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추자도 식물탐사에서 만났던 식물들 몇 종

▲ <남오미자> 오미자과, 전남, 제주도 등지에 분포하는 상록 활엽 덩굴성 식물, 4~8월에 잎겨드랑이에 연한 황백색의 꽃이 핀다. 2~3cm 지름의 붉은 열매가 9~10월경에 익는다.

2014년 1월 23일, 나는 송홍선 박사, 이희천 선생과 함께 1박 2일 추자도로 식물탐사를 간 적이 있다. 그때 만났던 추자도의 겨울 식물들 몇 종을 소개하고자 한다. 제주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갔다. 추자도는 행정구역상 제주도에 속한다. 일제 이전 조선 시대에는 전라남도 영암군에 속해 있던 섬이다. 1914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제주도 부속 섬이 된다. 

▲ 추자도에 있는 최영 장군 사당

제주도와 한반도 중간에 위치한 추자도는 제주도에서 45km, 해남에서는 35km 떨어져 있는 섬이다. 상추자, 하추자, 추포도, 횡간도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다. 추자도에 마을이 처음 들어선 것은 고려 원종 12년 때부터라 한다. 옛날 뱃길로 제주와 육지를 오가다 바람이 심하면 바람을 피해 가기 위해 기다리는 섬이라 하여 ‘후풍도’라 불리었다고 한다. 이곳은 행정구역상으로는 제주도에 속하지만 제주도에서와 같은 화산 지형이 아니고 우리나라 여느 남해안에 있는 도서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자연환경을 이루고 있다. 사람들의 생활양식은 전남 쪽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농사는 거의 짓지를 않고 주민들은 대부분 어업을 하며 생활한다. 추자도는 제주도의 화산지형과는 전혀 다른 다도해 섬 지형인 리아시스식 해안을 이루고 있고, 대부분의 암석은 허연 색깔을 띠고 있는 응회암 종류이다.

▲ <등갈퀴나물> 콩과, 다년생 덩굴성 초본이다. 겨울임에도 소담스럽게 피어있었다.
▲ <왕갯쑥부쟁이> 국화과, 쑥부쟁이 종류들 중 꽃이 가장 크다. 남부지역에서 꽃은 가장 늦게 피며 제주에서는 12월에 핀다. 겨울임에도 늠름하게 피어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 <해국> 국화과, 시들다 남아있는 꽃이 을씨년스러움을 더해주고 있다.
▲ <송악> 추자면 보건소 담벼락에 붙어있는 송악인데, 살다 살다 이렇게 잎이 갈라진 송악은 처음 본다. 변종인지, 아예 돌연변이가 일어난 것인지 송박사도 궁금하단다.
▲ <까마귀쪽나무와 돈나무> 까마귀쪽나무는 녹나무과, 제주도와 우리나라의 남해안 도서지방, 경상남도와 전라남도 해안에 많이 분포한다. 꽃은 9~10월에 피어 열매는 다음 해 8월 초 ~ 9월 말에 검은 자주색으로 익는다.
▲ <사방오리나무> 자작나무과, 우리나라의 야산 산기슭에 많이 자라고 있다. 겨울이면 솔방울 비슷한 열매가 인상적이다.
▲ <청미래덩굴> 백합과, 백합과라면 잘 이해를 못할 수 있다. 땅속에 있는 덩이줄기가 백합과 식물들의 덩이줄기와 같다.  겨울에도 선홍색의 붉은 열매가 탐스럽게 맺어있었다. 경상도에서는 망개라무라고 부르고 전라도 지방에서는 명감나무라고도 한다.
▲ <맥도딸기> 장미과, 전남 도서지방에 자생하는 반관목성 식물. 꽃대는 길이 1cm로서 밀모가 있으며 그 끝에 백색 꽃이 1개씩 달린다. 꽃은 4월에 피며 꽃받침은 피침형이고 길게 뾰족하다.
▲ <개구리발톱> 미나리아재비과, 호남과 제주도 지방에 분포한다. 잎 모양이 개구리 발톱 모양을 연상하게 한다. 땅속줄기는 덩이줄기를 하고 있다. 4~5월에 밑을 향한 하얀 꽃이 핀다.
▲ <밀사초> 사초과, 우리나라의 남부지역 습한 곳에 많이 자란다. 잎은 광택이 난다.
▲ <아욱메꽃> 메꽃과, 전라남도와 제주도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모여 나며, 땅 위를 기면서 마디에서 뿌리를 내린다. 잎은 마디에서 모여 나고, 둥근 심장 모양이다. 꽃은 5-6월에 노란색으로 피며, 꽃부리는 5갈래로 깊이 갈라진다.

 

식물은 다도해 지방 섬들과 비슷한 식생 분포를 하고 있는데, 사스레피나무, 동백나무, 보리밥나무, 돈나무, 까마귀쪽나무, 참식나무, 곰솔 등과 같은 상록수들과 천선과, 굴피나무, 보리수 등과 같은 낙엽수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화초로 들여온 외국산 원예종 식물인 송엽국, 훈장국화(가자니아) 등도 만날 수 있었다. 추자도는 겨울에도 따뜻해서 갯쑥부쟁이, 감국과 같은 꽃들도 만날 수 있었다. 

▲ 추자도에 있는 '황경한'의 묘

특히 이곳에는 천주교 111개 성지 가운데 한 곳인 ‘황경한(黃景漢)의 묘’ 가 있어 유명하다. 1801년 천주교의 신유박해 때 백서(白書) 사건으로 황사영은 사형을 당하고, 그의 부인인 정난주는 제주로 유배를 가다가 추자도에 들렀을 때 두살배기 아들 황경한을 추자도 바위에 두고 떠났다는 슬픈 이야기도 전해오는 섬이다. 황경한은 이곳에 사는 오 씨들에 의하여 키워지고 결혼을 하여 두 아들을 두었는데, 추자도에는 그 후손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황경한이 묻혀 있는 묘가 추자도에 있는데, 이곳은 천주교 성지로 선정되어 순례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고려 때는 목호의 난을 진압하기 위하여 제주로 향하던 최영 장군의 들렀다고 하여 최영 장군의 사당이 있기도 하다. 추자도를 둘러볼 수 있는 제주 올레 18-1 코스가 또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올레길 중 하나가 있다.

▲ <제라니움> 쥐손이풀과, 때 늦게 피어있는 원예종인 제라니움, 7~9월에 꽃이 피는데, 이곳 추자도에서는 겨울임에도 피어 있었다. 남부아프리카 원산이다.
▲ <송엽국> 번행초과, 남부아프리카가 원산지이다. 잎이 마치 소나무 잎을 연상하게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습한 곳보다 건조한 곳에서 잘 자란다. 우리나라 전국적으로 많이 심어 가꾸고 있는 화초이다.
▲ 페츄니아와 유채꽃이 어우러지니 이곳 추자는 겨울을 맞은 줄 모르고 있었다.
▲ <유채꽃> 추자도는 남해안에 있는 섬이라 1월 한겨울에도 유채꽃들이 길가나 밭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었다.
▲ <덩이괭이밥> 괭이밥과의 귀화식물이다. 남부 지방에 많이 퍼져 있는 귀화식물이다. 뿌리가 굵은 덩이로 이루어져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자주색 꽃이 겨울을 비웃고 있었다.

 

추자도에서도 당아욱이나 덩이괭이밥, 유채 등의 귀화식물들과 송엽국, 가자니아, 제라니움 등 여러 종의 원예식물들을 만날 수 있었다.

▲ <하늘타리> 박과, 산자락이나 큰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덩굴식물이다. 꽃은 6~8월에 피고 가을에 열매가 익는 약용식물이다. 덩이줄기는 전분을 채취하기도 한다.
▲ <천선과나무> 뽕나무과, 전라남도와 남해 도서지방, 제주 등지에 자생한다. 열매는 무화과와 같이 은화과이고 모양이 둥글고 지름 1.5mm이다. 8월 중순 ~ 이듬해 2월 말에 흑자색으로 익으면 식용한다. 내가 어릴 때 많이 따먹었던 산열매이다.
▲ <계요등 열매> 꼭두서니과, 여름에 잎과 줄기 등에서 닭의 오줌 냄새가 풍긴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지만 열매가 너무 깔끔하며 탐스럽지 않은가?
▲ <보리밥나무> 보리수나무과, 울릉도와 우리나라의 서해안, 남해안, 제주도 등 바닷가 절벽 등에 많이 자생하는 덩굴성 목본식물이다. 비슷한 것으로 보리장나무가 있다. 열매는 6월경에 불그스름하게 익는다. 저 나무 열매도 어릴 때 많이 따먹었던 산열매이다.
▲ <당아욱> 아욱과, 귀화식물로서 재배하기도 한다. 꽃은 5-9월에 5-15개씩 잎겨드랑이에 모여 피며 지름 2-5cm이고 붉은 보라색이다.
▲ <갯강활> 미나리과, 추자도 바닷가에 많이 자생하고 있었다. 키가 50~100cm에 이른다. 7~8월에 산형화서의 하얀 꽃이 핀다. 겨울임에도 어린잎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 <가자니아 또는 훈장국화> 국화과, 가슴에 달고 있는 훈장을 연상하게 한다. 남부 아프리카가 원산지이다.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는 잘 보기 힘든 맥도딸기, 개구리발톱, 아욱메꽃 등과 또한 잎이 특이하게 생긴 '송악'을 만날 수 있었다. 역시 남해안 섬이기 때문에 보리밥나무, 천선과나무, 까마귀쪽나무, 돈나무 등의 나무들과 왕갯쑥부쟁이, 등갈퀴나물 등은 겨울임에도 꽃이 피어있어 남해안 도서 지방에는 겨울임에도 꽃이 피어있는 식물들을 볼 수 있었다.

 

편집 : 박효삼 객원편집위원

김광철 주주통신원  kkc0828@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