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이후의 도시

" 코로나  19 팬더믹과 새로운 도시"

조재성 서울시립대 겸임교수/원광대 명예교수 globalcityrnd@gmail.com

지난 4월 13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사회적 거리 두기에 대한 의료계와 방역 전문가들의 평가 후 이번 주 후반 생활 방역 체제로의 전환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생활 방역으로의 전환이 예전과 같은 일상으로는 상당 기간, 어쩌면 영원히 돌아갈 수 없을 수도 있다" 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더믹은 지금 우리가 도시에 살며, 일하는 방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 나아가 보건위생 문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촉구하고, 더욱 고도화된 도시설계수법 개발의 필요성을 일깨우며, 자영소매업의 감소 등과 같이 거리생활의 다양성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가 현재의 이 위기를 통과한 이후에, 우리가 알고 있는 도시들은 변해 영영 볼 수 없을 것인가? 코로나19 팬더믹 이후 우리의 도시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기존의 도시가 복구 되어 그대로 지속될 것인가? 이는 코로나19 이후의 ‘뉴 노멀’을 예견해 보는 지점이 된다.

도시가 사람들의 보건 위생에 나쁘다는 것은 이번에 새롭게 밝혀진 사실이 아니다. 18세기,19세기 산업혁명 기간 중에 성장한 도시는, 그 당시에도 더럽고, 오염되었으며, 비위생적이었다.

19세기 세계 최대도시 런던은 석탄을 태울 때 만들어 내는 독성으로 오염된 “런던 포그”라는 스모그로 더 잘 알려졌다. 20세기 전환기 뉴욕의 임차인들은 뉴욕 시 전역에 말똥이 산재해 있어 아마도 그 당시 세계에서 가장 더러운 곳에 살았다고 추측된다.

▲ 런던 19세기 불량한 환경의 가로 모습

그럼에도 그 이후 도시는 번영하고, 성장했다. 뉴욕과 런던은 한 세기 전보다 더욱 깨끗하고, 안전 해졌다. 그것은 도시가 본성상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농촌지역보다 더욱 효율적이고, 교외지보다 더욱 유연한 도시는 항상 스스로를 재창조하면서 때때로는 매우 놀랄 정도로 빠른 복원력을 보이며, 주변 환경을 정화해 왔다.

▲ 런던의 깨끗한 거리 모습

코로나19 팬더믹 이후의 세계는 다를 것이며, 도시는 코로나19위기를 겪으면서 변할 것이다. 오늘날 현대사회에서 사회.경제 생활의 가장 중요한 추진력 중 하나는 ‘어버니즘’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전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산다고 할지라도, 최대의 경제적 혁신은 서울 도심과 서울 대 도시권의 중심 지역 강남 일대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이들은 가장 번영하는 장소가 되고 있다.

기술의 세계에서 많은 아이디어가 사람들이 임의적으로 인구가 조밀하게 밀집한,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장소에서 우연히 마주치며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러한 아이디어의 창출을 위해 많은 밀레니얼 세대들이 주말을 교외지에서 보내기 보다는 도시 내의 스타벅스, 카페, 바, 그리고 레스토랑에서 모이기를 선호한다. 바로, “근접성”의 중요성 때문이다.

우리가 ‘어버니즘’의 부활을 이야기 할 때, 실제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근접성” 가치의 재발견일 것이다. 즉, 서로가 근접해, 무언가를 하기 위해 멀리 떨어져 있어 장거리 운전을 감수하며 찾아오는 것에 의존하기보다 오히려 서로 필요로 할 때 수시로 접촉하면 효율적이라는 ‘근접성’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물론, 코로나19 팬더믹은 우리에게 “근접성”이 항상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코로나19 팬더믹은 우리 공공생활의 문을 닫게 했다. 우리는 서로에게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는 자의든 타의든 폐쇄되었다. 도시는 인류의 문명과 함께 등장한 이후 언제나 탁월하게 적응하고 유연하게 항상 스스로를 재창조해 왔다. 도시가 진화하는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코로나19 팬더믹 이후의 세계는 대재앙 이후처럼 다른 규범이 지배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코로나19 팬더믹은 오랫동안 도시에서 소극적으로 다뤄져 왔던 재택근무, 온라인 강의, 보건 전문가의 도시 행정에의 적극적 참여 등을 가속화 시킬 것이다. 그 결과 새로운 종류의 도시는 우리가 보아왔던 것과는 다른 도시, 코로나 19 같은 충격을 더욱 강고하게 이겨낼 수 있는 도시가 될 것이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조재성 주주통신원  globalcityrn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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