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여행 4. 야경 : 스카이덱, 리버워크, 보트 투어

김미경 객원편집위원l승인2019.11.26l수정2019.12.0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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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밤이 무섭다는 소리를 들어서 시카고 밤거리는 다니지 않으려 했지만 시카고를 내려다보는 야경은 보고 싶었다. 시카고 야경을 볼 수 있는 유명한 곳은 ‘스카이덱’과 ‘360 전망대’다.

사방이 유리로 되어있는 '스카이덱’은 시카고에서 가장 높다는 ‘윌리스 타워(Willis Tower)’ 103층에 있다. 1973년 지어진 윌리스 타워는 108층(442m)이다. 윌리스 타워는 독특한 구조다. 기둥이 없는 튜브 9개가 묶어져 있다. 2개는 50층. 2개는 66층, 3개는 90층, 나머지 2개는 108층이다. 아래 사진에서는 구분이 잘 안가지만 직접 보면 층이 다른 큐브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참 예쁜 건축물이다.  

▲ 왼쪽 윌리스 타워, 오른쪽 존 핸콕 센터(오른쪽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360 전망대’는 '존 핸콕 센터(John Hancock Center)' 95층에 있다. 1969년 지어진 100층(344m) 건물로 윌리스 타워, 트럼프 타워 다음으로 시카고에서 세 번째 높은 빌딩이다. 독특한 X자 모양 철근 조형물이 건물 외벽에 붙어 있다.

스카이덱 야경

둘 중 ‘스카이덱’에 가기로 했다. 시카고 밤이 무서워 우버를 불러 타고 갔다. 금요일도 밤 10시까지 여는 줄 알았는데 8시까지만 운영한단다. 할 수 없이 그 날은 리버워크에 가기로 하고 담날 다시 오기로 했다. 담날은 토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사람이 무척 많아 입장하는데 기다리느라 너무 지쳤다. 지쳐서 그리 좋은 줄 모르고 보았다. 다행히 날씨는 좋아서 야경은 화려했지만 사진은 그리 선명하지 않다. 그래도 두 컷만... 

팁 한가지... 가서 보니 입장권 하나로 하루 두 번 방문할 수 있다. 낮과 밤의 시카고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거다. 토. 일요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 스카이덱에서 본 시카고
 ▲ 스카이덱에서 본 시카고

리버워크(Riverwalk) 야경

우버를 타고 스카이덱을 가면서 보니 그리 길이 위험해보이지 않아 나와서는 걷기로 했다. 10분 정도 걸어가니 ‘리버워크’가 나왔다.

▲ 윌리스 타워와 리버워크 위치 지도

시카고 강은 원래 구불구불한 습지를 갖고 있었다. 모든 도시가 그렇듯 시카고 시도 개발되면서 산업 폐수가 유입되고 강은 직선화되면서 정화능력을 잃어 더러운 강이 되었다. 시카고 시는 1906년부터 강의 환경을 개선하고자 노력했지만 오염이 워낙 심해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2000년대 되어서야 개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강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에 고무된 시카고 시는 2009~2012년 강변을 재개발하는 리버워크 프로젝트를 시행한다. 그 덕에 지금은 많은 시민들이 즐기는, 관광객에게는 꼭 가봐야 할 코스로 자리 잡았다.

▲ 리버워크. 밤색 선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코스다

리버워크 길은 위 지도처럼 길지 않다. 아래 길은 20분 정도, 위에 길은 5분 정도면 충분히 걸을 수 있다. 길은 짧지만 차나 음식, 맥주를 한 잔 마실 수 있는 카페도 있고, 잠을 잘 정도로 큰 벤치도 있다. 조깅하는 사람들과 산책하는 사람들로 북적되는 길이다. 길을 따라 휘황찬란한 건축물도 눈요기 감이다. 안전을 위해 밤 11시까지만 운영한다.

산책길로 들어서자 Merchandise Mart에서 비주얼 아트 쇼를 보여준다. 금, 토, 일 정해진 시간에만 보여준다는데 우리는 운이 좋았다.

▲ RiverNorth Capital Management, LLC

RiverNorth Capital Management, LLC의 건물에서 나오는 핑크색 빛도 눈부시다. 멀리 옥수수 빌딩도 보인다.

▲ 리글리 빌딩

하얗게 빛나는 리글리 빌딩도 보인다. 그 바로 옆에 트럼프 타워도 보인다. 리글리 빌딩은 밤에 봐도 너무나 아름답다.

▲ 낮에 본 리버워크 산책길

리버워크는 낮에도 한 번은 꼭 걸어야 하는 아기자기 재미있는 길이다.  

▲ 리버워크에 있는 벤치. 여기서도 색다른 디자인이 느껴진다.

Architecture River Tour 야경

시카고에 가기 전, 최대 여행 정보 사이트 'TripAdvisor에서 '2019 추천 관광 체험' 순위를 발표한 기사를 보았다. ‘바티칸 시티 박물관 투어’가 1위, 'Chicago Architecture River Cruise‘가 2위다. 보트를 타고 시카고 건축 투어는 꼭 해봐야지... 했는데 낮 시간이 잘 안 맞아 할 수 없이 선셋 투어를 했다.

아쉽게도 가이드의 설명은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외국인이 많을 텐데 너무 말을 빨리 해 아무리 귀를 기울여도 단어가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알아듣는 걸 포기하고 눈으로 보고 사진으로 남기는데 전념하기로 했다.

사진이 많아 동영상으로 정리해 보았다.

까만 하늘에 보석처럼 반짝이는 건축물들이 사람 혼을 쏙 빼놓다. 여기저기서 "아름답다"는 탄성 소리가 투어 시작과 끝까지 강물 흐르듯 자동으로 흘러나온다.

저 빛을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본이 들어갔을까? 그 자본을 축적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동이 들어갔을까? 그 노동에 얼마나 많은 서러운 눈물이 들어갔을까? 까만 하늘에 떠 있는 초승달을 보니 까만 얼굴에 반짝이는 눈을 가진 흑인 얼굴이 떠오른다. 초승달이 떠있는 남녘은 흑인들이 사는 동네다.

시카고는 두 얼굴을 가진 이중도시다. 수십 년 전 시작된 인종분리정책은 현재까지 해결되지 않아 흑인이냐 백인이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인종별로 거주지, 안전, 교육, 직업, 수입, 공권력 집행과 남용, 미래 희망 등에서 큰 차이가 난다.  

화려한 야경을 보면서 그 반대편에는 야경의 뒤를 받치는 어두운 밤거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그 고착된 차별을 감내하면서 시카고를 버리지 못하는 흑인들이 있다는 사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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