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지지 않는 회사 ‘코아드’

김미경 편집위원l승인2020.02.29l수정2020.03.2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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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위세를 부리는 기업 오너의 갑질은 가끔씩 터져 나오는 이슈다. 그만큼 사례가 다양하고 고착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예전에 어떤 사업가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다.

“기업이 최상, 정부가 그 다음, 노동자가 그 아래죠.” 회사원으로 시작해서 작은 기업을 일군 사람이기에 '자본'을 최우선으로 두는 노골적인 그 말에 깜짝 놀랐다.

그 분은 ‘기업이 내는 세금으로 정부는 국가를 운영하며 국민을 돌보는 거고, 자본이 번 돈으로 노동자를 먹여 살리는 것이기에 그 순위가 맞다.’고 주장했다.

그 분에게는 ‘노사정 협의회’ 같은 거는 인정할 수 없었다. 감히 노동자가 경영자와 협의할 수 없고 국가도 경영자에게 왈가왈부할 수 없다는 거다. ‘돈’이 사람을 저렇게 변하게 하는구나 생각에 씁쓸했다.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모든 사고와 삶의 방식이 좌우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머니머니 해도 머니가 최고지’라는 말로 ‘돈’을 최상위 가치로 두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심지어 아이 돌 때 부모들은 아이가 돈을 잡기를 바라며 돈을 잡으면 부모들뿐만 아니라 하객들도 좋아서 박수를 친다.

아들이 이렇게 물은 적이 있다.

"엄마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

"네가 돈을 좇지 않으면 돼. 그럼 돈이 '어~ 이사람 이상하네. 왜 이러지? 내가 이 사람 좇아가봐야겠네.' 하고 너를 좇아와"

아들은 깔깔 웃으면서 "엄마 웃겨"라고 했지만 나는 "뭐든지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돈이 최우선 순위가 되면 돈에 노예가 되는 거야."고 심각하게 말해주었다. 그 말을 아들이 얼마나 새겨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돌고 돌아 돈'이라는 말과 '돈돈 하면 돈다'는 말과 '없다가도 있고 있다가도 없는 것이 바로 돈'이라는 말은 그냥 우스갯소리일 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돈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으니까...

위기가 닥쳤을 때 그 위기를 처리하는 방식과, 돈이 많아졌을 때 그 돈을 쓰는 방식에서 그 사람의 인격이 드러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앞으로 10~20년 간 내 삶에서 돈이 많아질 리는 없을 것 같지만 혹시나 나도 돈이 많아지면 내 안의 이기적이고 편협한 인격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게 될까?

▲ 이대훈 코아드 대표가 4일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 본사 공장에서 2층으로 올라가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사진. 글 출처 : 2020.02.11 한겨레 신문)

얼마 전 <한겨레> 기사에서 '돈'을 최상위 가치로 두지 않고, '상생'을 최상위 가치로 두는 회사 사주를 소개하는 기사를 보았다. 안재승 편집위원이 ㈜코아드 이대훈 대표를 인터뷰한 기사다.

초봉 4천만원 중소기업…“좋은 회사보다 좋은 직장이 목표”
http://www.hani.co.kr/arti/economy/startup/927848.html

기사를 읽으면서 잘 믿어지지 않았다. ‘자본은 99원을 가진 놈이 100원 채우기 위해 9원을 가진 놈에게 1원 마저 빼앗는 존재’, ‘대다수 자본은 탐욕덩어리’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어~~~ 신선하네' 하는 말이 나오게 하는 기사였다. 이런 회사가 드러나지 않아 그렇지 더 많이 있을 거라고 본다. <한겨레>는 이런 기분 좋은 기사, 우리 사회도 노사가 상생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기사를 자주 실어주면 좋겠다.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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