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 돌멩이 가득한비포장 시골 길을 걷는다흙내음과 풀냄새가 전신을 감싸며천지가 황토와 초록으로 펼쳐진다거칠고도 포근한 이 길을 걷노라면저절로 빈손 빈 마음이 된다촌길은 생명의 길이라 그런지그냥 걷는 것만으로 좋다나도 이런 곳에서 나고 자랐지산야는 언제나 있는 그대로 맞아 주었어사시사철 절기 대로 꾸밈도 가식도 없이흙과 물이 더럽다 생각 없이 함께 섞였지지금은 아스팔트 콘크리트 숲에 살지만삶이 나를 그렇게 만든 것인지내가 삶을 그렇게 만든 것인지하지만 누가 그랬겠나 내가 그리 산 게지살고 싶은 대로 살 수 있다면그게 어찌 인생다운
김진숙에게만 굳게 닫혔던 문이 오늘 열렸다.정문 앞에서 단식을 해도 안 되고애원을 해도 안 되고피가 나도록 두드려도 열리지 않았던 문이 오늘에야 열렸다.37년입니다.검은 보자기 덮인 채 어딘지도 모른 채로 끌려간 날로부터 37년. 어용노조 간부들과 관리자들 수십 수백 명에게 아침마다 만신창이가 된 채 공장 앞 도로를 질질 끌려다니던, 살 떨리던 날들로부터 37년입니다.경찰들이 집을 봉쇄하고, 영도로 돌아오는 시내버스를 불심검문하고, 공장 앞에 나타나기만 하면 닭장차에 군홧발로 짓이겨 넣던 그 억장 무너지는 날로부터 37년입니다.훈련
나는 아이들이 넷이다. 모두 성장하여 결혼도 하였고, 아이들도 있고, 직장도 있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다 쓴다면 책으로도 수백 쪽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건강하게 자라고 바르게 욕 안 먹고 살아 준 것으로 우리 부부는 만족하다.이제 나의 생을 마감할 때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많이 남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다행스럽게도 자식들이 아직은 남에게 욕먹지 않고 살아 준 것은 정말로 고맙다. 앞으로도 절대로 남에게 욕먹을 일은 하지 말고 살아주기를 간절히 바란다.삶은 법에 앞서 상식에 어긋나지 않게 살면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즐겨 읽고
간밤엔 열대야로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잠을 이루지 못했다. 오늘도 아침부터 푹푹 찐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중복이다. '카톡~' 누군가로부터 카톡이 왔다. " 仲伏, 몸보신하시고 무더운 여름 잘 이겨내세요"란 내용과 함께 삼계탕 사진이다. 지난 초복 때도 이런 카톡을 많이 받았다.그때 내가 멀리 한탄강변에 사는 친구 탄월(灘月)에게,"탄월, 난 오늘 아침부터 '톡계탕'만 받았네. 그림의 떡(畵中之餠)!" 했더니,"한송, 그런 그림의 떡 '톡계탕'이라도 받았으면 좋겠네"하고 답이 왔다. ㅎㅎㅎ여기 '톡계탕'이란 물론 카톡 상의 삼계탕
대물림의 사전적 의미는 명사로 사물이나 가업 따위를 후대의 자손에게 남겨주어 자손이 그것을 이어 나감. 또는 그런 물건. 그러나 그 속에는 정신도 대물림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우리는 너무나도 가난했으니까 가난의 대물림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으려고 바둥거리고 애를 쓰면서 살아왔다.요즘 KBS에는 노포(老鋪)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이 있다.사전에서는 노포를 명사로 대대로 물려내려 오는 점포(店鋪)라고 정의하고 있다.꼭 한자를 쓰고 싶었으면 노포를 고포(古鋪)라고 했었으면 어떠했을까?분명 이러한 점포들은 지금까지 유지되어
비가 온다먹구름도 아닌 것들이저편에서 뭉게뭉게 뭉치더니어느새 다가와 비를 뿌린다바람은 그 비를 싣고 달린다바람을 타고 온 빗방울이내 얼굴과 몸을 때리고창문과 나무도 두드린다툭 탁 뚝 뚝 투두둑길 위를 쌩쌩 달리는 자동차비에 젖어선지미끄러지듯 더 잘 달린다차 바퀴 타고 도는 빗물사방으로 튀어 오른다스르르륵 차악착 스르륵빗물이 땅으로 스며드니흙은 온몸으로 품어 안고나무와 풀들도 듬뿍 머금는다두고두고 먹고 쓰면서다른 생물에도 나눠주겠지스며들지 못한 빗물들이모이고 모여 내를 이루고강물이 되더니 바다를 매운다그리고 내 맘과 가슴도 채운다하늘
아~ 통쾌하도다.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하여 36년이란 세월 동안, 마치 자기 안방인 듯 활보하고 칼을 휘저으며, 우리 국민을 짐승처럼 취급했던 억울하고, 분하고, 기막힌 시절, 벌교 장터에서 위세 당당하며 기고만장한 일본 헌병이 죄 없는 우리 주민을 채찍으로 무참히 후려치는 일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런 장면을 보고도 대다수는 감히 대꾸하지 못하고 벌벌 떨고 몸을 도사렸는데, 담살이 신분인 의리의 청년 안규홍이 이를 보다못해 분개하여 일본 헌병을 말에서 끌어 내려 맨주먹으로 때려눕혀 숨지게 하였으니(1907년 말~1908년 초 경으로
오늘 아침 수지천 천변길 산책 중에 도로변에 태극기가 게양된 것을 보고서야 '아참, 오늘이 7월17일 제헌절이구나, 집에 가서 태극기 달아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아파트 뒤편 베란다에 태극기를 게양 후에 '제헌절'의 참뜻을 되새겨 보고, 잘 모르고 있던 헌법에 관한 지식을 이참에 확실히 알아보려는 의미에서 이 글을 쓴다.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제헌절(制憲節) : 한자어 그대로 헌법을 만든 날(~절기)이란 뜻이다.(참고 : 아래의 글은 [다음백과]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발췌한 것임) 1. 제헌절의 유래1948년 7월 17
7월 2일, 토요일, 맑음.오늘은 제자들의 모임인 '한송회' 모임이 있는 날이다. 그동안 코로나로 못 모였던 하계모임이 꼭 2년 만에 열렸다.난 며칠 전에 오늘(7.2) 오후 5시 30분까지 여주 신륵사 매표소 앞으로 모이라는 총무(삼송 백은경)의 연락을 받았다. 그래서 서둘러 점심을 먹고 김포공항으로 나갔다.김포공항에서 9호선을 타고 신논현역에서 하차, 다시 신분당선으로 갈아탔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신분당선 출발지가 강남역이었는데, 신사역까지 연장돼 편리해졌다. 오후 3시가 조금 넘어 판교역에 도착했다. 다시 하차, 그곳에서
난 속이 참 좁다. 스스로 ‘밴소’란 별명을 달았다. 밴댕이 소갈머리 또는 소갈딱지 준말이다. 옹졸하고 편협하니 좋은 게 있다. 폭력을 저지르거나 싸울 일이 없어진다. 생각과 가치관이 크게 다르면 부딪치지 않고 피한다. 특히 기본이나 인간성이 안 되거나 못 됐다고 생각하면 시비 가릴 것 없이 모든 관계를 끊어버린다. 뒤에서 비난하거나 흉볼 생각조차 갖지 않고. 사람도 아닌데 욕한들 무슨 소용 있겠느냐며. 난 비폭력주의를 추구하지만 아직 비폭력주의자는 아니다. 비폭력이란 단순히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넘어 원수나 적이라도 사랑으로
용연이 자네 윤석열에게 굉장히 기대하고 있는데, 내가 전망하기엔 앞으로 많은 난관이 올걸세. 패도(覇道)와 왕도(王道)!역사상 패도는 오래가지 못했네. 진시황이 그랬고, 히틀러가 또한 그러했네.문재인 정부가 실패한 것도 '적폐 청산'이란 명목으로 패도정치를 했기 때문일세. 운동권 사람이나 민노총 사람들을 앞세워. 한데 지금 윤석열(윤핵) 하는 것을 보면 문재인 했던 대로 하고 있네. 그대로 판박일세. 검찰 공화국!그건 혁신이 아닌 보복이네. 문재인이 조국을 앞장세웠듯이 한동훈을 앞장세워...윤석열은 원래 정치를 한 사람이 아닐세.
탄월, 잘 지내고 있지?날씨 연이어 계속 덥네. 오늘도 무척 덥겠군! 건강 잘 챙기세! 지난번 송광사 다녀와서 우화각(羽化閣) 앞뜰 보조국사 지눌 스님의 지팡이(枯香樹) 야생화 밴드에 올렸더니, 누가 "고운 나무 한 그루 죽어서 아깝군요!"하고 댓글 올렸더군! ㅎㅎㅎ탄월, 자네도 봤지?장대같이 뾰족이 우뚝 선 고목!거기 설명한 글을 보니 보조국사 지눌(普照國師 知訥, 1158-1210) 스님께서 대구 팔공산에서 문도(門徒)들을 이끌고 조계산 길상사(吉祥寺, 지금 송광사의 옛 이름)로 들어오실 때 짚고 온 지팡이를 꽂은 것이라 했더군
오랜만에 서울을 다녀왔습니다. 여의도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고준위핵폐기물 관리 기본계획 및 특별법안 철회촉구 전국행동'이 열렸기 때문입니다. 부산에서 버스를 빌려 새벽길을 열며 서울을 향했습니다.대선을 앞둔 국회 앞의 풍경은 복잡했습니다. 저마다의 사연을 담은 현수막과 1인 시위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은 경력이 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핵발전소가 있는 부산과 영광에서 울산과 경주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서울에서도 종교환경회의 대표를 비롯해서 녹색당 당원들이 함께했습니다.문재인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70대 중반 정도 되는 행상할머니가 손짓하며 나를 부른다. 대뜸 ‘이리와~ 막걸리 한잔 하고 가’라고 하신다. 미안하고 황송해서 손 사례를 치며 극구 사양하니, 애틋한 표정으로 사정하다시피 부른다. ‘제가 사드려야지 이건 아닙니다.’라고 말하면서 ‘막걸리 값을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더니, ‘아니야 무슨 말이야 나 돈 많아’ 하신다. 표정이 밝고 인자하시다. 촌에 사시는 누님 같다.그러시면서 검정봉지 사이에서 뭔가 부스럭부스럭 찾으시더니 찌그러진 종이 컵을 꺼내, 막걸리를 가득 따라 주신다. 쭈굴쭈굴
여행하다 보면 여행지에서 만나는 유명 인사도 있지만, 그 나라의 역사 인물과 유명한 사람들의 흉상이나 그림, 또는 조각품을 접할 때가 있다.오래전에 남미 칠레를 여행하면서 찍어두었던 마리린 먼로(Mariyn Monroe)를 닮은꼴로 화장을 한 카페 주인,쿠바에서 만난 체 게바라 광장 건물 벽에 걸어놓은 체 게바라 흉상,작년 이맘때 세종문화회관에서 LIFE지 사진전 기록물로 전시된 두 사람의 사진을 찍어서 보관하고 있다가 이번에 여행 사진을 찾게 되어 함께 기록물로 남기고자 한다. 라이프 사진전 더 라스트 프린트은 수
불국사 경내에 있는 연리지로 일명 사랑 나무이다. 200여 년 된 소나무와 100여 년 된 느티나무가 한 나무처럼 얽혀져 있는 기이하고도 신비스러운 현상이다. 이를 두고 백제시대에 불국사 삼층 석탑 건립 때 석공 아사달이 외부와 단절한 상태에서 정성으로 조각하는 터라 부인 아사녀마저도 접근을 불허하여 아사녀는 연못에 빠져 죽었다는 전설과 함께 그들의 곧은 절개를 빗대어 ‘사랑 나무’로 불리고 있다.나무의 연리 현상에 따라 연리지(連理枝), 연리목(連理木), 연리근(蓮理根)이라고 한다. 또 다른 상상으로 비익조(比翼鳥)는 눈과 날개가
며칠 전 인터넷 기사를 다음(DAUM) 포털에서 검색하다가, 작년부터 윤대통령과 가끔 대립각을 세우는 황교익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다음과 같은 글을 보았다.-----------------------------------------------------------------------"윤석열이 인사 문제에 대해 질문하는 언론인에게 화를 내며 삿대질을 하였습니다. 노무현이나 문재인이 언론인에게 이랬으면 언론인은 다같이 하이에나가 되어 노무현과 문재인을 찢어발겼을 것입니다. 언론인이 윤석열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몰라도, 화내며 삿대질하는 윤
탄월,마음에 점 찍었어? 오늘도 몹시 덥군! 건강 잘 챙기세!지난주 토요일, 제자 모임(한송회) 차 여주 내려가 그때 그곳 신륵사 입구 기둥에 쓰여 있는 '三日修心千載寶' '百年貪欲一朝塵' 주련 글씨 찍어와 어제 아침 용연에게 카톡 인사로 보냈더니 용연이 "이글 법성게 경구인가?"하고 답글 보냈더군. 그래서 내가 다음과 같이 답글 보냈네. 여기 올리니 한번 참고하시게!용연이, 법성계에 나오는 경구냐고?아닐세! 이 경구(警句)는 (初發心自警文)에 나오는 글일세.이 책은 출가자가 행자 생활을 마치고 처음으로 접하는 불교
재개발 바람이 불면서 마을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마을 공동체를 이루었던 사람들이 밀려나고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밀려난 자리에는 높은 아파트가 자리합니다.문현동 안동네의 역사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갈 곳이 없었던 피난민들과 도시의 가난한 사람들이 공동묘지 위로 집을 짓고 살았습니다. 산업화 이후에는 농촌을 떠나 도시로 밀려온 사람들이 집을 짓고 살았습니다. 낮에는 뜯기고 밤에는 집을 짓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밤새 지붕을 얹혀야 뜯기지 않기 때문에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얹히는 일이 시급했습니다. 그
탄월 보시게!탄월, 잘 쉬셨지?그쪽에 비 많이 왔다 하던데....사진 2장 올렸네. 하난, 사찰 들어가는 입구 돌다리(구름다리) 위에 세워진 우화각(羽化閣)의 '松廣寺' 현판이고, 다른 하난, 개울 위에 세운 '枕溪樓'일세.여기 '枕溪'란 "계곡을 베개 삼아 눕는다"라는 뜻으로 "물이 철철 넘쳐흐르는 계곡과 계곡이 이어진다"라는 뜻의 '碧澗'과 함께 옛 선비들이 유유자적하며 즐긴다는 의미로 가장 즐겨 썼던 단어일세. 주로 정자, 누각, 재실 등의 이름에 많이 쓰였네.예컨대, 枕溪樓, 枕溪堂, 枕溪齋 등이 그것일세.서양의 분수문화(噴
식사 준비를 하던 부인이 갑자기 남편이 있는 곳으로 간다. 남편을 힐끗 한 번 쳐다보더니, 양어깨를 올려서 쫙~ 편 후 두 팔을 아래도 쭉~ 뻗는다. 다음엔 열 손가락을 오리발처럼 아래로 곧게 펴고, 남편이 잘 볼 수 있는 곳으로 가서 앞뒤로 양손을 흔들며 왔다 갔다 반복한다.잠시 후 양팔을 팔꿈치까지 90도로 꺾어 올리더니, 어깨를 축으로 양팔을 새가 날개 짓을 하듯이 위아래로 펄럭인다. 그 자세로 뒷발꿈치를 들고는 빠르게 왔다 갔다 왕복한다.아마 앞 동작은 날기 위한 준비로 날개를 돋아나는 과정이고, 뒤 동작은 준비된 날개를 펼
대통령의 상징 봉황 암수와 무궁화서기 2022년 올해는 단기(檀君紀元) 4355년이다. 우리 한(韓) 민족이 국가로서의 틀을 세워 오늘의 대한민국(大韓民國)에 이르기까지 벌써 약 5천 년의 역사를 갖게 되었다.우리 역사에서 통치자는 무예에 능숙하여 칼을 잘 휘두르는 자의 권좌였음을 본다. 이와는 다르게 이씨 왕조는 500년 동안 대를 이어 통치하기도 했다.조선은 태조 이성계가 1392년 즉위한 후 26대에 걸쳐 유지되었다. 태조는 민본주의(民本主義)를 이념으로 국가를 통치하려 했으니 여의찮았다. 그 민본주의 사상은 이러하다.“백성을
지난 8일 사진과 함께 문자가 왔다.'국립임실호국원입니다. 귀하께서 요청한 민원 사항을 완료하였습니다.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앞보다 뒤에서 보는 모습이 화려한 비석. 저 앞으로 용사들 무덤이 있고 저 멀리 보이는 백련산 줄기. 지난 2011년 10월 선친께서 작고하셨고 올해 3월 어머니께서도 아버지 곁으로 가셨다. 이제야 비로소 절감하는 고아의 외로움. 더 이상 이 세상 언어로 소통할 수 없음이 풀에 베인 상처로 다가오는 시간들. 이제 부모님은 우리들 꿈으로만 남아 계신다. 사랑하올 어머니. 이제 평안하
오래 전 어느 날 여름 밤에 일어난 일이다.밤 9시가 넘은 시간에 밖에서 어떤 소리가 아주 느릿느릿 이어져서 들려왔다.“씨...벌...노...마........... 씨...벌...노...마.........”별로 그런 일이 없는 동네인데 너무 더워서 우리 동네도 쌈이 났다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한사람 목소리만 천천히 계속 들려왔다.조금 있으니 경찰차가 왔다. 잘 해결됐겠지 하고 생각했다. 경찰차 가는 소리가 났는데도 이상하게 욕은 계속 들렸다. 궁금함을 참지 못한 아들이 뭔 일인지 나가 보자 했다.먼저 베란다에서
엄마는 46년 전 아버지 돌아가시고 홀로 우리를 기르며 고생을 많이 하셨지만 건강한 편이셔서 큰 병을 치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35년 전에 당뇨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열심히 움직이시고 약도 잘 드시면서 관리를 하셨기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22년 전 눈길에 넘어져 그만 허리를 다쳤습니다. 약 3달가량 누워계시면서 큰 변화가 왔습니다. 움직임이 적다 보니까 다리 근육이 많이 약해졌습니다.그전에는 배낭을 메고 척척 이곳저곳 가리지 않고 다니셨는데 다리에 힘이 하나도 없고 걷는 것도 힘들어 하시면서 운동량이 많이 줄
지난해 11월 에서 이런 기사를 보았다. “한국 최초의 영화관 ‘애관극장’ 사라지면 안되잖아요”내 생애 처음 갔던 극장이 인천 애관극장이다. 애관극장에서 를 상영했다. 이상하게 엄마는 어린 나만 데리고 를 보러갔다. 세상에 그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있다는 것을 그 영화를 보고 알았다. 인천 숭의동에 살아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장안극장'이 있었지만... 장안극장은 재개봉 극장이고 애관극장은 개봉극장이라서 애관극장에 가는 것은 늘 나의 로망이었다. 그런데 애관극장이 한국 최초의 극장인 건 몰랐다. 아무 생각
학대받은 아이들 기사를 보면 괴롭다. 특히 아이가 죽음에 이를 정도로 학대한 기사나 아이를 죽이고 자살한 사건 같은 기사를 보면 하늘 아래 같은 인간이라는 것이 너무도 싫다. 지난 6월에는 조유나 양 실종사건이 있었다. 예전 같으면 '아이와 동반자살'이라고 기사에서 나왔을 텐데 요새 그런 용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기사에서도 제목을 이렇게 뽑았다. . 조유나양 가족 수면제 검출…자녀 살해 뒤 극단선택 무게'아이와 동반 자살'이란 용어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 자살의 의미를 알고 이에 동의하는 아이는 세상에 없다.'아이와 동반
15년도 더 전에 있었던 일인 것 같습니다. 아들이 낼이 영어 단어 시험이라고 하면서 자기가 외워서 써볼 테니 저보고 우리말로 부르라고 합니다.'education'을 보고 제가 "교육"'history'를 보고 "역사"'Physical Education'을 보고 "신체교육"이라고 했습니다. 좀 이상하지요? '체육'이라는 말이 빨리 나오지 않았습니다.아들이 "엄마~~· 좀 잘 해~~"하면서 알아서 썼습니다. 'thing'를 보고 "어떤 것" 다행히 알아들었습니다..'seaweed'를 보고 "바다풀, 아니 아니 해초"해서 간신히 넘어갔습
송구영신하면서또 다른 나를 반성한다수양부족인가작은 그릇때문인가포용력의 부족인가인내력의 한계인가인덕성의 결핍인가선의지의 약함인가옹졸함인가졸렬함인가치사함인가비열함인가저신뢰인가불친절인가반항성인가비사회성인가자린고비인가상대처지 이해부족인가동행자와 협심미달인가봉사희생정신 없음인가배려부족과 이기심인가사단칠정의 부족인가 위 모든 것을 인정한다 해도이대로 살다가는 명대로 살 수 없다는의구심이 들 때가 많았다사생결단을 해야하리라삶의 방식을 바꾸리라 작심도 했지만조금 지나 냉철해지면매사의 시종은 내게 있었다해를 거듭할수록 살 수 있는 기간은그만큼 줄어
임인년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역대 어느 대선에서나 국민들이 느끼는 공통점이 있다. 아주 썩 마음에 드는 대선 후보는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더 좋은 후보를 뽑는다기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나쁜 후보를 뽑는 것이다. 여기서 좋고 나쁘다는 의미를 잘 생각해야 한다. 도덕적으로 좋고 나쁨이 아니라 누가 더 대통령으로서 적합한가의 의미가 강하다.이재명과 윤석열을 삼국지의 인물에 비유한다면 어떤 인물이 적당할까. 이재명은 말 바꾸기에 능하다는 평가가 우세하고, 저간의 상황이 어떠하든간에 형수 욕설
《내 마음에 걸려있는 호수》어느 날 초저녁 퇴계로 극동빌딩 앞에서 40대 초반의 남자가 타고 목동 현대백화점 근처 아파트까지 가자고 했다. 보통은 택시 안에서 손님과 잠깐 나누는 대화라는 것이 날씨로 시작해서 푸념과 때로는 신세타령, 정부를 비판 혹은 옹호하는 이야기까지 동네 사랑방에 가깝다. 선거철이 되면 자연스레 정치 얘기로 옮아간다.그 당시도 대선 때였다. "저도 386세대 지인들이 국회의원도 있고 해서 금품으로 후원을 헀죠""네~ 금품이라~ 보통은 돈으로 후원을 하지 '금품'이면 그림? 그렇다고 꽃그림을 후원하지는 않았을 것
“감사하라, 감사하라, 감사하라” 주문을 외듯이 감사생활을 요청하는 설교나 강의를 한 번 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감사노트‘를 매일 쓰는 사람들도 있다. 감사생활을 했더니 변화하는 삶의 모습을 간증하는 사람들도 있다. 감사한 마음이 일으키는 놀라운 기적의 사례들이 카톡방을 날아다닌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하는 긍정적 물결을 목도하기도 한다. 감사는 '감사할 수 없는 환경에서도 감사해야 한다'는 역설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그런 환경에서 감사생활을 통해 기적을 이루어 낸 사람들을 못 믿으면서도 존경하게 되는 것은 나도 그렇게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