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가야한다면


떠나자.
떠나면 된다.
지금 떠나자.
준비는 필요 없다.
떠나야 새 길을 간다.
되는대로 떠나야 제대로 간다.

 

▲ 정해진 것도 정해진 길도 없다. 그저 떠나면 된다. 떠나자.


챙기거나 기다리지 말자.
훌훌 털고 떠나면 된다.
빈 몸과 빈 맘일수록 좋다.
몸과 맘도 가벼울수록
오래 가고 멀리 간다.


과거에 구애받지 말자.
연에 연연하지 말자.
연은 맺어지면 끊어진다.
내일을 염려하지 말자.
만사는 오늘로서 족하다.


하루도 한 생이요
백년도 한 생이다.
걱정과 미련을 버리자.
주저하지도 말자.
언제 어디를 가나 같다.

 

원망 말고 탓도 말자.
핑계나 회피도 말고
비방과 비판도 말자.
누구와 타물에 기대거나
무엇을 기다리지 말자.


남은 시간이 없다.
그러다가 불시에 훅 간다.
뭣을 더 바라는가?
어설피 준비하다가
아무 것도 못하고 간다.
즉시 떠나면 못할 게 없다.
창공의 새가 되자.

 

모두의 세상을 꿈꾼다지만
너와 내가 충족해야 한다지만
양보와 포기가 없으면
가능한 게 없더라.
연을 끊고 냉정히 떠나는 자가
진정한 도와 덕에 이른 자이고
천하 만물을 얻는 자더라.
떠나자 즉시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김태평 편집위원  tpk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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