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청도는 서해상에 위치한 아름다운 섬이다. 특별히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하고 희귀한 철새들이 서식하는 아름다운 섬이며 청정지역을 자랑하는 섬이다. 어청도는 군산에 있는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오전 9시에 출발하는 정기 여객선을 타고 2시간 반 이상을 가야만 도착할 정도로 먼 섬이다.

그런데 어청도에서 유일한 교육기관이라 할 수 있는 어청도 초등학교가 폐교의 위기에 놓여 있다. 지금 당장 내년에 입학하는 학생이 없을 경우에는 올해 안으로 폐교의 기로에 놓여 있다. (물론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학생이 없어지는 이유 때문이다.) 올해 2020학년도를 마치게 되면 초등학생 두 명의 졸업생을 끝으로 초등학교는 폐교의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어청도 초등학교는 서해바다 한 쪽 끝단에 위치해 있지만 무려 95년 역사를 지닌 전통있는 학교이다. 1925년에 학교가 개교한 이래 1세기 가까운 세월동안 적지 않은 마을 주민들이 초등학교 교육기관의 혜택을 받고 살아왔다. 작년 2019년 기준 전체 초등학교 졸업생은 지금까지 1,180명의 학생들을 배출하게 되었다. 더구나 어청도에는 중학교나 고등학교가 없는 것을 감안한다면, 어청도에 있는 유일한 초등학교가 그동안 마을 주민들에게는 아주 중요하고 귀한 역할을 해 왔던 것이다.

▲ 어청도 마을 전경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해가 거듭할수록 폐교되는 초등학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 특히 초등학교 폐교 위기는 농어촌에 위치한 초등학교일수록 더욱 더 현실화되고 있다. 전북도 교육청에 따르면 올해에도 두 군데가 휴교하는 학교가 발생하게 되었다고 전한다. (2020학년도에 오식도 초교의 식도분교 및 부안 장신초교가 휴교하는 학교로 잠정 결정됨)

만일 내년에 단 한 명의 학생이 입교하지 않을 경우 이 두 학교는 영원히 폐교하게 되는 것은 뻔한 일이다. 어청도 초교 역시 이같이 폐교의 위치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같이 초등학교 폐교가 늘어나는 현상은 당장은 이들을 가르치는 교직원들이 직장을 잃게 되는 문제까지 이르게되는데, 이같은 문제의 원인은 바로 우리나라에 계속되고 있는 심각한 출산율 저하에서 찾을 수 있다.

▲ 어청도초교 전경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 출산율을 보면 2017년 기준 1,000명당 8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1년을 기준으로 하여 단순 전체인구 1,000명당 태어나는 아이의 비율을 말한다.(~CIA) 백분율로 환산하면 100명당 채 1명도 안되는 저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이 지난 22일 발표한 2019년 인구동향조사(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합계 출산율이 0.06명이 감소한 0.92명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하면, 작년기준 가임여성 1명당 0.92명의 아이가 태어나는 것으로 가임여성 1명당 1명도 채 출산하지 못하는 것이다. OECD 회원국 34개 국가 중에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1명도 안되는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또다시 OECD 회원국 가운데 최저치를 갱신한 것이다.

 

심각하게 계속되고 있는 저출산율은 우리나라 국가 정책과 모든 부문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주고 있다.

첫째로, 심각한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데 이러한 최저출산율이 더욱 가속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둘째로는 저출산으로 인한 문제가 국가의 산업생산과 소비를 위축시키고 국가 경제가 심각하게 축소되는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셋째로, 저출산 문제는 많은 일자리와 모든 분야의 산업 동력을 잃게 되어 국가 경제가 후퇴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저출산의 문제는 국가의 기본적인 존립의 문제에 심각한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출산으로 인한 초고령화 사회를 막아내고 해결하기 위하여 다양한 정책과 여러가지 시책이 시급히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 기관에서는 나름대로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출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당국에서 국가적인 정책 개발 시행과 아울러, 나라의 구성원이 되는 모든 시민이 공동체 의식을 지니고 함께 노력할 때 조금씩이나마 개선되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어청도초교 어린이들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인 일이기는 하지만, 필자 가정의 기쁘고 축하받을 일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작년 봄에 결혼하였던 필자의 큰아들 내외에게 귀한 아이가 잉태되었다는 소식이다. 요즘같이 출산율이 저조한 시대에 아이 한 명의 출산이 주는 의미는 적지 않다. 좁은 의미로는 비단 한 가정의 축하받을 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넓게는 한 가정에서 출산하는 일이 또한 애국하는 일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국가의 부름을 받은 장정이 전쟁터에서 나라를 위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공직에 충성하는 것이 애국하는 일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좀 더 의미를 확장하여 볼 때, 요즘같은 상황에서 결혼한 가정이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는 일 또한 국가적인 관점에서 보면 애국-애족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렇게 출산율이 저조한 상태로 10년 후가 되면, 현재의  초등학교의 30%가 문을 닫게 된다는 현지 교장 선생님의 걱정이 바로 코 앞의 현실이 될 수 있음을 우리 모두 명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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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허익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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