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박 명 수 (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비 오는 날 빗소리가 참 좋다반가운 친구 전화 한 통 걸려 오면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커피 한잔 하고 싶다 비 오는 날 빗소리가 참 곱다한 폭 수채화를 그리지는 못하지만오늘만큼은 풍경을 담아내는 음유 시인이고 싶다 비 오는 날 빗소리가 참 예쁘다 그 빗소리 어떤 그릇으로 담아낼 수 있으랴내 마음 빈 그릇에 가득 채색으로 채우고 싶다 비 오는 날 빗소리가 참 간절하다연두색깔 나뭇잎 위에 후드둑 떨어져서 한여름 짙푸른 그늘 엮어내는 기도의 빗소리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중국 북방 유목민 소녀의 봄빛 그림과 함께 늘 내 방에 놓여 있는 그림은 이 그림, '무명천 할머니' 책 표지 그림이다. 할머니는 4·3 때 총격으로 턱이 부서져 평생 무명천을 턱 대신 처매고 살아온 분이다. 살아 있는 4.3의 상흔.후배 화가 양상용 화백이 삽화와 함께 그린 그림인데, 나는 이처럼 절절하게 아프면서도 가느다란 봄볕 같은 정감까지는 잃지 않아 껴안아 드려야만 하는 할머니의 그림을 본 적이 없다. 속 삽화들도 좋다.누가 이 시대 한국 사람을 참 한국 사람으로 그린 그림이 어느 그림이냐고 묻는 다면 나는 감연히 이 무명
한 15년 전쯤일까? 실크로드를 여행하면서 베이징에 들러 책과 프린트된 그림을 파는 어느 서점에 들렀는데 거기서 이 그림을 보았다. 나는 너무 반가워 눈을 뗄 수 없었고 망설임 없이 사 버렸다.藏童(짱뚱)이라는 화가의 1999년 작 유화로 제목은 早春(이른 봄)이었다. 몽골족으로 보이는 북방 유목민 소녀가 이른 봄 들판에 서 있다. 봄 햇살 아래 작은 봄꽃처럼.... 내가 이리도 이 그림을 사랑하는 것은 내 어렸을 적 고향의 소녀와 같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가난하지만 다사로운 이 소녀를 잊으면 안 된다.'나는 혹시라도 눈부신 현
범죄자 생산제조공장 찾아온 외계인! 그런데 지구촌 어떤 나라에서범죄자를 공장에서 만들어 낸다해서 쩌어 은하수 건너안드로메다까지 소문이 뻗쳐그 첨단기술 배우러 이렇게 오질 않았소내가 사는 외계에도 정적이 득시글거려 살 수가 있어야지놈들 제거해야 쓰겠는데털고 또 털문 먼지라도 나와야 허는디바로 잘 찾아 왔다고 바로 그 나라 그 땅이라고? 범죄자를 생산하는 검찰이라는 공장이 대한민국 서초동엘 가면 있소보통 윗선에서제1공정으로 먼지털이에게 각본이 내려와그 먼지털이는 학벌에서부터 고시를 패스해야 하는데대한민국에서는 최고의 직업군이라마담뚜들
눈이 부시도록마음이 아리도록가슴이 시리도록곱디고운 詩들은그러한아픔과고독함외로움번민과 고통이씨앗이 되어그렇게아름다운 꽃 詩로탄생이 되어지나봅니다.영민하던 27세난설헌의 일생이안타까울 뿐입니다.아~그 절절한 외로움과 사무치던 그리움!위의 글은 -꿈에서 광상산을 유람하며 시를 읊다-(한겨레:온)를 읽고 대구에 사는 제자 현송(玄松, 정일한의원 원장)이 보내온 난설헌 애모 시다.바로 "현송, 보내준 난설헌 애모 시 잘 읽었네. 恨의 昇華! 그래, 아름다운 꽃 詩로 탄생하였네. 현송, 오늘은 병원 진료 마치고 친구들과 난설헌
또 한 계절 지나감을알려주듯 낮과 밤의서늘한 바람이 나를 감싸네.극성스레 울어대던 여름밤의풀벌레 소리는 겨울 준비바쁜가 봐 들리지 않네.북쪽의 하늘 아래내 고향에는 물 서리내리고 보라색 국화 꽃으로가을을 물들이고 있으리.얼굴에 숯 검댕이 칠해가며후후 불어먹던 내 고향의감자 향기 가을의 언저리에서너무나도 그립구나. 편집 : 객원편집위원 김혜성 (cherljuk13@nate.com)
정양모 신부님은 저서 "내 글 보고 내가 웃는다"에서 예수의 삶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예수께서는 하느님 아빠의 지선하심을 깊이깊이 느끼고 맑게맑게 보여주는 삶을 사셨다. 백성에게, 특히 사람이면서 사람대접 못 받던 천민들에게 가없는 연민의 정을 품으셨다.”예수의 삶은 그리스도론의 핵심입니다. 그 핵심 중의 핵심은 민중에 대한 연민의 정 다시 말해서 측은지심입니다. 예수는 연민의 정을 품으시고, 자비행으로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미운털이 박혀 예루살렘 북서쪽 성벽 밖에 있던 형장 골고타에서 십자가형으로 처형되셨습니다. 주교의
읽혀지지 않는 세상 박 명 수 (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누구나 한 번쯤 거꾸로 쓰인 시를 보고해석되지 않는다고 해답 없는 문제로 대낮처럼 어두움과 씨름하지요씨름은 밤을 붙잡고읽혀지지 않는 땀방울은 날을 세워 달려들고날밤은 뼈를 말려해석 대신 소환장이 날아와요찾지 못한 생명 찾아십 년 강산을 뒤집고 가슴에 대못 빼려 헤집어도 풀 수 없는 매듭처럼 박힌 대못은 태산을 이루네요꼬일 대로 꼬인 그물에게 네가 왜 꼬였냐고 야단칠 수 없듯신춘문예 같은 시가 되어 꼬인 실타래는 갈수록 가관이네요 허리케인은 여름에만 오지 않듯 길들여진 들고양
그대를 하염없이 기다립니다.언제 오실 기약도 없었지만낮이나 밤이나 마냥 기다립니다.어느 날 난 알았습니다.오시지도 않고 벌써 가버린 그대를!오기만을 기다린 내가 어리석었습니까?그래도 그대를 기다릴 수 있었기에난 오늘도 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그래서 이렇게 살아갑니다.그대여!그대의 그림자를 거두지 마소서!편집 :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용연이, 이번 태풍에 별 피핸 없나?태풍 한바탕 소란 떨고 지나더니 제법 조석으로 선선하군. 그럼, 오늘은 난설헌의 선시(仙詩)에 대해 좀 더 알아보세!碧海浸瑤海靑鸞倚彩鸞芙蓉三九朶紅墮月霜寒푸른 바닷물은 옥색 하늘 바다로 스며들고,푸른 난새는 채색 난새에 기대어 의지하는구나스물일곱 송이 아름다운 붉은 연꽃,달빛 찬 서리에 붉게 떨어지누나! 용연이, 허난설헌의 전문일세.꿈속에서 광상산을 유람하며 읊은 시네. 여기 '廣桑山'(넓은 뽕나무 산)은 선계(仙界)에 있는 산이네.용연이, 설도(薛濤)에게 가 있다면 난설헌
밍밍하진 아니하나삼삼에는 좀모자란들큼하니 들부드레그건분명 메론의맛새척지근 할때멈춰시척지근 하면늦어쉬척지근 이미끝남시간따라 변하는맛불질안해 부질없다주석밍밍하다 : 음식 맛이 몹시 싱겁다. 맹맹하다.삼삼하다 : 간이 싱거운 듯하면서도 맛있다.들큼하다 : 입에 당길 정도의 맛은 없지만 조금 단 맛이 있다.유의어: 들부드레하다새척지근하다 : 음식이 쉬어서 맛이나 냄새 따위가 조금 시다시척지근하다 : 음식이 쉬어서 비위에 거슬릴 정도로 맛이나 냄새 따위가 시다쉬척지근하다 : 몹시 쉰 듯한 상태에 있다.부질없다 : 불질을 하지 않았다. 대장간
체온보다 높은기온너무더워 떠난피서소요산행 일호선탐두시간쯤 육십키로앉아가니 땀까지쏙소요산역 손흥민넹커피후탄 인천행은바글바글 꾸역꾸역소요산차 다시짜증 편집 : 김인수 객원편집위원
노브렌드 버거서울시청점옆 골목안쪽무교동의 이북만두김치말이 밥과국수어묵볶음 그때그맛슴슴한맛 이북만두한겨레온 편집위원함께모여 의기투합많은사연 이북만두 편집 : 김인수 객원편집위원
팔일오에 읽고새긴방현석의 범도일이일이구구 쪽소설둘이동순의 홍범도란팔삼삼쪽 평전까지눈입가슴 극복일본손발실천 이십오년창작실험 가르치러오사카갈 짐을싼다 편집 : 김인수 객원편집위원
가녀린 채송화 박 명 수 (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줄기 붙잡은 망촛대흔들거리던 기생초 태풍 훑고 간 자리신부 얼굴처럼 단아한데박혀있던 전봇대가 뽑혀 눕는다 거센 바람에 휘어질지언정 부러지지 않던 대나무검은 입 갉아 먹고스스로 무너져 길을 막는다 궐련(卷煙)보다 독한 담배틀어쥔 호흡은 마른기침 다독이고 조깅화 뒤꿈치를 밟은 채새벽 공기를 찢어 슬피 운다 한바탕 내린굵은 빗줄기비명횡사한 암탉 무덤별일 없다는 듯 아침은파란 땡감 하나 나뒹군다땡감보다 떫은채송화 뿌리는 벽체와 대리석 사이생명의 목줄을 붙잡고 화가를 불러 생명을 설계한다.
어제 아내가 모임 참석차 외출하였기에, 오후 1시쯤 점심 한끼를 때우려 수지구청역 부근 ‘ㅂ죽’ 가게쪽으로 걸어나갔다. (요즘 배탈이 나서 어쩔수 없이 죽을 먹고 있다.) 아파트 바로 옆 공원을 지나치며 시원하게 쏘아올리는 분수를 보면서 걷고있는데, 갑자기 이상한 화공약품 냄새가 코를 찌르기 시작했다. 나는 틀림없이 근처 공사현장에서 풍기는 냄새라고 생각하고 ‘용인시 평생학습관’ 광장 보수를 하고있는 공사현장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아니나다를까, 길건너 편의 건물 앞 광장에 오르는 계단을 파헤치고 ‘에폭시 수지’같은 회색 도료를 드럼
月樓秋盡玉屛空霜打蘆洲下暮鴻瑤琴一彈人不見藕花零落野塘中달 밝은 누각 가을은 다 가고 방은 텅 비었는데,서리 내린 갈섬 저녁에 기러기 내리네.거문고 타고 있어도 임은 보이지 않고,연꽃만 한잎 두잎 연못으로 떨어지누나!용연이, 의 전문이네. '閨怨'이란 '규중의 원한'이란 뜻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을 받은 여자의 원한을 말하네. 이러한 여자의 원한을 노래한 시를 '閨怨詩'라 하는데, 이 규원시를 제일 먼저 쓴 사람은 중국 당나라 때 왕창령(王昌齡, 698-755)이네.閨中少婦不知愁春日凝妝上翠樓忽見陌頭楊柳色悔敎夫壻覓封侯규방의 젊은
후쿠시마핵발전소의 핵사고에 의한 핵 오염수의 해양 투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핵 오염수의 바다 투기에 대한 반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자갈치 시장을 찾아 핵 오염수 바다 투기 반대를 ‘괴담’으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정부는 일본 정부의 해양 투기에 대한 정당성을 대변하고 있습니다.일본 정부의 해양 투기는 그 어떤 이유에도 불문하고, 돈 때문입니다. 숱한 핵종으로 오염된 방사능 피폭 오염수를 콘크리트로 고체화해서 육지에 보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다핵종제거설비로 정화해서 30년 동
7월 8일 부산역 광장에서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결사반대 부산시민 총궐기대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미래세대의 발언들은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이날 미래세대들의 발언들을 소개합니다. 지금의 세대가 미래세대들의 언어를 정독하며 전환의 삶을 위해 지금 여기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되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저는 부산온배움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채은입니다.발언에 앞서 방사능 유출을 비롯한 환경파괴로 인해 세상을 떠난 수많은 존재들을 애도합니다. 저는 지구 모든 생명이 자기 수명대로 살며 각자의
해가 뉘엿뉘엿 서산으로 기우는 초저녁이었다. 동천의 간이다리(비가 많이 오면 물에 잠기는 교량)를 다 건너 약간 오르막이 끝날 즈음이었다. 허리가 거의 90도로 꺾인 할머니가 한 바퀴수레를 앞에서 끌고, 그 할머니에 비해서는 훨씬 건장한 할아버지가 뒤에서 밀고 계셨다. 조그만 수레 위엔 엉성하게 쌓인 폐지 등이 수북했다. 밧줄로 매었다고는 하나 너무 느슨하여 곧 한쪽으로 쏟아질 것 같았다. 보자마자 이건 아니다 싶었다. 미안함과 부끄러움에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우리국가사회의 안전망은 어디로 갔는가? 무너졌는가? 어찌 저렇게 늙고,
용연이, 오늘도 무척 덥군!秋淨長湖碧玉流荷花深處繫蘭舟逢郞隔水投蓮子遙被人知半日羞허난설헌(許蘭雪軒)의 시, 일세.가을 맑은 긴 호수에 옥 같은 푸른 물 흐르는데,연꽃 깊은 곳에 목란 배 매어두고,님을 만나 물 건너로 연밥을 던지다가,멀리서 남이 볼까 봐 반나절을 부끄러워 했네!어느 곳에선 마지막 4련의 '遙'를 '畏', 또는 '或'으로 한 곳도 있네.용연이, 내가 이 시를 처음 읽은 것이 대학 시절이네. 그때 한문 시간에 창명(蒼溟) 임창순(任昌淳, 1914-1999) 선생님으로부터 이 시를 처음 듣고 얼마나 황홀해했는지 모
花開不同賞花落不同悲欲問相思慮花開花落時攬結草同心將以遺知音春愁正斷絶春鳥復哀吟風花日將老佳期猶渺渺不結同心人空結同心草那堪花滿枝煩作兩想思玉箸垂朝鏡春風知不知꽃 피어도 함께 즐길 이 없고, 꽃 져도 함께 슬퍼할 이 없네.묻노니, 그대는 어디에 계신가? 꽃피고 꽃질 때에.풀을 따서 한마음으로 맺어, 내 마음 아시는 이에게 보내려 하네.봄 시름 그렇게 끊어버렸건만, 봄 새가 다시 슬피 우네.꽃잎은 바람에 시들어 가고, 만난 날은 아득히 멀어져가네.마음과 마음은 맺지 못하고, 헛되이 풀잎만 맺었는고.어찌 견디리, 꽃 가득한 나무. 괴로워라 사모하는 마
예전엔 중‧고등학교 입학식과 졸업식 때 만년필을 선물로 주고받는 일이 흔했습니다. 하지만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었습니다. 집이 가난해서 학교에 다닐 수 없었던 아버지형제들은 어릴 때부터 기술을 배웠고, 펜과는 상관없는 삶을 살았기 때문입니다.“곧 작은아버지생신이니까 이거 작은엄마네 갖다드리고 와.” 끊어온 돼지고기를 건네면서 엄마가 말했습니다. 엄마는 쉽게(?) 말했지만 열 살 전후의 내겐 큰 부담이었습니다. 작은아버지는 서울 정릉에 살았고, 우리 집은 안양이었으니까요.그럼 안양에서 버스를 타고 남대문에 내려서 버스를 갈아타야했습
kbs 기자를 일하고 대학에서 저널리즘 강의하던 장경수 선생이 최운산 장군 순국 78주기 추모식 영상을 제작해 유투브 짱기자 tv에 올렀다.처음엔 오늘의 이슈 한토막으로 기볍게 스케치 영상을 만들겠다고 했다.그런데 추모식이 진행되면서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최운산 장군의 삶이 구체화되면서 점점 최운산 장군의 삶에 감동하게 되었다. 그는 추모식 현장 화면을 정성스레 편집한 뒤 현충원에 허락을 구해 현충원 전경을 드론으로 쵤영해 추가했다. 장경수 원로 기자가 소개하는 최운산 장군의 삶이다. https://www.youtube.com/wa
최운산 장군의 순국일은 한여름인 7월 5일이다. 뜨거운 여름 장마가 한창일 때 추모식을 여는 탓에 해마다 추모식을 준비하며 가장 노심초사하는 부분이 날씨다. 올해도 며칠간 하늘이 뚫린 듯이 비가 내려 장마 속 장대비를 뚫고 오시는 분이 얼마나 될지 마음을 졸였다. 다행히 추모식 당일 새벽까지 내리던 비가 그치고 하늘이 개더니 햇빛이 뜨거웠다. 비가 오지 않아 다행이지만 뜨거운 햇볕과 무더위도 만만치 않다.2016년 최운산장군기념사업회 출범 후 2017년 7월 5일 인사동 관훈클럽 세미나실에서 첫 추모식을 개최했고, 2018년부터는
한여름엔 불을 사용하기가 무섭습니다. 실내온도가 30도를 넘나드는 날에는 주방에서 가스 불을 켜는 게 끔찍하지요. 그래서 해마다 '삼복더위에는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곳에서 외식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덥다고 해서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는 게 아니니까 헛된 꿈이었지요."아빠, 포케를 만들려고 하는데 아빠도 먹을 거야?" "포케? 포케가 뭔데?"하니까 다향이가 알려줍니다. 하와이음식으로 더울 때 먹기에 적당하다고. 그래서 좋다고 했습니다. 나이 듦과 상관없이 뭐든 새로운 것,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한 호기심은
강기희 작가를 생각하며이승철(시인)우리 몸속에 삶과 죽음이 깃들어 있는 걸 왜 몰랐을까지상 위로 닻을 내렸을 때는 느닷없이 홀로 떨구어졌지만떠날 때는 이토록 만인의 가슴팍을 사무치게 하는구나.일국의 작가로서 상처뿐인 현장에서 몸부림치다가시인으로 예언의 나팔을 불다가 죽는 그 순간까지글을 쓰고자 했던 그 사람, 강기희정선이 낳은 우리시대 문화운동가로온몸으로 떨쳐나섰던 그 사람이 기어이 떠나갔구나.한 생을 몸부림치며 전진을 거듭하다가돌연 마지막을 맞이하는 게 인생이라지만뭐 살아보니, 별것도 아닌 게 인생이더니만그대 목숨줄과 맞바꾼 정선
떠오른 생각들로 순서도 정오(正誤)도 없다. 오호(惡好)와 시비(是非)를 논할 수는 있지만 대상은 아니다. 중복도 있으므로 고려하시면 좋겠다. 여러 차에 걸쳐 싣는다. 331.세상에서 가장 위험 種은 인간이다. 인간이 조직한 단체는 더욱 위험하다. 그 중 최고는 차별과 선택을 강요하는 종교와 국가다. 인종과 민족도 이에 버금간다. 332.말 즉 입으로 사는 사람이 있고. 행동 즉 몸으로 사는 사람이 있다. 전자의 대표는 종교전문가, 정치인, 교직자, 지도자, 각종대표, 고위직들이고 후자의 대표는 농민, 근로자, 육체노동자, 하위직들
무등이왓에서 권말선아이가 무등 타고 춤추듯엄마닭이 고이 알 품 듯사랑스럽고 따스한 자태의 무등이왓그러나 4.3항쟁 때학살의 불길에 150호 그 큰 마을전부 타 없어지고 이제는표지판과 쪽대와 팽나무만무성한 바람 안고간간이 밭을 일구는 곳무등이왓에서 나고 자라 11살에 4.3항쟁 겪으며토벌대 학살 피해 겨우 살아난 86세 홍춘호 할머니그때 이야길 들려주신다무등이왓 팽나무 지금 한 500살쯤 됐을까옛날엔 나뭇가지가 길을 다 덮을 만큼 자랐고뿌리가 땅 우로 얼마나 높이 솟아났는지층계 오르듯 놀고 곱을락*도 하며 놀았지여름엔 멍석 깔고 앉아
주저하는 바람 박 명 수 (한국문인회 회원, 목사) 고양이 한 마리닭장 지붕에서빈 하늘 아래 배회하고젖은 땅에 내려오기를 머뭇거린다 밤이면 병아리공격하는 날짐승으로실눈 뜨고 새끼 품은 암탉휑한 눈으로 거적 같은 아침을 벗긴다 생명을 붙잡고실랑이하는 바람도까치가 아침을 먹을 때는어설픈 소리로 간섭하지 않는데잃어버린 슬픔은땅이 꺼지는 고통으로걸려있는 이름을 뒤로하고끈 떨어진 연이 되어 시간속에 방황한다매일 걷는 산책길이웃 마을 왕씨는노곤한 지팡이로 80년을 묶고뒷짐 진 두 팔은 지난 세월을 붙잡는다 아침을 먹던 까치젖은 땅 거부하던 고
지금은 7월 27일, 2023년 위험한 여름을 경고하는 매미의 떼창이 귀를 찢는 오늘역사의 봉분 위로 70년이라는 무위의 시간이 철조망 사이로 속절없이 흘러갔다남의 둥우리에 알을 낳는 뻐꾸기처럼 상관도 없는 늑대와 하이에나 너구리들이 모여협정이나 조약, 부도수표를 날리면 늙은 개구리들 개골거리다 봄 한 철은 가고 어제도 그해도 종전 원년을 선언했으니 이젤까 저젤까 이산가족들 얼싸- 안을 수 있는 날들이 도래하겠지 타들어 가던 밤들은 시커먼 재 속에서 날을 밝히고협정서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 우리 팔천만 따귀를 때리며철 지난 신문지처럼
새삼스럽게 걸레를 본다. 나에게 묻는다. ‘나는 걸레가 될 수 있을까?’ 침묵이 흐른다. 잠시 후. ‘그래, 난 걸레가 될 수 있다. 아니 걸레가 되어야겠지? 때로는 수치스럽고 짜증도 나겠지만 노력하겠다.’ 정말 그럴 수 있냐고 다시 묻는다. ‘걸레의 성스러운 역할수행을 따를 수 있을까에 의구심이 들지만, 다짐했으니 최선을 다 하겠다.’ 말로는 쉬워도 어렵지 않을까? ‘맞아, 그렇지만 결국 나와 세상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니 해야지. 분명 미흡함이 있겠지만 감안하고. 이행 자체를 위로 삼겠다.’ 청소할 때마다 의 성스러움을 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