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0월 31일, '2030년까지 철도망을 2배로 확충해 대도시권 광역교통망을 철도 중심으로 재편하는 광역교통계획'을 발표했다. 10년을 내다보는 '광역교통 2030' 비전은 출퇴근을 더 빠르게, 더 편하게, 더 싸게 하자는 것이 그 핵심이다. 이 정책은 2030년까지 교통거점 간 이동 시간을 30분대로 단축하고, 환승 시간을 30% 이상, 교통비용을 최대 30% 줄이는 내용이다.

철도 중심으로 서울 대도시권 광역교통망 체계를 개편하는 계획은 다가오는 교통기술혁명, 즉 ‘자율주행 자동차’시대의 도래에 조응하는 미래지향적 광역교통 비전인가? 혹시 가까이 다가온 미래의 교통혁명을 수용하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현재의 철도기술에 의존하는 광역교통망 계획은 아닌가?

‘자율주행 자동차’는 다가오는 수십 년 이내에 도시형태를 변형시킬 것이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미칠 충격은 20세기 초 민간 자동차가 등장했을 때 미치던 크기 못지않은 충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는 SF 공상과학 소설의 단골 소재였던 자율주행 자동차는 이미 선진 운전자지원 씨스템(ADAS)의 발전으로 안전을 보장하면서도 상세하게 운전 기능을 통제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와 동시에 연결차량기술Connected Vehicle Technologies의 발전은 차량과 주변 환경 간에 서로 통신하고, 조정할 수 있게 하며, 여행의 안전safety과 효율성efficiency을 보다 향상시키고 있다.

▲ 사진출처 : 2019.10.23 한겨레신문

그러나, 교통기술 혁명이 가져올 우리 삶의 양식의 변화는 단순히 자율주행차량 기술로만 오지 않는다. 공유경제와 Lyft와 Uber같은 공유탑승 서비스의 성장, 자율 주행 차량 기술의 진전은 지배적인 기동성 패러다임을 개인 차량 소유에서 공유차량으로 변형시키고 있다.

자율주행 차량의 채택율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글로벌 자동차 회사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2020년대 초에는 민간에게 판매되어 도로에 등장할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차량 가격, 규제 장치의 지연, 불확실한 보험근거, 법적 책임, 테스트, 비준 절차, 싸이버 씨큐리티는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의 활용을 지연시킬 수 있겠지만, 자율주행 차량의 참신함과 편리함은 채택을 가속화시켜 15년 이내에 도로 위를 달리는 차량중 적어도 1/4은 자율주행 차량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교통체계의 안전safety와 효율성efficiency를 향상시키고, 차량배기가스를 감소시키며, 교통약자 계층의 기동성mobility을 향상시키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 자동차는 모든 도시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들은 이용자와 기술 편익을 극대화시키는 비싼 새로운 교통 하부구조를 기다리기 때문에 drop-off zones, 차량창고 또는 차량을 위한 순회자 같은 새로운 것을 창출할 것이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또한 금전적, 지각적 여행비용을 감소시키고, 가구와 비즈니스를 위한 거리 마찰을 더욱 감소시키면서 도시 난개발을 강화시킬 것이다.

국토부가 발표한 ‘광역교통 2030’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주요 거점을 30분대로 연결하여 파리, 런던 등 세계적 도시 수준의 광역철도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도시 내부에서는 트램으로, 외곽지역 이동시에서는 일반철도로 빠르게 이동하여 접근성과 속도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트램-트레인’ 도입도 검토할 계획이다. 광역버스를 대폭 확대하여 버스·환승 편의증진 및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번에 발표한 「광역교통 2030」이 차질 없이 추진되면, 2030년 우리나라 대도시권의 광역교통 여건은 현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빠르고, 가볍고, 편리한 출퇴근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가 맞이 하게 될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의 자율 주행 자동차의 속도는 시간당 120 마일(약 180 km) 정도의 속도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광역 철도망 A노선 운정-동탄 구간 약 65Km 전구간을 20분정도에 주파하는 속도이다. 운정에서 서울 까지 약 30여Km남짓 되는 출퇴근 거리는 단 10여분 만에 통근을 가능케 해준다. 철도와 같은 대량운송수단은 포인트- 포인트를 연결시키는 수송구조이다. 집에서 출발지인 환승역까지는 최초 주행이 필요하며,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환승역에서 근무지까지 교통수단이 필요한 마지막 주행을 해야 하는 번거로운 여행구조를 갖는다.

그러나 자율 주행자동차는 도어-도어 서비스가 가능하다. 출발지에서 탑승해서 목적지에서 여행이 최종적으로 종료되는 “원샷” 통근 여행이다. 그에 더해 차량유지비가 저렴한 공유자동차에, 운전할 필요가 없는 자율주행 자동차, 매연 방출이 제로에 가까운 전기 자동차 시대의 등장은 거의 교통 혁명을 가져오리라 예상된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등장은 20세기의 고질적인 도시문제였던 교통체증, 주차장 부족, 차량 정체 스트레스로 인한 난폭운전 등을 제거하고, 교통체증 없는 출퇴근을 가능케 해줄 것이다.

국내 자율주행차 상용화 준비가 마무리되는 시점은 2022년경으로 예상된다. 기술적 성숙도와 제도 및 인프라 정비 등을 모두 고려한 완전 자율주행차 시스템이 완성되는 시점은 2030년으로 잡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의 도래는 향상된 자전거와 보행인 시설, 그리고 재개발로 도시중심을 재활성화시킬 것이며, 이전에는 자동차를 위한 부지로 사용되던 도시 및 교외지에 개발 기회를 제공해 도시형태를 변형시킬 것이다.

월드 이코노믹 포럼 같은 세계적 기구들은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의 발전이 예상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각 도시들은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에 대한 대비가 잘 되어 있지 않다고 진단하고 있다. 2015년에 25개 세계 대도시권중 단지 2곳만 그들의 도시계획에서 자율주행을 언급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미치는 충격의 불확실성 그리고 정부의 현재 하부구조에 대한 투자와 미래 기술 간에 연결성이 없는 예산투입은 새로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오늘날 자율주행 자동차는 상상하기 뛰어넘는 방식으로 도시형태와 출·퇴근 같은 우리의 일상의 삶을 변형시키려 하고 있다. 개인자동차가 20세기적 도시 특징인 교외지 팽창을 낳았다면, 자율주행 자동차는 21세기적인 도시 개발을 지원하고, 장려할 것이다. 자율 주행 자동차가 가져올 밝은 미래는 사려 깊은 비전, 수준 높은 도시계획, 스마트한 투자를 통해 만들어질 수 있다. 이제 높은 삶의 질을 보장하는 대도시권으로 변형되기 위해 자율주행차량 기술의 힘을 수용해야 할 시간이다.

우리의 교통체계, 도시형태, 도시 내 적주성을 불가역적으로 변화시킬 자율주행 자동차의 도래를 ‘광역교통 2030’에서 고려하지 않은 것은 실로 유감이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조재성 주주통신원  globalcityrn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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