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빈대가 극성인가보다. 오늘 토요판 한겨레 10면 하단에 "사흘 전에 물렸는데...", '방제업체도 못 찾는 빈대' 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으면서, 어릴적 경험한 '빈대'의 추억이 떠올랐다.~ 국민(=초등)학교 저학년 때로 기억한다. (지금처럼 본격적인 추위가 오기 직전, 일요일 어느 날일 것이다.) 그날 아침 먹고 좀 지나서, 모자 쓰고 흰색 수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어떤 아저씨가 물뿌리개 통을 등에 지고 나타났다. 그리고는 대충 정리된 (북아현동 산(山)7번지에 위치한) 전셋집 단칸방과 조그만 다락 곳곳에 흰색 안개같은 약물
풀꽃의 꿈 - 박명수(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푸른 색깔 사이로 숨을 쉬다가 불현듯황갈색 폭풍우 꼬임에 빠져처연한 삶에 부대끼는 바다 엄마 찾다 지쳐날개 접어버린 까치 저민 가슴으로 품어화석보다 더 깊은 하루를 연다 굵은 눈물 같은 분신 가녀린 이슬처럼 살다가 벌 나비 손님에게 체념이란 명분으로 버텨낸 길 위의 순례자상처가 커 갈수록향기 진동하는 향나무둥지 잃은 딱새를 부둥켜안고 서리 맞은 달개비는 향기로 젖는다 비바람에 가슴 울고 온 밤을 뒤척이던 날 관을 덮는 슬픈 심정으로 웃음 너그럽게 펼쳐 보이는 꽃망울 손잡지 않아도 외
은평구 진관동 우물 골 6단지 경로당( 회장 박소연)에서는 훈훈한 짜장면과 탕수육 파티가 이루어졌다.이 행사는 박소연 회장이 은평문화원(원장 박기륭)에서 지난 10월 18일 개최한 늘푸른 백일장에서 산문 분야 차석으로 입상되어 박 회장이 경로당 회원들에게 한턱내는 파티였다.그 답례로 회원들께서 케이크와 꽃다발을 준비하여 훈훈한 정을 나누는 것이 참 아름다웠다. 오늘 어르신들이 함께 모여서 수업도 듣고 수업이 끝난 점심시간에 맥주까지 곁들인 어르신들의 작은 향연을 보았다. 늘 푸른 백일장은 은평문화원에서 1년에 한 번씩 은평지역 일대
그리운 임 싣고 떠난야속한 열차 이제그만 보내려 합니다.슬픔을 걷고 일어나나를 찾아 길을떠나려 합니다.지나간 시간 후회한들돌아오지 않는다면나는 그만하려 합니다.나는 다만내가 되려고 합니다.편집 : 김혜성 객원편집위원
일본에서 개최된 “제9차 한일 탈핵 평화 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일본 나고야 교구와 센다이 교구의 핵발전소를 방문하고, 그 지역에서 탈핵 운동을 펼치고 있는 주민들을 만났습니다. 핵발전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의 절규를 들었습니다.후쿠이현의 와카사만에 밀집되어 있는 쓰루가 핵발전소와 미하마 핵발전소, 오이 핵발전소와 다카하마 핵발전소를 방문했습니다. 일본이 꿈의 원자로라고 말하며 1조 엔 넘게 엄청난 돈을 투입했던 몬주도 방문했습니다. 몬주는 운영도 해 보지 못하고 폐로가 되었습니다. 몬주는 문수보살의 일본식 발음입니다.후쿠시마도 방
식당 이름은 '만남의 광장'(인연있는 사람을 만나는 광장)문에 전라도 사투리 '밀어유'반찬도 8가지 소박한 전라도 음식(먹다가 생각나 찍었어요)양심건국 ~> 양심건강 ㅎㅎ나오는데 문에 전라도 사투리 '댕겨유' 참고 - 저는 전북 전주에 서 가까운 완주군에 살고 있습니다.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달 어두운 밤지구를 비추어발길을 돕는달을 사랑한다. 나도 누군가의 마음을 다독이는친구가 되자 꿈결에달이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어 언젠가만나서 영혼으로 이야기 나누자 달아 사진.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역사학은 해석학이다. 과거 사료나 문서를 읽어 일반인의 눈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역사적 맥락을 파악하고 의미를 되살리는 구체적 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역사학은 무채색의 사료에 역사의 옷을 입혀 선조들의 삶을 살아나게 만들고, 시공을 초월한 대화가 가능하도록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귀한 학문이다. 그래서 역사학자의 한 걸음 한 걸음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안으로 자신의 해석이 역사적 사실을 넘어 진실을 얼마나 담보하는지 끊임없이 경계하고, 밖으로 새로운 사료와 새로운 시각 앞에 겸손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봉오동을 무장독립군기지로
너는 꽃 박 명 수(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너는 꽃이라 불러주기 전에도너는 마냥 꽃으로 피었다 너는 사랑이라 불러주기 전에도 너는 이미 사랑으로 피었다 너는 은혜라 불러주기 전에도 너는 벌써 은혜로 뿌려졌다 너는 선물이라불러주기 전에도 너는 선물로 세상에 보내졌다 꽃은 꽃피우기 전까지꽃은 아니지만 너는 꽃피우기 전에도 꽃이었다 * 내 고향 11월은 육지배기 단풍꽃이 선운산을 두르는 가을입니다. *고창 선운산 단풍(필자촬영)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어떤 모임이든 마음에 드는 단 한 사람만이라도 있으면 그 모임은 즐겁고 유쾌하다. 만약 그 모임에서 자신과 맞지 않는 누군가 있어 불편하다해도 마음에 드는 그 한 사람으로 인해 참을 수 있다. 억지로 참을 필요도 없다. 참기는커녕 마음에 드는 그 한 사람에게 더 잘보이기 위해 불편한 사람과도 조화롭게 지내는 자신의 지혜로운 모습을 보이고 싶어할지도 모른다. 그 모임에서 만나는 모두가 마음에 드는 사람들이라면 어떨까. 그 모임은 더할 나위없이 복되고 은혜로운 만남이 될 것이다. 거기에 더해 그 모임에서 가을의 단풍을 만끽하며 해가 지
떠오른 생각들로 순서도 정오(正誤)도 없다. 오호(惡好)와 시비(是非)를 논할 수는 있지만 대상은 아니다. 중복도 있으므로 고려하시면 좋겠다. 여러 차에 걸쳐 싣는다. 346.가장 친절하고 진실한 친구는 자연이다. 그럴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자연은 자신의 어떤 언행과 태도에 대해서도 가타부타 하지 않고 시시비비도 따지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자연을 사랑하고 가까이 함은 좋으나, 이 또한 이기심의 발로임을 잊지 말아야 하리라. 天雲山風水地木草. 347.독서는 마음이 고요한 상태에서 해야 자신을 발견하고 그 가치를 얻을 수 있다
현송, 그래 어제 하루 또 잘 보내셨는가?엊그제, 세 친구들 절두산 순교자 성지 걸었네.원래, 이 '절두산'이란 이름은 '蠶頭峰'으로 누에가 머리를 치켜드는 듯 한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네.조선시대엔 한강의 최고 명승지로 중국의 사신들이 오면 으레 이곳에 와서 놀았다 하네.한데, 고종 3년(1866) 병인 양요때 만여 명의 천주교 신자들을 붙잡아 이곳에서 머리를 절단한 뒤 이곳 을 '절두산'이라 부르게 됐네.1966년 이곳에 성당과 절두산 천주교 기념관을 세우고 주변 지역을 공원으로 꾸며 현재는 천주교 순교자 성지가 되었네
벌써 3년 전의 일입니다. 봄에 화분갈이를 했는데 두어 달 뒤에 작은 싹이 올라왔지요.'이 아이의 정체는 무엇이지? 풀이 아닌 건 확실한데.' 궁금했지만 알 수가 없었습니다. 2-3cm 자란 가는 줄기에 새끼손톱 끝같이 달린 잎을 보고서야 은행나무임을 알았습니다. '베란다 화분에서 자란 은행이 겨울에 얼어죽지 않을까?'싶어서 거실로 들여놓았습니다. 작년 겨울에도 그랬고요. 그랬더니 여느 나무들보다 잎을 늦게 떨구고, 또 그만큼 잎을늦게 피워냈습니다. 이제는 한 뼘 크기로 자랐으니 겨울에도 밖에 두려고 합니다. 겨울찬바람을 스스로 이
단풍은 왜 권말선 단풍은 왜북에서 남으로 내려오나봄엔 따순 바람이북으로 올라갔기 때문이지단풍은 선물봄바람 북으로 날아가여름 한 철 같이 뛰놀다손잡고 데려 온 동무알로록달로록고운 단풍 보니봄바람 얼굴도저리 고왔겠구나우리도 너희처럼고운 것 어여쁜 것만서로 나눠야겠네그렇게 살아야겠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81년도 인천에서 근무할 때 면허를 취득하고 42년 만에 운전면허증을 반납하였다.처음 취득할때 마음 설레였던 기억이 새삼 진한 추억이 생각난다.주민센터에서 면허증을 경찰청에 반납하는 절차를 걸쳐 운전면허 취소 처분 결정통지를 받고 고양페이 10만 원짜리를 받아 들고 돌아서는데 인생이 다 끝난것 처럼 슬퍼졌다. 후회하면서도 필요하면 운전면허를 새로 시험을 치면 된다고 하고 자위하면서 주민센터를 내려왔다.지금 70대는 90대에가서 면허를 반납하시기를 바랍니다. 편집: 최호진객원편집위원
꽃다운 청춘 159혼이 어이없이 쓰러진이태원 참사는청담동 룸싸롱 밀회에서 부터 시작되었다.대통령과 법무장관이법무법인 변호사들의 모임에부적절하게 회동하였다고바이올리니스트가 제보하면서진위공방으로 언론이 시끄러웠고제보자를 겁박하는 상황에 까지 이르렀다.어쩌면 정권의 안위, 도덕성 마저붕괴될 상황에서이러한 뉴스를 덮고 국면전환을 위해법무부에서는 할로윈 축제를 이용하기로 했나?보수 정권의 할로윈 축제에 대한곱지않은 시선과 마약을 소탕한다는 명분으로코로나가 끝나고 10만 인파가 예상된다는할로윈 축제의 안전은 뒷전으로 하고경찰인력을 대거 마약단
해마다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입니다. 손가락이 짧고 손톱도 예쁘지 않지만 봉숭아 물을 들입니다. 어머니가 봉숭아 꽃잎에 백반을 넣어서 콩콩 찧고는 그것을 잠자리에 드는 나와 동생들의 손톱에 묶어주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나도 아이의 손가락에 봉숭아 물을 들여주었습니다. 이제 아이는 봉숭아 물을 들이지 않고, 어머니는 어린아이가 되어 기억하지도 못하지만 나는 여전히 봉숭아 물을 들입니다. 아이, 어머니와의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하려고 합니다. 편집 : 오성근 객원편집위원
그래, 네 열망이 너를 영광의 도가니로 몰아갈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건 일순간의 착각이라는 걸 곧 알게 될테지. 거기에 더해 절망과 치욕의 쓴 맛을 보지 말라는 보장도 없지 않겠어? 그러니 더 이상의 열망일랑은 집어치우는 게 어때? 그래. 그 말도 맞아. 그래도 살아있는 동안 삶의 열망이 없다면 살아갈 이유가 없지 않은가. 열망이 없는 삶은 죽은 것과 다름이 없어. 설사 그 열망으로 인해 실망과 좌절을 맛보더라도 말이야. 그러니 앞으로 말을 삼가하도록 해. 열망 자체를 무시하는 언행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그래서 뭐 사과라도 하라
붙박이 배추밭 박명수 (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익어가기 전물로 흘러내린 감고개 떨군 주인은덕장에서 멀어진 후배추밭 포기들만 수군댄다싸리재 넘어새벽 찾은 물까치젖은 실개천에 몸을 씻고감잎 끝 눈물을 찍어꺾인 나뭇가지 노동을 삭혀낸다 걸터앉을 만큼낮게 저민 안개엄마 손 놓친 사슴처럼타는 심장만 저려오고주인 잃은 배추밭에 서성인다 하늘 아래 충렴골녹아내린 감나무응답 없는 전화처럼허공에만 착신되는지끊긴 전화벨은 말 잊은 지 오래다 먹구름 짓누르면해 뜰 날 기다리고세찬 바람 부는 날엔바람 잘 날 찾아온다고음지는 양지된다 햇살이 손 내민다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대회에 가는 길이었다. 시청역 지하에서 좀 멀리 앞에 가는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특이한 문구가 들어간 검정 후드티를 입고 있었다. 얼른 쫓아가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그분이 개찰구로 나가면서 계단을 후다닥 올라가 놓쳤다. 좀 재빨랐어야 했는데.... 하고 아쉬워했다. 서울광장으로 올라갔다.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서울광장에 설치된 10.29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에 분향하기 위해 줄을 섰다. 줄이 길어 한참 뒤로 가서 섰다. 그런데 그분도 분향하기 위해 서 있었다. 열 사람 정도 내 앞에 있었다.
오늘도 평소처럼 아침에 kbs FM 라디오를 켜고 주말의 오전 시간을 보내는데, 슬픈 애조(哀調)를 띤 여성 소프라노 곡이 흘러나와 집중해서 들어보았다. 아~, 평소에는 잘 들어보지 못하던 ‘아베마리아’( 카치니/ 블라디미르 바빌로프 작곡) : 이네사 갈란테(Soprano) 노래) 선율이 나의 가슴을 파고들며 슬픔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래, 내일이 '이태원 참사 1주기' 이니, 이렇게라도 추모의 정을 표하며 비명횡사한 159명의 젊은이들의 영혼을 달래주어야 되겠지...' 이런 생각을 하다가, 이러한 대형 참사에 아무도 책임지지않는
며칠 전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모임이 있었습니다. 평소라면 관심이 없었겠지만 창업을 생각하다보니 꼼꼼히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메뉴판의 핸드드립커피를 읽다가 목에 걸린 생선가시처럼 한 문장이 불편했습니다. [세련되고 깔끔하고 여성스러운 맛] 여성스러운 맛이 도대체 무얼까? 여성스러운 맛이 있다면 남성스러운 맛도 있다는 건데 그 맛이 짐작되지도 않았습니다. ‘가볍고 향기로우며 산미가 좋은 커피’나 ‘쓰고 묵직한 맛이 좋은 커피’라고 표현하면 될 텐데 왜 굳이 ‘여성스러운 맛’이라고 했을까? 모든 걸 성(性)과 연결시키고, 그것을 왜곡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지난 8월 14일 서울에서 한 ‘월요시국기도회’에 이어 10월 9일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 ‘월요시국기도회’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부산은 월요시국기도회가 열리기로 했던 바로 전날에 갑작스럽게 연기된 적도 있었지만, 다시 시작한 월요시국기도회의 출발지가 됐습니다.항일거리로 알려진 정발 장군 동상 앞에서 열린 부산 월요시국기도회에는 사제단 60여 명을 포함해서 신자와 시민 7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기도회에 참석한 수도자들과 신자들 그리고 시민들은 손에 손자보를 들고 민주주의를 퇴행시키고 있는 윤석열 정부
앞뒤분간도 어려운 암흑의 좁은 동네길산책 중인 내 앞에 갑자기 나타난 백구험악하게 날 노려보며 무지하게 짖어댄다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갈 것인지 알 수 없다내 뒤를 따르며 무서운 큰 소리로 컹컹 짖는다아마 고이 잠든 마을 사람들을 깨우지 않았을까미안한 맘에 발소리와 숨을 죽이고 살금살금 살짝 백구 눈치 본 후 평온히 걸으려 노력했다이젠 내 앞으로 가서 나를 올려다보고 짖는다다소 놀라움에 움찔했지만 모르는 척 걸었다백구는 내 앞뒤로 계속 돌며 노려보고 짖었다여명도 트기 전이라 적막하고 고요하다 이 놈이 유기견인가 노숙견인가 궁금하여곁눈
삶에서 ‘만약’이라는 말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하지요. 그래도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만약 내가 그때 이렇게 했더라면……’내게도 그런 시간이 있습니다. ‘그날 시위에 참가하지 않아서 눈을 실명(失明)하지 않았더라면 내 삶이 어떻게 달라졌을까?’가 하나, ‘동생들이 뭐라고 하든지 어머니를 육지로 보내지 않았더라면 조금은 더 행복하시지 않았을까?’가 또 하나입니다.제주에 살 때 아버지가 폐암말기라는 전화를 받고 무척 놀랐습니다. 누군가 가까이서 돌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부모님을 제주로 모셨
지난 9월 16일은 비가 많이 왔다. 어둑어둑하면서 비가 오기 시작했다. 저녁나절 동안 우르릉 쾅쾅거리더니 밤새 창문을 때리며 무섭게 쏟아졌다. 그다음 날은 언제 그리 요동쳤냐는 듯 날이 환했다. 밤새 내린 비에 모래천을 어찌 되었을까? 궁금했다. 모래천에 가보니 물속에 곱게 쌓아놓았던 돌탑은 대부분 무너졌다. 물의 양이 많아졌으며 풀과 나무 가시랭이들이 둥둥 떠다녔다. 폭우가 휩쓸고 간 후유증이었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모래천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그분이 안 계시기에 나도 빗자루로 그분이 모래천을 청소하듯 해보았다. 그분이 할
쇳대 하나 박 명 수( 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매일 아침 광문 열던 시어머니 아침 지을 쌀 한 됫박 고봉 깎아 며느리에 건네든 일상 한여름 원두막 군것질 생각나서겉보리 한 바가지 퍼낼 때도 열쇠는 뒤주 속 눈금자를 기억했다 파 뿌리 된 며느리건네받은 *쇳대는 허리춤에 무뎌진 채 매달려어둑한 밤 지켜낸 파수꾼을 닮았다 서릿발로 덥혀진 들녘을 식히고 뙤약볕 콩깍지 열리는 소리 마당 가득한 비둘기 부리 분주한데 무거운 손열쇠 움켜쥔 백발은 호흡 짧아진 자물쇠를 열어노곤한 몸 누일 석양을 붙잡는다 무너진 장막 집 든든한 쇳대 하나 붙잡
오늘자 한겨레 기사를 읽다가, 11면 왼쪽 맨 위에 날씨 관련 흑백사진을 보았다. (=아래 사진 1)사진 구도도 좋았고 미세한 물방울까지 보이도록 순간 포착이 잘된 느낌이라, 사진 아래 설명까지 다 읽었다. 읽어가다가 ' ~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 핀 홍띠에 빗방울이 맺혀있다.' 란 부분에서 '홍띠'란 야생초가 무엇인지 검색해보았다. 그런데, "홍띠는 '여러해살이풀'이고 5월에 잎보다 먼저 꽃이 핀다"고 설명되어 있어서, 사진 속 강아지풀 같은 야생초를 좀더 검색해보았더니, '수크렁'이란 우리말 이름의 식물처럼 보였다.(=아래 사진2
왼쪽 것은 차를 우려내고 남은 녹차, 오른 쪽 것은 그것을 말린 것입니다. ‘우려먹은 녹차를 왜 말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은 아주 오랜 행위입니다. 혼인한지 수년이 지나도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고 아내가 마음고생 할 때의 일입니다. 한 매체에서 녹차찌꺼기를 버릴 게 아니라 말려서 아이의 베갯속으로 만들면 아이정서에 좋다고 했지요. 맞벌이를 할 때라 겨우 일주일에 한번 차를 마실 때니 그 양이 얼마나 됐겠습니까? 반년이 지날 무렵 아내가 임신을 했지만 말린 녹차의 양은 겨우 한 움큼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세상에 나올 때
아픔의 끝단 박 명 수 (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여름 장마철 태풍보다 더 질긴 가지에 붙어 있지 않고는 열매의 풍요를 만져볼 수 없습니다 새벽녘 서리로이파리 시리도록 아픔 견뎌내지 못한다면 홍단풍 색조는 채색할 수 없습니다 물 한 모금도다문 입술 횡단하지 않고는식도에 다다를 수 없듯이 슬픔의 다리 건너지 않고 기쁨의 땅을 밟을 수 없습니다 슬픔과 기쁨 사이망각의 시간 들이킨 강물이 모여 웅얼거리고 강은 새벽안개를 모아 출렁입니다 초승달로 시작하여 보름달로 건너려면튼실한 반달 상판 하나 들고그믐이라는 교각 가로놓아야 합니다 절망보
서늘한 가을바람 불어오고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때내 가슴에 홀로를 새긴 후난 그대를 불러왔네하지만 날이 가고 달이 가고사계가 다시 올 때가지홀로는 떨어지지 않았네 내 눈동자에 새겨졌던그대의 잔상은 흐려져 가고귓가에 맴돌던그대의 고운목소리도 멀어져갔네손등을 따뜻하게 덥혀주던그대의 부드러운 손길도 잊혀져가고숨을 컥 막히게 했던그대 입김도 사라져갔네 하지만 언젠가는 그대를 다시 볼그날이 오리라 맘 달래며애달픈 그리움과 기다림이눈앞에서 실현되기를 기도했다네오늘은 바람과 손잡고먼 곳까지 하염없이그대 마중 나갔네 편집 :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윤석열은 스스로민주진보 진영의 분열 덕분에대통령이 되었다고 말한다. 윤석열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어도상관없다는 사람들에 힘 입어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고 힘 주어 말한다. 이재명이 되느니윤석열이 되는 게 낫다는 무리들 덕에대통령 되었다고 일갈한다. 자신의 속임수와 반란을 제압하지 못한 문통 덕도 크지만,윤석열보다 문통이 나쁘다, 문통이 일부러 윤통 만들었다는 갈라치기에힘 입는다 떠벌인다. 민주당 대통령 나와봐야 달라질 것 없다는 진보입네 하는 이들 덕택에왕이 될 수 있었다 웅변한다. 그리하여거짓과 속임수불의 불공정 몰상식으로 시작하여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