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로 바라보네 -
 

쉼 없이 오늘을 바라보네.
살아있으니 산 것을 증거하네.
서로 서로 자신의 눈에 든 것을 보는 것이라네.
나는 나를 보고 아파
나는 내 아내 나라 사람을 애달피 보네.
나는 내 나라가 아파
나는 내 나라를 타박하네.
서로 달라서 아웅다운 그래서 산다네.
가끔은 죽겠네.
가끔은 그 다른 것들 때문에 죽을 것만 같네.
살아보니 그래도 사네.
달라서 죽겠는 그래도 산다 말일세.
가끔은 가진 것 없어 쩔쩔매네만 그래도
살아보니 다 살아서 웃고 있는 나를 보네.
나는 가끔은 나를 보고 참 미쳤다고 한다네.
그런 나를 보고 있으면 나와 달라도 너무 달라 죽겠는
나 말고 다른 누군가보다 내가 더 미친 듯 보인다네.
그래도 나는 나를 보네.
하루 더하기 하루를 살고
하루 곱하기 하루를 살고
그렇게 몇곱절을 살다보니 사는 내가 신기해서 웃네.
알고 보니, 내가 나를 단단히 부둥키고
사람으로 살아야할 꼭 견뎌야할 사람의 길에 머무르고 있었네.
그것이 다 따지고보면 나 어린 날 우리 어머니 착한 말씀 길이었네.
참 별거 아닌 듯 참 중하고 중한 그런 것이 우리 어린 날에
창살 붙들고 북풍한설 온몸으로 들이빋던 문풍지 같은 것이었네.
그렇게 오늘도 내일도 내 지나온 날도
나는 이제 나 스스로가 세상사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살려하네.
그런데 참 이상도 하지.
나는 나만 보고 걷고 있다며 용기백배하다 망설이다 두리번거리는데
저만치 그 길 위에 성자처럼 선녀처럼 물끄러미 지키고 바라보는 사람들 있네.
그래서 핑그르 핑그르 내 생을 둥글게 하는 사람들 앞에 묵언수행자처럼
하루 또 하루 사람만 보고 믿으며 입 다물고 살기로 하네.
서로 따로 보나 서로 서로 바라보나 
사림이 보는 세상은 둥글고 둥글어 함께 보는 것이라 믿기로 하네.
 

<편집자 주> 김형효 시인은 1997년 김규동 시인 추천 시집 <사람의 사막에서>로 문단에 나왔다  <사막에서 사랑을> 외 3권의 시집을 냈다. 산문집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걷다>, 한·러 번역시집<어느 겨울밤 이야기>, 2011년 네팔어, 한국어, 영어로 네팔 어린이를 위한 동화 <무나 마단의 하늘(네팔 옥스포드 국제출판사)>외 2권의 동화도 출간했다. 네팔어 시집 <하늘에 있는 바다의 노래(뿌디뿌란 출판사>도 출간했으며 현재 한국작가회의, 민족작가연합 회원이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김형효 주주통신원  Kimhj00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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