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주년 광주학생의거, 학생의 날에는 학생이 없다

김용택 주주통신원l승인2019.11.05l수정2019.11.0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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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에는 붕어가 없고 ... 대한민국의 정치에는 민주주의가 없다!”

우스갯소리처럼 하는 이 말을 그냥 웃고 넘길 수 없는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11월 3일은 제 90주년을 맞는 학생의 날인데 오늘날 대한민국의 학생들은 어떤 위치에 있는가? 1929년 폭압적인 일제강점기 아래서 학생들은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조선독립만세를 외치며 전국 320여개 학교 54,000명의 학생들이 이듬해 3월까지 동맹휴교와 시위운동을 벌여 퇴학처분당한 학생만 무려 582명, 2330명이 무기정학처분을 당한 거국적인 항일운동이 벌어졌다.

3·1운동과 6·10만세 그리고 광주학생의거는 우리나라 3대 독립운동으로 평가받는 뜻깊은 날이다. 그러나 이런 뜻깊은 90년을 맞는 광주학생의거 기념일을 맞아 광주에서 발행하는 무등일보에서 ‘광주학생독립운동 역사·정신 계승 관심없는가’라는 사설을 실었을 뿐 그 많고 많은 언론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하나같이 관심이 없다. 충남교육청을 비롯한 몇몇 진보교육감지역의 교육청에서 학생독립운동의 역사·정신 계승 활동을 위해 인권주간행사가 열리는 정도가 전부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대한민국헌법 전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3·1운동과 4·19의거의 정신은 무엇인가? 광주항쟁과 6월항쟁 그리고 촛불혁명의 정신은 무엇인가? 운동이니 의거 혁명정신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불의에 저항하는 정신’이다. 나라를 지키겠다는 정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독재자에 저항하는 정신, 국정농단에 온몸으로 투쟁하는 민주주의 정신이 불의에 저항하는 정신이 아닌가? 우리민족의 불의에 항거한 저항정신이야말로 우리민족의 피속을 흐르는 거룩한 애국정신이요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나라사랑의 정신이다.

동학형명의 정신, 3·1운동과 4·19의거의 정신, 광주항쟁과 6월항쟁 그리고 촛불혁명의 정신은 어디 있는가? 지금 지자체에서는 학생인권조례를 만들자고 했다가 수구세력과 기레기언론 그리고 사이비종교인들로부터 집단 몰매를 맞고 있다. 우리헌법 제 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우리헌법이 지향하는 기본가치가 인간의 존엄성인데 학생인권조례까지 만들어 그들의 인권을 지키자는 현실은 이들이 학생이라는 이유 때문에 당하는 반인권적인 현실에 대한 헌법이 보장한 인권을 찾아주자는 안타까운 몸부림이다.

학교에는 민주주의가 없다. ‘민주주의는 교문에서 멈춘다’는 말은 아직도 유효하다. 헌법이 버젓이 살아 있지만 학교의 교칙은 통제와 단속 그리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범생이를 만드는 방법이다. 일제식민지시대 황국신민을 만든다는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바꾸는데 무려 5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천진난만하고 예쁘기만한 어린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를 수준이 낮고 미숙하다는 뜻의 유치원이라는 이름이 그대로요, 친일파가 만든 교가를 부르고 일제가 만든 노래를 부르며, 일제가 만든 주번제도 조회와 담임제도, 훈화, 회고사, 위치나 방위가 붙은 교명, 성적까지 수우미양가를 그대로 쓰고 있다.

▲ 90주년학생의 날을 맞아 충북교육청에서 강의를 하고 왔습니다.

저는 어제 충북교육청의 초대로 교육청 전체 직원들이 참석한 월례회에서 ‘식민지잔재청산과 학교민주주의’라는 주제의 특강을 하고 돌아 왔다. 민주주의를 체화하고 실천해야 할 학교에 유일하게 법정기구인 학교운영위원회조차 학생대표가 참여하지 못하는 학교, 학교교육의 3주체라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직접민주주의를 실현 하는 학생자치, 학부모자치, 교사자치를 실현하는 학교자치는 꿈도 꾸지 못하는 학교에 대해 강의를 하면서 충북교육을 이끌어 가는 분들에게 학교를 민주화하자고 간절히 호소하고 돌아왔다. 헌법을 가르치면 인권교육을 따로할 필요가 있을까? 민주주의를 가정에서 그리고 학교와 지자체 그리고 시민단체마다 헌법대로만 실천하면 구차한 인권주간 행사를 따로 할 필요가 있을까?

마마보이로 키우는 엄마들. 학생은 성인이 되기 전의 불완전한 사람 취급을 하는 학교에서 민주주의교육이 가능할까? 광주학생운동, 3·1운동과 4·19의거, 그리고 광주학생의거도 6월항쟁도 가장 앞장서 싸운 사람이 누군가? 불의에 저항해 가장 선두에 서서 싸운 주체는 희생자들의 수에서 볼 수 있듯이 어린 학생들이었다. 학생을 미숙한 불완전한 인격체로 보는 인간관으로 헌법이 지향하는 인간을 길러낼 수 있을까? 올해는 건국 4,352년, 3·1혁명 100주년, 광주학생의거 90주년, 해방 74주년을 맞는 해이다. 헌법에 버젓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했는데 학교자치는커녕 학생인권조례조차 외면당하는 나라에 어떻게 민주교육이 가능하겠는가?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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