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검찰개혁 촛불은 멈출 수 없다는 이석기 사람들이 광화문 시위문화를 바꾸다
12월 7일 오후 2시까지 청와대 분수대 앞으로 나와 취재해 달라는 전달을 받고 언제나처럼 자전거를 타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이곳 청와대 분수대는 매주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태극기부대와 미친목사로 지칭되는 ㅈ목사가 개신교 신자들을 이끌고 문대통령을 하야하라고 선동하는 장소이다. 해서 필자는 이곳에서 엄청난 갈등이 빚어질 것이라고 직감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기선을 잡은 '이석기석방대책위원회'가 바로 ㅈ목사가 할렐루야를 부르짖으면서 문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던 바로 그곳에 아름다운 노래가 울려퍼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꽃보다 아름다워"가 피아노와 우클렐라 및 하모니카와 합주를 하는데 완전히 서촌일대가 아름다운 천국을 이루고 있었다. 이곳 주민인 윤수애(70)와 이영근(72, 연기인) 부부는 항상 태극기 부대들이 엄청난 소음으로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와 찬송가를 불러 대기에 대문과터 창문을 폐쇄하지 않고는 견딜수가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집을 떠나 산으로 도피해야 했던 이들 부부는 이런 날이 오다니 하면서 기쁜 표정으로 노래를 감상하고 있었다.
무대에는 젊은 사람들 속에 나이드신 어르신들도 피아노연주에 맞춰 하모니까를 부르고 있었다. 한 시간 단위로 노래를 부르는데 노래가 아름다워서인지 주민들이 점점 많아졌고, 이 일대를 물들이는 단풍과 아름다운 선율이 어울러지고 있었다.
윤수애씨는 천주교 신자이지만 세칭 태극기부대들이 이렇게까지 주민들을 괴롭히는 일은 없었다고 하였다. 그런데 오늘 이런 집회라면 매일 해도 좋겠다면서 부부가 내내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음료도 받아들면서 이석기의원의 감옥생활 7년을 안타가워 하면서 조기출옥을 기원하는 듯 보였다.
과거 정권에서 죄를 만들어 이석기 의원이 구속되었기에 수사명수라는 윤석렬 검찰총장이 무죄임을 밝혀주면 좋겠다는 말도 나왔다.
오후에는 광화문쪽에서 사람들이 도보와 차량으로 밀려와 이석기 의원을 석방하라는 구호가 지축을 흔드는 듯 하였다. 특히 이들은 서십자각이 있는 부근에서 100여개의 북과 함께 발로 시멘트 바닥을 쿵쿵 구르는 소리는 천지를 진동하였고, 옆에 있는 시민들까지 끌려들이는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필자도 이들 속에 함께 걸으면서 '이의원의 석방이 정의이다!'를 공감하면서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이들의 숫자는 태극기 부대를 훨씬 능가하였지만 주변에 동원버스가 없는 것으로 봐서 태극기와는 차원이 다른 자발적인 참여인원임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이 도착한 곳은 오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던 약 100여명의 피아노단의 합주곡 "꽃보다 아름다워" 노래를 합창하고 있었으며, 참여자들이 정말로 스스로 꽃보다 아름다운 주인공이 되어 보였다.
이들이 청와대 서촌의 경복궁로를 가득 메움으로서 ㅈ목사는 물론 태극기부대도 근처에 얼씬하지 못하였다. 간간히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삼삼오오의 무리들이 이들의 주변을 빙빙 돌고 있었다.
어느 참여자가 "당신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시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그런 반자주적인 단체와는 차원이 다릅니다!"고 하니 멍하니 쳐다보다가 꽁무니를 내리면서 사라지고 만다.
기자는 광화문에서 준동하는 태극기부대가 궁금하여 이석기 석방을 뇨구하는 사람들을 헤치고 광화문으로 나왔다. 그런데 놀라운 장면은 태극기부대의 회기였다. 이석기 의원 석방시위 숫자가 엄청난 것인지 경찰은 광화문 입구의 삼거리에서 U턴으로, 즉 세종문화회관으로 돌리면서 지혜롭게 교통정리를 하였다. 역시 경찰은 충돌없이 시위를 잘 정리하고 있었다.
필자는 이들의 대형 펼침막의 <사람이 먼저다 당당한 대한민국 존경합니다. 문재인 고맙습니다 검찰개혁 완수하자 문재인 정부 최고 촛불은 멈출 수 없다> 앞에서 잠시 발길을 멈췄다. 해는 인왕산에 걸렸는데도 이석기 의원의 석방을 외치는 대열은 흩어짐이 없었다. 북과 발구름의 진동속에 광화문의 태극기부대는 청와대쪽으로 나오지 못하고 다시 광화문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맴돌기만 하였다.
이석기 의원이 이 장면을 보았다면 얼마나 흐뭇했을까를 상상하면서 필자도 발걸음을 돌렸다. 이들은 다시 여의도 촛불시위에 동참할 것인고, 태극기부대 또한 그 여의도 집회를 방해하기 위해서 여의도로 갈 것이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통일이 답이다!" 남북평화통일은 온 인민의 여망이요, 시대의 소명이다.
편집 : 김태평 편집위원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