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되뇌이는 나의 스승이신 김규동 선생님의 시가 있다. 편한 말씀같은 그러나 깊은 뿌리... 공이 깊은 뿌리 끌텅 같은... 어머니는 다 용서하신다./두만강에 두고 온 작은 배 등이다. 그 중 맑게 살아야한다는 사명 깊은 의미를 새기게 되는 시가 "아, 통일"이다. 이는 통일만에 적용되는 말씀이 아니다. 내게는 사람과 사람의 수많은 관계 속에 그리고 사람이 자신의 위치에 맞춤하며 살아야하는 소중한 지침처럼 느껴져서다. 맑게 살아도 죽지 않는다는 결심과 다짐이 있다면 이 천한 자본주의 세월 속에서도 자랑처럼은 못살아도 못되게 살지 않을 수는 있다는 것이 나의 신념이다. 굳은 신념 하나 있다면 무엇이 두려우랴!
 

▲ 스승 김규동 시인과 함께

 


아, 통일

    -김규동
 

이 손
더러우면
그 아침
못 맞으리

내 넋
흐리우면
그 하늘
쳐다 못 보리

반백년 고행길 걸은
형제의 마디 굵은 손
잡지 못하리
이 손 더러우면

내 넋 흐리우면
아, 그것은 
영원한 죽음.

 

<편집자 주> 김형효 시인은 1997년 김규동 시인 추천 시집 <사람의 사막에서>로 문단에 나왔다  <사막에서 사랑을> 외 3권의 시집을 냈다. 산문집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걷다>, 한·러 번역시집<어느 겨울밤 이야기>, 2011년 네팔어, 한국어, 영어로 네팔 어린이를 위한 동화 <무나 마단의 하늘(네팔 옥스포드 국제출판사)>외 2권의 동화도 출간했다. 네팔어 시집 <하늘에 있는 바다의 노래(뿌디뿌란 출판사>도 출간했으며 현재 한국작가회의, 민족작가연합 회원이다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김형효 주주통신원  Kimhj00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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