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교육복지·통폐합 영향 평가·폐교 아카이브 구축해 왔다
2012년 통폐합 칼바람 속 강원도교육청 ‘작은학교 살려야’ 앞선 정책
도교육청·원주시·학교 삼박자 속에 전교생 두 배된 만종초등학교

 ■ 글 싣는 순서

1회: '작은학교 살리자'는 구호대신 방법 찾아야 할 때

2회: 마을과 지자체가 함께 나선 서귀포시 풍천초등학교

▶3회: '방치' 아닌 '살리기'에 지원하는 강원도교육청

4회: 대안교육과정으로 살아나는 남해시 상주중학교

5회: 학교 살리기 주체로 우뚝, 진안교육협동조합

6회:극소규모 학교 살리는 다양한 방법 찾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

7회: 극소규모 학교 살리는 다양한 방법 찾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2)

<김지혜기자 주> 전국 작은학교에 폐교 칼바람이 불어 닥쳤던 2012년. 이명박 정부는 ‘경제성’과 효율성‘의 원리 아래 일정 규모 이하의 학교들을 통폐합 했다. 교육부 학교통폐합 정책에 맞서 전국 곳곳에서 ’작은학교 살리기‘ 운동이 펼쳐졌고, 교육청 차원은 작은학교 살리기 운동의 시작은 ’강원도교육청‘이었다. 강원도교육청은 학교통폐합 방향 아래에 약 71개학교를 잃었다.

강원도교육청은 2013년도부터 ‘작은학교 희망만들기’라는 사업 아래 작은학교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더 나아가 작은학교를 지원하는 ‘강원교육희망재단(현 강원교육복지재단)’이라는 독립 재단을 통해서도 작은학교에 필요한 지원정책을 발굴하고 지원해왔다. 이번 보도를 통해 조명할 원주시 만종초등학교 역시 작은학교 희망만들기 사업과 지자체의 교육경비로 인해 살아날 수 있었던 사례다. <옥천신문>은 이번 보도를 통해 도교육청의 작은학교 지원 정책의 필요성과 더불어 지자체의 교육경비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10월1일 원주시 기후변화대응교육연구센터 강당에서 열린 원주시 작은학교 활성화 심포지엄의 모습. 이날 강원교육복지재단과 작은학교 관계자들은 '작은학교 살리기'라는 공통 과제를 두고 방법론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은 강원도 교육 연구원 김익록 연구사가 진행하는 모습.

강원교육복지재단(이사장 현원철)은 강원도 18개 시·군을 돌며 ‘작은학교 활성화를 위한 심포지엄’을 진행해오고 있다. 9월에는 태백시, 10월에는 원주시에서 진행됐다. 지난달 1일 원주기후변화대응교육연구센터 강당에도 원주시 작은학교 관계자들 100여명으로 가득 들어찼다. 이날 토론회는 원주시내 작은학교가 직면한 문제를 비롯한 극복사례와 해결책을 공유했다.

원주시 고산초등학교 김동익 교장은 “2015년 15명으로 떨어진 정원수에 학생들이 전학을 갈까봐 노심초사 했었다”며 “열악한 놀이시설, 주민들이 보내지 않는 학교로 고민이 컸던 고산초는 교육복지재단을 만나 조금씩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체육관도 없던 우리 학교에 국비를 받아 소규모 체육관이 생겨났고, 놀이시설도 보완됐으며, 궁극적으로는 42명으로 학생수가 늘어 교실을 증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고산초는 2015년 15명으로 통폐합 대상 학교로 분류됐지만, 도교육청과 강원교육복지재단의 지원과 지자체의 교육경비를 통해 현재는 42명으로 두 배 넘게 학생 수가 증가 했다.고산초에 따르면, 학교는 강원교육복지재단을 통해 △꽃님이 등하교 지원 택시 △야외 수돗가 확충 △교내 가로등 설치 △놀이시설 확충 △소규모학교용 체육관 신축 △교실 증축 △병설유치원 신설 등을 지원 받았다.

▲ 10월1일 원주시 기후변화대응교육센터에는 작은학교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는 작은학교 살리기 사례와 방법에 대한 의견교류가 활발히 이뤄졌다.

 

■ 올해 20억 지원 받은 강원교육복지재단, 작은학교 지원 위한 교육청과 학교 ‘가교역할’

강원도교육청의 작은학교 지원 사업 창구는 ‘강원교육복지재단’이다. 현재 강원교육복지재단에서 진행하는 ‘작은학교 육성사업’만 하더라도 12개에 달하고, 작은학교로 제한하지 않더라도 △꽃님이 통학 지원 사업이나 △폐교 역사자료 아카이브 구축과 같은 것은 작은학교와 학교를 둘러싼 지역사회 지속성을 지원하고 있다. 재단에 올해 지원된 도교육청 예산은 약 20억 가량.

2017년 4월12일 출범한 강원교육복지재단(전 강원교육희망재단)은 출연금 300억원을 목표로 마련된 비영리 공익재단이다. 강원교육희망재단은 2018년부터 강원교육복지재단으로 이름을 바꾸고 작은학교의 범주를 기존 ‘60명 이하의 작은학교’에서 ‘읍·면지역의 모든학교’로 넓혔다.

강원교육복지재단은 크게는 △작은학교 육성사업과 △작은학교 복지사업 외의 △기타사업을 해오고 있다. 작은학교 육성사업은 통폐합 위기에 놓인 작은학교를 지원하는 대부분 사업이 포함된다. 작은학교별 특색사업을 위한 △고향교육사업 △작은학교 재능키움 △작은학교 마을방송국 운영 등이 있다. 작은학교 학생들의 교육복지를 위한 지원인 작은학교 복지사업에는 △꽃님이 통학지원 사업이 있다. 현재 재단은 농산촌 학교를 다니면서 통학 불편을 겪는 학생들 102명에게 통학비 지원을 해오고 있다.

강원교육복지재단 현원철 이사장은 “재단은 교육청과 학교 사이의 허브역할을 하고 있다”며 “복지의 문제인 작은학교 문제는 단순히 교육기관이라는 인식을 넘고, 지역사회 문화센터가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통폐합 정책으로 도내 71개교가 문을 닫았었고, 그 학교의 역사와 지역의 이야기를 찾는 폐교아카이브와 현재 작은학교 종합 리서치를 통해 필요한 지원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재단은 올해부터 이미 물리적 통폐합을 통해 흔적이 사라졌던 폐교들의 흔적을 찾고, 아카이브를 구축해나가는 사업을 시작했다. ‘작은학교 종합 리서치’를 통해 작은학교를 둘러싼 지역사회의 특성을 조사하는 연구도 새롭게 시작했다. 재단은 해당 연구를 통해 각 작은학교에 필요한 지원정책과 방향을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원주시 만종초등학교 김필교 교장

 

■ 신입생 3명 울상짓던 만종초, 2019학년도 신입생 13명 ‘방긋’

원주시내 초등학교 중(학생수 60명 이하인 학교)는 총 17개교. 전체학교의 34%가 작은학교에 해당된다. 원주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최근 4년간 학생수가 20%이상 증가한 학교가 총 11개교에 달한다. 이러한 증가폭은 도교육청의 ‘작은학교 희망만들기’ 사업의 영향이 크다. 원주시의 경우, 총 6개 학교가 각 5천100만원의 특색사업 예산을 받아 운영을 한다.

원주시 호저면에 위치한 만종초등학교도 학생수가 늘어난 11개교에 포함된다. 만종초는 ‘작은학교 희망만들기’ 사업을 통해 학교의 특색을 ‘국악 오케스트라’로 운영을 해왔다. 2013년 시범학교로 시작한 만종초는 3~6학년 전교생이 국악오케스트라에 참여할 수 있는 특색학교로 거듭났다. 그 결과 2012년 44명이었던 전교생 숫자가 현재는 82명까지 늘어났다. 신입생이 단 3명에 불과했던 만종초는 2019년 신입생이 13명에 달한다. 원주시내 무실동과 당계동, 우산동에 과밀학교로부터 전입하는 학생들의 문의도 꾸준하다.

만종초등학교 임영선 교감은 “확실히 과밀학교에서 적응을 어려워하는 학생들도 있고, 국악오케스트라에 관심을 갖고 오는 친구들도 있다”며 “특성화 교육프로그램을 찾아서 이주해오는 교육 이주 세대를 이끌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만종초등학교 김필교 교장과 임영선 교감은 ‘교육 이주민’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거주지가 부모의 편의가 아닌 자녀의 교육에 방점이 찍힌 이주민이 있다는 것. 이런 이주민을 끌어당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육청’과 ‘지자체’ 그리고 ‘학교’의 지원의 합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지자체의 경우 급식비·방과후 특강 지원 등 대다수 지자체에서 하고 있는 것과 별개로 작은학교 최적화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만종초의 경우 원주시로부터 통학버스 지원을 받고 있다. 매년 4천만원씩 필요한 통학버스 비용을 원주시에서 지원해준 것.

만종초등학교 김필교 교장은 “교육경비 지원을 하나도 안받으면, 사실 어렵다”며 “(다른 지자체도 다 하는 급식비 같은 교육경비 지원 말고) 작은학교를 살리겠다는 생각으로 지자체에서 작은학교 지원 교육경비를 마련해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원주시는 만종초등학교에 △통학버스 지원(임차비) △특성화 프로그램 지원 등으로 매년 7천만원 가까운 예산을 받고 있다. 늘어난 학생수로 체육관이 없던 만종초등학교에 체육관이 설치된다. 해당 체육관 설치 예산 14억8천만원(도교육청 80%·원주시 20%)이 지원될 예정이다.

김 교장은 “지자체 도움 없이 작은학교 살아나는 것 정말 어렵다, 지자체에서 매년 하는 축제 절반으로 줄이고 작은학교의 내실화와 지원으로 연결시키면 (옥천같은 경우) 대전이 배후도시가 있으니, 작은학교로 이주해오는 교육 이주민 분명히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 만종초등학교 김필교 교장(왼쪽)과 임영선 교감이 인터뷰하는 모습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취재 지원을 받았습니다.

* 이 글은 옥천신문(http://www.okinews.com)과 제휴한 기사입니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김지혜 옥천신문 기자  minho@okinews.com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관련기사 뉴스 기사더보기

관련기사 전체보기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