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이를 보내면서

기쁜 날 고마운 날 눈물 흘린 날 박춘근 주주통신원l승인2019.11.27l수정2019.11.2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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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박씨 규정공파의 박 현 짜 할아버지와
순천김씨 김 총 짜 어르신의 후예가 만나
완전한 하나가 되었음을 아비의 이름으로 선언합니다!

오늘은 좋은 날
우리 진이가 태어난 날

진이는 좋겠다.
이 세상 누구보다 널 사랑하는 엄마가 있어서

진이는 좋겠다.
이 세상 누구보다 널 아껴주는 오빠가 있어서

진이는 좋겠다.
이 세상에서 널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아비가 있어서

진이는 정말 좋겠다.
누구보다 널 사랑하고 아껴주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두희가 있어서

지난 9월 20일, 생일날 진이에게 보낸 메시지입니다.
이제 여기에 한 소절 더 붙입니다.

진이는 좋겠다.
엄마아빠 이상으로 널 사랑하고 보듬어 주실 시부모님이 생기고
그렇게 부러워하던 형님이 한꺼번에 세 분씩이나 생겨서

오늘은 더없이 좋은 날
우리 진이가 새롭게 태어난 날
영원한 소올파트너, 두희랑 하나가 된 날...

사실 간밤에 저는 기도했습니다.
제발 내일만큼은 딸의 주문대로 5분을 넘기지 않고 시답잖은 잔소리를 하지 않도록 도와주소서 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진이 네가 잔소리대장이다.
스텝을 맞추자더니
엊저녁에 그랬지?

눈은 주례선생님 보고
뻗정다리 하지 말고
가슴 펴고
실없이 웃지 말고
촌스럽게 손은 왜 흔들어?
배 좀 집어넣어!
아예 소릴 지르더라.

우리 아들한테 먼저 한 마디 하자.
지루하면 다리 좀 벌려도 돼. 하품을 해도 나만 보이니까 괜찮아.

진이가 굉장히 강인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여리다.
작은 일에 감동하지만 사소한 말에도 상처를 잘 받거든.

욕실에서 나뒹구는 머리카락을 보면
쟤가 원래 저런 사람이었어? 하고 흘겨보지 말고
저 사람이 요즘 스트레스가 심한가?
나를 되돌아보며 천연샴푸 사다 주고
내친 김에 두피까지 말려주는 남편이 되기를

비위 약한 아이라 음식쓰레기는 자네가 버려주고
그 때마다 싱크대 배수구망도 솔로 문질러 주고
자다가 이불을 걷어차거든 얼른 덮어주고
진이가 술 한 잔 하자고 할 때
치킨 한 조각 들고 수제맥주로 건배하게.

프로필 사진을 보니 무릎 꿇고
진이 손등에 키스하던데 참 맘에 들어.
때가 되면 님 찾아 떠나갈 걸
그 동안 더 잘해주지 못한 아비어미의 회한까지 헤아려서
초심 잊지 말고 언제까지나 우러러보는 자세로 사랑해 주게. 부탁한다.

다음은 우리 진이!
퇴근 때마다 그랬지?
“엄마, 나 배고파. 저녁은 뭐야?”
이젠 변해야지.
“두희야, 배고프지? 저녁에 뭐 먹고 싶어?” 하고,

왜 엄마아빠가 싸울 때 그랬잖아.
“아이 참, 이 무식한 초딩들! 그만 좀 싸우라고.”
우리가 초딩이면 너흰 유딩쯤 되나?
아빠 보고 눈치챘겠지만
알고 보면 남자선생들이 더 소심하고 더 잘 삐진다는 걸 명심해라.
아마 두희는 안 그러겠지만...

“아빠, 나 남자친구 생겼다!”고 자랑하던 날,
나한테 뭐라고 했니?
세상에서 오빠 다음으로 편하다고 했잖아.
오빠는 고작 니 손을 씻어준 적 있지만 두희는 니 발까지 씻어줄 거다. 알아들었니?

두희야, 진이야!
크고작음, 많고적음, 넓고좁음, 높고낮음
제발 셈하지 말고 그저 내 사람이다, 내 사람이다
죽을 때까지 날 지켜줄 사람
죽어서도 나를 여겨볼 사람!
시인 김소월은 아니지만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 곧 두희요 진이다.
잊지 마라. 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니 사람이다! 맞지?

이날 입때까지 두희를 남달리 올곧게 길러주신 분!
부족한 저희 딸 진이를 며느리로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오늘을 위해 두루두루 손잡아 주고 이끌어 주신 사돈어르신, 고맙습니다.

이 자리를 빛내주신 양가 어르신 여러분과
만사 젖히고 오셔서 축복해 주신 모든 분들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35년지기 내 영혼의 동반자,
김이숙 선생, 이 자리를 빌려서 한 마디 할게요.
진이 키우느라고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행복의 기준을 절대로 남에게 두지말기를 바라면서
마지막으로 우리 아들딸에게 켈트족의 기도문으로 아비의 맘을 전합니다.

바람은 언제나 너희들 등 뒤에서 불고
너희들 얼굴에는 늘 햇살이 가득하기를
이따금 너희 가는 길에 비가 내리더라도
금세 무지개가 뜨기를
앞으로 겪을 가장 슬픈 날이

축복받은 오늘보다 더 나은 날이기를
그리고
신이 늘 너희들 곁에 있기를~
사랑한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박춘근 주주통신원  keun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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