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날씨도 맑고 포근하다 하여 집을 나섰다. 뒤늦게 남산에 갔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사방으로 뻗히던 햇살은 제 힘을 거두어들이고 오직 한 곳을 향해 온 힘을 집중하고 있다.

멀리 여의도가 보인다. 뾰쪽한 건물 사이사이 미세먼지 대신 희뿌연 안개가 드리웠다. 포연 속 건물들이 긴 숨을 토해내며 지친 하루를 이야기 하는 것 같다. 마치 지구의 마지막 날을 무사히 지켜낸 전사들처럼...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비장한 전사들 뒤로 태양이 넘어간다. 문명 전사들이 다 사라진다 해도... 태양은 언제나 장엄할 것이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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