 11시2. 합창제 일시 : 6월 6일(화) 15시 3. 장소 : 국제선평화학교 : http://borderpeaceschool.or.kr/main# (033-910-2012) / - 찾아오는 길 :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금학로 691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광주5·18민주항쟁 43돌을 맞아 지난 5월 15일 오후 3시 5․18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5․18광주민주항쟁 기념미사’를 열었다. 이 미사는 일곱 번째 열리는 월요시국미사다. 지난 3월 20일 전주에서 '윤석열 정부 퇴진'을 촉구하는 미사를 시작으로, 지난 4월 10일에는 서울광장에서, 4월 17일에는 마산 창동사거리에서, 4월 24일에는 수원교구 성남동 성당에서. 5월 1일은 광주 5.18 광장에서, 5월 8일은 춘천교구 애막골 성당에서 미사를 열었다.다음 월요시국미사는 5월 22일은 의정부교구 의정부
구순이 가까운 어머님은 기품 있고 아름다우셨다.‘’나 할 얘기도 없는데“ 유년의 기억부터 조근조근 되짚어 주시는 어머니는 철학자셨다. 기억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추억 하나하나에 그리움을 담아내셨다. 인정 많던 친정 오라버니의 죽음을 말씀 하실 때 끝내 울음을 터뜨리셨다. 가련한 사람들이 너무 많던 세대라 간간이 떠올리기 싫은 기억들 때문에 지난 시절 이야기를 꺼내기가 두렵다고 하셨지만 이제 그리움이 되어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자조하셨다. 우리 삶의 무게는 평생을 통틀어 본다면 비등비등하지 않을까라고 단언하시며 그
1993년 교육부에서 펴낸 『민주시민교육 장학 자료』에는 이런 내용이 기술돼 있다.“만일 교육은 잘 되었는데 ‘민주시민교육’은 잘못되었다는 주장이 있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교육의 개념을 오도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민주 시민자질의 함양에 있다. 모든 것에 성공하고 이 점에 실패했다면 그것은 교육 전체가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우리나라 「교육기본법」 제2조(교육이념)엔 교육의 목적을 인격을 갖춘 자주적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데 있음을 명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교육의 목적에 실패하고 있다. 대부분 시험형
시집을 펴내며,내 힘으로 새벽을 깨워 일어난 것 같지만 얇은 눈꺼풀조차 내 힘으로 내 눈을 뜨게 할 수 없다. 매일 저녁 눈감았던 밤은 그분이 여지없이 내 눈을 뜨도록 해주셨기에 아침이 되면 광명한 빛을 만날 수 있게 된다. 그 빛을 견인하신 그분이 오늘도 내 눈을 만지시고 세상을 밝히며 내 길을 인도하신다. 나는 그분 은혜로 살아있으며 그분 때문에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누구나 세상을 살아갈 때 모자람과 부족함을 탓하며 더 담을 수 없는 그릇 때문에 불평한다. 그런데 어차피 그릇의 한계를 절감하는 자에게 아름답고 귀한 것으로
비가 온다대지를 촉촉하게 적신다곤두섰던 만물들은 나래를 접는다혼란한 내 맘도 씻기고 내려진다비가 오면 세상이 차분해져서 좋다 이삼일 계속 왔다강물이 점점 불어났다갈대는 평소 강바닥 이곳저곳에 장승처럼 꿋꿋하게 서 있었다마냥 자신이 최고인양 굽힘도 없이강수량이 많아지고 강물이 높아졌다물길이 점차 세차게 흘렀다 갈대는 서서히 자세를 낮춘다흙탕물이든 맑은 물이든 상관없이물살에 마주서면 뿌리도 뽑힐 것 같아이제는 아예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그게 살길임을 경험으로 알았을까 비가 개고 거친 물길이 잡혔다갈대는 서서히 힘을 줄기에 모은다언제 그
이중섭 전화가 이중섭의 전시회가 처음으로 열렸다. 현대화랑이었던 것 같다. 그때 이중섭의 그림이 사실상 처음으로 대중에게 알려졌는데 나는 완전히 반해 버렸다. 루오처럼 검게 그리는 조선 청년이 나타났다고 했다는데 내가 보기엔 루오보다 나았다. 루오나 서양에는 없는 '기운'의 흐름이 강력하고 매력적으로 생동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의 삶과 요절 스토리. 그림을 보고 온 하숙집 선배들과 얘기. "예술가의 요절이라는 것이 본인은 안됐지만 우리에게는 삶에 여운을 주네요" 이에 즉각적인 나의 대꾸. "그건 관람자의 입장이고 당사자로서 나는
[오월 묵향] _ 형광석 새하얀 한지에 묵향으로 너를 그리노니떨어지는 먹물 한 방울 퍼져 나타나는 너의 얼굴떠오르는 햇살처럼 찬란한 너의 눈빛 입술 다시 붓 들어 벼루에 쌓인 먹물 보노니검붉은 피, 강물로 바다로 변하는 숯덩이 가슴칠흑 하늘, 초승달 짜낸 메마른 꽃물 피눈물 감푸른 먹물 붓질따라 한 처음 용솟음치니, 일팔구사 녹두장군일구일구 독립만세일구이구 피끓는 학생일구육공 민주학생일구팔공 오일팔 광주민중 무등공동체(無等共同體)일구팔칠 민주항쟁이공일육 촛불항쟁, 아아! 사랑의 사회실현, 도도한 물결이어라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4월 21일 종합예술단 봄날의 첫 정기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큰 실수 없이 마무리 했다. 봄날은 길거리에서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들 곁에서 노래로 연대하는 합창단이다. 이름처럼 봄날을 가져다주는 합창단이 되자고,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봄날의 햇살이 되자고 다짐하며 서로를 햇살이라고 부른다.봄날의 활동을 소개한 시민방송 영상 노래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여 좋은 곡을 찾아 편곡하고, 추모나 응원을 위한 창작곡을 만드는 등 정성으로 연대공연을 준비한다. 하지만 평소 연대공연은 대체로 일정이 급하
‘필진이야기’ 운영방침에 따라 지난 4월 17일 ‘필진이야기’ 코너에 아래와 같이 필진 8분을 추가하였습니다. 축하드립니다.1. 고은광순의 버킷리스트2. 두시영의 아리랑 이야기3. 박명수의 은천골 시상4. 이원영의 생명탈핵평화운동5. 이재봉의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 6. 이현종의 세상읽기7. 정영훈의 시사詩8. 조형식의 소소한 일상다음 '필진 이야기'에 합류할 필진은 2023년 10월에 선정하게 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 : 박효삼 편집장
4월 4-5일쯤 서울 벚꽃축제 기간이라고 알리지만 오랜 기간 사진 찍으러 다니면서 얻은 감으로 지난 4월 1일 만우절에 남산에 올랐다. 거짓말처럼 벚꽃이 한창이었다.한 전망대에 이르렀을 때 빨간 모자에 선글라스를 쓴 여인이 벤치에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봄산 배경과 여인의 모습이 어우러져 그림처럼 다가온다. 이 장면을 놓칠세라 얼른 카메라를 잡고 찍으려는데 갑자기 이 여인이 몸을 움직이는 게 아닌가.속으로 '안 돼! 일어나서 가지만 마'를 외치며 재빨리 셔터를 눌렀다.여인은 편한 자세로 앉아 있다가 카메라를 들이대는 나를 보
섬진강과 지리산에피어오른 물안개속신선같은 강씨삼대목도마을 흙에가꾼양상추와 수박농사힘들어도 넉넉한삶노고단의 성삼재와산동마을 온천욕에맘도몸도 행복절감 편집 : 김인수 객원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집에서 가까운 곳에 27년 된 콩요리 전문점이 있다. 강북구에서 선정한 행복맛집 집이다. 이집을 다닌 지도 20년 가까이 된다. 20년간 맛은 변함이 없다. 단지 20년 전에는 사장 어머님이 가게를 지키고 계셨다면, 어느 날부턴가 따님과 아드님이 번갈아 가게를 지키고 있다는 것만 다를 뿐...어머님은 파주 감악산 농원에 주로 계신다고 한다. 농원에서는 장단콩으로 청국장, 된장, 고추장, 간장을 우리 전통 방식으로 만든다. 장을 담근 항아리가 셀 수 없이 많다. 두부, 순두부, 비지, 콩자반 등도 주로 장단콩으로 만
이번 직업병 사례의 노동자는 1963년생 여성이다. 56세이던 2019년 11월 건강 검진에서 종괴(腫塊)가 발견되어 대학병원에서 원발성 폐암을 진단받았다. 질병의 해부학적 분류는 기타 암이고 유해인자는 화학적 요인이다.‘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자료마당 재해사례 직업병’(www.kosha.or.kr/kosha/data/occupationalDisease.do)에 올라온 역학조사평가위원회의 를 토대로 살펴본다. 상, 노동자의 직업 생애는 26년 3개월이다. 그중 86.7%인 22년 9개월을 병영 식당에서 민간
야외 스케치우리는 행복한 순간의 그림을 자기 삶에서 몇 개는 갖고 있다. 내 경우 아련한 행복의 장면은 야외 스케치 장면이다. 그것도 스승과 함께하는. 우리는 가끔 캔버스에 이젤을 들고 주례로 하단으로 구포 쪽으로 야외 스케치하러 갔다. 구름에 따라 화면이 밝았다 어두웠다 했다. 돌아올 때 국수, 라면과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선생님은 절대 권위적인 태도가 없으셨다.한 번은 같이 탁구장을 갔을 때 갑자기 정전이 되어 나오게 되었다. 나는 훔친 탁구공을 슬쩍 보여 드렸다. 그랬더니 선생님도 주머니에서 탁
비탈에서 수평을 잡는 배부장이들뒤처진 분들이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마침맞게 세갈래길이다. 사람들이 주로 나다니는 길은 비워두고 샛길로 비켜섰다. 무리 지어 바투 서니 그럭저럭 괜찮은 공간이다. 수북이 쌓인 낙엽 위로 부러진 나뭇가지들이 발길에 차인다. 낙엽 인간을 꾸밀까 하다가 ‘젖은낙엽’이 떠올라 갑자기 서글픈 생각이 인다. ‘제대로 떨어지지도 않으면서 쓸모없는 존재’라니, 아니다! 아직은…. 수평 잡기를 하자고 제안했다.먼저, 부러진 나뭇가지 하나를 주워 들었다.오른손 손바닥 위에 가로로 눕혔다. 어렵지
아마 십대 초중반쯤이었으리라십대중반에 난 이미 178cm로 건장요령은 없었지만 힘은 상머슴 급이니짐꾼으로는 꽤 써 먹을 만했을 것그러니 쌀 짐 지워 장에 데리고 갔지 새벽 동트기 전 눈도 뜨기 전사방은 어둠에 쌓였지만 부스럭부스럭호롱불은 호사 별빛달빛의 안내 삼아오랜만에 오일장 가기위해 준비하느라온 집안 식구들이 분주히 오락가락어제 이미 챙겨놓은 쌀가마니 꺼내돈 살만한 좋은 쌀인지 적당한 양인지쌀부대를 이리 저리 돌려가며 점검 십리 넘는 먼 길 어깨 등에 메고 가야하니튼튼한 새끼줄 고리 낸 멜빵 쌀부대에 걸고으랏차! 영차~ 거뜬하게
이번 직업병 사례의 노동자는 1946년생 남성이다. 만 74세이던 2020년 9월 14일 NK(Natural Killer)/T세포 림프종(비강형·鼻腔形) 1기로 진단받았다. 질병의 해부학적 분류는 림프 조혈기계(造血器系) 암이고 유해인자는 화학적 요인이다.‘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자료마당 재해사례 직업병’(www.kosha.or.kr/kosha/data/occupationalDisease.do)에 올라온 역학조사평가위원회의 를 토대로 살펴본다.우선 노동자의 업무 이력과 환경에 관한 이해가 필요하다. 노동자는 1988년 1
은평구 갈현동 먹자 골목안에 있는 탐나도다( TAMNADODA) 카페는 나에게 영상을 가르치는 젊은 여자 선생의 안내로 이루어졌다. 그 부근에서 식사하고 나도 위치를 아는 집이라서 선뜻 들어섰다. 음료를 주로 판매하며 커피 맛이 일품이었다. 실내를 둘러보고 나서 내 나름 4~50대의 남자 주인장이겠구나! 단정했다.그 근거는, 첫째, 실내 벽에 오드리 헵번의 글을 기록해놓았다.둘째, 실내 한 쪽에 헵번의 영화를 계속 상영 중이다.그리고 '탐나도다'라는 말을 통해 주인이 제주 출신이라고 단정지었다. 하지만 이 세 가지가 다 틀렸다는걸
이상기후 탓에 초여름인 듯 일찍 피어난 모란꽃을 보면서 어느새 25주기를 맞는 어머니를 떠올립니다. 어머니 주명순님은 여러 차례 겪은 옥고의 후유증으로 평생 고통을 겪다 1998년 6월 75살로 운명했습니다.함경북도 청진에서 태어난 어머니는 14살 때인 1937년 일제 강점기에 최북단 회령 아오지탄광에서 노동자로 일하며 집안 생계를 책임져야 했습니다. 일본 와세다대학 유학 시절 의문의 죽음을 당한 오빠를 대신해 부모님을 봉양하고 어린 조카들을 위해서라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유창한 일본어 구사 능력을 인정받아 탄광 전화
아무래도 오랫동안 긴 겨울을 보내고 맞은 2023년 ‘새 봄’이기에, 봄과 관련된 제목의 시를 더욱 찾게되나 봅니다. 오늘은 전남 순천시 출생의 서정춘 노(老)시인의 21자 3행의 아주 짤막하면서도 시상(詩想)이 응축된 ‘봄, 파르티잔’이란 제목의 시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 봄, 파르티잔 > - 서정춘 - 꽃 그려 새 울려 놓고지리산 골짜기로 떠났다는소식 (처음에 이 시를 읽고는, 제목도 그렇고 아주 단출하게 전개된 시어(詩語)에 어안이 벙벙해졌습니다. 마치 일본 ‘바쇼’의 하이쿠[=俳句]를 연상시킬 정도입니다. 그러면 제 나름의
80년대 신자유주의 사조가 유럽 사회를 강타하면서 노동시장 또한 국가 간 장벽이 무너졌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북서유럽 국가로 밀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른바 다인종 다문화 사회가 형성돼갔고 동시에 이주민에 대한 차별과 불평등, 그리고 혐오범죄가 증가했다.그뿐만 아니라 청소년 범죄 증가와 함께 청소년 투표율이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떨어져 사회문제로 대두하였다. 설상가상으로 80년대엔 극우 정치 세력이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런 현상은 북서유럽 정치권을 바짝 긴장시켰고 90년대 ‘민주시민교육’을 강화해 온 시대
일본목련은 후박나무가 아니다산마루에 이르러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희끄무레한 일본목련 이파리 한 장을 높이 들었다. 눈치 빠른 어떤 분이 이럴 때는 엿을 드셔야 한다고 하자, 저마다 남겨둔 엿을 꺼내 문다. 이에 들러붙지 않고 은근한 단맛을 풍기는 전통엿이라고 한마디 보탰다.울릉도 호박엿!본디는 울릉도에 자생하는 후박나무 껍질을 우려낸 물로 만들었다. 우리 조상들은 이 나무껍질을 약재로 사용하거나 잎과 함께 선향(線香)의 원료로 활용했다. 후박엿이 육지에 전래하면서 호박엿으로 와전됐는데 얼마나 다행인가? 지금은 실제로 호박을 고아서
가시나무의 외로움 박 명 수 ( 한국문인협회회원, 목사 ) 당신은 담장 밑에 겨울철 가시나무로 살다가 햇살 분주한 봄날에는 가시 틈 싹을 내는 엄나무로촉을 틔우기를 갈망한다 가시에 찔릴까 봐섣불리 다가서지 못하지만오히려 풍차를 거인처럼 착각한 돈키호테 마음으로 스스로 가시에 찔려 구멍이 뚫린다 당신은 피부에 돋아난 뾰루지 하나만으로도 쓰리다상처로 힘들어하는 심장은 추위에 더 이상 덮을 것 없어도 가시 하나만으로 견디기를 잘한다 사람마다 꺼내기 싫은 가시 하나를 품에 안고 살아간다가시 끝이 나를 찌를 때는 아프지만 나에게 있는 가시가
편집위원회 운영규약 제7조 4항에 따라 편집위원회는 전월 등록기사 중 '이달의 필진'을 선정하여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합니다. 3월에는 36명의 필진이 기사를 등록했습니다. 그중 김인수, 이원영, 정영훈, 정우열, 최호진 필진이 '3월의 필진'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달의 필진'은 연속해서 선정하지 않으며 1년에 최대 4번 선정됩니다. 기사 제목을 클릭하시면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1. 김인수 필진[시] 도무지더 볼수없군 [시] 잘싸는일 거사탐구 [시] 곁이모두 열여덟 [시] 빛튐윤슬 책갈피
결국 올 것이 왔다.친일 총독이 들어서니유관순, 윤동주, 안중근강제동원, 강제위안부 가르쳤다고민원이 제기 되었단다. 반일 가스라이팅한다고,강제동원, 강제위안부 없었다,안중근이 의사가 되기 전동학농민군과 싸운 일로안중근을 비난하며교사를 가르치려 들었다. 알량한 지식과친일 친굥거니정권 정신으로단계적 민원을 내고 있다.민원으로 안되면 소송까지 가겠지. 학생 중심이학생편향으로 왜곡되고그것이학부모 중심, 학부모편향 된 지 오래다. 학부모 민원 만능주의교감,교장,교육청이 제일 두려워 하는 것.그것으로 갑질하는 학부모들 있다. 민원으로 안되면경
떨어진 꽃가지가 인도에 뒹군다.낙화도 낙엽도 아닌 강풍에시달리다 추락한 것이다.봄꽃이 만개하는 시절강풍도 아랑곳하지 않고철쭉 명자 씀바귀꽃들이 활짝 피고편의점 앞에는 실하게 자란다육이가 해바라기 중이다.어느 집 울안에는 환히 피었던겹 홍매화가 색이 바래가지만낮은 자리 블록 틈의 민들레는 활짝 피고연록들은 녹음으로 갈아타려는 중이다.봄 길에는 매 순간이 만남이다.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4월 첫날 해뜨기 이른 시간 고즈넉한 나주향교 상읍례장에 24반무예시연단(이하 시연단)의 숨소리와 발소리가 새벽을 연다. 오후에 있을 장용영 24반무예 공연을 위해서 병장기, 대나무, 짚단 등 소품을 준비하는 소리가 향교를 지키고 있는 오백년 수령의 비자나무 잎사귀를 가볍게 흔든다.시연단 준비를 뒤로하고 근대 통한의 역사가 서린 나주읍성을 보고 싶은 마음에 길을 나섰다. 나주읍성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천년고도를 지킨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나주목사의 집무처 금성관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사대문이 인마의 통로이며 물산의 유통 기능을 한 석축
강호의 고수들미술반에 들어오니 다른 학교 미술반과 묘한 우정도 형성되어 갔다. 미술대회가 열리면 그림을 어느 정도 그려 놓고 죽 한번 둘러본다. 그러다 발걸음이 탁 멈춘다. 고수다. 그렇게 어느 학교의 누구 누구라면서 경쟁심과 함께 깊은 동료애를 느꼈다. 교화가 그림을 그만뒀다면서. 그림 참 좋았는데. 승효상이도 그만뒀단다. 아깝네. 당시 제일 강렬했던 눈을 가진 친구는 안창홍. 철창에 갇힌 맹수의 불온한 눈빛. 창홍은 고교 때부터 스스로 돈을 벌어 생활했고 미술대학은 필요 없다고 다니지 않았으며 지금 누구보다 강렬한 자기 세계를
어느 사회에서나 참사는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참사 이후 대응에 따라서 그 사회는 달라집니다. 적어도 ‘이 참사가 어떻게 해서 일어났는가’와 참사에 대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밝히는 것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참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재발 방지를 위한 지침이 명확해질 수 있습니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대구 지하철 참사와 세월호 참사 등을 겪은 우리 사회가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 이태원 참사입니다. 우리는 159일 전의 이태원 참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