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일본정부는 조선학교에 대한 반인륜적 차별정책을 철회하라!

3월 13일 일본 대사관 앞에서 시민사회단체와 개인이 모여 사이타마시 조선유치원이 마스크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데 대해 “일본정부는 조선학교에 대한 반인륜적 차별정책을 철회하라”며 사이타마시 지방정부와 일본정부를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 강새봄 대학생진보넷 활동가가 국민들에게 “재일동포들의 어려움에 많은 관심 가져달라”고 발언하는 장면

이 자리에서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손미희 공동대표는 여는 말을 통해 “사이타마시지방정부가 조선학교는 해당 사항이 없다. 지급 후 되 팔지도 모른다는 발언에 대해 항의를 하니, 그 발언에 대해서만 사과했고 그 후 동포들이 항의 하니 재고하겠다고 하고, KBS 전화인터뷰에서는 배포하겠다는 이중 플레이 했다”면서 “우리 동포들과 함께 아들의 권리를 위해 싸우자”고 호소했다.

교토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10일 조선학교 관계자가 항의했을 당시 사이타마시 관계자는 조선학교 유치원에 마스크를 주면 “다른 곳에 되팔지도 모른다”는 취지로 말했고, 이 발언에 대해서만 시 간부가 11일 “부적절했다”고 사과하면서 배포 대상을 재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서 성원들은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외 158개 단체 연명으로 낸 기자회견문(경희대학교총민주동문회 박지하 조직부장이 발표)을 통해 “일본 사이타마시는 지난 6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대책본부원 회의에서 사이타마시가 비축해 놓은 마스크 24만장 중 탁아소·유치원·노인시설 등에 총 18만장을 배포하기로 했다. 그런데 9일부터 시작된 마스크 배포에서 사이타마시 조선유치원은 제외돼 마스크 지급을 거부당했다”고 기자회견을 열게 된 경위를 밝혔다.

▲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이 규탄발언을 하면서 우리 정부에도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성원들은 “마스크배포 대상에서 제외된 대상이 ‘조선유치원 외에 민간학원 등’이라고 한다. 담당직원에 따르면 조선유치원이 사이타마시 지도 감독시설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마스크가 부적절하게 사용될 경우 지도할 수 없다’는 이유로 마스크 지급을 거부했다”면서 “마스크가 부적절하게 사용될 경우라는 것은 마스크를 사용하지 않고 되파는 행위 등을 의미한다. 이는 일본지자체 그리고 일본정부가 가지고 있는 조선학교와 동포들에 대한 혐오와 차별정서가 정면으로 드러난 말이자 말도 안 되는 변명일 뿐”이라고 분개했다.

이어 성원들은 “조선학교는 이미 고교무상화에서 유일하게 배제되어 모든 아이들이 평등하게 받아야 하는 당연한 권리인 교육권에서부터 차별을 받아왔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아베정권은 작년 10월 일본 내 전체 유아보육시설 중 0.16%밖에 되지 않는 조선학교 유치원을 포함한 각종학교 외국인유아시설 88개교를 유아교육·보육 무상화에서도 배제하며 차별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성원들은 “전세계가 코로나19로 온갖 차별과 혐오를 극복하고 이겨내자고 연대하고 있는 마당에 일본은 이에 역행해 차별을 더욱 가중자행하고 있다. 마스크 배포 대상에 조선학교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누구나 차별 없이 가지고 태어난 인권을 정치적 이유로 차별한 것”이라며 “용서할 수 없는 반인권적 행위다. 정치적 이유로 조선학교 아이들을 차별하는 아베정권의 행태는 국내외 많은 규탄을 받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성원들은 “자국 내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에 미온적이라는 평가를 받자 아베정권은 뒤늦게 여러 조치를 취하고는 있지만, 늑장대응이라는 호된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꾸준히 조선학교와 동포들을 차별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기가 막힌다. 교육권에 이어 이제는 건강권마저 차별하는 조치는 이미 많은 이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역설했다.

▲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스티커 붙이는 퍼포먼스로 일본대사관 측에 강력히 항의 뜻을 전했다(퍼포먼스 전 장면)

끝으로 기자회견문에 연명한 성원들은 “이에 한국의 수많은 이들과 단체들이 이에 항의하며 조선학교와 동포들에게 연대와 항의행동으로 함께하고 있다. 사이타마시를 비롯한 일본 지자체 그리고 일본정부는 더 이상 조선학교와 동포들의 인권을 볼모로 삼지 말고 차별조치를 멈추라”고 경고했다.

▲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스티커 붙이는 퍼포먼스로 일본대사관 측에 강력히 항의 뜻을 전했다(퍼포먼스 후 장면)

한편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손미희 공동대표의 전언에 따르면 이 기자회견 후 18:44경 사이타마시 학교 교육회 관계자로부터 “배제 철회·배포 결정·고맙습니다라고 전해왔고 마스크배포가 결정됐다”고 알려왔다.

편집 : 김태평 편집위원

위정량 시민통신원  eorjs0421@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