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림이 우거져 있는 지하산림에서 만난 '쌍잎난초'
2005년 동북아식물연구소 회원들과 함께 백두산 들꽃 둘째 날은 오전에 이도백하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지하산림'과 '왕지못'을 찾았다. 오후에는 금강폭포를 찾아올랐다. 금강폭포는 금강대협곡의 맨 위 지점에 위치한 7,8단 폭포였다. 위치가 높은데 있어서 오르고 내리면서 남한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월귤나무, 물싸리, 들쭉술을 담근다는 들쭉, 쌍잎난, 술패랭이꽃 등 귀한 식물들을 만날 수 있었다.
금강폭포를 보고 내려오면서 금강대협곡을 찾아들어가서 그 주변의 식물들을 살폈다. 협곡의 길이는 70km이고 가장 넓은 곳은 300m, 가장 좁은 불과 몇 m밖에 안 된다. 수직 깊이가 깊은 곳은 150m에 달한다. 경관이 좋은 곳은 10여km 정도이다. 화산 분출로 생긴 부석층이 눈비바람에 침식으로 기기묘묘한 형상을 이룬다. 협곡 양안은 수직 절벽이고 그 주변에는 원시림이 꽉 들어차 있다. 여기에 있는 나무들 수령은 100년 정도 된다.
아무나 쉽게 접근하는 것을 쉽게 허용하지 않은 원시림으로 뒤덮인 지하산림에는 작은 개울들이 흐르고 있었다. 마침 가랑비까지 뿌려 삼림이 내는 음이온과 침엽수림에서 뿜어내는 피톤치드가 넘쳐나고 있어서 사람에게 활기를 불어넣어주어서 상큼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한 시간 정도 밀림 속을 지나면서 식물들을 관찰하고 나왔다. 우리나라 남한지역에서도 깊은 산 숲속에서 만날 수 있는 두루미꽃, 숲개별꽃 등이 널려있었다. 감자난, 무엽난 등도 만날 수 있었는데,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쌍잎난'을 만나 이 진귀한 보물을 찾았던 것이 당시 백두산 식물 탐사의 백미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쌍잎난'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들꽃탐사단을 이끌고 있는 현진오 박사가 이미 이곳을 전에 답사를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2016년 초록교육연대 상임대표로 있던 필자가 중심이 되어 압록강 육백리길을 따라 달리면서 북녘땅을 살리고, 백두산과 길림, 하얼빈, 발해 동경이 있는 목단강 일대를 탐방하는 여행길에서는 백두산을 올랐지만 전에 갔던 지하산림 등은 입산통제가 되어 다시 들어가 볼 수 없는 아쉬움이 남았다.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