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파시토(Despacito)’. 정부(情婦)와의 밀애를 적은 그의 일기장을 넘기며 가장 먼저 떠오른 노래다. 데스파시토는 스페인어로 ‘아주 느리게’, ‘아주 천천히’라는 뜻이다. 푸에르토리코 가수 루이스 폰시와 래퍼 대디 양키가 2017년 1월 발표한 곡으로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16주 연속 정상을 차지했고 현재 유튜브 조회수가 61억뷰를 넘는 대기록을 세웠다. 가사 내용이 좀 외설스럽기도 하지만 뜨거운 연애의 감정을 잘 드러낸 라틴팝으로 우리나라에선 ‘제이플라’라는 유튜브 커버 가수가 불러 매력을 더한 곡이다.“잠깐 볼 수
얼마 전 산책을 하는데 새들이 모여 요란하게 지저귀는 소리를 들었다. 곱고 맑은 소리로 초랑초랑 합창하는 것 같았다. 주위를 살펴보니 대부분 나무들은 잎샘추위에 아직 잎을 차리지 못했고 잎 무성한 잣나무가 외로이 서 있었다. 새들은 그 잣나무 잎에 숨어 노래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들어보려고 살금살금 잣나무 아래로 가니 새들이 입을 꼭 다물어버렸다. 사람 기척을 알면 없는 듯 조용해지고 기척이 멀어졌다 싶으면 다시 저들끼리 재잘재잘 거리고... 재미있어서 몇 걸음 물러났다... 가까이 갔다... 한참 새들과 숨바꼭질 하듯 놀았다.
“영화 제목이 뭐야?”상영시간에 늦지 않게 도착한 것에 안도하며, 기다리고 있던 친구에게 물었다. 내 생각에 그나 나나 영화를 무척 좋아하긴 마찬가지지만, 영화는 꼭 개봉관에서 봐야 제맛이라고 주장하는 그는, 대부분의 영화를 케이블TV 무료영화관에서 보는 나를 영화광으로까지는 승격을 시켜주지 않은 상태다. 혼자서 잘 보러 다니다가도 가끔 같이 보자는 연락이 오면 절대로 거절하지 않는다. 그만큼 영화 감별에 대한 그의 촉은 탁월하다. 친구가 움직이는 계단에 오르면서 뭐라고 말을 하는데 잘 못 들었다.“거버넌스? 또 문제적 영화구나?
* 영화 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2019년 아카데미상이 발표됐다. 한겨레 기사를 보면 이렇다.“다양성 빛난 오스카… 작품상엔 인종차별 극복 담은 ‘그린 북’ 흑백 우정 그린 실화 바탕 영화…”(http://www.hani.co.kr/arti/culture/movie/883492.html)주요 상을 받은 영화 세편을 보면 은 작품상, 남우조연상, 각본상을, 는 남우주연상, 편집상, 음향편집상, 음향믹싱상을, 는 감독상, 촬영상,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은 피아니스트 ‘돈 셜리’
2Cellos 멤버인 Stjepan Hauser(스테판 하우저)와 Luka Šulić(루카 술릭)은 가끔 떨어져 연주한다. 그렇다고 2Cellos가 갈라설 조짐이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최근에도 레오나드 코헨(Leonard Cohen)의 Hallelujah를 클래식버전으로 멋지게 선보였기 때문이다. 또 다른 명곡 탄생이다.Leonard Cohen의 Hallelujah는 이렇다https://www.youtube.com/watch?v=ttEMYvpoR-k둘은 필요에 의해 혹은 어떤 요구에 의해 가끔 갈라져 연주하는 것 같다. 특히 하
영상물에 배경음악을 넣기 위해 부드럽고 편안한 음악을 찾았는데 곡들이 마땅치가 않았다. 적당한 곡이 없을까 고심하던 중 까마득히 잊고 있던 '랄프 바흐'의 곡이 불현듯 떠올랐다. 예전에 내가 알던 사이트에서는 글쓴이들이 자신의 글에 배경음악을 넣곤 했는데 그의 곡 'A heaven full of violins'을 자주 사용하였다. 글이 주가 되어야 하기에 음악은 글 분위기에 어울리는 잔잔하고 조용한 곡을 깔았다. 영상물에도 어울릴 것 같아 사용해 보기로 하고 랄프 바흐의 음악들을 몇 곡 소개해 본다.'A heaven full of
조선어학회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말모이』가 지난 1월 9일 개봉됐다. 개봉된 지 2주가 지난 지금 250만 명이 넘는 관객이 보았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각본을 쓴 엄유나 작가가 직접 이번에도 각본을 썼고 영화감독으로 첫 선을 보인 작품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두 작품에서 풍기는 뉘앙스는 비슷하다. 이름 없는 민중들의 서사로서 영화스토리를 전개시켜 나가기 때문이다.영화 『말모이』에서 까막눈 김판수(유해진 분)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마찬가지로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무명의 택시기사 김만섭(송강호 분)이 열연한다. 둘 다
몇 년 전 엄마가 좋아하는 남자가 생겼다며 엄마 컴퓨터 앞으로 나를 데려가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정말 놀랐다. 네덜란드 바이올린주자 겸 지휘자인 ‘앙드레 류(Andre Rieu)’를 보여주면서 애인이라고 했다. 그가 싱긋싱긋 웃으면서 연주하거나 지휘하는 모습이 그렇게 귀엽다면서 매일 매일 ‘앙드레 류’를 보고 곡을 듣는 재미로 산다고 했다.‘앙드레 류’는 올해 70세다. 그 나이에도 힘차고 신나게 연주한다. 그런 경쾌발랄 긍정의 힘이 모든 이들에게 전염되는지 연주자도 관객들도 웃음꽃 분위기에서 공연을 즐긴다. 2018년 런던 크리스
한국사회는 바야흐로 가짜뉴스 전성시대이다. 사회관계누리망(SNS)을 통해 매일 가짜뉴스가 생산되고 널리 퍼진다. 정치를 프레임 전쟁으로 볼수록 그 상태는 심각하다. 어떤 현상을 논쟁으로 쟁점화하여 프레임을 선점하는가는 그들에겐 초미의 관심사인 듯하다. 지난 해 12월 28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TV홍카콜라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차를 내고 휴가 간 사실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가짜뉴스 하나를 만들어서 퍼뜨렸다. 바로 지난 해 8월 여름휴가 기간 동안 문 대통령이 한가하게 '바둑소설'을 읽고 있다며 이를 비판한 것이다. 홍 전
내가 언제나 지금처럼 조용한 음악만 좋아한 것은 아니다. 젊었을 때는 약간 시끄러운 음악도 좋아했다. 헤비메탈 가수들 곡도 좋아한 적이 있다. 그들 곡 중 주로 비장함이 배어있는 노래를 좋아했다. 박정희와 전두환 정권에서 청춘을 보냈으니... 얼마나 어두운 시절을 살았었나!예를 들면Judas Priest의 'Before The Dawn'https://www.youtube.com/watch?v=OVMiki-oApABlack Sabbath의 'She's Gone'https://www.youtube.com/watch?v=bMw42n_1c
야행성이라 늦게 자는 습관이 있다. 늦게 잔다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남들 일어날 시간에 잠드니 말이다 ㅎㅎ. 늦게 깨어있는 시간엔 어김없이 조용한 음악이 나오는 라디오 음악방송을 틀어놓는다. 음악은 방 안에 흐르고 빈 공간을 채워 준다. 며칠 전에 늘 듣는 음악 프로에서 'Passacaglia'란 곡이 흘러나왔다. 참 많이 듣고 좋아했던 곡인데 제목이 기억나지 않았다. 오랜만에 듣게 되니 와락 반가운 마음에 하던 일을 멈추고 음악에만 귀를 기울였다. 곡이 끝나면 연주자와 제목이 나오겠지 기대하며 진행자의 멘트를
세 번째 바보---「법원을 법정에 세우다」(2018년 발간. 저자 / 법학박사 신평) 저자는 11월 23일 금요일 경주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개소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바보 1호”는 김수환 추기경님이시다. “바보 2호”는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다. 여기, 또 한 사람의 바보가 있다. 1호 바보께서는 반민주적 독재의 탄압 속에서 오로지 종교적 진리의 편에 서서 인간애를 실천하신 분이시다. 수십 년 한결 같은 미소로 고요히 생을 마감하셨으나 우리 역사에 깊은 각인을 남겼다. 2호 바보는 뿔 달린
11월은 그리 생각지 않으려 해도 쓸쓸한 계절이다. 무심히 떨어진 낙엽 길을 걷다 보면 세월이 무상하다 느껴진다. 허전한 마음에 지나간 한 해를 천천히 돌아보면 느리고 조용한 마이너 곡조 음악이 생각난다. 바로 Adagio다. 그 중 묵직한 첼로 선율로 듣는 아다지오는 모든 아다지오 중 최고가 아닐까 한다.'조용하고 느리게’란 뜻의 Adagio는 음악계에서는 느린 속도로 연주되는 곡을 말한다. 하지만 요새는 편곡에 따라서 많은 변화를 주기도 해서 제목만 Adagio인 경우도 있다. 아다지오 중 바흐의 곡은 군더더기 없이 조용하고 정
2018년 10월 11일에 개봉된 영화 『미쓰 백』은 '아동학대'를 모티브로 한 영화이다. 그렇지만 영화 전편에 흐르는 강렬한 메시지는 '아동학대'를 넘어서서 '아동학대'를 방임하는 '국가폭력'의 추악함을 고발하고 있다. 그럼에도 영화 후기나 댓글들을 읽어보면 천편일률적으로 '아동학대'에 머물고 있다. 시청 소감으로선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영화 『미쓰 백』은 '아동학대'를 소재로 다루었다. 또한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감독 스스로도 가정폭력, 즉 아동학대를 중심소재로 다루었다고 고백했다. 그렇지만 영화 『미쓰 백』은 감독의 의도와
봄이 화려한 계절이라면 가을은 잔잔한 계절이다. 사람 성격이나 체질에 따라 좋아하는 계절이 다르겠지만 나는 잔잔한 가을을 좋아하는 것 같다. 작년에 가을에 생각나는 뮤지션으로 이란출신 피아니스트 Fariborz Lachini을 소개한 적이 있다.그 다음으로 생각나는 뮤지션도 역시 피아니스트다. 수차례 한국을 방문하여 공연한 적이 있을 정도로 한국 팬이 많은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케빈 컨(Kevin Kern).1958년 미국에서 태어난 케빈 컨은 생후 18개월부터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을 만지며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연주했다고 한
촛불혁명 시민들의 책 『촛불혁명, 시민의 함성』출판 일을 같이 하고, 거기에 명 사진을 제공한 정호천씨가 영화 허스토리 관람에 초대했을 때만 해도 나는 그것이 일본군강제위안부들에 대한 다큐영화인 줄 알았다. 다큐라도 중대한 역사적 문제에 대한 것이니 기꺼이 보고자 신청했다. 그런데 다큐가 아니었다. 진짜 영화였다. 내내 눈물이 났다. 하필 손수건이 없어져 안경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는데 촉촉이 젖었다. 어느 순간 울음소리가 터져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다큐라도 울었겠지만, 당사자들을 대신한 배우들의, 사실보다 사실스러운, 극적
실향 혹은 분단의 고통 그리고 바다 바다에 몸을 실으면 아버지가 고향에 갈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것 때문이었을까? 영화 ‘바다로 가자’는 바다를 보여주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아버지의 고향이 바다여서 더 그랬을지도 몰랐다. 아버지는 자신 삶에서 8할 이상을 고향에 칭칭 묶어두고 살았을 것이다. 모든 실향민들이 다 그렇듯, 그 무슨 천형처럼.‘개가 아니라 사람이잖아.’웃음을 잃고 말을 잃고 급기야 기억을 지우는 긴 침묵의 시간으로 진입하기 전, 아버지는 그렇게 짧은 설명을 주었다.어렸을 적 아버지와는 소통이 되지 않았다. 너무 싫었
요즘 유행하는 노래를 들을 기회가 별로 없다. 우선 음악방송을 거의 보거나 듣지 않는다. 예전부터 내가 좋아하는 곡을 주로 유튜브로 들으니 최근 유행하는 노래가 뭔지도 모른다. 방탄소년단이 최고 인기라 해서 일부러 수차례 들어봤는데 반복되는 단어 음만 기억나지 전체 멜로디는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거리가 있다. 아들이 여름방학 때 오면 그제야 요새 유행하는 음악을 접한다. 아들이 오면 무조건 운전대를 넘기는데, 아들은 항상 자기가 좋아하는 최신 음악을 틀고 다닌다. 그제야 '욕' 비스무리한 말도 들어가는 괴상한 노래가 있구나 하고 알
단비를 기다립니다. 오늘도 저 멀리 동쪽하늘에 회색빛 비구름이 가득합니다. 눅눅한 날씨에 한차례 우당탕탕 쏟아질 것만 같은데 빗님은 애만 태웁니다. 가뭄과 무더위를 식혀줄 단비를 간절히 기다리다보니 빗소리로 시원하게 시작하는 ‘여름비(Pluie D'Ete)’란 곡이 생각납니다. 루마니아 음악가 게오르그 잠피르(Gheorghe Zamfir)가 팬플룻으로 연주한 곡입니다.Pluie D'Ete : https://www.youtube.com/watch?v=7IwFyGDNljA잠피르의 곡 중 여름비(Pluie D'Ete)보다 더 유명한 곡은
무더위라는 말이 약하다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초무더위라고 해야 할까요? 요새 밤도 열대야가 아니라 초열대야이듯 말입니다. 한자지만 ‘폭염’이란 단어가 요새 더위에는 더 잘 어울립니다.저희 집은 북한산 밑에 있어서 여름에도 새벽이면 솜이불을 찾아 덮어야 할 정도도 찬 공기가 들어오는데 최근에는 솜이불을 걷어차 버렸습니다. 오늘 새벽엔 자다가 너무 더워 잠이 깼습니다. 새벽에 자다가 더워서 깬 적은 처음이네요. 오늘은 얼마나 더운지 폭염특보까지 발효되었네요. 시원함만 준다고 하면 에어컨 바람도, 얼음물도, 불량 트랜스지방이 듬뿍 들어있
친구가 잠 안 오는 밤에 볼 영화 하나를 소개해 달라 한다. 보통 더운 여름밤에는 공포괴기물을 봐야 오싹하니 더위가 물러간다는데 나는 비현실적 공포괴기물을 질색하는 형이라 권해줄 영화가 없다. 대신 더 이상 비현실적일 수 없는 영화 하나를 추천하고자 한다. 라는 어른을 대상으로 한 만화영화다. 스페인 출신인 ‘하비에르 마리스칼’이 감독하여 2010년 내놓았고 우리나라에는 2012년 개봉했다.는 쿠바의 재즈 피아노 연주자 ‘치코’와 재즈 가수 ‘리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두 뮤지션의 이야기라 노래가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화요일은 하루 종일 빗소리를 들으며 일했습니다. 빗소리만 들은 것이 아닙니다. 빗방울 똑똑 떨어지는, 빗물이 졸졸 흘러가는 곡을 들으며 일했습니다. 며칠 남은 6월 촉촉한 밤에 톡톡톡 빗방울 음악 들어가며 잠을 청해보세요먼저 이루마 세 곡을 소개합니다.River Flows in You Kiss the Rain When The Love Falls 이루마는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난 뉴에이지 작곡가이자 피아노연주가입니다. 5세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1988년인 10세에 영국으로 이주하여 살게 됩니다.
Wolgalied-Es steht ein Soldat am Wolgastrand (A soldier stands on the bank of the Volga)- 프란츠 레하르의 오페레타 'Der Zarewitsch (차르의 황태자)' 중내일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내일의 회담결과가 앞으로의 우리 한반도 인의 운명을 좌우한다 해도 전혀 과장이 아닐 만큼 김정은-트럼프의 회담결과는 우리에게 중요하다. 오늘도 바쁘고 정신없는 상황이지만 잠시 쉬어갈 겸해서 내일의 북-미 정상회담의
서른, 그들은 포효했다---『그란데 보체』조민웅, 김동현, 안세권, 앙코르공연2018년 6월 16일 늦은 7시 반,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Grande Voce" 앙코르 공연이 열린다. 지금 산야에는 초록이 무성하다. 한창 물오른 초록은 빛나는 윤기를 머금었다. 서른, 청춘의 정점인 젊음은 늦봄 또는 초여름의 초록으로 가장 눈부신 시절이다.지난 3월 24일,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센터에서 서른 어름의 세 청년이 팀을 이룬 “그란데 보체(기획/하늘이엔티)”의 첫 공연이 있었다. 이들은 JTBC 팬텀싱어2에서 배출된 탁월한 성악가들이
어려서부터 남인수의 산유화를 좋아했다. 엄마가 아주 즐겨듣는 곡이라 그랬으리라. 굉장히 서글픈 노래인데 노는 것 밖에 모르던 어린 내 정서에 와 닿았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다. 커서도 양희은이 리바이벌해서 부른 산유화는 내 음색에 잘 맞아 애창곡이었다.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 산유화는 이제 그만 부르라고 했다. 광주가 생각난다는 거였다. 지금은 거꾸로 5.18이 되면 가슴 아픈 곡, 산유화가 생각난다. 산유화와 함께 이런 글도 자꾸 머릿속에서 돌아다닌다. 님 타령그려님아 잘있능가 나도여기 와있다네오랜만에 고향오니 님생각이 사무
두 달 전인가 딸이 이 영화는 꼭 봐야한다며 추천한 영화가 있다. 일본 만화가 유우(優)의 만화 ‘늑대아이’를 2012년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영화다.영화 줄거리는 이러하다.'하나'는 대학 강의실에서 우연히 만난 한 남학생에게 반한다. 그는 누구와도 말을 섞지 않는, 트럭기사로 일하며 학교를 다니는 고학생이었다. 그와 그녀는 서로 사랑하지만 그는 그녀를 가까이 하려하지 않는다. 그는 100년 전 멸종한 일본늑대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마지막 늑대인간이었기 때문이다. 낮에는 인간으로 살지만 밤이나, 본성에 충실할
‘손바닥 헌법책’ 21쇄 호외판이 나왔습니다. 손바닥 헌법책! 이름이 이상하다고요? 책 이름이 손바닥 헌법책이라고 한 이유는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언제든지 꺼내 읽을 수 있게 크기가 손바닥 안에 쏙 들어 갈 정도이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랍니다. 크기가 손바닥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우리나라 현행 헌법이란 전부가 전문(前文)과 본문 130조 그리고 부칙 6조가 전부랍니다. 다 읽는데 한 시간도 안 걸립니다. 손바닥 헌법책에는 윤동주의 서시로 시작해 김구선생님의 ‘아름다운 우리나라’, 대한민국 임시헌장(임시정부
나는 가끔 시인이 부럽다는 생각을 한다. 단어 몇 개로 쾌재를 부르게 하는 공감대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놀랍기 때문이다. 수백 쪽이나 되는 책보다 단어 몇 개로 무릎을 치게 하는 감동을 안겨 줄 수 있는 시가 참 부럽다. 159쪽. 그것도 펜드선생, 한아름, 장필독,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대화조로 풀어 가는 를 읽으면 그런 생각이 든다. 소크라테스는 철학을 말했고 플라톤은 그 철학을 체계화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가 지금 배우고 익히고 있는 모든 학문을 체계화한
‘4월은 잔인한 달’이라 한다. 이 말은 토마스 엘리엇의 시 황무지(The Waste Land)에서 나왔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겨울을 이겨내고 나오는 봄의 고통스럽고 강인한 생명력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거다.‘얼음새꽃’이라는 꽃이 있다. 복수초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이 얼음새꽃은 씨가 땅에 묻힌 지 5~7년이 지나야 꽃을 피운다. 그 동안 녹말을 뿌리에 저장했다가 그 녹말이 분해할 때 발생하는 열로 언 땅
우리 형제들은 모두 고양이를 싫어했다. 그 이유는 엄마가 해주신 이야기 때문일 거다. 엄마는 우리 어려서 자기 전 자주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고양이, 강아지 이야기도 그 중 하나였는데 고양이 이야기는 별로 좋은 이야기가 아니었다. 섬뜩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할까? 결론은 항상 이랬다. "고양이는 열 번 잘해주다 한 번 못해주면 복수를 하는데, 개는 열 번 못해주다 한 번 잘해주면 은혜를 갚는대.”이런 이야기들은 나에게 고양이하면 ‘복수’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했다. 커서 본 에드거 앨런 포의 는 고양이를 무서워하고 피
직접세와 간접세...간접세의 비중이 전체 세금의 60%나 되는 나라는 세계에서 대한민국밖에 없다. 이런 나라에서 나도 열심히만 일하면 부자도 재벌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은 착각이다. ‘국가 지도자가 성장을 중시하는가? 아니면 분배를 중시하는가?, 가난한 다수를 중시하는가? 아니면 소수 엘리트를 중시하는가?’에 따라 사회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고 점점 더 심화시킬 수도 있다.2012년 박근혜 전대통령이 후보 시절 복지재원 방안을 설명하면서 ‘지하경제 양성화’를 ‘지하경제 활성화’로 말실수를 해 웃음거리가 됐던 일이 있
선입견이란 참 무섭다. 만화란 아이들이 그냥 재미 삼아 보는 책, 혹은 감각적인 눈요깃거리쯤으로 알고 있던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만 충격이 빠지고 말았다. 내가 쓴 책을 출간한 생각비행이라는 출판사는 신간이 나오면 가끔 내게 책을 보내주곤 한다. 며칠 전에도 ‘나의 만화유산답사기’라는 책을 보냈기에 책 제목을 보고 나는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인 줄 잘 못 알았다. 그런데 책의 첫 장을 펴 드는 순간 내 선입견이 얼마나 잘못됐는가를 깨닫게 되었다. 저자는 어떻게 이런 책을 쓰겠다고 구상을 했을까? 이건 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