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은
땅을 뚫고 솟는 새싹에
작열하는 여름 햇살에
오색으로 물든 실과에
살을 에이는 북풍한설에
강인한 의지로
오더라
청춘은
접근을 불허하는 설산에
끝없이 펼쳐진 대양에
칼바위 가득한 광야에
풀 한포기 없는 사막에
풍부한 상상력으로
오더라
청춘은
쏟아지는 폭풍우에
천길 낭하의 폭포수에
피할 수 없는 외다리에
짙푸른 나뭇가지 끝에
불타는 열정으로
오더라
청춘은
혼몽한 끝 없는 구름위에
검은 중천 저 달 너머에
반짝이는 별들 사이에
측량불가한 절색가인 콧대에
포기하지 않는 용기로
오더라
하지만 청춘은
그에 못지않게 거친 마음에
만상萬想으로 뒤엉킨 머리에
지칠 줄 모르는 몸통에
끝없는 모험심으로
오더라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가 누구에게
의미 있는 무엇이 되려하지만
그 전에 먼저 누가 누구에게
의미 있는 무엇이 되어야 하리라
광열狂熱하지 않고는 그 누구도
의미 있는 무엇이 되지 못하리니
사명 있는 삶이면 어떻고
사명 없는 삶이면 어떻겠는가
그날 그 순간 충실하면 되리라
이런 삶도 한 생이요
저런 삶도 한 생이며
이도저도 아닌 삶도 한 생인데
피안彼岸과 차안此岸 따지지 말고
잘 살고 못 살고도 가리지 말며
한 생 충실히 살다 가자
사실
청춘이 무엇인지
생각할 시간도 없고
논할 사이도 없이
그렇게 땀 흘리며
정신없이 사는 게
청춘 아니겠는가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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