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 호--
창문가에 이마 대고
입김 불어가며
나도 모르게 써버린
두 글자 '고향'
그 땅을 떠난 지도 십 수년
인제는 기억해주는 이도 없고
알 만한 사람도 별로 없을
고향이건만 나는 왜 그리워하며
이 밤을 지샐가?
또다시 입김 불어 창문가에
한자 또 한자 써간다.
'어머니, 아버지'라고
고향이라는 두 글자를 쓸 때면
항상 버릇처럼 생각하는 나의 부모
인제는 그 땅에 나의 부모들이
살아계시지도 않는데
부모님 묘소 위의 파란 잔디도
계절의 흐름 속에 다 말라
비틀어졌겠지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아름답게 그려본다.
나의 부모님과 나의 고향을
나의 생명의 시작이고
내 부모가 묻혀 있는 땅이기에
그 땅이 나에게 깊고 깊은 아픔과
상처를 남겼다 하더라도
그리고 못난 땅이라 할지라도
나는 영원히 내 생의 한 부분인 고향을
아름답게 기억하리라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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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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