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야기 84] 무역회사설립-2

김동호 편집위원l승인2020.02.10l수정2020.02.10 14:11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거주하는 지점에서 20Km 이내의 공간에서 활동한다고 합니다. 젊은 시절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3년여를 대만에서 살았던 경험으로 인하여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하나 더 확보하게 된 셈입니다. 비록 뒤늦게 사회에 나왔지만 오히려 생각할 시간도 더 많이 갖게 되었고요.

사업은 이윤 추구가 절대 우선입니다. 하지만 이윤만을 따르다 돈의 노예가 되거나 인간말종의 괴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무슨 생각으로 어떤 일을 하며 나의 삶을 살 것인지 개념 정리가 필요했습니다.

첫 번째는 살아남기였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100명이 사업을 시작하면 통계상 3년 후에 90곳은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그중에 절반은 겨우 유지하는 형편이니 적어도 5% 안에 들어야 주변 사람에게 피해 안 주고 자립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저의 시작은 돈을 벌겠다가 아니고, 소박하지만 비장하게도 3년 생존에 맞춰졌습니다. 대만 시장에 대한 기대는 있으나 실질 소득은 없기에 고정비용을 줄이는 방법이 최우선이었지요. 우선 사무실 임대료를 안 내려고 친척의 도움으로 다른 분 사무실을 사용하며 이리저리 옮겨 다녔고, 수입이 생기면서는 일부 비용도 지불하다가 내 사무실을 임대하기까지 1년여가 흘렀습니다.

다음으로 아무리 어려워도 나름의 원칙을 만들고 지켜야 오랫동안 사업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여겼습니다. 또한 사람 사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업도 생명체이니 언젠가는 반드시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족의 지지를 얻어야겠지요. 그래서 첫째, 법에 저촉되는 일은 안 한다. 둘째, 가족에게 부끄러운 일은 안 한다. 셋째, 가능하면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또한 다른 사람의 이익을 빼앗아오는 일도 멀리하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가격탄력성이 크고 농어민에게 피해가 가는 농수산물 수입은 배제하기로 했습니다. 당시는 떡 줄 사람도 없었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웃음거리일 수도 있었지만, 나중에 중국에서 고추를 컨테이너로 들여오자는 제안과 대만에서 실(새끼)장어를 들여오자는 부탁도 받았지요. 쉽게 거절할 수 있었던 이유는 먼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사업한다고 해도 나의 선택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거나 원한을 사지 않고자 했습니다. 지나고 보니 알게 모르게 부족했던 점이나 감추고 싶은 일들 잘못한 일들도 없지는 않습니다.

다음으로 눈 감을 때까지 돈만 바라보면서 사는 삶은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서른이 막 넘은 당시 내 눈에는 환갑이면 모두 노인정에 가야 하는 사람들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결심을 했지요. 내 딴에는 굉장히 중요한 생각으로 한두 친구에게 말했는데 전혀 동의를 얻지 못했지만. ‘50이 넘으면 내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아야지’ 생각했습니다.

저의 살아남기 3년은 실제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일거리를 찾으면 적어도 3년 이상 붙들고 늘어졌지요. 상황이 안 좋으면 포기하지 않고 멈춰서 기다렸고요. 그러다 보니 손댔던 일들이 대부분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하다못해 아침 수영이나 골프 연습도 3년 이상 꾸준히 하니깐 워낙 무딘 운동신경임에도 봐줄 만 했습니다.

▲ 매주 골프를 치는 친구중에는 젊은 사람도 있고 70 넘은 사람도 여럿 있다. 변화가 많고 생각 외의 일들이 많아 유쾌한 운동.

다음부터는 대만 친구들과의 비즈니스 편을 이어가겠습니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김동호 편집위원  donghokim78@gmail.com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동호 편집위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116-25) 한겨레신문사 주주커뮤니케이션팀  |  전화 : 02)710-0124  |  등록일 : 2015년 1월 15일  |  발행일자 : 2015년 1월 1일
등록번호 : 서울 아03523  |  발행인 : 김현대  |  편집인 : 이상준  |  에디터 : 이동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상준
편집위원 : 김경애, 김국화, 김동호, 김미경,김태평, 서기철, 심창식, 정혁준, 허익배   |  객원편집위원 : 김혜성, 박춘근, 박효삼, 안지애, 양성숙, 최성주, 하성환
Copyright © 2020 한겨레:온.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