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사랑방 토론박람회에서

<영원한 우리의 벗, 스티비>

지난 8/18일 김포 사랑방에서는 4일간 마을토론박람회의 마지막 행사인 대동제가 한창이었다.

토론박람회는 화백회의 시연, 국민주권회복 100만 발안 토의, 마을문화제 및 대동제로 꾸며졌다.

어린이, 학생, 마을 어르신들, 외국인 노동자들, 그리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 등이 다양하게 참여하였다.

▲ 하성두레풍물패와 외국인노동자들과 함께
▲ 하성두레 풍물패 입장

특별히 재미난 일 없는 마을 어르신들이 궁금하신지 발길을 하여 같이 음식을 나누어 먹고, 타향살이에 지친 외국인 노동자들이 쭈뼛쭈뼛하다가 앉아서 막걸리 한 잔을 나눈다.

▲ 막걸리 한 잔

마을 어르신들이 주축이 된 하성두레풍물패가 신명나게 분위기를 띄운다. 이어 마을 숙원사업에 대한 화백회의 방식의 토론이 있었다.  2~3가지 안이 의결되었다.

▲ 열띤 화백회의로 마을 숙원사업 해결하기

그 자리에 스티비는 없었다.

스티비는 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한 한글교실에 딱 한 번 들러 안면이 있던 나이지리아 청년이다. 선교사 일을 한다는 말만 들었을 뿐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떻게 생활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가 난민신청을 한 상태였다는 것을 그가 세상을 떠난 지난달에서야 김치국 소장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도 주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입주해 사는 오렌지타운에서 살고 있었는데, 지난달 싸늘한 모습으로 이웃 외국인 동료에게 발견될 때까지 아무도 몰랐다고 한다. 한참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니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원래 몸이 안 좋은 상태에서 먹는 것도 시원치 않았을 것이고, 건강 관리에 신경 쓸 겨를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쓰러진 채 발견 되었고 경찰에 인계하고 마무리 하였다. 그렇게 그는 떠나갔다.

▲ 쑥향을 피우고 정화수를 올리고

김치국소장이 “이 번 대동제를 계기로 스티비의 위령제도 같이 지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사진도 없고 하니 지방이라도 써 붙이자고 하여 나는 말없이 지방을 썼다. 붓이 없으니 매직펜으로...

그 자리에 스티비도 함께 했다. <영원한 우리의 벗 스티비 - 김포사랑방 - >

꾸깃한 오방색 천을 당산나무 가지에 매달고 정화수를 떠다 올려 놓는다.

▲ 스티비 위령제 준비

외국인 노동자들도 이웃 주민들도 모두 말이 없었다. 쑥으로 향을 피우고 스님이 정성껏 위령제를 올려준다. 김 숨 선생이 애끓는 구슬픈 가락으로 옆에 있던 여성동지의 눈가에 눈물을 재촉한다.

▲ 정성을 다한 스님의 스티비 위령제 모습
▲ 스티비 위령제 준비모습

어떤 이는 절을 하고, 또는 기도를 하고, 어떤 이는 합장을 하고, 어떤 이는 노래를 하고, 그리고 어떤 이는 눈물을 흘려 준다.

▲ 표현은 제각각, 마음은 하나
▲ 표현은 제각각, 마음은 하나

그렇게 스티비는 우리와 함께 있었다.

어떤 이는 음식을 준비하고 부지런히 나르고 또 설거지를 하고, 또 어떤 이는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고, 손님을 초대하고, 그리고 어떤 이는 흥을 돋구고, 그리고 맛있게 음식을 나누어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다가 그렇게 축제는 끝났다.

▲ 김치국 소장의 살신성인(?)의 모습
▲ 봉사도우미 토이와 보하라
▲ 한글교실 학생 미얀마청년 토이와 네팔청년 보하라

 

사는 것과 죽는 것은 비슷한 모습으로, 다른 모습으로 그렇게 가까이 있었다.

▲ 흥겨운 뒷풀이
▲ 흥겨운 뒷풀이

 

~ 편집 : 허익배 객원편집위원

김진표 주주통신원  jpkim.internationa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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