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별난 행복 육아 2

24개월의 모유수유 2 정은진 주주통신원l승인2019.09.11l수정2019.09.1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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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모유 수유
 
어느 쇼핑몰의 수유실. 한 남자 아이가 엄마의 손을 잡고 뚜벅 뚜벅 걸어 들어 온다. 아이는 보채 듯 “엄마 쭈쭈 줘!”하고 말하자 옆에서 수유 중이던 다른 아기 엄마가 놀라서 쳐다본다. 사실 민망한 일이 아닌데 ‘말하는 아들’을 수유하는 이 상황이 민망하기만 하다. - 2017년 어느 날
 
고통과 인내의 모유수유 끝에 이어진 모유수유는 ‘행복’이었다.
 
네 번의 계절을 지나 아이가 돌을 넘길 무렵, 내 젖을 빨고 있는 사랑스러운 아이의 모습을 구김 없이 온전히 바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의 평화가 좋았다.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렵기만 했던 1년의 육아 끝자락에 얻은 한 뼘의 여유 덕분이었을까? 아들과 나만이 누리는 사랑의 교감이, 나를 행복한 엄마로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였다. 내가 두 돌까지 모유수유를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단순하게 좋았기 때문이었다.
 
아파서, 화가 나서, 그리고 졸려서 우는 아이에게 엄마의 젖은 진정제와 같았다. 젖을 물리는 순간 그 앞의 모든 전쟁같던 순간들이 평화로 바뀌었고, 하루 종일 아이와 씨름하던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쉼을 누릴 수 있었다. 그리고 오래 모유를 먹은 덕분인지 아이는 1년에 병원 한 번 가지 않고 건강하게 잘 자랐다. 하지만 항상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밖에서도 상황을 가리지 않고 젖을 찾을 때는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밤 수유를 끊지 못한 탓에 2년 동안 밤에도 수시로 깨서 젖을 물려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모유 수유는 730일을 채우고서야 끝이 났다. 젖이 마르기 전에 단유를 해야 했던 이유는 습관적으로 젖을 찾으며 잠을 깨는 것이 아이의 성장에 해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오래 모유를 먹여서 젖 떼기가 힘들지 모른다는 주위의 걱정과는 달리, 아이는 생각보다 쉽게 모유와 작별했다. 오히려 더 이상 “엄마 쭈쭈 줘~”하는 아이를 볼 수 없다는 것이 날 서운하게 했다. 어쩌면… 아이보다 내가 더 슬퍼했던 것 같다. 그렇게 나는 2년을 모유 수유 하고서도 아쉬움과 함께 마침표를 찍었다.
 
모유 수유의 행복한 기억은, 지나온 인내의 시간이 준 선물과도 같았다. 만약 그 시기를 견디지 못하고 일찍 그만 두었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나는 모유 수유의 고통스러운 기억만 간직한 채, 둘째를 갖고도 모유 수유부터 걱정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 참 감사할 뿐이다. 단유를 하고 몇 달이 흐른 뒤 나는 둘째 아이를 임신하였다. 임신한 사실을 알았을 때 나를 가장 설레게 했던 것은 바로 모유 수유였다. 그 행복한 기억이 다시 나의 삶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벅차올랐다. 그리고 그 설렘이 현실이 되었다.
 
▲ 단유 첫 날의 아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지 해맑기만 하다.
나는 지금 모유 수유를 하고 있다. 다행히 첫 아이 때 보다는 수월하게 모유 수유를 하고 있다. 내 품에 안기어 젖을 빠는 아이를 보며 아이와 나 사이에 탯줄 그 이상의 것이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과거의 힘든 시기를 경험해 봤기에 지금 이렇게 모유 수유를 하고 있음이 더욱 더 감사할뿐이다. 둘째 아이의 모유 수유를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오래 모유 수유를 한다 해도 예전만큼 외롭지는 않을 것 같다. 이제는 내가 남긴 발자국을 다시 밟으며 걸어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또 다시 ‘유별난다’라는 소리를 들어도 괜찮다. 내 젖을 먹고 방긋방긋 웃는 아이를 더 볼 수 있다면 조금은 유별나다 해도 좋다.
 
나는, 내가 행복한 육아를 할 것이다.
 
편집 :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정은진 주주통신원  juj05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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