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눈을 몰아 산창(山窓)에 부딪치니

찬 기운 새어들어 잠든 매화를 침노한다

아무리 얼우려 한들 봄뜻이야 앗을소냐     - 안민영 (安珉英1816~?) -

 

~ 위의 시조 한수를 아마도 고교 국어시간에 한번쯤 읽어보았으리라. 지은이는 안민영으로 조선 철종 시대의 가객으로 서얼 출신의 한을 노래와 문집으로 삭힌 문인이다. 

이 시조를 읽어보면, 아마 2월 초쯤 되는 어느날의 산장에서 일어나는 정경이 눈에 선하다.

 "차가운 바람이 눈을 몰아다가 산장 창문에 부딪치니 / 찬 기운이 방안으로 스며들어 이제 막 꽃봉오리가 맺힌 매화를 침범한다 / 그러나 찬 바람이 제 아무리 매화를 얼게 하려 한들, 이제 막 시작하려는 계절인 봄의 뜻이야 빼앗아 갈수 있겠느냐." 정도로 해석되는 시조다.

이제 위의 시조에 빗대어, 평소 같으면 봄맞이 준비에 겨우내 움츠린 몸과 마음을 한껏 부풀릴 좋은 때에,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신천지 교인들의 지각없는 행동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국을 꽁꽁 얼게 만든 세태를 풍자하여 시조로 읊어본다. (아래)

 

대구 발(發) 신천지가 전국에 파고드니

코로나 바이러스가 민심을 들쑤신다

아무리 용쓰려한들 대한민국이 흔들릴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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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허익배 (편집위원)
허익배 편집위원  21hi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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