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국인의 고백’과 '저는 중국에서 온 유학생입니다' 기사를 보고

김미경 편집위원l승인2020.03.25l수정2020.03.3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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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2일 <한겨레> 지면 [왜냐면] 코너에 중국인 '송샤오시’가 쓴 ‘한 중국인의 고백’이 실렸다. [왜냐면]은 일반인이 쓰는 의견 코너다.

굉장히 진솔한 글에 감동이 왔다. 그런데 이 기사는 현재 ‘디지털 한겨레’에서는 찾을 수 없다. 이후 3월 19일, [왜냐면]에 ‘장시눠’씨가 쓴 '저는 중국에서 온 유학생입니다’ 글에서 그 이유가 밝혀진다.
관련기사 : http://www.hani.co.kr/arti/opinion/because/933160.html

위 글에서 편집자는 이렇게 밝힌다.

“지난 3월 12일자 [왜냐면]에 실린 ‘한 중국인의 고백’은 포털 등에서 호응뿐만 아니라 일부 누리꾼의 혐오 댓글도 이어져 투고자가 “많은 상처를 받고 있다”고 알려왔고 요청에 따라 디지털에서 삭제했습니다. <한겨레>는 또 다른 중국인 투고자의 글을 게재할지 판단함에 있어, 예측되는 사정을 고지하고 상의했습니다. 그럼에도 장시눠씨는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습니다.“

다행이도 장시눠씨가 쓴 글은 포털에서 혐오 댓글이 난무하지 않았다. 오히려 격려 댓글이 더 많았다. 편집자가 쓴 송샤오시의 기사 삭제 이유에서 많은 이들이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 이번 코로나 19로 인해 한국에 있는 중국 동포와 중국인들은 마음에 상처를 많이 받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순식간에 그들에 대한 비하와 혐오, 차별 글들이 SNS에서 넘쳐났기 때문이다. 심지어 유력 일간지에서도 혐오를 부추겼다.

하지만 <한겨레>은 인권 존중이라는 차원에서 이 문제를 이슈화해서 여러 기사를 냈다. 첫 기사는 1월 29일 나온 ‘[르포] “신종 코로나가 우리 탓인가?” 혐오에 숨죽이는 대림동’ 이다. 대림동에 거주하는 중국동포들에 대한 혐오가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확산된다는 기사였다. 이 기사는 헤럴드경제의 ‘[르포] 대림동 차이나타운 가보니..'재판매 목적' 마스크 사재기 횡행’와 크게 차이 나는 기사였다. <한겨레> 기사를 쓴 배지현 기자는 “코로나19와 함께 중국동포 혐오 정서가 확산되는 걸 보면서 이들이 겪을 차별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1.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25986.html
관련기사 2. https://news.v.daum.net/v/20200129100302669(헤럴드경제 기사)

이후 2월 22일 ‘의대 교수가 말하는 방역 성공의 요건, 인권 존중’에서 “중국 대학생을 특별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방역을 생각한다면 더욱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권을 침해하거나 낙인을 조장하면, 당사자들은 방역당국을 피하게 된다. 증상이 있어도 혼자 버티려 할 것이고 결국 전파 가능성만 커진다.“고 했다.
관련기사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29257.html

2월 26일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중국인 입국금지 여론, 부끄러운 일”이며 “중국인들은 우리 동포와 임시정부를 이웃으로 맞아준 역사가 있다. 고통과 불행에 대한 감수성·공감 상실은 가장 무서운 고질병이며 과도한 위기의식과 공포심을 조장하지 말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관련기사 : http://www.hani.co.kr/arti/area/jeju/929858.html

3월 10일은 본격적으로 이슈 코너를 마련했다. [차별금지법은 함께살기법](http://www.hani.co.kr/arti/SERIES/1341/)이다.

그 첫 번째 기사로 ‘중 검색하면 감염·공포…‘짱깨’ 혐오표현 사흘 만에 31배‘ 다. 이 기사는 코로나19 위기에 따라 대중의 부정적 반응이 중국에서 대구, 신천지로 점점 옮겨간 흐름을 보여준다. 이는 누구나 혐오의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 http://www.hani.co.kr/arti/society/rights/931870.html

두 번째 기사는 역시 3월 10일 나온 "16일 격리보다 힘든 건, ‘중국인 출입금지’라는 종이 한 장”이다. 중국유학생이 중국인 신분 노출될까 두려워 숨어 지내며 이도저도 못하는 이야기를 실감나게 그렸다.
관련기사 : http://www.hani.co.kr/arti/society/rights/931871.html

이외 사설 등에서도 중국인 차별과 혐오에 대해 <한겨레>는 지속적으로 보도를 이어나갔다. 이와 같이 진정성 있고 꾸준한 기사에 대한 결실이 ‘송샤오시’가 쓴 ‘한 중국인의 고백’이고, 장시눠’씨가 쓴 ‘저는 중국에서 온 유학생입니다’라고 생각한다. 비록 ‘송샤오시’가 쓴 글은 내려졌지만 ‘장시눠’씨가 쓴 글은 아직도 당당하게 올라있어 뿌듯하다.

장시눠씨는 글 마지막에 신라 문인 최치원이 쓴 시 한편을 소개한다. 주한 중국대사관이 대구에 마스크를 기부할 때 보낸 시구이기도 하단다.

도불원인 인무이국’(道不遠人 人無異國)'
‘도는 사람과 멀리 있지 않고, 사람은 나라에 따라 다르지 않다’

너른 마음으로 한국을 바라본 장시눠씨에게 고맙다. 그녀가 내 옆에 있다면 나도 '사람은 나라에 따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내 딸같이 꼭 안아주고 싶다.

편집 : 안지애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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