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무너지고 무너져도 라고
그래도 라고 말하고 산다.
한 걸음 걸을 여지도 없는 듯
걸어갈 자리도 보이지 않아
그 먼 자리에 갇힌 듯 소리치는 희망이
한 사람 두 사람 여러 사람 어깨 걸었다.
나도 그 먼 자리로 가야겠다 가고 싶다
거기 사람으로 살자는 사람들이 산다.
희망이 되어 살고 희망이 되기 위해 살고
그냥 사람이 살고 서로 희망인 채 멀뚱
세월호 광장도 물대포에 쓰러진 농투성이도
내게 걸음 걸어 오고 있다.
뚜벅뚜벅 걷는 걸음을 따라 걷지 못하는 나는
오늘도 우두커니가 되어 어처구니 없는 마음으로
가을비 따라 소리없이 무너져내리고 있다.
무너져도 무너지고 남는 것 없어도
저 먼 자리 한 마음으로
사람살리자 아우성인 사람들 보러 가고 싶다.
마음은 한 자리에서 한 우물처럼 솟구치건마는
몸이 묶인 듯 오가지 못하니 어쩌랴.

 


<편집자 주> 김형효 시인은 1997년 김규동 시인 추천 시집 <사람의 사막에서>로 문단에 나왔다  <사막에서 사랑을> 외 3권의 시집을 냈다. 산문집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걷다>, 한·러 번역시집<어느 겨울밤 이야기>, 2011년 네팔어, 한국어, 영어로 네팔 어린이를 위한 동화 <무나 마단의 하늘(네팔 옥스포드 국제출판사)>외 2권의 동화도 출간했다. 네팔어 시집 <하늘에 있는 바다의 노래(뿌디뿌란 출판사>도 출간했으며 현재 한국작가회의, 민족작가연합 회원이다.


편집, 사진 : 양성숙 편집위원

김형효 주주통신원  Kimhj00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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