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혜를 넘어 권리로, 지역공동체 살리는 먹거리 복지(2)] 결식아동 '따뜻한 집밥' 선택할 권리 있다

박해윤 옥천신문기자l승인2019.12.03l수정2019.12.1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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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1회 : 옥천군 '취약계층' 푸드 정책의 현주소
 ▶ 2회 : 아동을 위한 서울시 집밥 프로젝트
 3회 : 로컬푸드로 임산부·영유아 먹거리 보장하는 완주
 4회 : 먹거리권 보장, 새로운 대안 '마을부엌'
 5회 : '굶는 시민 없는 나라' 브라질의 식량보장 정책
 6회 : 브라질 민중식당 정책 

 

서울시의 결식우려 아동 급식지원은 지역별·아동별 여건과 본인 희망에 따라 급식 형태를 선택할 수 있다는 데 방점이 있다. 서울시는 각 자치구에서 대상자를 조사 후 급식비를 신청하면 시비를 교부하는 형태로 결식 아동을 지원한다. 이 과정에서 아동들은 편의점이나 일반 음식점에서 쓸 수 있는 꿈나무 카드를 선택하거나, 서울 시내 거점별로 형성된 행복도시락 센터를 통해 도시락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가 2016년 사회적협동조합 행복도시락과 함께 MOU를 맺고 '집밥프로젝트'라는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2009년 처음 도입된 꿈나무카드(전자결제 시스템)의 폐해 때문이다. 주로 편의점 등에서 사용되는 꿈나무 카드로 인해 아동들의 영양불균형 문제가 커졌고, '결식아동'임을 드러내는 카드 사용은 소외감과 낙인감 등 여러 문제를 야기했다.

서울시는 이를 개선하고 결식아동들에게 따뜻한 집밥을 돌려주자는 취지로 '집밥프로젝트'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학기중 6천 519명 △방학중 8천787명이 도시락을 전달받고 있다. 하지만 도시락 배달은 여전히 꿈나무 카드 수요를 따라 갈 수 없다. 같은 해 꿈나무 카드 지원 인원은 △학기중 1만2천480명 △방학중 1만9천607명으로 2배 이상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그럼에도 해당 사업은 지자체와 민간이 '현물 지원 방식의 급식 지원' 기조에 동의하고 아동의 선택권을 존중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도시락형 급식 제공 확대를 위해 SK 행복나눔재단이 지역별 행복도시락센터 설립을 지원하고, 공공은 제도 개선을 통해 현물 지원 방식으로 단계적 전환을 추진했다. 이는 곧 민-관이 함께 아동의 먹거리권 보장을 위해 힘쓰고 있음을 의미한다.

옥천군이 시행하고 있는 먹거리 복지 사업 중 현물 지급 사업은 크게 밑반찬 배달 사업과 복지관·지역아동센터 급식이 있다. 밑반찬 배달사업은 △노인장애인복지관 △드림스타트팀 △읍면 맞춤형 복지팀 등 다양한 곳에서 분산적으로 시행 중이다. 하지만 그 대상이 아동으로 특화돼 있지는 않고, 노인·장애인·기초생활수급자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한다.

실질적으로 군이 실시하고 있는 결식우려 아동 급식 지원 사업은 '아동급식 상품권'이다. 1인 기준 5천원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한다. 그렇기에 '결식 우려'의 목적으로 지급됐다 하더라도 개인에 따라 다양하게 이를 쓸 수 있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아동들의 '식(食)'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인 만큼 먹거리를 소비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와 함께 먹거리를 제공 받는 방법 역시 선택 가능해야 한다. 2회 보도에서는 아동의 선택권을 존중한 서울시 집밥 프로젝트를 살펴보고, 옥천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아본다.

▲ 4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행복도시락 중부 플러스 센터를 찾았다.
▲ 최강종 행복도시락 중부 플러스 센터장이 센터 내부를 소개하고 있다.

 

■ 꿈나무 카드 폐해 극복하고자 실시된 '서울시집밥프로젝트'

행복도시락은 2006년 SK가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설립한 사회적 기업이다. 결식아동과 독거노인, 장애인 등에게 무료로 도시락를 제공하는 게 주요 목표다. 첫 시작은 SK행복나눔재단이 이같은 사회공헌과 더불어 사회적 기업을 육성한다는 차원이었지만, 2013년 행복도시락은 사회적협동조합 인가 허가를 받으며 자립을 시도한다.

조합 설립에 따라 SK행복나눔재단은 후원자조합원이 됐고, 행복도시락은 그간 재단이 했던 역할을 넘겨받으며 2017년 기준 전국 28개소 센터가 조합원으로 가입, 자립의 기반을 닦는다. 하지만 조합 출범 시기에 서울시의 결식우려 아동 급식지원 사업에는 변화의 바람이 분다. 바로 2009년 처음 도입된 꿈나무카드(전자결제 시스템)가 결식우려 아동 급식 지원을 잠식한 것. 실제 시민단체 '환경정의'가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2014년 12월 기준 서울시 25개 구 중 15구 이상이 꿈나무카드 이용비율 60%를 기록했다.

서울시는 꿈나무 카드의 도입으로 결식아동들의 이용 편리성을 돕고, 낙인감 해소 효과를 노렸다. 하지만 꿈나무 카드 가맹점 비율을 살펴보면 편의점이 일반음식점의 2배를 차지한다. 이는 결국 아동의 영양불균형 문제를 초래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꿈나무 카드 단말기가 일반 신용카드 단말기와 달라 낙인 해소 효과는 없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서울시는 올해 8월 꿈나무카드 디자인을 변경하고 결제단말기를 통합하는 등 시스템을 개선한다고 밝혔다.)

이에 행복도시락 사회적협동조합은 꿈나무카드의 폐해를 지적하며 2016년 박원순 시장을 찾아간다. 현물 지원 방식의 결식우려 아동 급식 지원이 활성화돼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강종 행복도시락 중부 플러스 센터장은 "서울시의 꿈나무 카드 도입은 행정 편의적인 성격이 강했다. 그렇기에 조합에서 건강한 식자재를 바로 조리해서 배달되는 도시락 사업을 서울시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뜻을 모았다"며 "박원순 시장도 결식우려 아동 급식 지원 프로그램의 방향이 현물 지원 방식으로 가는 것에 일정 부분 동의했다. 서울시 집밥프로젝트의 탄생 배경에는 이러한 논의 구조가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에는 총 7개(△노원점 △중부플러스점 △서부플러스점 △강서점 △관악점 △송파점 △구로점)의 행복도시락 센터가 있다. 현재 해당 센터 7개소가 20여개의 구를 나눠 맡고 있다. 2016년부터 서울시 집밥 프로젝트 사업이 시차원에서 추진됨에 따라 각 구청은 해당 지역 센터들과 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1식 도시락 단가를 5천원(시비 50%·구비 50%)으로 상정, 지금까지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행복도시락이 맡고 있는 결식우려 아동 도시락은 한끼에 5개 반찬과 국으로 구성되며 아동별로 주 1회나 주2회 배송된다. 식단 구성은 센터마다 배치된 영양사들이 회의를 거쳐 짠다. 이렇게 완성된 식단은 7개 센터의 공동메뉴가 된다.

식자재 구입은 아워홈과 푸드머스 등 대형 유통업체를 통해 이뤄진다. 1식 단가 5천원 안에서 친환경 식자재 이용은 어렵다는 평가다.

점진적으로 취약 아동들에게도 건강한 친환경 먹거리가 제공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먹거리 정의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푸드앤저스티스 지니스테이블 박진희 대표는 "친환경 농산물이 아니면 건강한 먹거리가 아니라는 전제보다는 지속가능한 먹거리 체계를 위해 친환경 먹거리가 필요하다는 관점으로 가야 한다"며 "취약계층 역시 좋은 먹거리에 대한 접근권이 차단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건강에 좋은 음식을 경제적 이유로 먹지 못한다는 걸 해제하자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 행복도시락 중부 플러스 센터 직원들이 오전부터 도시락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 급식 지원 형태 아동이 스스로 결정한다

서울시 집밥프로젝트는 지자체와 민간이 도시락 방식의 공공급식 지원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결식 아동 급식지원의 형태를 아동 스스로 희망에 따라 지원할 수 있게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민간에서 논의구조가 만들어지고 이를 다시 지자체가 받아 안은 셈.

하지만 2016년 사업 시행 이후 시간이 갈수록 아동들의 도시락 지원 수요는 줄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꿈나무 카드 지원 인원이 △2016년 학기중 9천13명, 방학중 1만6천484명 △2017년 학기중 1만2천483명, 방학중 2만878명 △2018년 학기중 1만2천480명, 방학중 1만9천607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반면 집밥프로젝트 지원인원은 △ 2016년(월평균 4~ 5식 지원) 학기중 7천85명, 방학중 1만1천187명 △2017년(월평균 4~ 5식 지원) 학기중 5천591명, 방학중 8천84명 △2018년(월평균 8~10식 지원) 학기중 6천519명, 방학중 8천787명이다.

이에 따른 행복도시락 센터의 고민도 커진다. 영양 균형이 잡힌 식단이 현물로 배송되는 도시락 형태의 필요성은 꾸준히 있지만, 시 차원에서 해당 사업을 지속적으로 독려하고 유지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야하기 때문.

최강종 센터장은 "구청에 위탁을 받아 집밥프로젝트를 시행하는 게 아니라 가벼운 수준의 협약으로 지원을 이어오고 있어 줄어드는 수요가 걱정되기는 한다"며 "꿈나무 카드와는 다르게 도시락은 식사를 현물로 지원해 영양 균형을 잡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동들이 직접 급식 지원 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구조로 계속 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결식 우려 아동 급식 프로그램의 방향은 아동별 여건에 따라 진행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꿈나무 카드의 비중이 커지고는 있지만, 도시락 형태의 지원이 필요한 아동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에 사업을 계속 보완해 나간다는 것.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가족담당관 아동친화팀 김지혜 담당자는 "꿈나무 카드는 현금 지원 방식은 대상자가 이를 이용하기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도시락 배달 형태의 지원이 필요한 아동들도 많다"며 "정부차원에서도 단체급식소를 통한 급식 지원이나 도시락 배달 등의 지원을 독려하고 있는 만큼 사업을 계속 유지,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결식아동지원 프로그램으로 아동급식 상품권을 지원하고 있는 옥천군은 아동의 선택권이 존중돼야 한다는 것에 공감했다. 이에 따라 결식 아동 가정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펼쳐 상품권과 도시락 배달 수요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군 주민복지과 아동친화팀 김경식 팀장은 "도시락의 경우 배달 과정에서 부패의 위험성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아동급식 상품권의 경우 생계가 곤란한 대상 가정들이 부식비 구입 보다는 생필품 등 생활비 보존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도 절반 정도 있다"며 "선택권을 주는 것에는 공감하는 바이기 때문에 수요 조사를 통해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 결식우려 아동 도시락은 한 끼에 5개 반찬과 국으로 구성된다.

 

▲ 도시락이 담기는 가방의 모습. 도시락 배송 초기 가방 모형 때문에 수혜자를 구별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행복도시락 로고를 가방 속에 표시하는 등 낙인감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취재 지원을 받았습니다.

* 이 글은 옥천신문(http://www.okinews.com)과 제휴한 기사입니다. 

편집 :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박해윤 옥천신문기자  minho@o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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