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아지던 코로나가 '신세계 천지' 종교 활동으로 온 나라를 뒤집어놓아
코로나 대한민국 백성들은
- 김 광 철
삼십 번에서 한숨을 돌리는가 했더니 이게 웬 말인가
대구와 경북이 앓고 죽어가고 있단다
아니, 온 나라가 앓고 죽어가고 있다
예수님이 세상을 구원했다는데
하느님과 예수님을 찾는 사람들 말이 종파마다 다 다르다
만물을 창조했다는 하느님은 모든 사람의 하느님일진대
신음하는 사람들 외면하고 그들만을 위한 세상을 노래하다
십 수 명이 죽어가고 수천 명이 신음하는데, 숨어 다니기 바쁘고
정치 목사는 사람들을 광장으로 모이라고 철창 안에서도 목소리 높다
창밖의 매화는 여느 해와 다름없이
하얗고 붉은 꽃망울 터뜨리며 봄을 흔들어 깨우고 있거늘
코로나 추위에 온 나라가 꽁꽁 얼어 있다
코로나가 방송과 신문을 뒤덮은 지가 벌써 한 달이 넘거늘
민초들의 삶보다는
깔고 앉은 의자가 넘어질라
그 의자 꿰차 볼라
역병을 퍼뜨린 종교인들에게 질책도 못하면서
슬슬 그들 표 눈치 살피기에 급급한가
몸과 맘이 아픈 백성들 생각은 뒷전이고
입만 열면 상대 탓하기 바쁘다
“마스크, 마스크, 세정제, 세정제, 민생불안, 경제, 서민경제......”
"마스크 한 장이 사천 원이란 말이야?"
"어떻게 온 가족이 매일 바꿔 끼고 다니겠나?"
푸념 소리에
봄은 언덕 언저리 저만치에서 맴돌다 자지러져 있다
전철역 입구에서 도라지 까서 파는 할머니 손놀림도 하릴없어 멈추고,
천 원짜리 지폐 몇 장 챙기기나 하셨을까
일톤 트럭 과일 장수 아저씨의
풀기 없이 손님 부르는 소리는 도회지 골목을 배회하다 고꾸라진다
골목식당 아저씨, 아줌마의 초저녁 문 닫는 소리 가슴 미어지는데
폐지 줍는 등 굽은 선실 할머니는 오늘도 이 가게 저 가게 기웃거리신다
한국인을 코로나 병균 취급하며 막아서는 나라들만 탓할 수 있으랴
병원 문 닫고 코로나 현장으로 달려가는 수백 명의 의사, 간호사들
그들 잠이라도 편히 자라고 손님 받지 않고 방 내놓는 사장님,
마스크 한 장이라도 사라고 보내오는 이웃의 마음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염색도 못해 빛바랜 새치 머리가 애처롭다
우리는 오늘 아이엠에프 금을 모으는 마음으로 공동체임을 확인하면서
이 겨울을 이겨낼 것이다
저기 봄꽃 향기에 취한 벌, 나비 넘나드는 언덕이 보이지 않는가
매서운 괴질, 코로나 서북풍 이겨내고
진달래, 개나리 만발한 봄을 맞을 것이다
봄이여 성큼 오시라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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