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사람들에게 경쟁 관계라고 생각하거나 경쟁 상대를 지목하라고 하면 아마도 가장 위에 자리 잡을 나라는 대한민국일 것입니다. 한국 사람들에게 대만은 안중에도 없겠지만.이미 언급했지만, 야구나 농구 국가대항전에서 한국과 대만이 붙으면 한:일전만큼 뜨겁습니다.예전에 타이베이 시장이 아무리 공을 들이고 광고를 해도 쓰레기 분리수거가 도저히 안 되더랍니다. 그래서 내건 구호가 “한국에선 되는데 왜 우리는 안 되느냐“이었고, 그게 먹히면서 분리수거가 어느 정도 성과를 얻었다고 하더군요.지난 20여 년(2005~2021) 일 인당 국민소득에
대만에서는 하루 최저 온도가 15도를 내려가면 겨울 분위기입니다. 올겨울 다행히 비가 자주 오지 않아 덜 춥게 느꼈고, 오리털 파카를 꺼내지 않고 지납니다. 최근 북쪽에서 찬바람이 내려오며 30도 넘기는 날이 많지 않습니다.대만에서도 날씨가 갑자기 추워질 때면 따뜻한 온천이 그리워집니다. 약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유명한 꽌즈링(關子嶺)온천이 있습니다. 일본 통치기(대만 사람들은 강점기라 부르지 않음)에 개발된 온천으로 전쟁 중에 군 장교들이 상처를 치료하며 요양하던 곳으로 알려졌습니다.꽌즈링(關子嶺)온천은 세계에서 3곳만 있는 진흙
우리 사회 곳곳에 총과 칼만 부딪히지 않을 뿐 적개심의 강도는 이미 같은 하늘아래 함께 살 수 없는 적이 되어 부딪히고 있습니다.‘임금이 백성들 입에 오르내리지 않고, 80, 90 노인들이 땅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던 요순시대’ 그 태평성대에 부르던 격양가(擊壤歌)입니다.日出而作(일출이작 : 해 뜨면 나가 일하고),日入而息(일입이식 : 해지면 돌아와 쉰다),鑿井而飲(착정이음 : 우물을 파면 마실 물 나오고),耕田而食(경전이식 : 밭을 일구면 배고플 일 없으니),帝力於我何有哉(제력어아하유재 : 나 어찌 제왕의 권력이 부러울까)!이 격
인생은 희로애락과 함께하는 긴 여정입니다. 같은 길을 걸어도 생각과 느낌은 모두가 다르겠지요. 그리고 어제 다르고 오늘 또한 다를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인류의 많은 스승이 여행을 권합니다.현명한 이는 여행을 통해 지혜를 얻겠지만, 어리석은 이는 탐욕과 주색으로 미로를 방황할 것입니다.우린 이미 지천명을 넘어 욕심을 내려놓고 자연에 순응할 줄 아는 나이! 이번 일정 중에 부담 없이 소화할 수 있는 계곡을 낀 트레킹 코스와 陽明山 국립공원 안에 있는 칠성산에 오르기 위해 이른 아침 호텔을 나섰습니다.한국의 산수는 강인하고 거친 느낌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 국내 대부분의 언론은 친미 후보인 민진당 라이칭더(賴清德)가 친중 후보를 누르고 총통이 되었다고 소개합니다. 그렇게만 보면 그림자만 보고 실체는 모호해집니다.총통 선거와 동시에 치른 국회의원(입법위원) 선거에서 친중이라고 보는 국민당 후보가 기존 37석에서 15석이 늘어난 52명(지역:39, 비례:13)을 당선시켜 제1당이 되었고, 여당인 민진당은 61석에서 10석이 줄어 51석(지역:38, 비례:13)으로 제2당이 되면서 국회의장 자리를 내주게 되었습니다.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지방 단체장 선거에서 국
대만에서 가장 높은 산은 위산(玉山, 옥산)으로 한국에서도 많이 알고 있습니다. 대학원에 다닐 때부터 최고봉인 옥산에 오르고자 시도했지만, 사전에 입산 허가증을 받아야 하고, 인솔자가 있어야 하는 등 조건을 맞추지 못해 지금까지 오르지 못했습니다. 다니던 東海大學校 등산반에도 옥산에 가자고 요청하고 계획도 물었지만 모두 허사였지요.반면에 合歡山은 그런 제약이 없으면서 해발 3,000미터가 넘기에 등산 서적을 구입해서 1985년경 혼자 정상에 올랐던 산입니다. 한국에서 산을 많이 다닌 편이고, 1,000미터 넘는 산은 다 오르겠다고
日月潭(일월담)은 대만 내륙에 있는 가장 넓은 담수호입니다. 수면의 높이는 해발 736m이고, 만수일 경우 면적이 서울 여의도와 똑같은 8.4 ㎢에 이릅니다.호수의 형태가 해와 달을 닮았다고 르웨탄(일월담)이라고 하지요. 호수 위에 400m 정도의 자전거 도로를 만들었는데 미국 CNN에서 세계 10대 아름다운 자전거 도로라고 불렀다고 자랑합니다. 주변에 자전거 대여점이 있는데, 저는 산책로를 택한 일행이 많아 걸었습니다.제가 90년대 대만에 가면 친구가 추석에 르웨탄 수영대회가 열린다며 함께 참가하자고 권유했습니다. 여권으로 미리
“대만은 뭐가 좋으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그럴 때마다 사람이 좋다고 대답합니다. 대만 생활을 경험한 외국인들이 '밤에도 돌아다닐 정도로 안전하고, 먹거리도 풍부하며, 교통망과 의료 서비스 등이 잘 갖춰진 나라'라고 대답하면서도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친절하다’는 반응이더군요.우리 속담에 ’마누라가 예쁘면 처가집 말뚝 보고도 절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겉보리 서 말만 있어도 처가살이 안 한다‘거나 ’뒷간과 처가는 멀수록 좋다‘고 하여도 마누라가 좋으면 처가집 나들이가 즐거울 수밖에 없고, 힘들고 멀다 해도 한달음에
대만으로 옮긴 지 10여 년이 가까워지면서 그동안 지진과 태풍을 자주 언급했습니다. 코로나 이후 드물게 2~3년 가뭄으로 고생하더니 올해는 정상으로 돌아왔고, 그동안 여러 차례 태풍이 지나갔습니다.통상의 태풍은 대만 동쪽에서 발생하여 대만 부근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튼 뒤 올라가면서 일본, 한국, 산둥반도 쪽으로 진행합니다. 6, 7, 8월경 자주 발생하는 패턴이지요. 가을에 접어드는 9월부터는 빈도가 줄어들고 10월에는 아주 드물게 발생합니다.혹시 들어보셨나요? 가을 태풍이 무섭고 피해도 크다는 것! 제 기억에도 나무가 뿌리째 뽑혀
대만은 4년마다 대선과 총선을 치르는데, 선거가 4개월 앞으로 다가온 현재 분위기가 심각합니다. 대만 자체로도 복잡한데, 양대 강국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요한 변수가 되었기 때문입니다.국민당 장개석은 중국에서 공산당에 밀려 1949년 대만으로 옮깁니다. 오기 전에 미리 계엄령을 선포하여 대만에서 모든 정치활동을 금하지요. 장장 38년 계엄 통치를 하였으니 다른 당이 생길 수가 없었습니다.연합국 일원이자 UN 상임이사국인 자유중국은 1955년 미국과 미・중(자유중국, 대만)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고, 미군사령부가 타이베이에 주둔합니다
대만에서는 음력 7월을 '귀신의 달'이라는 이름으로 '鬼月'이라고 부릅니다. 1년 중 귀신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금기도 많다고 하는데, 빨래를 밖에 걸지 않는다는 내용만 생각납니다.대만은 날씨가 따뜻하고 비옥하지만, 천재지변이 자주 일어나는 곳입니다. 태풍과 지진은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지요. 그래서 하늘을 두려워하고 죄를 짓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대만은 오랫동안 외국인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곳 수위에 단골로 오르는 곳입니다. 밤길이 안전하고, 의료 및 기타 생활 수준도 높지만 가장 매력적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일시 귀국했다가 외국인 입국이 막혔습니다. 지난해 2022년 3월 학생비자를 신청하여 대만에 입국하였지요. 6월 초까지 수업을 들었으니 무려 일 년 넘게 중국어 공부를 했습니다.만 65세까지 어학원에 등록할 수 있으니 아마도 제가 최고령 수강생이었겠지요. 20대 때 어학원에서 8개월 공부하고 대학원에 들어갔었는데, 그보다 배 가까운 시간을 60 중반에 20대 젊은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배웠습니다.외국인들이 중국어를 배우면서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성조입니다. 몇만 자가 된다는 모든 한자는 네 가지 성조 중
지난 회에 쓴 진시황과 어머니 조희(趙姬)에 이어 천하를 통일한 진나라가 13년 만에 막을 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환관 조고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진시황의 어머니 조희(趙姬)가 조나라 출신의 여자였듯이 환관 趙高는 조나라 출신의 고씨 성을 가진 왕족 출신으로 봅니다. 법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권력에 대한 이해나 운용이 탁월한 면을 보아 후대의 학자들도 성장환경이 왕족이었다고 여깁니다.조고가 진시황 가까이에 있을 수 있었던 원인이 환관이면서 법에 능통한 법률가였기 때문입니다. 진시황이 태어나기 100여 년 전에 변방의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만에 오는 외국인 관광객 1위가 한국인이라고 합니다. 제가 사는 남쪽에는 아직 항공편이 원활하지 않아서 체감을 못 하는데, 타이베이에 갔다가 또래 친구들 몇 명이 맛집을 찾는 한국 사람들이 보이더군요. 단체 여행객 말고 친구들과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곳이 대만이라서 많이 찾는 듯합니다.타이베이의 랜드마크는 101빌딩입니다. 매년 새해 101빌딩에서 벌어지는 불꽃놀이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퍼져 유명합니다. 항상 새해를 기다리며 대만 사람들도 그해 어떤 불꽃놀이가 펼쳐질지 기대하며 함께 카운트 다운을 하지
어찌 보면 대만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불행한 환경에 놓여있습니다. 비록 입법 사법 행정부가 있고, 치안과 국방 외교권을 가지고 있지만 중국이 견지하는 ‘하나의 중국’으로 인해 대부분의 국가가 대만을 나라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자연환경도 좋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크고 작은 지진이 1년에 200여 차례가 있고, 태풍 또한 거르는 해가 없습니다. 평균 20여 차례 태풍의 영향을 받지요. 다행스럽게도 대부분 가정에선 난방을 하지 않고 지냅니다. 반대로 에어컨 없이는 못 사는 곳이 대만이기도 해서 여름 전력 소모량은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지난 한 해는 대한민국이나 대만에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한국에선 개혁 진보세력인 민주당 정권이 물러나고 보수당 국민의힘 윤석열 정권이 들어섰고, 대만에선 중간평가 성격의 단체장 선거에서 진보세력인 민진당 차이잉원 정권이 참패당합니다.그러나 국민의 삶과 직결이 되는 경제지표는 대한민국과 대만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이웃 국가들이 서로 대등하게 잘 사는 것이 국가 안보나 국민의 삶에 더 좋다고 여기는 사람입니다.탈 아시아론(脫亞論)을 주창하던 일본은 탈아입구(脫亞入歐)라고 하여 일찌감치 아시아를 벗어나 유럽에 속
계묘년 토끼해가 밝았습니다. 토끼는 꾀가 많고 영리한 동물로 묘사됩니다. 토끼의 달은 음력 2월로 농부가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봄이고, 토끼의 時인 묘시는 아침 5시에서 7시이니 농부가 일을 시작하는 시간입니다. 따라서 올 한 해는 준비하고 씨를 뿌리는 해입니다.토끼가 들어간 대표적인 사자성어로는 교토삼굴(狡兎三窟)이 있지요. 영리한 토끼는 세 개의 굴을 파놓고서야 베개를 높이고 편안하게 잠을 잔다는 이야기입니다.누구나 승승장구할 때는 영원할 것 같고, 고통이 길어지면 절망에서 다시는 헤어 나오지 못할 것만 같습니다. 권력이나 사
동지가 지나고 명절인 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대만에선 담장 밖 토끼가 집안을 기웃거리며 호랑이에게 나가라고 하는 시기라고 표현하네요.80년대 대만에서 처음 맞이하던 설(春節, 過年) 분위기는 지금보다 더 떠들썩했습니다. 밤에 터뜨리던 폭죽이 지금은 불법이 되었지만, 당시는 가가호호 모두 자정에 폭죽을 터뜨렸습니다. 자다가 벌떡 일어났을 정도로 처음엔 놀랐습니다. 전쟁이 일어난 줄 알았으니까요.더 큰 문제는 매일 찾던 아침 식당이 문을 닫았습니다. 여기고 저기고 굳게 닫힌 식당 문을 바라보다 터덜터덜 돌아왔었지요. 편의점 빵으로 보
지난 11월 26일 토요일 지방 선거가 있었습니다. 2년 전에는 총통(總統, 대통령)과 입법위원(立法委員, 국회의원) 선거, 이번은 지자체장과 지방의원을 뽑는 선거입니다. 마치 4년마다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이 열리듯 대만은 2년마다 4년 임기의 큰 선거를 합니다. 따라서 이번 지방 선거는 현 민진당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띱니다.다들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아시겠지만, 진보성향의 차이잉원 민진당이 참패했습니다. 중요한 지자체장 선거에서 국민당 15석, 민진당 5석, 민중당과 무당 각 1석을 얻었습니다. 현지에서 본 대만인들의 성향과
함께 중국어를 배우고 있는 같은 반 학우 중에 최연소자는 아직 만 16세가 안 되는 리리(莉莉, Lilly)입니다. 폴란드계 아버지와 대만인 어머니 사이에 독일에서 태어난 막내딸입니다.위로 두 살 터울의 쌍둥이 언니가 있다고 합니다. 아버지, 언니들과는 영어로 대화하고, 어머니와는 중국어로 대화를 한다고 해요.리리 말로는 어머니도 독일어와 영어에 아주 능통하다고 합니다. 대만 은행 쪽 업무와 용어에 능숙하기에 결혼 전 은행에서 일했냐고 물었더니 컴퓨터 관련된 회사에 근무했었다는 정도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리리 아버지는 스키를 매우
나이가 들수록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집니다. 활동하는 단체 대화방에는 거의 매일 건강 관련 이야기나 몸에 좋은 운동, 먹거리 혹은 나름의 비방이나 경험을 공유하지요.제가 보기엔 대만 친구들 대화방이 좀 더 자유롭게 많이 올라옵니다. 그리고 타인의 의견 표시에 더 너그럽습니다.몇 개의 골프 모임방에 가입되어 있는데 보수 지지자들이 많아 보입니다. 그래도 크게 다투거나 탈방을 하지는 않더군요. 선거 국면에서 경찰간부출신인 국민당 열혈지지자의 일방적인 사진과 지속적인 홍보에 진보적인 민진당 지지자가 반대의견을 제시하자 여기저기서 정치적
의도와 다른 행동을 하면 당연히 힘들고 어려움도 많은가봅니다. 배움이 목적이 아니라 대만에 거주하기 위한 편법으로 학생 비자를 받아 대만에 머무르다 보니, 사실은 학교에 얽매이게 되었습니다. 주말을 기다리는 마음이 이렇게 간절해질 줄이야!친구들이나 함께 배우는 어린 동료들은 건성건성 듣고 하루걸러 하루 등교해도 될 거라고 말하지만, 거의 매일 있다시피 하는 시험과 수업시간 교사의 질문 때문에 준비를 안 할 수가 없지요.그렇게 수업과 시험에 시달리면서 한국에서 공부할 때보다 비교도 안 되게 열심히 공부를 합니다. 덕분에 시력은 급속히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지만, 현실은 이루지 못한 꿈과 불확실한 미래로 편안치가 않습니다. 얻고자 하는 기대치와 현실의 괴리가 클수록 불행은 크게 느껴지지요.건강도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누구나 건강한 몸을 만들고 싶어 운동을 해보지만, 모두가 손흥민이나 류현진이 될 수가 없지요. 하지만 운동을 못해서 불행하다고 여기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능력치를 잘 알기에 턱도 없는 기대를 하지 않지요. 아침에 일어나 아무 고통 없이 평소 걷던 길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여길 수도 있습니다.만약 인간의 고통 또는 불행이 망상에서 오는 것이
대만 청꽁대(成功大) 어학원은 1년 4학기-봄, 여름, 가을, 겨울학기로 나누어서 가르칩니다. 봄학기에 입학하여 막 여름학기를 마쳤습니다. 벌써 6개월여가 지났습니다.비자를 얻기 위한 방편으로 억지 춘향 노릇을 하고 있지만, 애써 강조하지 않아도 꽤 즐거운 일들이 많습니다. 그동안 난체했던 중국어 실력이 얼마나 형편없었는지 알게 되었고, 젊은 대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똑같은 조건에서 시험을 치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요.심지어 태극권을 가르치는 선생은 운동신경이 뛰어나다는 난생처음 듣는 평가를 하더군요.수업 중에는
대만에 거주한 지도 7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요사이 부쩍 사주, 궁합, 무속 등이 한국에서 널리 입에 오르내립니다. 궁합이 맞거나 어떤 법사가 대만에 살라고 해서 사는 것은 아니고, 사업상 돈벌이를 위해서 머무는 것도 아닙니다.성격상 한 곳에 진득하게 눌러앉아 사는 편은 아니고, 변화와 새로움을 찾다 보니 그동안 많이 떠돌아다닌 편입니다. 대만에 머물면서도 종종 다른 나라를 기웃거리며 옮겨볼 생각도 했지만, 갈수록 대만보다 더 좋은 곳을 찾을 수가 없네요.사시사철 맛있는 먹거리, 언제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우리나라를 두고 굳이
학생 비자를 발급받아 대만에 입국하였기에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에 학생 신분이 되었습니다. 속박받는 생활을 싫어하는 성질머리에 시간 맞춰 강의실 쫓아다닐 생각에 정신이 어지럽습니다. 그래도 수년간 살아왔던 집이 있고, 놀아줄 친구들이 있는 대만으로 와야겠다는 생각이 더 앞서는지라 감내해야 할 몫입니다.학교 수속을 다 마치고 대만 친구에게 대학 어학원에서 중국어를 배운다고 했더니 사업하는 친구는 ‘活到老 學到老’라는 글을 보내주며 응원하고, 전직 교수 친구는 사는 데 지장이 없는데 뭔 고생이냐며 위로합니다.‘活到老 學到老’의 뜻을 찾
지난 2년여의 코로나 상황을 경험하며, 행복이란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일상의 소소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예측 가능한 삶이 왜 필요한지, 하루하루가 더 소중하고 절실해졌습니다.코로나 상황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봉쇄 조치를 취한 곳이 대만이었습니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연임을 못 하도록 중국이 대만으로의 자국인 여행을 막았지요. 코로나가 유행하자 대만은 재빠르게 대만에 있는 중국인들을 돌려보내고 중국인의 입국을 막았습니다. 그리고 대만인 이외의 외국인 입국도 금지하였습니다.섬나라에서 공항으로의 해외 입국
‘[대만이야기 9] 경국지색’에서 짧게 언급했던 하 나라 걸 왕과 말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지난 수천 년의 역사에서 온고지신의 지혜를 찾아야 하겠지요.제 기억에 사마천의 사기를 끝까지 읽도록 흥미를 유발한 고사가 주지육림(酒池肉林)이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수준의 학생이 알만한 사자성어의 뿌리가 사기에 줄줄이 나오는데, 당시 느낌은 새로운 눈이 열리는 신세계였습니다.중국 상고시대 태평성대를 연 요와 순 그리고 하 나라와 상 나라를 세운 우 왕과 탕 왕을 4대 성군이라고 합니다. 요는 순에게
대만 지인의 친구가 미국인과 결혼하여 아들 둘을 낳아 기르며 그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남편의 어머니는 아시안인데 일본인으로 생각했답니다. 고아원에 있다가 미국으로 입양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그 남편이 최근에 DNA 검사를 의뢰했고, 그 결과가 나왔다며 보내준 자료입니다. 친구는 자기 남편이 한국인이라며 친구에게 보냈고, 지인도 깜짝 놀랄 일이라며 제게 보내줬습니다.‘한반도에 최초로 정착한 종족은 석기 시대 러시아 동쪽 아무르강 유역의 수렵-채집 인종과 유전자가 유사하다. 이들은 청동기 시대 중국 남쪽 또는 베트남 지역에서 이주한 농
2020년 2월 외국인 입국 금지가 내려지기 전에 대만에 도착하였습니다. 당시 14일 자가격리가 막 시행되었지요. 초창기라 저는 구호 식품도 받지 못하고 격리에 들어갔습니다. 공항에서 받은 검사용지에 매일 체온을 적었고, 아침이면 보건소 직원이 확인 전화를 하였습니다. 한 번은 경찰과 함께 방문하여 신원 확인을 하고 가더군요. 일각이 여삼추, 참으로 지루했습니다. 7~8일을 힘겹게 견디고 열흘이 넘어가니 조금 수월해지더군요.일 년 반이 지나도록 초유의 코로나 사태는 진전이 없고, 내가 사는 인근 도시로 구매한 왕복 항공권은 비행기
코로나 방역에 가장 성공적인 나라로 대만이 오르내렸지요. 대만은 2003년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 중국, 홍콩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환자와 사망자를 내면서 방역 당국이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 경험으로 전염병 대응 매뉴얼이 잘 작동이 된다고 합니다.이번 코로나 상황에서는 사실 운도 작용하였습니다. 대만은 친중 보수성향인 국민당과 독립 개혁성향인 민진당이 선거마다 치열하게 대결합니다. 중국 정부의 방해에도 민진당 차이잉원 총통이 2016년 당선되면서 비록 독립을 선언하지 않았지만 양안(중국과 대만)관계가 매끄
삶 자체가 긴 여행입니다. 그 길목에서 숱한 만남과 헤어짐이 씨줄과 날줄로 이어지고, 인연 따라 발길 닿는 곳에서 이루어진 상처와 기쁨이 추억으로 남습니다.대만 친구들과 다음을 약속했던 티베트 여행은 일 년 반이 지나도록 요원하기만 합니다. 돌아보니 오랫동안 갇혀 지냈습니다. 아마도 내 운명에는 역마의 기운이 강한가 봅니다.만약 달구지나 비행기가 없던 시절에 태어났다면 떠돌이나 낭인 혹은 거지 등등의 삶을 살지 않았을까? 다행스럽게도 좋은 시절에 태어나서 무역한답시고 이곳저곳 많이도 돌아다니고, 여행도 즐겁게 다닐 수 있었으니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