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이버성폭력센터-국산야동 유통사이트를 처벌하라

2019년 8월 30일 동화면세점 앞에서 폐미시국선언 7차집회가 열렸다. 오늘 집회는 한국사이버성폭력센터가 주관하였고, 여파 활동가가 사회를 맡았다. 피해 촬영물의 유포를 막기는커녕 오히려 가해자들을 폭넓게 사면해주는 경찰과 검찰을 비판하며 1시간 30동안 집회는 계속되었다.

▲ 출처 : 한겨레, 남녀평등과 성평등은 선진문화국가 진입의 첫 계단이다.

이효린 한국사이버성폭력센터(이하 한사성) 대표는 시국선언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밝혔다. 2년 전에 정부대책이 발표되었고, 1년 전엔 양진호의 불법 성산업이 드러나 구속되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고 현재도 버젓이 비동의 촬영영상물은 불법 복사되어 유통되고 있다. 이로 인해 피해 여성들의 살해당한 몸과 맘은 주체할 길 없어졌고, 그 고통을 관계기관과 사회요처에 호소하고 있지만 아직 반응과 처벌은 미미하다.

한사성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피해의 사슬을 끊고자 작년 6월 126개의 포르노 사이트 운영자들을 고발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그러나 검찰은 이 범죄의 정범으로 밝혀진 자들에게 고작 1년도 안 되는 터무니 없이 적은 형벌을 내리고 있는 현실은 참담하다고 활동가들의 무거운 심경을 전하였다.

▲ 그림1 : 폐미시국선언 제7차 행사포스터

2018년 6월 말 126개의 포르노사이트에서 피해자들의 촬영물유통이 확인되었다. 유포자와 운영자 총 186건이 고발되었으나, 이 중 기소는 85건으로 45.7%에 불과했다. 기소된 89건도 약식 벌금형에 그쳤고 실형은 단 한건도 없었다.

한사성의 박찬미 활동가는 소라넷 페지, 불법촬영 범죄 검거울 96%, 불법촬영물 비동의 유포 징역 3년 구형 등, 이례적 엄벌이라는 기사가 연일 쏟아지는등 성범죄처벌이 많이 개선된 듯 하지만, 실상은 너무도 다르다고 공개 비판하였다.

▲ 그림2 : 검찰 규탄시위, 절구빻기 퍼포먼스

확보된 44건의 불기소 이유서와 42건의 판결물 분석 결과 발견한 공통문제점 세 가지

첫째, 검찰은 게시횟수, 또는 게시 기간을 기준으로 가해행위의 경중을 판단하며 사안이 중하지 않다는 남성중심의 안일한 판단을 하고 있었다.

둘째, 피해자의 얼굴 등의 신상이 드러나지 않아 피해가 심각하지 않다는 가해자중심의 사고가 여전하였다.

셋째, 검찰은 피해자의 일상과 짓밟힌 인격보다 가해자의 장래와 안위를 걱정하는 편파 수사를 하였다.

가장이어서, 회사원이어서, 반성해서, 초범이어서, 몰라서 등 빈약한 이유로 가해자들을 모두 풀어주고, 피해여성들은 쌍년, 꽃뱀으로 불리는 한심한 작태였다. 폐미시국선언의 장에서는 1세대 여성운동가 안혜경님이 sister의 연대를 부르짖었다. 민족, 사랑하는 딸들에게 등 30년 전에 만든 곡들을 광장의 시민들과 함께 열창하면서 강한 성범죄처벌 열기는 고조되었다.

▲ 그림3 : 에코폐미니스트 안혜경님의 현장 열창

안혜경님은 90년대 가정폭력 방지법과, 성폭력 방지법 제정운동에 참가하였다며, 기금 마련을 위해 재즈콘서트를 열었던 경험담을 들려주기도 하였다. 또한 오늘의 20-30대 페미니스트들이 마주하고 있는 남성중심의 공고한 벽 앞에 위로와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최근 '리얼돌' 사태로 여성들은 다시 한 번 분노와 기겁을 하였다. 반성할 줄 모르는 성범죄와 오염된 성의식으로 식민지 지배사고의 강간역사를 반복해가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였다. 더구나 나아질 줄 모르는 낡은 성의식은 언제쯤이나 여성을 삽입하는 하나의 도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분노에 눈물 흘렸다.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받는 그날이 언제이고, 남성들의 성숙한 인권의식과 성의식은 언제쯤 갖게 될까라는 생각에 모두가 침울했다.

달라질 듯하면서 달라지지 않는 많은 양상들 앞에서 결코 되돌아가지 않으리라는 외침과 아우성들을 담아 절구에 빻고 빻는 퍼포먼스가 이어진다. 몇 안 되는 활동가들이 사태의 근원을 찾아내어 정면에서 당당하게 경-검찰을 비판하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서 피해여성들이 당하고 있는 인격살해를 구원하고 있는 것이다.

광장의 바람은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고 있다. 페미시국선언 다시 쓰는 경-검찰 개혁의 장은 매주 금요일 동화면세점 앞에서 이어진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교회에서, 스승과 선배와 동료와 배우자에게서 나이와 계급에 상관없이 성폭력과 성희롱은 이어져 오고 있다. 여성폭력을 보다 넓게 인식하면서 젠더폭력에 관하여 광장의 친구와 인사를 나누며 정보를 교환했다. 청년부장관이 되어 그대가 이 세계의 주인이 되어봄은 어떻겠냐며 기사와 시 쓸 것을 권유도 했다.

언론에서 성범죄사태에 관한 정면비판 기사와 폐미시국선언의 현장을 담아내는 기사를 찾아보기 힘들다. 주변에는 동아일보사와 조선일보사가 보인다. 퇴근길의 직장인들도 보인다. 언어화되지 못한 고통이 약자로 지칭되듯, 경청되지 못하는 젠더폭력의 실상이 제대로 기사화 되려면 우리사회가 좀더 진화해야겠다. 건강한 사회조성을 위해서는 여성의 노동과 성이 어떻게 착취당하고 있는지를 파악하여 개선하고,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이중매트릭스를 성찰해 성평등사회를 이뤄내야 한다. 그리고 무급으로 아내를 착취하는 부덕한 현실사회를 개선하지 않고는 살맛나는 선진문화국가를 이룩할 수 없을 것이다.

2019 현대여성해방 : 모성찬양과 여성억압 사이에서 성녀도 창녀도 될 수 없었던 여성, 남성들의 필요에 의해서만 조금씩만 정치적 해방을 맞이했던 여성들의 고난역사를 되새겨 봐야 한다. 2000년 대학에 진입했던 밀레니엄세대들이 우리사회의 30-40대 허리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노동과 육아를 병행해낼 수 있는 사회구조의 변화가 보이는가? 성범죄척결을 위해 경검의 수사를 바로잡는 일,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시간사용의 젠더평등을 구현해 내는 일, 폐미시국광장 8차 집회에서 당시의 경험과 당신의 상상력이 울려 퍼지도록 우리 모두 광장의 친구가 되어 보자.

편집 : 김태평 편집위원

심연우 시민통신원  vvvv77vvv@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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