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다녀 오는 길

<산천초목과 세상>
       -거창 다녀 오는 길

 

우리 강산 참 아름다운데...
사람 사는 세상은 참 모지네.

산천은 눈부시게 푸르른데
세상은 눈물나게 처절하네.

아, 얼마나 아름다운 강산이며 산천인가!

아, 얼마나 참담한 학살 현장인가!

지금처럼 그때도
거창의 산과 들, 풀과 나무
맑고 푸르렀으리.

그러나 그때
산에서 들에서
아녀자 남자 가림없이
부모나 형제인 수많은 자국민
학살하였다네.

곱디 고운 생명의 풀빛 가득한
삶의 터전
신원면 청연마을, 탄랑골, 박산골에서
무고한 양민, 민간인
총 맞아 죽고 불태워졌다네.

우리 군대가
견벽청야 작전이랍시고
일제보다 못하지 않은
만행 저질렀네.

고귀한 산천은 의구한데
반민 반평화 토왜 무리
초록 될 날 멀어라.
(2019.9.1)

 

▲ 거창군 신원면 박산 합동 묘역. 5.16쿠데타 후 군에 의해 훼손된 체 묻혀있던 비석을 6월항쟁 후 파냈지만 그 역사를 증언하기 위해 쓰러진 채로 기념하고 있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정영훈 주주통신원  jyhkjmn@naver.com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