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봄
-권말선
이 봄이 한없이 기쁜 이유는
숨죽였던 잔가지에 물길 열려연두빛 새순 돋아나기 때문
꽃등 일제히 불 밝혔기 때문
주체할 수 없는 이 기쁨
참새인 양 포로롱 춤을 출까나
쌀농사 지으면서도 배곯던 농민
기계를 돌려 제 몸 깎아야했던 노동자
떡볶이 팔러 길거리 전전하던 빈민
366일 밤낮으로 불안했던 비정규직
희망으로 달뜨지 못했던 수척한 청년
평등 앞에 늘 작았던 여성도 장애인도
얼레지 복수초 할미꽃
꽃다지 제비꽃 민들레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목련 벚꽃 복숭아꽃처럼
발길 머무는 곳마다
눈길 닿는 곳마다
‘주인’이라는 이름의 꽃으로
가슴의 열망 꼭 부여잡고
설레게, 아리게
천지사방 등불로 일어났으니
민중의 힘 꽝 꽝 모아내어
억압의 겨울 훌훌 거둬내어
찬연한 봄빛 지천으로 물들일까나
아아, 이 땅은 이제부터 영원토록
향기 없는 사쿠라는 툭 툭 지고
민중의 꽃만 만발하여라
편집, 사진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권말선 주주통신원
kwonbluesunny@gmail.com
숨죽였던 잔가지에 물길 열려 연두빛 새순 돋아나기 때문
꽃등 일제히 불 밝혔기 때문
,,,,,,
권말선 통신원은 얼마나 맑은 영혼을 소유하셨기에 이토록 아름다운 시어들이 샘솟는지요?
향기 없는 사쿠라는 툭 툭 지고
민중의 꽃만 만발하여라
우리들 가슴에도 꽃등이 켜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