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나무와 아들나무

나무를 심읍시다 김태평 편집위원l승인2020.04.07l수정2020.04.0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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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神들 중에서 으뜸 신은 조상신이요, 조상신 중의 으뜸신은 안방신 삼신할매요, 부엌신 조왕신이 아닐까 한다. 조상신이 계셔야 우리가 존재할 것이요, 삼신할매가 계셔야 우리가 태어날 것이며, 부엌신이 계셔야 우리가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가신家神들께 감사드린다.

▲ 출처 : pixbay. 담장 옆에 고이 심은 오동나무, 딸의 탄생과 함께 심어진 소중한 딸아이 오동나무다. 딸아이는 이 나무 성장을 보면서 시집갈 날을 기다렸겠지.

조상들의 지혜를 잠시 엿보고자 한다. 우리 선조들은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여자나무로 오동나무를 심었다. 딸이 시집갈 때 대표 혼수품인 장롱을 비롯한 가구를 만들 준비를 탄생과 함께 하였던 것이다. 또한 남자아이가 태어나면 남자나무로 잣나무와 소나무를 심었다. 이 세상을 하직하고 저 세상으로 갈 때 쓸 관의 재목나무를 탄생과 함께 심었던 것이다. 조상들께서는 태어남과 동시에 제 2의 탄생인 혼인과 제 3의 탄생(환생)인 사후의 세계로 가는 죽음을 준비했으니, 삶에 대해 경건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모든 생명체들에게 탄생-삶-죽음으로 주어진 명령을 바로 관조했던 것이다. 선조들의 혜안과 삶에 대한 시각을 엿볼 수 있다.

▲ 출처 : 한겨레. 살아서는 열매와 재목을, 죽어서는 고이 잠들 침상을 제공하는 잣나무.

나무는 만 생명들의 근본이요 양식이다. 나무만큼 이로운 생명체가 또 있을까? 물이 생명의 원천이라고들 하지만 나무는 원천일 뿐만 아니라, 우리를 먹이고 키우며 죽음까지도 함께 한다. 사람이 태어나 할 수 있는 일 중에 가장 보람된 일은 무엇일까를 생각한다.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 일이 아닐까? 산이 푸르러야 강도 푸르고, 강산이 푸르러야 모든 생명들도 푸를 수 있기 때문이다. 푸르다는 것은 생명들이 활기차게 살아간다는 것이 아닌가?

나무는 인간뿐 아니라 모든 생명을 낳고 키우고 잠재운다. 또한 나무는 만물들의 식의주(食依住)이다. 우리는 나무가 있기에 먹고 입고 거주할 수 있다. 나무가 없는 지구를 생각해 봤는가? 우리 주위에 나무가 없다면 어찌 되겠는가? 한마디로 살 수가 없다. 나무는 모든 생명체들의 시종(始終)인 것이다. 한 사람으로 태어나 잘 살다 감에 대한 감사를 하고 싶은가?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이리라. 한 그루의 나무라도 심고 가자. 한 인간으로 태어나 일평생 살아가면서 지구환경에 대해 얼마나 많은 해악을 저질렀는가? 그 숱한 해악을 조금이라도 경감할 수 있는 일은, 그나마 나무 한 그루를 심고 가는 것이리라. 우리의 전통가요 중에 오동나무집 삼대三代란 노래가 있어 소개한다.

▲ 출처 : pixbay. 다 성장해 딸아이의 혼사를 기다리는 오동나무. 이 나무 하나면 딸아이의 장롱과 가구는 모두 해결되겠지.

 

<오동나무집 三代> -이경재 작사/백영호 작곡/이미자 노래-

1. 오동나무 심어놓고 나는 빌었네.

   큰 나무 되거든 사랑을 하기로

   나무 잎이 떨어져도 변치 않기를

   오동나무 바라보며 나는 빌었네.

   그 많은 세월이 흘러갔는데

   오동나무 말없이 지켜 주었네.

▲ 출처 : pixbay. 오동나무 꽃과 열매. 엷은 자주색 빛깔이 곱고 소다한 새악시를 연상케 한다.

2. 오동나무 심어놓고 다짐한 맹세

   비바람 불면은 흔들릴까봐

   서러움이 밀물처럼 밀리어 와도

   오동나무 바라보며 울지 않기로

   그 많은 사연이 쌓이는 동안

   오동나무 조용히 지켜주었네.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김태평 편집위원  tpk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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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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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호 2020-04-15 09:59:57

    선조들은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 아들을 낳으면 소나무나 잣나무를 심었다는 김태평 통신원의 나무를 심읍시다 소개합니다.

    그러고 보니 나무가 자랄 수 없는 곳에는 인간이 살 수 없군요. 이 지구가 이대로 사막이 된다면 더 이상 인류도 존재할 수 없겠습니다. 아들 딸 사랑하듯 한 그루 나무도 아껴야겠네요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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