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사적인 인연으로 맺어진 형제같은 분들이 많다.
스스로 흐믓한 자랑거리다.
홀로 그런 인연의 고리를 엮어가며 즐겁게 웃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그 중에 연변 동포이신 소설가 장혜영 형님이 계시다.
나는 형님과 항상 열띤 토론을 즐겼다.
한국의 정치나 이런 저런 문화현상들도 토론의 주제가 되었다.

형님의 폭넓은 식견에 견주면 정말이지 절망적인 내가
활발한 토론이란 수식은 가당찮은 일이다.
그러나 형님 왈!

너는 꼬박 꼬박 형님이라고를 말던가?
꼬박 꼬박 논쟁적 대응을 말라 하셨다.

그러던 어느 날이다.
내게 중국의 철학자 류효파(류쇼파)라는 사람이 했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한 사람은 하나의 세계다. 하나의 세계는 하나의 우주다.
사람은 세계보다 넓고 크며 우주보다 넓고 크다.>

밤이 깊은 이국에서 이런 저런 사색이 깊다.

형님은 지금 어느 곳에서 시름 깊은 술잔을 기울이시나
그리운 사람들의 얼굴이 하나 둘 떠오르는 기분 좋은 밤이다.
그 어느 곳에 게시든 그리운 사람들이 모두 안녕하시길 빌어본다.

 


  나마스떼!

     -김형효

 

▲ 과거 네팔에서 머물 때
▲ 과거 네팔에서 머물 때

나마스떼!
너 나 할 것 없이 주고받는 인사가
경계 없이 우러르는 히말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고 있네.
바람과 구름, 하늘과 땅,
지상과 천상을 잇는 사람과 새
천상천하 그 모든 것이 영혼의 씨가 되는
나마스떼! 나마스떼! 
너 나 할 것 없는 입소리와 말로
피고 피네.
너도 꽃이 되고
나도 꽃이 되는 
그런 세상을 만나는 일
너도 나도 서로 축복이 되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 가며 걷는  길
사람도 하늘도 땅도 구름도 바람도 별도 새도 그렇게 영혼의 눈을 뜨는 길
걷는 동안 사람은 서로의 안부로
서로에 사랑이 되네.
  
그렇게 살아가는 일상이 
좋은 안부가 되어 살아가시길
맑은 물  마시고 
맑은 바람 마시며 빌어 봅니다.

 

[편집자 주]  김형효 시인은 1997년 김규동 시인 추천 시집 <사람의 사막에서>로 문단에 나왔다  <사막에서 사랑을> 외 3권의 시집을 냈다. 산문집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걷다>, 한·러 번역시집<어느 겨울밤 이야기>, 2011년 네팔어, 한국어, 영어로 네팔 어린이를 위한 동화 <무나 마단의 하늘(네팔 옥스포드 국제출판사)>외 2권의 동화도 출간했다. 네팔어 시집 <하늘에 있는 바다의 노래(뿌디뿌란 출판사>도 출간했으며 현재 한국작가회의, 민족작가연합 회원이다.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김형효 주주통신원  Kimhj00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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